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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0

       

        

        

        

        

       “이런 미친, 세상에.”

        

       “또 한 명의 피해자가 왔구만. 얼른 메모장부터 켜자고.”

        

        

        

        로비로 사출된 한 명의 유저가 거칠게 숨을 들이쉬더니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다. 방에서 대기하던 사람은 마치 별 일 아닌 것마냥 말을 건넸고, 현실의 공기에 의해 제정신을 주입받은 플레이어는 조금씩 정신을 되찾기 시작했다.

        

        무기질적인 벽면 한쪽에 가득히 투영되는 홀로그램 화면. 유진의 플레이 화면이었다 – 이러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실로 간단했는데, 요컨대 이는 당사자가 도대체 어떤 상상조차 못한 트릭을 사용하는지를 낱낱이 파헤치기 위함이었다.

        

        안 그래도 마르지 않는 화수분 그 자체였던 배울 점은 유진이 스킬을 사용하기 시작함에 따라 곱절로 늘어났고, 이를 메모하는 조기 탈락 프로게이머 및 코치들의 메모장은 끝도 없이 묵직해져만 갔다.

        

        특히나 오늘처럼 비주류 그 자체인 스킬을 사용할 때는 더더욱.

        

        

        

       “포말 수류탄? 포말 스킬 자체가 완전히 비주류 아니었어?”

        

       “일단 오늘부터 비주류 끝이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쉽게 될 리가 있나. 포말 수류탄의 폭발 범위와 폴리우레탄 폼의 팽창력, 팽창 각도 등을 정확히 알고 있지 않으면 저런 짓거리는 엄두도 못 내.”

        

        

        

        그것이 바로 유진이 최정상에 올라와있는 이유였다.

        

        마치 저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것마냥, 혹은 저렇게 되는 게 당연한 것마냥 자유자재로 포말을 다룬다. 그러나 그 결과는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펑 소리를 내며 캐니스터 혹은 수류탄이 터질 때마다 탄환도 관통되지 않는 방어물이 샘솟고, 적은 퇴각로가 막힌다.

        

        물론 그 뿐만이 아니라, 설령 소이탄이나 예광탄 등을 통해 폼을 불태우는 순간 시안화수소 가스가 자욱하게 퍼지며 적에게 상태이상을 덤으로 부여했다.

        

        맵이 맵이었기에 산소 마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이 쫓아오는 상황에서 무사태평하게 마스크 착용을 할 수도 없을 뿐더러 – 설령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총기 액세서리의 위치를 조절하지 않으면 조준 자체에 애로사항이 꽃핀다.

        

        헛웃음만이 만개했다.

        

        

        

       “무슨 어린아이 손목 비트는 것처럼 쉽게도 싸우는구만.”

        

       “여기 파이널 챔피언십 맞습니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채 입에서 내뱉지 못했던 말이 입 안에서 웅얼댄다.

        

        산전수전을 몇 번이나 겪고, 심지어는 파병을 다녀온 이들도 선수로 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경험을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고 들어온다.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교전이라는 틀을 사정없이 부수며 헤집고 들어오는 순간 상대방은 총을 처음 잡아본 어린아이 정도로 전락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두가 깨닫게 되었다. 그녀의 피지컬은 말 그대로 부차적인 요소일 뿐이었다. 판세를 원하는 대로 조립하는 것이야말로 유진의 장기 중의 장기였다 – 이미 한국 대표들은 몇 개월 전부터 진즉 깨닫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교전을 통해 승리를 쟁취한다는 단순한 말로는 성립되지 않는다.

        

        유진을 이기려면,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깨닫고, 그녀가 조립하려는 판세를 깨야만 했다.

        

        

        

       “그게 되나.”

        

       “제대로 칼을 갈고 나왔네.”

        

        

        

        이전까지의 그녀의 교전이 압도적인 피지컬을 통해 적의 선택지를 하나하나 봉쇄해가며 압박하는 불도저의 느낌이었다면, 왼손에 포말 수류탄을, 오른손에 총기를 쥔 유진의 플레이는 한층 더 심상찮게 변했다.

        

        아차 하는 순간 퇴로가 봉쇄당한다. 가까스로 벗어날 수 있는 이들은 재수 좋게도 소이 수류탄 등을 들고 있는 이들 뿐이었으나, 이는 화염과 폭발음을 통해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대놓고 광고하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 즈음에 되어서야, 모든 이들은 깨닫게 되었다.

        

        

        

       “…포말 스킬의 고점이 너무 높은 것 아닌가?”

        

       “그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신경써야 하는 게 너무 많지 않습니까.”

        

       “파이널 챔피언십을 버리는 패로 쓰게 될 줄은 몰랐구만.”

        

        

        

        월드컵과 올림픽 바로 아랫단계에 존재하는 범국가적인 대회를 제물로 삼아, 앞으로의 커리큘럼 발전에 써먹을 데이터를 수집한다라.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것이 사실이었다.

        

        

        

       “이건 너무하지 않나….”

        

        

        

        그러나 어쩌하겠는가.

        

        그리고 눈치가 빠른 이들은 이미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었다.

        

        

        

       “가능한 빠르게 한국 대표팀이랑 교섭해봐. 파이널 챔피언십 끝난 후 선수들 계약 만료기간도 알아보고, 별 성과 없으면 이번 대회 끝나고 합동 훈련 같은 거라도 같이 해볼 생각 없냐고 전해. 빨리!”

        

       

        

        말 그대로의 촌극.

        

        물론 한국 대표팀은 이 상황을 무시로 일관하고 있었다.

        

        

        

       “오비탈 게이밍을 제외한 곳에서 한 번씩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우리 선수 뒷바라지도 벅찬 시점에 무슨 교섭을 하겠다고. 이쪽도 더럽게 바쁘니까 협조가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적당히 문질러서 예쁘게 만든 다음 답장으로 던져버려.”

        

       “알겠습니다.”

        

        

        

        표면상의 이유는 바쁨이었으나, 실질적인 이유는 달랐다.

        

        유진의 커리큘럼을 제대로 이해하고 따라가는 이들의 숫자는 많아봐야 대여섯 명, 본인에게 가르침을 받았으나 이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는 보장까지는 존재하지 않는 유저의 수는 그것보단 조금 더 많았고, 아예 따라가지조차 못하는 프로게이머들이 수두룩했다.

        

        유진은 선형적으로 이어지는 한국 프로게이머의 실력 그래프 사이로 삐죽하게 튀어나온 첨탑이었고, 전부 삼킬 때까지 끝없이 목구멍으로 흘러들어가는 먹이였다.

        

        아직 소화는커녕 그 진의조차 깨닫지 못한 이들이 끝도 없이 늘어선 와중에, 타국 유저들까지 유진 혹은 그녀에게 가르침을 받은 이들을 탐내다니. 욕심이 목까지 차오른 건 이해하겠지만, 단지 그 뿐.

        

        

        

       “진짜 이렇게 혼란스러운 미국 출장은 처음 와본다.”

        

        

        

        누군가의 한 마디가 모두의 마음을 대변할 뿐이었다.

        

        이것이 파이널 챔피언십의 현 실태였다.

        

        

        

        

        

        

        

        

        

        

        

        

        

        

        

        

       “매년 지루하지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도전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해야 하는지….”

        

        

        

        견디고 인내한다. 그럼으로서 참아낸다. 일반적으로 ‘특수부대’라고 하면 생각하는 강인함의 척도는 바로 그것이었다 – 일반인들은 견딜 수조차 없는 극한의 환경을 한참이나 버텨내며, 그러한 상황에서도 전투력을 유지하는 것이 이들의 모토였기에.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 이들 역시 사람이었다. 사람은 견뎌낼지언정 고통을 유발하는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한때 델타 포스와 DEVGRU에 비해 조금 덜 유명세를 타는 제75레인저연대 산하 직할 수색중대(RRC)에 소속되어 있었고, 작년 파이널 챔피언십에서 당당히 우승하며 ‘세계 최강의 유저’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스톰시어 역시도 이런 맥락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싫었고, 인간이 발을 들여놓을 이유가 없는 산악이 싫었으며, 타는 듯한 더위와 찌는 듯한 습기가 싫었고, 물이 싫었으며, 고공 강하도 싫었고…많은 것이 싫었다.

        

        

        그리고 오늘.

        

        그는 사방에서 솟구치는 폴리우레탄 폼을 그 목록에 당당히 끼워넣게 될 예정이었다.

        

        

        

       “…아주 지랄맞구만.”

        

        

        

        어떻게 보면 당연하겠지만, 파이널 챔피언십의 맵은 다종다양한 지형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중에서도 꽤나 자주 보이는 구조물은 다름아닌 자재 창고 또는 복잡한 구조의 건물 내부였다.

        

        물론 모티브가 된 현실의 시설은 실제로는 이리 생기지 않을 것이었으나, 이들이 누비는 곳은 가상의 공간이었다. 고증보다는 전투의 밸런스를 맞추고 변수를 창출하여, 어느 누가 쉽사리 승리를 가져갈 수 없도록 의도적으로 배치를 조정했단 소리였다.

        

        그리고 스톰시어는 오늘 그것이 무척이나 싫어졌다.

        

        

        

       ───투두두두!

        

        

        

        총구가 불을 뿜는다.

        

        십수 발의 탄환이 허공을 가로지름과 동시에 폴리우레탄 폼에 박혀들었지만, 도대체 안에 무엇을 섞어놓았는지는 몰라도 관통이 되지 않는다. 물론 그것 뿐만이 아니라, 몸을 가리고도 남을 정도로 크게 형성된 폼은 적의 위치를 혼동시키고도 남았다.

        

        폴리우레탄 폼 자체는 캘리포니아 가스 단지 곳곳에서 쉽사리 드롭되는 소이 수류탄으로 철거 가능했지만, 당연하게도 이는 가성비적으로 보았을 때 말 그대로 쓰레기였다.

        

        짤그랑!

        

        그 사이에 언제 또 깠는지, 보이지조차 않는 각도에서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든 수류탄이 스톰시어의 근방 10m 이내에 안착, 회피하기도 전에 터졌다. 체공 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는다면 이런 건 불가능했다.

        

        상대의 정체는 당연히 짐작이 갔다.

        

        

        

       ‘재수 옴팡지게 없네. 하필이면 그 유진이라니.’

        

        

        

        흔한 반응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틀린 말도 아니었다. 유진은 본래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는 엄폐물을 스스로 창조하여 스톰시어를 창고의 구석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후퇴 가능한 비상 통로가 어디 있는지를 알고 있긴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도망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상황을 상정하고, 그에 실시간으로 적응하며, 어떻게든 활로를 찾아내는 것이 이들이 창조된 목적이 아니던가.

        

        흡 하고 숨을 작게 들이마신 그가 재빨리 튀어나가며 유진을 향해 응사했고, 그에 그녀 역시 응사한다 – 그리고 스톰시어가 도달한 곳은 유진이 기존에 만들어둔 엄폐물…이 아니라, 그보다 조금 옆으로 떨어진 곳이었다.

        

        그리고 그가 지나친 엄폐물에서부터 폭발이 터져나왔다.

        

        

        

       ───펑!

        

       “하, 그럴 줄 알았지.”

        

        

        

        당연히 부비트랩 하나 정도는 설치되어 있을 거라고 가정했던 것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스톰시어는 치미는 미소를 애써 눌러참았고, 그리하여 교전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서로의 논리 회로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저 사람은 도대체 뭘 하다 온 사람일까….’

        

        

        

        이실직고하자면, 그는 기존의 교범을 그리 FM대로 지키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관성에 젖어 배운 것을 그대로 사용하기만 하는 사람은 또 아니었다.

        

        바로 그렇기에, 그가 전역한 후 다크 존으로 뛰어들었을 때 그는 최단시간 내에 프로가 되었고, 최정상에 올랐다. 그는 군문에 종사하면서 배운 지식은 확실히 유용하나, 그것이 반드시 모든 교전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내는 것은 아니란 걸 익혔다.

        

        파이널 챔피언십, 에이펙스 프레데터라는 게임 룰은 현실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극단적인 배틀로얄이었고, 다시 말해, 배틀로얄에서는 배틀로얄에 유리한 교전 방법이 있었다.

        

        그리고 이는 결코 야전 교범, 그리고 다양한 특수부대 CQB 코스의 목적과 동일한 곳으로 수렴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는 배틀로얄에서만 통용되는 유저 ‘사냥법’을 익혔으며, 이러한 사실을 철저히 함구했다.

        

        

        그런 와중 이것이었다.

        

        

        

       ───콰아앙!

        

        

        

        또 하나의 수류탄이 폭발했다. 하지만 그의 근처에서 폭발한 것이 아니었고, 말 그대로의 디스트랙션을 위해 사용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런 상상 이상의 폭발물 및 화기 사용법을 마주할 때마다, 자신의 토대는 결국 기존의 상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쌓여진 무수한 CQB 교범에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부대에서 수류탄을 저런 용도로 운용해도 된다고 가르친 건지 원.’

        

        

        

        부비트랩조차 아니었다.

        

        말 그대로 혼란을 위해서 폭발물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 어떠한 수단과 방법조차 가리지 않고, 상대를 무조건적으로 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기괴한 전투 방식. 하지만 바로 그 방식이 너무나도 잘 통했다. 어제의 디브리핑을 통해서도 알았으며, 지금의 교전을 통해서도 뼈져리게 느껴졌다.

        

        그러자, 스톰시어의 머릿속에 자연히 궁금증이 솟아났다.

        

        

        물론 쉴 시간은 없었다.

        

        

        

       “하하, 젠장…!”

        

        

        

        탱그랑!

        

        기괴한 쇳소리와 함께 그가 있던 곳으로 정확히 굴러들어오는 수류탄. 하지만 그는 다소의 실드 손상을 입더라도 예측 밖의 방향으로 도망치기로 했고, 아니나 다를까. 찰나의 순간 떠오른 가장 적합한 도주 루트로부터 사람의 그림자가 일렁였다.

        

        등에 두어 발의 탄환이 명중했지만, 스톰시어는 재차 안전한 엄폐물에 몸을 숨기고는 트리거를 연신 잡아뜯었다. 감내하기 어려운 대미지를 입었지만, 그렇다고 사전에 봐둔 도주 루트를 그대로 사용했으면 즉각 로비로 사출당했으리라.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도 머릿속에서는 아까의 논리가 제멋대로 전개되고 있었다.

        

        

        

       ‘이러한 교전 논리의 성립이 무수한 경험으로부터 기인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데뷔한 지 1년, 그는 하루, 일주일, 한 달, 그리고 1년이 모자랄 정도로의 철저한 분석과 무수한 스크림, 랭크전, 그리고 대회 출전을 토대로 파이널 챔피언십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투 방식을 확립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유진은 자신이 확립한 것보다도 몇 배는 날카롭고 효과적인 전투 논리를 가지고 있었다 – 그 과정에서, 스톰시어는 마치 자신이 대회가 아니라 실제 교전을 벌이고 있는 것만 착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그 와중 잊혀졌던 하나의 사실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유진 역시도 한때 미군 소속이었다는 점이.

        

        

        그렇다는 것은-

        

        

        

       “…저 녀석은 도대체 어디 있었던 거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그 외에도 무수한 파병 지역에서나 먹힐 전술이 아니라, 말 그대로 – 적성 국가의 특수부대, 혹은 그에 준하거나 그보다도 더 많은 훈련을 받은 인원을 상대로 쌓아올린…아니. 그와는 완전히 계가 달랐다.

        

        설마 유진의 전술은, 어쩌면 말 그대로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를 살해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하지만 현실에 이카루스 오퍼레이터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도대체 저 녀석은 어디에 소속되어 있던 거지?

        

        유진이 소속되어 있던 부대는 도대체 어떤 적을 상정하고 훈련에 임하는 거지?

        

        

        그러나.

        

        

        

       ───퍼어엉!

        

       “수류탄이 몇 개인지 섣불리 짐작하는 건 위험하죠.”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나 많은 수류탄을 가져왔는지는 몰라도, 이번에야말로 유진이 던진 수류탄은 아주 높은 포물선을 그렸고, 그가 신경쓰지조차 않은 허공에서부터 날아들었다.

        

        굉음과 충격파, 그리고 무수히 많은 철조각들이 날아들며 실드를 연신 두들기는 사이, 유진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그리하여 더 이상 거리라는 단어가 무의미해질 즈음, 스톰시어의 논리회로는 더 깊게 파들어갈 수도 없고, 설령 시도한다 한들 자신의 신변이 위험해질 거란 사실을 깨달았다.

        

        

        으직.

        

        그러한 결론에 도달함과 동시에, 눈 앞이 캄캄해졌다.

        

        얼굴 부분이 처참하게 망가진 아바타가 마치 바람 빠진 풍선마냥 나뒹굴었다. 스톰시어는 땅에 닿는 감각을 통해 자신이 땅바닥에 엎드려있는 것을 깨달았다.

        

        제 실력을 발휘하기 전에 죽어서 아쉽다고 해야 하는지, 혹은 한 경기를 내버린 것치곤 나름대로의 소득을 얻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

        

        

        물론, 그것을 결정하기도 전에 택티컬 토마호크의 스파이크가 날아들었다.

        

        

        

       ───콰직!

        

        

        

        유진은 하드코어 유저였지만, 적어도 대회에선 밀리 어택은 피격자에게 그 어떠한 감각도 피드백하지 않았다.

        

        하지만 로비로 사출되었을 때, 스톰시어는 그 자신의 사인이 무엇인지를 아주 상세하게 전달받을 수 있었다.

        

        

        

       “택티컬 토마호크 스파이크, 복구 불가능한 경추 손상이라.”

        

        

        

        숨통을 확실히 끊으려고 작정했군.

        

        결국 그는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유진의 전술(현실에서 써먹은 적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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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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