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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1

       <무의 이치에 관해서 설명해달라고요?>

       <네!>

       

       한서우의 부탁은 이러했다. 자신의 프로팀에 와서 무의 이치라는 게 어떤 것이며, 이게 왜 무공을 다룰 때에 필수적인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납득을 시켜달라고.

       

       더욱이 무의 이치를 적용시키기 위해선 어떡해야 하는 지 가르쳐 달라고.

       

       본인으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부탁이었다. 그도 그럴 게 한서우 저 녀석은 백화령의 제자이지 않나.

       

       본인이 여태까지 보았던 현대인들 중에 가장 무인에 가까운 녀석이 어찌하여 남의 힘을 빌리려 하는 것일까.

       

       백화령이 본인과 다른 사람이기는 하나 그 근간은 비스무리 하니 제자를 키운다면 기초부터 오만 것을 다 때려 박아 넣어두었을 터.

       

       단순 무인으로써의 실력만 따지더라도 작은 문파를 창시할 수 있을 녀석이 본인에게 저를 부탁하는 이유를 모르겠군.

       

       그대 수준이면 다른 이들에게 그를 가르치는 것도 얼마든 할 수 있을 터인데?

       

       <제가 설명을 잘 못하나봐요.>

       

       의아하여 질문을 던졌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다른 이들에게 설명을 해보려다 실패한 모양인데.

       

       <한 번 저한테 무의 이치를 알려준다 생각하고 설명을 해보세요.>

       <화령님한테요?>

       <네. 어느 정도인지 한 번 보고 싶어서.>

       <어. 그러니까.>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백화령에게 그를 알려 해결해 줄 생각으로 물었으나 한서우의 문제는 무에 관한 이해 같은 부분이 아니었다.

       

       쉬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하자면 그는 말주변이 부족했다. 그것도 아주 극심하게 부족했다.

       

       설명을 하겠답시고 꺼낸 말의 삼분지 이가 아. 그. 저 같은 의성어였으며 나머지 삼분지 일도 느낌. 감각. 이렇게. 대충. 같은 영문 모를 단어였으니까.

       

       본인이야 애초에 무의 이치라는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으니 한서우가 지껄이는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본인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저 설명을 들었다 생각을 해보면 정신이 아득해졌다.

       

       제일 악질적인 것은 저런 서투른 설명임에도 불구하고 말하는 내용은 대충 맞아떨어진다는 거다.

       

       차라리 이상하게 가르쳐주는 것이었다면 내 교정을 해 볼 방법을 찾아볼 터인데 제대로 설명을 하며 엉터리로 이야기를 하니 답이 나오질 않는구나.

       

       <아. 저기 그러니까 이렇게 확하고 하면.>

       <됐어요. 그만하세요.>

       

       그래. 가끔 이런 녀석들이 있지. 머리와 몸으로는 이해를 하고 있지만 그를 입 밖으로 꺼내려하면 처참해지는 이들이.

       

       한서우를 열심히 굴린다 하여도 저것을 내가 바꿀 수는 없다. 본인은 무를 가르치는 사람이지 사람에게 말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인간이 아니니까.

       

       <제발 도와주세요. 저 때문에 팀에 문제가 생기게 될 것 같아요.>

       

       도와주는 것이야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애초에 본인이 방송을 시작한 목적 중 하나가 무의 이치를 세상에 전파하기 위함이기도 했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보는 무대에 서는 이들이 무의 이치를 깨우치고 그를 세상에 보인다면 그는 본인으로써 환영할 일이다.

       

       허나 맨입으로 도와주기에는 약간 아쉬운 구석이 있구나. 한서우 저 녀석에게 무언가 빼먹을 구석이 없을까.

       

       그를 고민하다가 맞은편에서 무공을 펼치던 설아가 실수한 것이 보여 그녀의 목을 날려주었다.

       

       “다시.”

       “넵!”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본인은 현재 여러 아이들과 대련을 해주고 있다.

       

       하린이. 당소일. 그리고 머잖아 거기에 설아도 추가가 되겠지.

       

       그를 모두 상대해주며 가르침을 나누어 주는 것이야 별 어려운 일이 아니다마는 그 녀석들도 때로는 승리를 맛보아야 하지 않겠느냐.

       

       언제까지고 본인의 아래에 구르기만 해서야 의욕이 나지 않을 터.

       

       한서우 저 녀석 정도면 내가 대련을 해주는 아해들에게 적당한 긴장감을 주면서 그렇다 한들 아예 무너트릴 수 없는 상대도 아니니 말이다.

       

       아직은 그들에 비해 한서우의 경지가 높다만 셋이 힘을 합친다면 시행착오 끝에 한서우를 쓰러트릴 수 있겠지.

       

       설아가 그 둘에 합류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니만큼 미래의 이야기가 되겠다만 미리 준비를 해두어서 나쁠 것은 없다.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면 도와드릴게요.>

       

       *

       

       버스에서 내린 나는 스마트 폰을 꺼내어 한서우가 알려 준 건물의 이름을 검색했다. 분명 QZ게이밍이라 했었지.

       

       지도가 가리켜주는 방향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내 앞에 7층 정도 될 것 같은 빌딩이 모습을 드러냈다.

       

       중간에 대문짝만하게 QZ게이밍이라는 단어가 박혀 있는 것을 보면 이 곳이 맞는 듯 하구나.

       

       도착을 했다고 한서우에게 문자를 보내자 채 1분이 지나기 전에 문 바깥으로 한서우가 튀어 나왔다.

       

       따로 현실의 그와 만난 적은 없었지만 난 그가 한서우 본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화룡무인에서 보았던 그의 모습과 지금 그의 모습이 정확히 똑같았으니까.

       

       이 녀석도 현실의 모습과 똑같이 외모를 설정하는가 보구나. 어쩐지 이를 악물고서 방송에 얼굴을 비치지 않더라니.

       

       “…화령님?”

       “네.”

       “와. VR 아바타랑 완전히 똑같으시네요!”

       “한서우 씨도 그렇잖아요?”

       “아하하. 그것도 그렇네요. 일단 안으로 들어가시죠. 아. 식사하고 오셨나요?”

       “아뇨.”

       

       그대가 한 부탁을 들어준 후에 이 근처에 있는 맛집을 추천 받아 그곳에 갈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지금 본인의 위장은 빈곤한 상태지.

       

       “그럼 저희 숙소 밥 드실래요? 저희가 밥 잘하기로 유명한 곳이거든요!”

       “그래요?”

       “네. 예전에 화령님과도 친한 엔리 씨가 칭찬해 주시고 간 곳이에요.”

       

       엔리의 이름이 한서우의 입에 담아지니 흥미가 생겼다. 그녀 가 내게 추천해 준 여러 가게 중에서 실패한 곳은 없다시피 했으니 말이다.

       

       엔리가 극찬을 하고 갔다면 분명 최소한의 맛은 보장되어 있을 터. 나쁘지 않구나.

       

       하기야 다른 맛집은 언제든 갈 수 있지만 이 곳은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다시 방문할 수 있을지 모르는 곳이니.

       

       “좋아요. 안내해 주세요.”

       

       한서우가 자신만만하게 안내를 해 준 QZ게이밍의 식당은 분명 상당한 맛을 자랑했다.

       

       돈가스라는 음식이 어지간하면 실패하기 어려운 음식임을 감안하더라도 그러했다.

       

       본인이 집 안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챙길 적에 시켜먹은 배달음식이 몇 개고 그 안에 돈가스와 비슷한 음식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상황이 이러하니 돈가스에 관한 본인의 기준은 까탈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허나 그런 악조건 속에서 이 곳의 돈가스는 본인을 만족시켰다.

       

       겉의 껍질이 바삭한 것이야 입을 대는 것이 실례스러울 정도로 당연한 일이었고, 안의 고기는 풍부한 육즙을 그대로 담고 있었던데다가 이빨을 가져다대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려버렸다.

       

       놀랍군. 놀라워.

       

       “굉장하죠? 여기 주방장님께서 직접 망치로 고기를 쳐서 돈가스를 만들거든요.”

       “맛있네요.”

       

       이 정도면 내 마음 속 맛집 리스트에서 상위권의 자리를 노려볼 법 하구나.

       

       아직까지 1위의 자리를 거머쥐고 있는 곳은 하린이의 부모가 운영하던 그 곳이다마는 그를 위협할 만 했어.

       

       이 솜씨를 가지고서 왜 개인 매장을 차리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군.

       

       돈가스 하나하나를 먹을 때마다 앞으로 얻을 행복이 하나씩 줄어들어간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을 무렵 한서우의 옆으로 한 사람이 다가왔다.

       

       “서우 형. 이 분은 누구에요?”

        “보면 알지 않냐?”

       “…제가 생각하는 그 분이에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진 몰라도 아마 맞을 걸.”

       “미친.”

       

       그 남자아이는 나와 한서우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다급히 식당 바깥으로 뛰쳐나갔다가 종이와 펜을 들고서 내게 뛰어 왔다.

       

       “사인해주세요!”

       

       사인이라. 해주는 것이야 어렵지 않지.

       

       먼 과거 하린이에게 사인을 해 준 이후로 본인은 여러 이들에게 비슷한 일을 부탁 받은 적이 있다.

       

       그 때마다 느낀 것이다만 평범하게 적어주는 것보다 본인이 무림에서 쓰던 필체로 적어주는 편을 선호하더구나.

       

       남자아이의 눈빛을 보아하니 이번에도 그렇겠다 싶어 되도록 화려하게 보이도록 펜을 움직였더니 옆에서 탄성이 들려왔다.

       

       “저기. 그 아래에 ‘김정한에게. 힘내거라.’ 라는 문구도 같이 적어 주세요!”

       “이렇게 하면 되죠?”

       “네! 와! 제가 화령님을 만나서 존댓말 하는 걸 직접 들을 날이 오다니! 이 옷 엔리님 방송에서 입었던 거죠?! 그 방송 잘 봤어요! 엄청 재밌었어요!”

       

       거 무척이나 활발한 녀석이구나.

       

       “여긴 어쩐 일이세요?”

       “한서우 씨가 부탁을 하셔서요.”

       “무의 이치가 어떤 건지 코치님들에게 설명 좀 해달라고 내가 부탁드렸어.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그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하실 수 있는 분이라.”

       “진짜?! 와. 서우 형. 오랜만에 형이 존경스러워 보여.”

       “헛소리는 됐고 코치님들 지금 어디 계시냐?”

       “안 쪽에서 회의 중이야.”

       “그래? 잘 됐네. 화령님 데리고 가면 되겠다.”

       

       *

       

       QZ게이밍의 코치이자 한 때 아피스 프로게이머로 이름을 날렸던 한영수는 감독이 하는 말을 듣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감독님. 그건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이론이 아닙니다.”

       

       지금 코치진과 감독 사이에 쟁점이 되는 부분은 하나였다.

       

       화령이라는 스트리머에게서 시작된 무의 이치라는 이론을 모든 프로들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가 없는가.

       

       이전까지는 말을 가끔 나올 지언정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던 사안이지만 한 프로게이머가 그를 통해 성과를 거두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기캐릭터를 다루는 메타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왜 안 된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우리 팀의 한서우도 그 무의 이치를 활용해 성과를 거두고 있지 않습니까.”

       “저도 그건 알고 있습니다. 화령이 등장하기 한참 전부터 알고 있었죠.”

       

       두 사람의 대화가 평행선을 이루는 이유는 단순했다.

       

       지금 QZ게이밍의 감독은 지난 감독이 사의를 표한 후 새롭게 들어온 사람이었고, 한영수는 한참 전부터 QZ게이밍의 코치로 근무했던 사람이니까.

       

       “한서우 본인에게 무의 이치에 관한 설명을 여러 번 들어보았습니다만 그는 평범한 사람이 이해하고 적용시킬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한서우라는 천재가 바로 옆에 있는데 구단 전체의 성적을 드높여야 하는 코치인 한영수가 아무런 물음을 던지지 않았겠는가.

       

       그는 몇 번이고 한서우에게 설명을 부탁했다. 그가 하는 괴상한 말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허나 그 끝에 도달한 결론은 하나였다. 무의 이치는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천재 이외에게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것.

       

       “맞습니다. 감독님.”

       “괜한 시도를 했다가 혼선만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전에 한서우라는 천재를 분석하며 같은 결론을 내린 다른 코치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자 감독이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구단에서는 다들 그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시간 낭비입니다. 이현진 같은 예외가 나올 순 있겠지만 그 뿐입니다.”

       

       그렇게 점점 회의실의 언성이 높아지던 때에 갑작스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문을 열고서 들어온 사람은 둘이었다. 하나는 방금 전까지 논의의 중심이 되었던 한서우였고,

       

       다른 하나는 후줄근한 옷을 입고 있는 아름다운 외견의 여성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능 있는 사람과 잘 가르치는 사람은 다르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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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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