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273

       “혁기린 대협….?”

         

       “정말 실력이 많이 느셨군요. 거기다가 낭인님 특유의 특색 있던 기공 운영도 바뀌셨고…긴가민가해서 뒤를 밟고 있었는데 갑자기 달아나셔서 당황했습니다.”

         

       순수한 얼굴로 싱글벙글 웃고 있는 모습이 의심할 여지 없는 혁기린이었다.

         

       “아, 아니…지금…”

         

       “낙양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 말입니까?”

         

       나는 놀란 눈으로 혁기린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자리에 혁기린이 있다는 것도 깜짝 놀랄 일이었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남장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운 자체를 남성적으로 바꾸어주는 태양건을 쓰지도 않았으며 여자라는 사실을 전혀 감출 생각이 없는 것 같은 복장과 머리 상태.

         

       유야 공주인 채로 무림을 활보하겠다는 뜻일까? 만약 지금 상황이 공론화 되었다가는 엄청난 타격을 입을 텐데?

         

       “이렇게…거리를 활보하셔도 괜찮겠습니까?”

         

       “후후, 많이 놀라신 것 같군요. 제 상황을 잘 아시니 걱정이 앞서겠지만 이번에는 아무 문제 없을 출두입니다.”

         

       “그렇습니까…?”

         

       “예, 이미 흑묘 님과 서신을 주고 받아서 지금 낭인님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당가타에 있던 일도 모두 들었습니다.”

         

       “음…”

         

       혁기린이 날 염려 어린 눈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빙그레 웃어 보였다.

         

       “정말로 많이 노력하셨군요. 가을에 마지막으로 본 뒤 아직 두 계절도 채 지나지 않았거늘 이리 성장하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칭찬을 입에 담는 혁기린.

         

       “그러나 아직 낭인님께서는 미숙하니 도움이 필요합니다.”

         

       나와 함께 암룡문에 잡입하겠다는 것일까.

         

       나는 잠시 혁기린을 바라보았다. 혁기린이 도와주는 것이야 두팔 벌려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정말 괜찮겠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후후, 괜찮습니다. 무림도 황궁도 포기하지 않겠다 정했으니 이 정도 고난은 극복해 보여야지요.”

         

       스스로 고난이라 말했지만 세상 여유로운 목소리였다. 반년동안 황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일이 잘 풀린 모양이다.

         

       이래저래 묻고 싶은 것은 많았다. 정말로 본래의 성별로 이렇게 아무 위장 없이 돌아다녀도 괜찮은 것인지, 점창파에는 왜 안 돌아가는 것인지, 그리고 흑묘랑은 어떻게 연락을 받은 것인지, 내 행적은 어떻게 쫓아온 것인지 등등.

         

       그렇지만 싱글벙글 웃고 있는 혁기린의 눈에 서린 결의를 느끼고는 입을 다물었다.

         

       혁기린을 둘러싼 상황이 너무 복잡하기에 이런저런 걱정이 앞서지만 혁기린은 사람을 돕는 일에는 타협이 없다. 나를 돕기로 했으니 물러서지 않겠지.

         

       무엇보다 방금 전은 정말로 위험했다.

         

       방금전 내 뒤를 밟은 것이 혁기린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사파의 다른 고수였다면? 무슨 꼴을 당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정말로 도박노예 호천안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

         

       혁기린이 무리하고 있는지 걱정이 되긴 하지만 본래의 성별을 드러낸 혁기린은 무림에 없었던 인물이었으니…속령파를 어지럽히고 암룡문과 접촉해도 문제는 없을 일이다.

         

       “음. 알겠습니다. 일단은 같이 움직이시지요.”

         

       “후후, 그럼 한동안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초절정 고수 혁기린이 일행에 합류했다.

         

       *** ***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 서화파인지 뭐시깽이인지 하는 자해공갈단이랑 대암흑파라는 천둥벌거숭이들이 또 난리를 쳤다는구만!”

         

       “어제만 해도 상점 수십 곳이 풍비박산이 났다는군!”

         

       “속령파는 대체 그 비싼 보호세를 죄다 받아먹고는 뭘 하는 게야!”

         

       “쉬, 쉿…! 자네 미쳤나! 속령파 사람들이 들으면 어쩌려고.”

         

       “들으면 들으라지! 헹!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그놈들이 들을 수 있다면 말이야!”

         

       금명월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내 사저로 위장한 혁기린이 반말을 사용하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민심이 금새 흉흉해지는구나.”

         

       신참들에게는 일휘문이라는 작은 문파에서 나와 함께 수련한 사저를 우연히 만났다고 설명했다. 신참들은 별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설정을 받아들였다.

         

       “뭐, 속령파는 본래 악명이 높은 문파입니다.”

         

       속령파는 업보가 많은 문파다.

         

       애초에 귀곡혈조 악경철이 어쩌다 이런 꼴이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소인배에 이득충인 귀곡혈조 악경철은 포달랍궁의 고수들이 운남 인근을 기웃거린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직접 행차했다.

         

       포달랍궁의 침공을 막는다는 핑계로 사천침공의 부담감을 다른 문파로 돌릴 수 있는 기회라 여긴 것이다.

         

       문파장이라는 자가 저렇게 평소부터 얌체짓을 하면서 제 이득만 챙기기 급급했으니 문파라고 다르겠는가?

         

       문인들도 현경의 고수가 속한 문파라는 절대적인 우위를 내세우며 이득을 갈취했을 것이 뻔한 일이었고 그 업보가 좀 크겠는가?

         

       옥계를 돌아다니는 수많은 무인들.

         

       이들 중에서는 나나 신입처럼 다른 문파에서 온 이들도 있겠지만 진짜 속령파에 원한을 품고 찾아온 이들도 적지는 않을 것이다.

         

       “그놈들이 얼마나 난장판을 피워놓는지…! 엊그저께 피해를 입은 바구니 팔던 장씨는 장사 접고 고향으로 돌아간다지 뭐야!”

         

       “후우. 장사하는 내내 속령파 놈들에게 보호세를 내느냐고 남는 것도 없었을 텐데…물건까지 되다 박살이 나고 알거지가 돼서 떠나는구만..”

         

       그래 그 아저씨는 장사 접는게 맞아. 그렇게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자니 혁기린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새삼스럽지만 벌써 세 번이나 연출을 벌였군.”

         

       첫 번째 연출 이후 혁기린을 만난 이후 벌써 두 번의 연출을 더 진행했다. 혁기린은 배우로 뛰지는 않았지만 나와 함께 쥐도 새도 모르게 배상금을 배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아무리 배우들이 상점을 풍비박산을 내고 지나갔을지라도 적절한 곳에 배상금을 놓는 일은 쉽지 않았으니까.

         

       틈이 없을 때 내가 주목을 끌면 혁기린이 잠입하는 식으로 일을 처리했다.

         

       이제 이 옥계에서 장사하는 사람 치고 서화파 자해공갈단 그리고 대암흑파를 모르는 자들이 없을 지경.

         

       총 세 번의 연출을 진행하는 동안 말아먹은 상점이 오십 곳이 넘었으니 옥계의 상인들은 언제 서화파와 대암흑파가 나타날지 가슴을 졸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옥계의 상인들에게는 염라대왕이나 마찬가지 서화파와 대암흑파!

         

       “속령파 녀석들은 뭘 하는 거야! 그런 잡배 놈들조차 잡지 않으면 우리가 왜 보호세를 바쳐야 하느냔 말이야!”

         

       “옳소!”

         

       상인들이 성난 외침을 토해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혁기린이 물었다.

         

       “상인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니 속령파도 슬슬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나?”

         

       귀곡혈조 악경철이 소인배에 이득충이며 수많은 원한을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문파를 운영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파의 장으로서 식견이 아예 없었다면 지금의 속령파를 만들지도 못했겠지.

         

       현재 망신살이 뻗친 악경철의 휘하로 들어가고자 하는 사파인은 없을 테니 속령파는 전력 손실이 일어나면 회복을 할 수가 없다.

         

       현 속령파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소모전.

         

       옥계의 영역을 관리하면 하위 무인들을 내보내는 수밖에 없는데 하위 무인들을 내보내면 외부 무인들과 충돌하며 소모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니 영역을 포기하더라도 하위 무인들의 소모를 막고자 무인들을 내보내지 않고 웅크리는 것이다.

         

       결국 사파의 본질은 힘.

         

       영역이 흔들려도 힘만 보존한다면 재기할 수 있다는 판단이겠지.

         

       포달랍궁의 승려에게 패배했다는 추문이 지나갈 때까지 몸을 웅크릴 마음을 먹은 속령파지만…

         

       그런 속령파라도 현재 옥계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서화파와 대암흑파를 정리하러 나올 것이다.

         

       다만.

         

       “속령파의 무인들이 우리들을 잡으러 나오긴 할 테지만 그건 상인들의 민심을 다독이기 위함은 아닐 겁니다.”

         

       “음…?”

         

       혁기린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무엇 때문에 속령파의 무인들이 나온단 말인가?”

         

       “이득이니까요.”

         

       아까도 말했듯이 귀곡혈조 악경철은 소인배에 이득충이다. 그런 악경철의 눈에 지금 서화파와 대암흑파가 일으키는 소란을 정리하는 일은 어떻게 보일까?

         

       대단한 이득으로 보이겠지.

         

       대충 위협도 안 되는 놈들이고 문파도 어디 듣도 보도 못한 떨거지들이다. 그런데 그런 녀석들을 처리하면 단번에 상인들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큰 이득인가?

         

       이득을 위해서 체면불구하고 후다닥 포달랍궁의 승려들을 내쫓으러 간 악경철이다. 그런 이가 어디 제 버릇 남 주겠는가?

         

       당연히 무인을 내보내 그 이득을 취하려 들겠지.

         

       고작해야 떨거지를 정리하는 일에 딸려오는 보상이 크니 문인들을 움직인 것이지, 상인들을 위해 문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었다.

         

       내 말을 들은 혁기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결국 그 말이 그 말 아닌가 싶네만.”

         

       나는 혁기린의 말에 빙그레 웃었다. 뭐 이번 사건만 놓고 보면 사실 다를 바 없긴 하지.

         

       다만 지금부터 벌어질 일을 생각하면 이 생각의 차이는 제법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토양이 되어줄 것이다.

         

       “그래, 뭐 사제의 수완이야 익히 알고 있으니 계획대로 되고 있다면 아무 문제 없겠지. 다만 우리도 몸을 피해야 할 텐데 언제쯤 퇴각할 생각인가?”

         

       “슬슬 녀석들이 출몰할 때가 된 것 같은데, 그 녀석들만 확인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칠 생각입니다.”

         

       “녀석들?”

         

       혁기린의 얼굴에 또 다른 의문 부호가 떠올랐을 때.

         

       대로변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나와 혁기린은 시선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인 뒤 소란이 이는 곳으로 이동했다.

         

       소매를 통으로 찢어 한껏 불량스러운 복장의 멋을 살린 다섯 명의 무인과 단체로 입에 버들잎을 물고 있는 다섯 명의 무인들이 대로변에서 대치하고 있었다.

         

       수치심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한지 얼굴을 붉히며 말을 더듬거리는 소매찢기 무인.

         

       “가, 감히 백호회의 앞길을 막아서 주,죽고 싶은 모양이구나!”

       

       그러자 버들잎을 문 무인이 버들잎이 떨어질까 봐 큰 소리로 외치지는 못하고 부정확한 발음으로 중얼거렸다.

         

       “으리 쳥룡다응의 므서음을 머르느은 녀석이 이다니 으습근!”

         

       내가 기다리고 있던 녀석들.

         

       표절꾼들의 등장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6분 늦었습니다!

    카피캣!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