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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4

        

       “예물을 교환하는 것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신랑과 신부는 둘에서 하나가 되었고, 한 몸이 되었으니 이러한 허례허식은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니 둘은 영원히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잘 생각하시고, 서로 소중한 존재가 되어 앞으로의 인생을 걸어갈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결혼식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럼 다음으로, 오늘 신랑 신부가 영원히 서로를 사랑할 것을 약속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맹세하는 마음으로 입맞춤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인 결혼식의 과정을 뒤집고 꼬아버린 듯한 기묘한 결혼식은 거의 끝나는 분위기에 이르렀으며, 그쯤 되자 윌리엄도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체념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결혼식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쩌면 이런 결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진성은 체념한 윌리엄의 얼굴을 보며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렸다.

         

       “자, 신랑 윌리엄은 신부 비아트리스 메리 메리어트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입맞춤을 해주십시오!”

         

       토마스의 말이 떨어지자 윌리엄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옷 아래에 있는 보디슈트가 그를 강제로 움직이며 서서히 비아트리스에게 다가가게 하였고, 비아트리스 역시 자신에게 다가오는 윌리엄에게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그에게로 이동했다.

       허공에 부유한 채 아주 천천히 말이다.

         

       그렇게 중간에서 만난 둘은 이윽고 얼굴을 기울이기 시작하였고, 이내 입이 맞춰졌다.

         

       반투명한 형태로 허공에 떠 있는 비아트리스는 재갈이 물려있는 윌리엄과 천천히 입을 맞췄고, 진짜로 실체라도 하는 것처럼 그의 육체를 통과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입을 맞추는 것에 성공했다.

         

       ‘서로에게 한해서 접촉이 쉽게 해놓았구나. 그러면서도 산 자의 몸에 죽은 자를 닻처럼 고정해 떠나가지 못하게 하였고, 일종의 인력을 만들어 일정 거리 이상으로 떠나가지 못하게 만들기까지 한 것 같고…. 흠. 혹여 좋지 않은 영향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까지 취해놓았으니, 홀리게 되는 일도 없겠구나.’

         

       진성은 그 광경을 보며 윌리엄이 어떻게 된 것인지 추측했다.

         

       그의 추측으로는, 윌리엄은 저 소녀와 이제 한 몸이 되었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한 몸이 되었다.

         

       윌리엄은 강령술사처럼 저 소녀의 영혼을 몸 안에 넣고 다니게 되었으며, 소녀의 영혼은 윌리엄의 몸을 자기 집처럼 삼아 머무를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이런 ‘임시 거처’가 생김에 따라 귀신이 마땅히 겪어야 하는 풍화의 속도가 대폭 늦춰지게 되었고, 거기에 더해 윌리엄에게 육체적인 접촉을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접촉하면 감각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그것이 진짜로 감각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비아트리스와 윌리엄이 접촉할 때,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느끼는 ‘착각’에 불과한 것이리라.

         

       하지만 착각이라고 할지라도 오감으로 그렇게 느낀다면 그것은 진실이 된다.

         

       온갖 장비를 덕지덕지 붙이고 VR 게임을 하면 그것을 실제라고 느끼지 않던가.

         

       저 소녀의 유령은 그 VR보다도 훨씬 생생한 존재였다.

         

       이제 윌리엄은 저 소녀가 만지면 그 촉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껴안으면 유령이 내는 특유의 음기에 시원함과 차가움을 느끼게 될 것이며, 코로 그녀의 냄새를 맡고 혀로 그녀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착각’을 할 수 있으리라.

         

       그저 허상과 함께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진짜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닻을 내리듯 윌리엄의 몸에 고정하고 윌리엄에게 멀리 벗어날 수 없는 몸으로 만들었으니 저 유령 신부는 언제까지도 윌리엄과 함께할 것이며,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를 떠나지 않으리라.

         

       윌리엄이 죽고, 몸이 썩어 문드러지지 않는 한은 말이다.

         

       ‘아니, 썩어버린다고 할지라도 떠나지 않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리고 윌리엄의 육체가 죽고 영혼만 남았다고 할지라도 그와 함께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토마스의 말처럼, ‘영원한’ 사랑이 계속되게 되겠지.

         

       “하하하하! 이렇게 신랑 신부가 인생 최초로, 인생 마지막으로 하는 결혼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상으로 식을 마칠 것이며, 두 사람은 이제 몸을 돌려 둘이자 하나의 인생을 시작하는 첫걸음을 내디뎌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결혼식에 참석해주신 하객 여러분께서는 두 사람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면 격려와 축하의 마음을 담아 박수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토마스는 윌리엄의 몸을 돌려 문 쪽으로 향하게 했다.

       그리고 비아트리스는 그런 윌리엄의 옆에 선 채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또각.

         

       윌리엄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자 옆에 떠 있던 비아트리스는 그를 따라 천천히 부유하였다.

         

       짝짝짝짝!

       휘이익-! 휘익-!

         

       그리고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진성은 손뼉을 열심히 쳤으며, 머리만 남은 악령들 역시 열심히 휘파람을 불었다.

         

       앞으로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은 축하의 표시였다.

         

       그리고 그 뒤에서 토마스는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둘이서 서로 지탱하면서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을 축복하였고, 이제는 가정을 이루고 견실하게 살아갈 윌리엄을 축복하였으며, 늦게나마 사랑을 이루게 되어버린 한 소녀를 축복했다.

         

       그는 사랑이 그들의 앞에 행복이 가득하게 만들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고, 저 둘이 만들어 나갈 가정에 바라키엘이 반드시 축복을 내릴 것임을 확신하였다.

         

       그렇게 결혼식은 끝이 났다.

         

       행복한 결혼식이었다.

         

         

         

        * * *

       

         

         

       결혼식이 끝이 났지만, 윌리엄은 밖에 나가지 않았다.

       문 앞에 고장 난 로봇처럼 선 채, 그저 그렇게 서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우두커니 서 있는 윌리엄의 옆에는 비아트리스가 있었다.

       비아트리스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윌리엄의 팔짱을 낀 채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사이 좋은 부부의 모습 그 자체였다.

       신부 쪽의 몸이 반투명하다는 특이사항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행복한 미소라. 특이하군.’

         

       진성은 행복하게 웃고 있는 비아트리스를 보며 눈을 빛냈다.

         

       사람은 세 가지로 존재를 유지한다.

       육체, 정신, 영혼.

         

       세 개의 발이 달린 화로처럼, 그 세 가지를 기둥으로 삼아 제 존재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서 다리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당연하게도 화로는 엎어진다.

       화로 안에 들어있던 것들은 모조리 흘러내릴 것이고, 잘 타오르고 있던 불꽃 역시 약해지게 되리라. 그리고 점차 그 불꽃이 크기가 줄어가다가 결국에는 꺼져버리게 될 것이다.

         

       귀신 역시 마찬가지.

         

       귀신은 사람을 유지하는 요소 중 육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신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풍화되어 가며, 강렬한 감정만이 남는다. 그것은 대부분 집착에 가까운 형태로 발현되게 되며, 그 집착은 귀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당연하게도 시간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심해지게 된다.

       생전의 기억도 사라지고, 습관도 사라지고, 자신이 무엇인지조차 잊고.

       그렇게 망령이 되어간다.

         

       그렇게 망령이 되어가는 중에 남는 것은 가장 강렬한 감정뿐.

       사람이 물건을 버릴 때 중요하지 않은 것부터 버리듯, 귀신 역시 마찬가지.

       가장 중요한 감정과 기억만을 가진 채 그렇게 점차 풍화되어 간다.

         

       그리고 이 집착은 당연하게도 생전의 사람과 완전히 다른 존재로 영혼을 변질시키며, 그 끝에는 악귀나 악령이 되어 사람을 해하고 다니게 만든다.

         

       사람을 해하고 다닌다는 것이 별 게 아니다.

         

       친구가 가지고 싶다는 집착이 남아 사람을 홀려서 죽여 귀신으로 만들면 그게 살인이고, 같이 놀고 싶다는 일념으로 사람 하나 붙잡아서 어린아이가 장난감 가지고 놀 듯이 놀다가 사지를 찢어놓으면 그게 살인이다.

         

       악귀와 악령은 그 이유가 어찌 되었건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

       해를 끼칠 수 있는 수준의 집착이 아니라면, 그 정도의 힘이 없다면 그것이 악귀나 악령이라고 불리지조차 않았으리라.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그 정도의 집착이 없다면 귀신은 쉽게 악령이나 악귀로 변하지 않는다.

         

       사람은 쉼 없이 죽어가고 있다.

         

       지구 어딘가에서는 사람이 계속 죽어가고 있고, 지금도 계속 죽어가고 있다.

       지구 전체를 살펴보았을 때 1초에 사람이 열 몇 명씩 죽어 나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귀신은 그렇게 많지 않고, 악령과 악귀 역시 아주 뜸하게 나타날 뿐이다.

         

       북한같이 나라 전체가 악령과 악귀의 소굴이 되어버린 경우나, 좁은 공간에서 대량 학살이 일어나 원념이 뭉쳐 악령과 악귀가 출몰하게 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자연 발생하는 악령과 악귀는 쉽게 보기 힘들다.

         

       대부분 사람은 귀신이 되지 않는다.

       그냥 죽어버린다.

         

       그런데 윌리엄과 팔짱을 끼고 있는 비아트리스는….

         

       ‘흐음. 기이하도다. 어릴 적에 죽었음에도 귀신이 되었고, 귀신이 되었음에도 미치지 아니하였으며, 좋아했던 이와 연결되는 것에 행복을 느낄 정도로 감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무언가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존재만으로 해를 가하지도 않으며, 인간에게 적대적이지도 않으니….’

         

       아예 없는 일은 아니다.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희귀한 일 또한 아니었다.

         

       흔히들 수호령이라고 부르는 존재들이 이런 성향이었으니까.

         

       하지만 거기에 어릴 적 이야기가 들어가고, 윌리엄이라는 존재가 끼어들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릴 적 혼인 성사와 가정을 담당하는 수호천사의 석상 앞에서 사랑을 맹세했던 소년과 소녀.

       그런데 소녀는 비극적인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었고, 소년은 그 사건을 계기로 점차 삐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소년의 옛 모습을 알고 있던 신부는 그것을 안타깝게 여겨왔다.

       그런데 어느 날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소녀의 귀신이 발견되었다….

         

       ‘어디 로맨스 소설이나 로맨스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이야기로다.’

         

       아마 토마스 신부에게는 이것이 신의 계시처럼 느껴졌으리라.

         

       못다 이룬 약속을 이루게 할 수 있는 기회요, 삐뚤어지는 윌리엄을 다시 견실하게 바꿔놓을 수 있는 기회요, 죽었음에도 이승을 떠나지 못할 정도로 깊은 사랑을 가지고 있는 소녀의 소원을 이뤄줄 수 있는 기회였을 테니까.

         

       그렇기에 오직 선의로 둘을 이어줬으리라.

         

       “흐음.”

         

       진성은 토마스 신부의 마음을 이해했다.

       우연이 이렇게나 겹치게 된다면 운명처럼 느꼈으리라.

         

       그러니 흑주술까지 동원해 이렇게 거창하게 일을 벌였으리라.

         

       ‘나쁘지는 않구나. 선함으로 일을 행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었으며, 주술 실력 또한 나쁘지 않으며, 주술을 베푸는 것에 인색함이 없으니. 친분을 더 깊이 나눠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진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토마스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본디 결혼식에는 축의금이 필요한 법이지요.”

       “하하. 괜찮습니다. 경사에 참가하여 자리를 빛내주셨을 뿐만 아니라 둘의 미래를 축복하며 축하하였는데 어찌 더 많은 것을 바라겠습니까?”

       “아닙니다. 그냥 가기에는 제 마음이 불편하군요. 그러니 새로운 삶을 살게 될 저 둘을 위해 자그마한 선물을 하려 합니다.”

       “선물이라…. 이 자리에 계셔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선물까지 주시다니…. 하하하. 저에게 주는 것이라면 단호히 거절했겠지만, 윌리엄 도련님께 주신다니 거부할 수가 없군요. 알겠습니다.”

         

       진성은 토마스의 허락을 받고 윌리엄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그는 자신 몸 안에 있는 태극에서 음기와 양기를 끌어내어 움직였다. 그것을 서로서로 꼬리 무는 것처럼 원을 그리며 움직이게 했으며, 복잡한 길을 구불구불 기어가기는 하되 반드시 그 경로로만 움직이게 하며 끝없이 순환하는 형태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흐름에 가속도가 붙을 무렵, 그는 증폭된 양기를 오른손의 검지 끝에 끌어모았다.

         

       그는 그렇게 끌어모은 미약한 기를 조종이라도 하듯 쥐어서 움직이고, 음기로 그릇을 빚고 그 안에서 양기가 꿈틀거리며 나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그의 손끝에는 양기로 빚어서 만든 열기가 감돌게 되었다.

       

       그는 열기가 채 식기 전에 윌리엄의 배에 검지를 찔러넣었다.

         

       푸욱!

         

       양기를 머금은 손가락은 두부를 뚫듯 윌리엄의 배에 들어갔고, 빠져나온 양기는 복부의 안쪽에서 꿈틀거리며 그의 뜻에 따라 아래로 내려가 회음부에 자리를 잡았다.

         

       “진성 박. 이것은 무슨 선물입니까? 음양오행과 관련된 것입니까?”

       “그러합니다. 회음부에 양기가 자리를 잡았으니 정력이 오를 것이며, 신부가 음기 덩어리이니 결혼 생활을 할 때 자연스레 회음부의 양기를 자극하여 상생하며 양기를 북돋게 할 것입니다. 하니 음기에도 쇠하지 않고 원만하게 성생활을 할 수 있게 되겠지요.”

       “하하하. 신혼부부에게 꼭 필요한 축복을 걸어주셨군요. 이런 주술은 처음 봅니다.”

       “주술이라기보단 무인이 정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꼼수에 가까운 것입니다. 다만 일반적으로는 꼼수에 불과한 것이되, 음기가 가득한 신부를 가진 신랑에게는 큰 도움이 되겠지요.”

       “꼼수라…. 주의사항 같은 것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살아있는 여자와 몸을 섞게 되면 양기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소모되며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채음보양(採陰補陽)이나 특별한 방중술을 익히지 않는 이상은 그렇게 되겠지요.”

       “큰 문제는 아니군요. 신부와 매시간 같은 공간에 있는데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요.”

       “그렇지요. 저 역시 그리 생각했기에 이 축복이 적합하다고 여겼습니다.”

       “하하하! 이거 정말 감사드립니다. 윌리엄 도련님께 아주 큰 선물이 되었군요.”

         

       토마스는 진성의 선물에 크게 기뻐하였다.

       그는 재갈이 물려 말을 못 하는 윌리엄 대신 진성에게 감사 인사를 했으며, 조만간 시간을 내어 찾아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그대로 윌리엄을 데리고 교회 밖으로 나갔다.

         

       “그럼 우리도 가자꾸나.”

         

       텅 비어버린 곳에 더 남아있을 이유는 없는 법.

         

       진성은 악령의 머리통을 들고 교회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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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주술사는 초월을 원한다
Status: Ongoing Author:
The shaman realized he had gained life once more. This time, he would live a life solely for transcendence, through shamanism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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