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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4

       

        

        

        

        

        

        

        

       “5일에 걸쳐서 치뤄지는 파이널 챔피언십,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들이 그 네 번째 날을 함께 맞이하고 있습니다. 어제부로 여덟 개의 맵이 한 번 순환했단 점을 감안하면, 오늘부터는 익숙한 전장에서 새로운 교전이 벌어질 차례입니다!”

        

        

        

       -왜벌써목요일?왜벌써목요일?왜벌써목요일?왜벌써목요일?왜벌써목요일?왜벌써목요일?왜벌써목요일?왜벌써목요일?왜벌써목요일?

       -연차너무알차게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꺼져!!!!! 나에겐 파이널챔피언십만 있으면돼!!!!! 회사좆까!!!!!!!!!!!!!!!!!!!

       -아주 미친놈들 투성이야 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날백수들 의문의 1승 미쳐~ wwwwwww

        

        

        

        수요일이 저물고 목요일이 다가온다.

        

        일반인들이 언뜻 보기엔 파이널 챔피언십 전체 경기 중 절반이 지나갔고, 마지막 전날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크게 특별할 것 없이 지나가는 날이었지만, 반대로 선수들에게는 그 의미가 달랐다.

        

        월요일과 화요일, 수요일 동안 여덟 개의 맵이 각각 2개, 3개, 그리고 3개로 쪼개져 진행됨으로서 모든 선수들은 적어도 한 번의 맵을 한 번씩은 플레이하게 된다 – 그리고 목요일과 금요일이 다가오면, 월화수 중 적어도 한 번 이상 겪었던 맵을 다시금 누빈다.

        

        다시 말해,이는  이 자리에 올라올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선수들이, 월화수 동안 겪었던 모든 경험과 시행착오, 그리고 그 당시 느꼈던 ‘이 시점에서 이렇게 플레이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디브리핑을 몽땅 머리와 몸에 처박은 채 나옴을 뜻했다.

        

        

        3일 동안 이뤄진 경쟁자, 그리고 더 높은 곳에 있는 지향점에 대한 무수한 분석. 심지어 3일 동안 단 한 번도 잠에 들지 않고 분석만 하다 팔에 링거를 꽂는 코치도 종종 나오는 편이었다.

        

        그런 모든 선수와 코치들의 노력이 종합되어, 더욱 새로우면서도 한 치의 예측조차 통하지 않는 아비규환을 만들어낸다.

        

        

        

       “이번에도 작년처럼 순위 꽤 뒤집히려나?”

        

       “글쎄다. 잘 모르겠는데….”

        

        

        

        언어만 다르지, 이와 동일한 궁금증을 품는 사람들의 수는 수두룩하기 짝이 없었다. 실제로 작년엔 그러했기 때문이었다 – 첫 번째로 파이널 챔피언십에 출전했던 다이스가 신나게 죽을 쑤면서도 50위 이상으로 경기를 끝마쳤던 이유도 바로 이와 같았고.

        

        모든 선수들이 1년 동안 쌓아왔던, 그리고 본선에서도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했던 메타와 전법들이 서로 부딪히며 깨져나가고, 다시 아물며 이전과는 다른 형태를 구축한다. 그리하여 물갈이라는 단어 이상으로 무지막지한 등수 변동이 시작된다.

        

        그러나 이번 년도에서, 그 말은 반만 맞았다.

        

        

        

       ───투두두두!

        

        

        

       “으악!”

        

       “…얘네들 도대체 뭐한대?”

        

        

        

        유진과 다이스, 로건 뿐만이 아니라, 한국 팀 전원이 첫 교전을 시행한 순간부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처음에는 메타 변화 때문에 혹시나 모를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강령 아래에 벌어진 유진의 특훈으로 너무 강해져서 그런가 싶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생각은 줄어들었다 – 수요일에 비해 미어터지는 스킬 활성화 구역이 그 첫 번째 증거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들이 만나는 적들마다 벌이는 이상한 일들이 두 번째 증거였다 – 요컨대 다들 나름 연구했다는 듯 오만가지 괴상한 스킬 응용법을 들고 나왔지만, 그런 이들 전원이 불도저로 변모한 한국 대표팀들에 의해 싸그리 밀려버린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그들은 고작 몇 번의 교전만으로 왜 일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즉각 파악해냈다.

        

        

        

       “스킬의 장단점이랑 기회비용도 제대로 모르면서 뭐하는 짓이래.”

        

        

        

        물론, 파이널 챔피언십까지 올라온 이들은 바보가 아니었다. 단지 하지 말아야만 하는 짓을 경기에서 저질렀을 뿐이었다.

        

        1년 동안 본선을 준비하며 생겨났던 자국의, 그리고 자신의 경기 방향성마저 꺾어버리고 무리하게 스킬을 운용하면 당연히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일. 요컨대 이들은 멀쩡하게 돌아가는 기계를 열고 제대로 호환되지조차 않는 부품으로 갈아끼웠다는 소리였다.

        

        그리하여 타국 선수들이 저지른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다음과 같았다.

        

        

        

       ───드르르륵!

        

       -[알림 : 실드 손상치 40%.]

        

        

        

       “…뭐야. 뭘 쏘는데 별로 안 아프지?”

        

        

        

        첫 번째로, 스킬이 가지고 있는 특성 간과.

        

        스킬은 새로운 교전 방법을 창조하는 역할 뿐만이 아니라, 부족한 화력을 메우거나 화력의 공백기를 채우기 위해 창조된 것이었고 – 결코 그것을 메인으로 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스킬 두 개를 개방하는 순간 총기 보유 수는 한 정으로 제한되었으며, 그마저도 카빈 또는 SMG만을 운용할 수 있었다. 물론 그리 한다고 하더라도 잘 운용하면 어느 뱀꼬리 달린 누구마냥 전장을 휩쓰는 믹서기가 될 수 있었지만, 대다수가 그렇지 않았다.

        

        스킬에도 그리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상대를 압도하기에 가장 편한 방법인 총기의 화력을 스스로 내버렸다. 다시 말해, 카빈은 그렇다고 쳐도 SMG를 선택한 이들은 조금만 거리가 벌어져도 한국 대표팀에게 일방적으로 쳐맞다가 로비로 사출당했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퍼어엉!

        

        

        

       “뭐야. 왜 저기서 갑자기 폭발이…?”

        

        

        

        두 번째로, 스킬 운용 미숙.

        

        이제는 말해봐야 입만 아픈 어느 양반의 스킬 플레이는 시청자들 뿐만이 아니라 선수, 그리고 코치까지 매료시켰으며 – 이는 다시 말해, 이들 역시도 유진이 손수 창조한 트랩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단 뜻이었다.

        

        당연하지만 그 행동이 결코 나쁜 건 아니었다. 분야를 막론하고 성장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모방과 실천이었으니까.

        

        하지만 사용자가 원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뿐더러, 완전히 체득조차 하지 못했음에도 실전에 들고 나온 기상천외하다 못해 기괴망측하게 짜여진 트랩. 당연히 이는 기능조차 하기 전에 제멋대로 무너지거나 폭발해버렸고, 이 상황은 한국 유저들에게 득이 되었지 실은 아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알림 : 적성 스킬 탐지. 위치를 표시합니다.]

        

        

        

        이러한 트랩들은 펄스만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애시당초 한국 팀들은 펄스가 얼마나 광범위하면서도 정밀한 감지가 가능한지를 이미 알고 있었으며, 그렇기에 특정한 자극을 주었을 때만 작동하거나, 설령 알아도 대비할 수 없는 형태의 트랩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었다 – 그리고 굳이 한국 팀의 예시를 든 이유는 별 게 아니었다.

        

        다른 나라들은 이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심지어는 설치한 트랩의 조작 권한을 역으로 뺏긴 탓에 역으로 위치를 발각되어 얻어터지는 경우도 왕왕 있었고, 그러한 촌극은 목요일의 두 번째 경기가 끝났을 즈음까지 계속되었다.

        

        

        

       “아아, 이게 무슨 일입니까! 목요일의 한국 대표팀, 어쩌면 분수령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는 말 그대로 날아오릅니다! 어쩌면 올해의 최우수 국가에 한국의 국기가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말대로.

        

        오비탈 게이밍 소속 로건 및 해당 구단 소속 게이머들 일부, 그리고 이 시점에서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는 게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진즉에 깨닫고 방어전을 통한 등수 굳히기에 들어간 상위 15%의 유저들.

        

        이들을 제외한 플레이어 중 최소 1/3 가량은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시험하다가 성적이고 플레이고 그 전부를 나락을 향해 꼬라박았으며, 이들은 고스란히 한국 대표팀 및 상기 언급한 15%의 승점 자판기로 전락했다.

        

        승자들의 플레이에 공통적으로 깃든 화려함, 파죽지세. 하지만 승리란 언제나 패배자가 있어야 성립되는 법이었고, 후자는 촌극에 가까운 플레이와 함께 그대로 침몰했다.

        

        아무리 충격적인 일이 있더라도 섣불리 플레이 스타일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뼈아픈 교훈과 함께, 목요일이 새까맣게 저물고 있었다.

        

        

        

        

        

        

        

        

        

        

        

        

        

        

        

        

        

        

       “역대 파이널 챔피언십 중 가장 일찍 끝난 날이네요. 수요일부터 역대급 분수령이 될 거라는 확률이 높다고 오만가지 기사들로 난리를 부리더니, 딱히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

        

       “역대급이긴 하잖아요?”

        

       “…상상 이상으로 역대급이네요.”

        

        

        

        미국 뉴욕 기준시, 오후 9시 24분.

        

        세 번에 걸쳐 치뤄지는 경기가 전부 끝났을 때의 시계가 가리키는 시각은 다음과 같았다. 그리고 이번을 포함한 여태까지의 본선 중, 경기 종료 시간이 9시 40분을 넘기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 그러했다.

        

        파이널 챔피언십 한 경기는 본래 최소 30분에서 40분의 시간을 소요했다. 물론 시청자 수가 수였기에, 이 시간은 시간 가속이 적용되지 않은 것을 기준으로 산정되었고.

        

        각 경기 사이의 휴식 시간이 30분이란 점을 고려하면, 파이널 챔피언십이 내정된 하루의 스케줄은 세 번의 경기 사이 두 번의 휴식이 샌드위치처럼 끼워진 형태라고 할 수 있었다.

        

        따라서 하루의 경기가 종료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미니멈으로 잡아도 150분. 어지간하면 9시 40분과 50분 사이에 하루가 끝나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니-

        

        

        

       “다들 얼마나 개차반으로 플레이를 했으면, 모든 판에서 경기 시간을 꼴랑 30분도 못 채웠는지 원….”

        

       “호텔 돌아오자마자 이리 말하는 걸 보니, 뭔가 불만이 많은 모양이네요.”

        

       “잠까지 설쳐가면서 유진 씨한테 특훈받은 게 고작해야 20시간도 안 됐는데, 막상 시작하자마자 다들 개뻘짓이나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어서 그래요.”

        

        

        

        물론 험하게 말하는 다이스는 유진의 꼬리 둥기둥기 및 택티컬 간지럼을 통해 제압되었다.

        

        하도 간지럽혀진 탓에 웃는지 우는지조차 애매한 표정으로 침대 위에서 숨을 쌕쌕 몰아쉬던 서예린이었지만, 이내 벌러덩 드러누우며 천장을 쳐다보고는 덧붙였다.

        

        

        

       “파이널 챔피언십도 다 끝났네요, 이제. 은퇴할 때까지 한 번이라도 본선 5위 안에 들어갈 수 있을까 싶었더니, 이게 이렇게 될 줄이야.”

        

       “꾸준히 유지해야죠. 파이널 챔피언십은 더 이상 안 나가더라도 계속해서 개인 스크림은 시켜줄 테니까.”

        

       “그건 참 다행인 말이네요….”

        

        

        

        부스럭.

        

        잠깐의 정적. 무언가 할 말이 있어보이는 듯한 꿈지럭거림이었지만,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입을 다물었다. 유진은 언젠가 대답을 들려주겠거니 하고 는 큰 신경을 쓰지 않았고, 현관으로 가 적당히 신발을 구겨신는다.

        

        현관의 불이 켜진 걸 눈치챘는지 다이스가 입을 연다.

        

        

        

       “어디 가요?”

        

       “하모니도 픽업해올 겸, 한 1시간 정도 다녀올 곳이 있어서. 그동안 먼저 자요. 오늘 디브리핑은 생략….”

        

        

        

        거기까지 말하다가 멈칫.

        

        아무리 그래도 그것까진 생략하기 좀 그랬는지, 유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까진 아니고, 후반부 교전만 좀 돌려보면서 이건 하지 말았어야 했다 싶은 것만 간단하게 메모하고 자요. 어차피 내일은 마지막 경기니까 컨디션 조절만 잘 하면 큰 문제 없을 거예요.”

        

       “그래요오….”

        

       “수고 많았어요.”

        

        

        

        철컥.

        

        문이 닫힌다.

        

        이제는 제집처럼 포근하고 안락하기 그지없는 복도를 지나, 아직 야경을 즐기는 투숙객들로 분주한 로비를 가로질러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는 지하주차장으로 향한다.

        

        문이 열리고, 주차장 특유의 콘크리트 냄새와 을씨년스러운 인테리어가 드러난다. 유리문을 열자마자 레인지로버 한 대가 자연스럽게 다가오며 자동으로 문을 열었고, 그 안에는 익숙한 이들이 타있었다.

        

        꽤나 어두운 차량 안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붉은 색의 눈동자.

        

        로렌티나가 뒷좌석 시트를 손으로 팡팡 두드리며 덧붙였다.

        

        

        

       “우리 막내, 야밤에 맨해튼 드라이브 한 번 달려볼까요?”

        

       “좋죠.”

        

        

        

        자연스럽게 뒷좌석에 올라타, 꼬리 수납 공간에 꼬리를 쏙 집어넣은 유진이 등받이에 등을 밀착했다.

        

        아무런 소음 없이 주차장을 빠져나간 차량은 이스트 강과 허드슨 강을 따라 이어진 퍼 드라이브 고속도로에 서서히 진입하고 있었고, 유진은 차량 안에 탄 인원들의 면면을 확인했다.

        

        먼저 입을 연 건 운전석에 앉은 채 몸을 기댄 로건이었다.

        

        

        

       “갑자기 뉴욕 겨울 공기가 맡고 싶었나봐?”

        

       “겨울바람 사이에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실제 그 말대로, 오늘 이 자리는 유진이 요청하여 만들어진 자리였다. 

        

        이미 서로 친분도 있는 상황에서 하기에는 꽤나 거창한 형태였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일단 현재까지 유진과 로건은 파이널 챔피언십이라는 경기의 선수였고, 정해진 곳에서 대화를 하지 않으면 자칫 그닥 좋은 눈초리로 바라봐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조금 더 톡 까놓고 말하자면, 대화 와중 발생할 수 있는 승부조작 혹은 개별 택틱 노출이 문제였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없더라도 사람의 호들갑이란 원래 그런 것이었으니까.

        

        지난 번에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합법적으로 만났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고 –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었다.

        

        

        잠깐의 정적.

        

        다른 이들이 유진의 말뜻을 유추하는 사이, 유진은 머릿속으로 어떤 말을 먼저 꺼내야만 하는지를 궁리했다.

        

        다크 존, 그리고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의 정체. 과연 이들이 믿어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건 본인에게 달린 문제였으니까.

        

        그러면 어디서부터 말해야만 하는가. 거기까지 고민한 유진이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이카루스 본사에 갔을 때, 다크 존과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에 대한 정체를 듣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순간, 모두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하지만 예상한 바였다. 유진조차도 이미 그런 반응을 보였었으니까. 그리고 개인과 관련한 상황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씩 풀려갈수록 모두의 표정이 실로 다이나믹하게 변한다.

        

        그럴 법도 했다. 다크 존이 어째서 다른 세계의 과거에 일어난 일을 정확하게 표현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 그 사태를 통째로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이란 건, 꽤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일 수밖에 없었으니.

        

        그러나 단순히 모티브로 삼은 것이 아니다. 다크 존은 실제로 비물리적인 형태로서 아직 이전의 세계와 연결되어 있었으니까.

        

        

        그 후, 이 지점에서 본제.

        

        차량이 아무런 소음 없이 퍼 드라이브를 가로지르는 가운데, 유진이 덧붙였다.

        

        

        

       “-오퍼레이션 노스피어스를 비롯한 과거의 작전이 게임 내에 있던 건 바로 그것 때문이에요. 계속해서 인커젼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다 보면 제가 시행했던 마지막 작전에 도달하고, 그 다음부터는….”

        

       “그 다음부터는?”

        

       “…다크 존의 인커젼 시나리오 클리어가 저쪽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네요.”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이 그게 무슨 뜻인지, 그리고 유진이 어째서 이런 이야기를 꺼낸 건지를 모를 리 없었다.

        

        그녀는 파이널 챔피언십이 끝난 후를 논하고 있었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유진이 이 사실을 설명해준 이유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는 이유가 뭐죠?”

        

        

        

        평소의 장난스러운 모습조차 집어치운 로렌티나가, 진중한 표정으로 유진과 눈을 맞추고 있었다.

        

        그에 유진은 슬그머니 덧붙였다.

        

        

        

       “인디언포인트 원자력 발전소. 그 당시 제가 어떤 상황을 겪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모두의 입이 재차 다물렸다.

        

        유진을 제외한 대거 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새겨진 날. 4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그 무엇보다도 수많은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던 팀이 처음으로 부러진 날. 잊을 수 없는 손실의 날….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유진의 말뜻은 명확했다. 그녀는 이 자리에 선 대거 팀원들에게 함께 미션을 밀어달라고 부탁하고 있는 것이었다.

        

        두 명의 더 유닛 – 한 명은 예비였지만 – , 한 명의 DEVGRU. 상식적으로 훈련과 개인 트레이닝 등으로 바쁜 이들에게 있어서 유진의 부탁은 본래라면 무리였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내민 제안은….

        

        

        

       “……하죠.”

        

       “로렌티나 씨.”

        

       “얼마든지. 무슨 일이 있어도. 시간을 비워서라도. 언제 진행할 예정인지만 알려줘요. 지휘관 멱살을 잡아서라도 그 시간대를 비워놓을 테니까.”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로렌티나였다.

        

        평상시의 요사스러운 미소는 이미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붉은 눈동자가 이리저리 돌아가며 주변을 훑더니, 로건과 오웬스의 시선과 마주쳤다.

        

        하지만 그 누구도 유진의 청을 거절하지 않는다. 막내의 죽음은 이들의 가슴 속에 그 무엇보다도 깊이 박힌 말뚝이자 그 누구도 건드려서는 안되는 역린이었으니까.

        

        평상시 그녀를 부르던 막내라는 호칭조차 없이, 크리스토퍼가 말을 이었다.

        

        

        

       “그런 것까지 꺼내지 않아도 충분히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인데, 유진. 당신이란 사람은….”

        

        

        

        그리고 그 와중 스리슬쩍 눈치를 보던 로건이 합세한다.

        

        

        

       “델타 정식 소속까진 아직 여유시간이 꽤 있으니, 필요할 때 불러.”

        

       “선임관은…애초에 다크 존 계정이 없으니, 안타깝게도.”

        

       “결과는 디브리핑 때 확인하지. 확실히 매듭짓고 오도록.”

        

        

        

        그에 모두가 웃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안토니 오웬스라는 사람에게 그 무엇보다도 잘 어울리는 스탠스였다.

        

        그리하여 모든 문제가 마찰 없이 해결되자, 로건은 화면을 이리저리 조작하여 목적지를 매디슨 스퀘어 가든으로 변경했다.

        

        

        

       “그럼 유진이 아끼는 녹색 고양이를 픽업하러 가자고.”

        

        

        

        맨해튼 외곽 고속도로를 떠돌던 차량이 다시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한 해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내년을 미리 준비하는 유진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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