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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4

        “음…….”

       

        – 어음…

        – 어…..

        – 이건 좀.

        – ㅋㅋㅋㅋㅋㅋ

        – ㅋㅋㅋ

        – 웃으면 안 될 것 같인 한데, 너무 웃기넼ㅋㅋㅋ

        – ㅋㅋㅋㅋ

        – 어……..

       

        나는 팔짱을 낀 채 게임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6돌파 헤르나’가 ‘5제련 전용 무기’를 든 채 서 있는 화면이 나오고 있었다.

       

        “…….”

       

        ……왜 이렇게 됐더라?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시청자들이 나에게 ‘1돌파’를 추천했던 시점부터 시작된다.

       

        이 게임에서는 ‘같은 종류의 캐릭터’를 획득할 경우, 그 캐릭터를 복수로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n돌파’가 되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돌파’를 한 번 할 때마다, 캐릭터의 메커니즘을 변경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부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즉, ‘1돌파’라는 것은 같은 종류의 캐릭터를 두 번 획득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즉시 한 번 더 게임 재화를 결제해서 다시 가챠를 시도했다.

        이번에는 무려 150번의 가챠를 진행해야 했지만, 무사히 1돌파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나에게 ‘2돌 하면 정말 좋아요!’라든지, ‘돈 좀 남았는데, 2돌도 하죠?’같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서 멈췄어야 했는가?’

       

        어차피 인간들의 ‘돈’이라는 것이 넘쳐나는 나였기에, 나는 간단하게 2돌파를 성공.

        그리고 3돌파, 4돌파…….

       

        눈치챘을 때는, 이미 무기까지 돌파를 해 버린 상태였다.

       

        “뭔가…… 당해 버린 느낌인 것 같은데?”

       

        – 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

        – 눈치채셨닼ㅋㅋㅋㅋ

        – 음….

        – (대충 눈치 보는 콘)

        – ㅋㅋㅋㅋㅋㅋㅋㅋ

        – 하지만 이미 일은 저질러졌음ㅋㅋㅋㅋ

        – ㅋㅋㅋ

       

        이 고얀 놈들!

        짓궂은 시청자들의 모습에,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 시청자들의 꼬드김에 넘어간 내 잘못도 있긴 하다만.

       

        – 그래도 가챠쇼 잘 봤습니다.

        – 시원한 플랙스 좋았습니닼ㅋㅋ

        – ㅋㅋㅋㅋ

        – 이런 시원한 돈지랄, 역시 라나님뿐이얔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 광고주는 웃고 있을 듯ㅋㅋㅋㅋ

        – ㅋㅋㅋㅋ

        – 여러 의미로 레전드인 광고 방송이넼ㅋㅋㅋㅋㅋㅋㅋ

        – 광고주님! 이 정도면 됐다고요?

       

        “쩝.”

       

        이미 벌어진 일.

        딱히 시청자들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었기에, 나는 한숨과 함께 떨쳐 내었다.

       

        “그나저나, 가챠만 한다고 벌써 시간을 이렇게 써버렸구나.”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나?

        아직 게임 스토리는 제대로 진행해 보지도 못했는데…….

       

        “이제 더 이상의 가챠는 그만하겠다.”

       

        – 에에에

        – 아쉽…

        – 돈지랄 더 보여 줘요

        – 힝…

        – 아쉽다.

        – 더 해주시지.

       

        시청자들이 떼를 쓰지만,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아무리 최소한의 조건으로 자유로운 광고 방송을 하기로 했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지금의 나는 한 게임의 광고를 맡은 몸.

        자유롭게 방송을 진행하되, 광고도 착실하게 할 생각이었는데…….

       

        “그럼 슬슬 스토리를 진행해 볼까?”

       

        엘른이라는 지역에 도착한 에밀리 용병단.

        그들은 의뢰주인 ‘엘른의 시장’을 찾아간다.

       

        = “잘 오셨습니다. 용병단 여러분.”

       

        대머리에 수염을 기른 노년의 인간 남자.

        엘른의 시장은 친절하게 주인공 일행을 맞이했다.

        그리고 엘른의 주변을 살핀 후, 일행은 본격적으로 의뢰 내용인 ‘실버 울프’ 사냥에 나선다.

       

        “음……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전투에 들어가기 전, 나는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을 바라보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는 총 15명.

        처음에 기본적으로 주어진 ‘주인공’, ‘메르헨’, ‘제프’.

        그리고 가챠에서 뽑은 5성 캐릭터인 ‘헤르나’와 헤르나와 함께 픽업 중이었던 4성 캐릭터 3명.

        마지막으로 가챠에서 낮은 확률로 뽑힌 8명의 다른 4성 캐릭터들까지.

       

        – 헤르나 제외하곤 전부 4성이넼ㅋㅋ

        – ㅋㅋㅋㅋ

        – 일단 딜러는 주인공 쓰세요.

        – 남단장, 헤르나, 샤를로트, 하나비

        – 탱커가 메르헨뿐이라서, 메르헨은 쓰셔야 할듯?

        – 바로 고인물들 훈수 들어오넼ㅋㅋㅋ

       

        “흠. 그렇구나.”

       

        일단 이 게임에 대해 완전히 아는 것이 아니니, 시청자들의 훈수를 받아 팀을 구성한다.

        우선 팀의 메인 딜러 역할로서 ‘주인공’ 캐릭터가 들어왔다.

        그 후 버프를 주는 역할로 ‘헤르나’가, 상처 입은 캐릭터들을 회복시키는 ‘힐러’ 역할의 ‘하나비’, 마지막으로 두 번째 딜러 역할을 맡는 바인더 역할의 ‘샤를로트’였다.

        이 중 ‘하나비’와 ‘샤를로트’는 ‘헤르나’와 함께 픽업 대상이었던 4성 캐릭터였다.

       

        – 오. 이걸로 파티 하나 뚝딱?

        – 나중에 5성 더 뽑으면, 그걸로 하나하나 교체하면 될 듯?

        – 일단 이 정도면 될 것 같네요.

        – ㅋㅋㅋㅋ

        – 캬. 끝내주네.

        –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이렇게 해볼까?”

       

        시청자들의 훈수로 완성된 파티로, 바로 전투에 들어갔다.

       

        = “교전을 개시한다.”

       

        주인공 캐릭터가 고유의 대사와 함께 턴을 잡는다.

        이 게임에서 각 캐릭터는 총 3개의 전투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일반 공격’, ‘스킬 공격’, ‘비기’가 그것이다.

       

        ‘일반 공격’은 말 그대로 일반적인 공격이다. 일반 공격 시 ‘스킬 포인트’를 하나 획득할 수 있다.

        ‘스킬 공격’은 ‘일반 공격’보다 좀 더 강한 데미지를 가하거나, 혹은 특수한 효과를 부여하는 기술이다. 다만 ‘스킬 포인트’라는 것을 소모하게 된다.

        ‘비기’는 공격을 하거나 공격을 받았을 때 채워지는 ‘게이지’를 소모해 발동하는 필살기……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만 보면, 실질적인 전투라기보다는 퍼즐 게임에 더 가까워 보이는구나.”

       

        – 턴제가 좀 그런 느낌이 있죠.

        – ㅋㅋㅋㅋㅋㅋ

        – 턴제 게임 보고 그런 말을 하는 건 라나님 뿐일 듯?

        – ㅋㅋㅋ

        – 역시 라나님.

        – ㅋㅋㅋㅋㅋㅋㅋㅋ

       

        빠르게 전투를 끝낸다.

        다행히 초반에 등장하는 몬스터였기에, 레벨이 낮은 캐릭터로도 쉽게 클리어가 가능했다.

       

        그렇게 엘른 지역의 주변을 돌며 ‘실버 울프’를 사냥하는 주인공 일행.

        하지만 순조롭게 사냥을 하던 일행은, 우연히 숲속에서 벌어지는 어떤 ‘의식’을 발견하게 된다.

       

        = “어? 저, 저건?!”

       

        = “우상 숭배?!”

       

        = “그럴 리가…… 우상 숭배는 금기잖아?!”

       

        “??”

       

        우상 숭배가 금기?

        처음 듣는 이야기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내 이해했다.

       

        “아하. 그런 설정의 세계관이로군.”

       

        – ㅋㅋㅋㅋㅋ

        – ㅋㅋㅋ

        – 이젠 슬슬 게임에 익숙해지시는 라나님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우상 숭배가 금기인 세계관에서, 금기인 우상 숭배를 행하는 무리를 발견한 주인공 일행.

        하지만 숫자의 차이가 명백하기에, 일행은 뒤로 물러서기로 한다.

       

        뚜둑!

       

        = “?!”

       

        = “누구냐?!”

       

        = “앗?!”

       

        ……메르헨이 실수로 인기척을 내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말이다.

       

        “이상하게 5명 정도의 인간들이 모이면, 저런 인간이 꼭 하나씩 껴 있단 말이지?”

       

        – 아니 그겈ㅋㅋㅋㅋ

        – 아아…. 센세….

        – 역시 지로로 센세의 명언은 옳았단 말인가….

        – ??? : 5명이 모이면, 그중엔 하나 쓰레기가 섞여 있다….

       

        메르헨의 실수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사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기 시작했다.

        우상 숭배를 하던 두건 쓴 무리가 주인공 일행을 포위한다.

        도주가 실패한 주인공 일행은, 각오한 얼굴로 무기를 들었다.

       

        = “이건 어쩔 수 없네?”

       

        = “메르헨. 돌아가서 보자!”

       

        = “모두, 전투 준비”

       

        그렇게 새로운 전투가 시작되었다.

       

        나는 게임 스토리를 바라보며 작게 감탄했다.

       

        “흠. 역시 데포르메 그림체라서 그런가? 인간들의 표정이 대충 구분되는구나.”

       

        – ㅋㅋㅋㅋㅋ

        – 아닠ㅋㅋ

        – 왜 거기에 감탄하는데욬ㅋㅋㅋㅋ

        – ㅋㅋㅋㅋ

        – 어라? 그럼 라나님은 인간 표정 구분 못하세요?

       

        “아무래도 난 드래곤이니까 말이다.”

       

        같은 드래곤의 표정이나 기색은 쉽게 눈치챌 수 있지만, 인간과 같이 다른 종족의 표정을 읽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나마 인간과 같은 얼굴 구조를 가진 종족은 표정이 바로 드러나기 때문에 ‘대충 이런 표정이구나’같은 구분이라도 되는 편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어림짐작이라서, 제대로 된 구분은 안 된다.

       

        “예를 들어 보자면…… 너희들도 개나 고양이 같은 짐승들의 표정을 알아보지 못 하지 않느냐?”

       

        – ㅋㅋㅋㅋㅋㅋ

        – ㅋㅋㅋ

        – 아닠ㅋㅋㅋ 인간이 개냐고욬ㅋㅋㅋㅋ

        – 저 비유 들을 때마다 웃기넼ㅋㅋㅋ

        – 이해가 쏙쏙 되는데, 들을 때마다 자괴감듬.

        – 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의 채팅을 바라보며 전투를 이어나간다.

        여전히 초반부이기 때문일까?

        전투는 간단하게 끝났다.

       

        전투가 끝나고 다시 스토리 컷 신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숨을 헐떡거리며 서로의 등을 맞대고 있는 주인공 일행.

        그리고 그 주위를 두건 쓴 이들이 포위한 상태다.

       

        “음? 방금…… 내가 다 무찌른 것이 아니었나?”

       

        아까 전투에서 내가 승리했는데?

        그런데 왜 스토리에서는 주인공 일행이 지는 것 같은 분위기지?

       

        – ㅋㅋㅋㅋㅋㅋ

        – 원래 그런 거임.

        – 원래 그런 거니까, 놀라지 않으셔도 돼요

        – 전투가 다 그런거예요.

        – 대충 그런 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음…….”

       

        시청자들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위기에 빠진 주인공 일행.

        그리고 그들을 향해 적들이 총공격을 시작하려는 그때!

       

        = “지원군 등장!”

       

        콰앙!

       

        누군가가 주인공 일행을 구해주었다.

        거대한 대검을 든 캐릭터였다.

       

        그렇게 무사히 엘른으로 돌아온 주인공 일행.

        그들은 자신들이 본 ‘우상 숭배’를 엘른의 시장에게 보고하지만…….

       

        = “저들을 잡아라!”

       

        = “범죄자들을 잡아라!”

       

        오히려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된다.

        그 후 그들은…….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꾸나.”

       

        – 아.

        – 여기서 끊기네

        – 그래도 오늘 알찼다.

        – 가챠 방송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 ㅋㅋㅋㅋ

        – 플렉스 방송!

       

        어느새 방송 종료 시간을 알리는 시계를 바라보며, 나는 방송을 마무리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라면, 나름대로 광고 방송을 무사히 끝마쳤다고 할 수 있으려나?

       

        “이 게임은, 나중에 여유가 되면 또 하기로 하자꾸나.”

       

        – 오

        – 이제 고정 컨텐츠 하나 더 생기나?

        – 또 하면 저희야 좋죠.

        – 기대기대

       

        “그리고 다들 공지를 봤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모르니 언급하마.”

       

        나는 방송을 끄기 전, 작게 헛기침했다.

        그리고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고 판단되었을 때, 천천히 말했다.

       

        “내일은 오후 10시부터 방송을 시작할 거란다.”

       

        – ?

        – ???

        – 넹

        – ??

        – 왜요?

       

        역시나.

        내가 왜 밤 10시부터 방송을 시작하는지 모르는 이들이 존재했다.

        그렇기에 나는, 내일 방송 시간이 변경된 이유에 대해 말했다.

       

        “왜냐하면, 내일은 합방이 있기 때문이지.”

       

        나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 방송은 빠르게 끝냈습니다.

    사실상 가챠 외에는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요.

    다음 방송은, 무려 합방입니다.

    그것도….. 비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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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Dragon’s Internet Broadcast

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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