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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5

   또다시 들어오게 된 거인의 숲.

     

   예전에는 우기 탓에 홍수가 발생해 제대로 돌아볼 틈도 없었으나.

   현재의 거인의 숲은 하늘이 올려다보일 정도로 무척이나 맑은 상태였다.

     

   그래서일까.

   거인의 숲의 분위기 자체는 꽤나 운치 있게 보이기도 했다.

     

   압도적인 거대한 숲에서 나는 풀 내음과 시원한 바람은 무척이나 상쾌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쾌함이 크라슈 네만이 아닌 다른 생명체들에게도 똑같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더럽게 많네.”

     

   크라슈는 살짝 짜증스러움과 함께 눈앞에 쓰러트린 각종 거대 곤충 등을 보았다.

     

   놈들은 단 한 마리도 크라슈보다 작은 녀석들이 없었다.

     

   거인의 숲의 특징인 거대화.

   그러한 거대화를 거친 곤충들이 지닌 생체 무기는 무척이나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우기가 막 끝난 참이라 활동률이 높아.’

     

   우기가 끝난 만큼 한동안 하지 못했던 생식 활동률이 급격히 올라간 탓일까.

   크라슈와 비앙카는 나아가는 족족 곤충들과 마주쳐 전투를 벌여야 했다.

     

   ‘게다가 이놈들 이전보다 훨씬 포악해진 상태다.’

     

   거기에 거인의 숲에 최흉의 씨앗이 만들어지고 있는 와중이라서 그런지.

   거대 곤충들의 전투력은 물론 전투 의지까지 훨씬 강해져 있었다.

     

   침입자를 제거하기 위해 끝도 없이 몰려 들어오는 곤충 무리.

     

   지금은 곤충 정도이니 괜찮지만.

   슬슬 진짜 숲의 강자들이 보이기 시작할 시간이었다.

     

   그때.

     

   쿠웅!

     

   크라슈와 비앙카의 몸이 흔들릴 만큼 거대한 기척이 느껴졌다.

     

   쿠웅! 쿠웅! 쿠웅!

     

   그리고 그 기척은 더더욱 빨라지며 이쪽을 향해 세차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비앙카!”

     

   크라슈는 비앙카를 부르짖음과 동시에 그녀를 감싸 안은 뒤 도약했다.

     

   ‘엑셀.’

     

   몸에 서린 엑셀이 크라슈의 육체를 가속시키자 크라슈가 순식간에 그 장소를 회피했다.

     

   콰아아아아아앙!

     

   그 순간 크라슈와 비앙카가 있던 자리에 흙과 암석이 튀어 올랐다.

   곧이어 거기서 튀어나온 것은 벌렁거리는 코였다.

     

   복슬복슬한 고동색의 털과 앞발에 달린 손톱이 잘 발달한 동물.

   곤충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거대하기 그지없는 동물의 정체는 다름 아닌.

     

   “두더지예요.”

     

   두더지였다.

     

   바깥에서라면 그저 귀엽게만 보일 두더지지만.

   이곳에서는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귀여워요.”

     

   물론 동물 애호가 비앙카의 눈에는 그런 거대한 두더지마저도 귀엽게만 보였다.

     

   곤충을 상대할 때와 달리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는 비앙카가 더 귀엽지 않을까 싶지만.

   지금은 그런 감상에 빠질 틈이 없었다.

     

   두더지는 목표물을 잡지 못하자 바로 몸을 쏘옥 빼더니 땅을 파고 들어갔기 때문이다.

     

   더 이상 땅은 안전지대가 아니다.

     

   크라슈는 비앙카를 안아 든 채로 곧장 나무를 타고 올랐다.

     

   그러자 나무를 오르는 길에 있던 집게벌레가 집게를 들이밀었으나.

   크라슈는 그대로 도약해 놈의 머리를 콱하니 짓밟곤 나무를 타고 올랐다.

     

   “이대로 달려 나갈 거니까. 꽉 잡고 있어.”

     

   비앙카는 크라슈의 지시에 순순히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크라슈는 그것을 확인한 즉시 속도를 더욱 높였다.

     

   “이제 곧 보일 거 같아요.”

     

   거인의 숲 탐험도 슬슬 고지가 보이기 시작한 건가.

   크라슈는 비앙카의 말을 들으며 나무 위를 쭉쭉 나아갔다.

     

   그러는 순간 크라슈의 귀에 바람이 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조금만 더 가면 세계 침식의 주인이 보였을 테지만.

   이 소리는 무시할 수 있는 종류의 소리가 아니었다.

     

   크라슈가 급히 멈추며 나무에 우뚝 섰다.

   그러자 그 앞에 순식간에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빠른 속도로 비행한 생물의 정체는 다름 아닌 새였다.

     

   “흰점 찌르레기예요.”

     

   새를 포착한 비앙카의 설명이 짧게 이어졌다.

   호선을 그리며 날아간 새는 크라슈와 비앙카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크기를 지녔다.

     

   바깥에서라면 그저 지나가는 새겠지만.

   거인의 숲에서만큼은 포식자에 속하는 흰점 찌르레기였다.

     

   “비앙카, 주인까지 거리는?”

   “대략 1km 정도예요.”

     

   엑셀이 있는 크라슈에게는 정말 코 앞이다.

     

   그 순간 흰점 찌르레기가 비행을 마침과 함께 빠른 속도로 크라슈네를 향해 날아들었다.

     

   크라슈와 비앙카를 가볍게 짓이겨 버릴 거대한 발톱이 크라슈에게 닿으려는 순간.

   어느새 비앙카를 내려준 크라슈의 우뢰성이 번뜩였다.

     

   화륵-

     

   타오른 불길과 함께 우뢰성에서 뻗어나간 백염의 참격이 흰점 찌르레기의 발톱과 맞부딪쳤다.

     

   “피약!?”

     

   먹잇감이 설마 이 정도 화력의 공격을 낼 줄은 몰랐는지.

   깜짝 놀란 흰점 찌르레기가 날개를 퍼덕이며 그 자리를 피했다.

     

   ‘역시 거인의 숲의 영향으로 내구성까지 올라가 있나.’

     

   다리를 잘라 버릴 작정으로 휘두른 공격이었건만.

   흰점 찌르레기는 다리에 화상과 찰과상 정도만 입고, 도망쳤다.

     

   그저, 크기만 큰 게 아니란 소리였다.

     

   놈들 또한 세계 침식을 흡수한 침식종.

   이래서 금역이라는 건 겉보기로만 판단할 수 없는 곳이었다.

     

   크라슈는 비앙카를 업고, 나무를 다시금 박찼다.

     

   흰점 찌르레기가 사라진 틈을 타 빠른 속도로 질주한 탓일까.

     

   “저기요.”

     

   얼마 후 비앙카 쪽에서 발견을 알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앙카가 가리킨 방향을 따라 고개를 들자 거기에는 거인의 숲과 어울리지 않는 침식종이 하나 있었다.

     

   거인의 숲은 기존 생물이 거대화해서 침식종으로 다닌다.

   그러나 저기 보이는 침식종은 그러한 거인의 숲의 규율과 많이 동떨어져 있었다.

     

   새까만 몸체와 머리에 돋아난 세 개의 뿔.

   거기에 몸체보다도 훨씬 길게 아래로 늘어트려진 붉은색 머리카락 수십 가닥이 손의 형태로 바닥을 짚고 있었다.

     

   “저건 아카데미 수준으로 잡을 만한 수준은 넘었네.”

     

   크라슈는 침식종을 마주하자마자 짧게 혀를 찼다.

     

   세계 침식의 주인.

   적발귀(赤髮鬼).

     

   원래도 7성급으로 분류되는 만큼.

   크라슈에게 크게 영향받아 압도적인 수련 양으로 성장한 특급반 2기생들과 1기생들이 전력을 다 합쳐도 겨우 쓰러트릴까 말까 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 눈에 보이는 적발귀는 일반적인 녀석이 아니었다.

     

   거인의 숲의 세계 침식이 집어삼켜지며 영향을 받았는지.

   녀석은 기존에 알려져 있던 적발귀보다도 훨씬 거대한 크기와 내구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8성급.’

     

   크라슈는 적발귀의 등급을 새로 분류했다.

     

   예전 9성급 침식종 역야성 이후로 마주하게 된 높은 급의 침식종이다.

     

   그때는 크라슈 말고도 에벨아스크와 하링, 세계 최고의 해주사 벨투아까지 도움이 있었으나.

   오늘 이 자리에는 비앙카와 크라슈, 단 둘뿐이었다.

     

   ‘별만 따지면 아가레스랑 동급.’

     

   벌써 한참 된 일이지만 크라슈는 자신이 무찔렀던 아가레스를 지금도 기억한다.

   당시에도 주천 기사단과 릴리쉬가 없었다면 쓰러트리지 못했을 놈이었다.

     

   ‘위험도나 지닌 힘 면에서는 아가레스가 8성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니 아가레스에 미치는 수준은 아니지만.’

     

   적발귀 또한 만만치 않은 적임은 확실했다.

     

   “크라슈님.”

     

   가까이서 보니 적발귀의 수준을 체감한 건지 비앙카가 크라슈의 옷깃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3기생 학년 수석을 달성할 정도로 비앙카가 많이 강해졌다곤 하나.

   8성급 침식종을 상대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적어도 더 오랜 기간 단련이 필요하겠지.

     

   “걱정하지 마.”

     

   그런 비앙카의 머리에 크라슈가 손을 텁하니 올렸다.

     

   “비앙카, 너에게는 시선조차 못 두게 할 거니까.”

     

   크라슈의 몸에서 피어오른 백염이 비앙카를 따스하게 만들었다.

   크라슈가 지닌 아우라는 세계 침식자와 세계 침식종에게는 극독이다.

     

   크라슈는 그야말로 세계 침식에게 완전한 카운터였다.

   이제 와서 8성급 침식종이 두려울 리 없었다.

     

   그러한 열기 덕분에 비앙카 또한 떨림이 멎어 가기 시작했다.

     

   “쓰러트릴 거죠.”

     

   비앙카의 물음에 크라슈가 짧게 웃었다.

     

   “무조건.”

   “전력으로 도울게요.”

     

   믿음직스러운 대답이다.

   크라슈는 비앙카의 머리에 올렸던 손을 뗌과 동시에 바닥에 착지했다.

     

   “기릭.”

     

   그러자 적발귀 쪽에서도 이쪽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돌려왔다.

   크라슈의 몸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백염이 적발귀를 자극한 것이다.

     

   그 순간 크라슈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백염에 다른 기운이 섞였다.

     

   콰가각!

     

   주변 공간이 일그러질 만큼 서슬 퍼런 폭풍이 한차례 크라슈의 주위를 몰아쳤다.

     

   백룡의 기세였다.

     

   “기리리릭!”

     

   그러자 백룡의 기세를 엿본 적발귀의 붉은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백룡의 기세에 담긴 압도적인 존재감이 적발귀의 머릿속에 크라슈를 위험인물로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이로써 적발귀는 크라슈에게 절대 눈을 떼지 못하게 되었다.

     

   “너 머리카락 안 거추장스럽냐?”

     

   크라슈가 우뢰성을 늘어트림과 함께 새하얀 연기를 입 밖으로 내뱉었다.

     

   “내가 깔끔하게 잘라줄게.”

     

   도발과 함께 크라슈의 인영이 흩뜨려진 순간이었다.

     

     

   * * *

     

     

   거인의 숲 안쪽.

   백염의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백염의 불길의 주인은 다름 아닌 크라슈.

   우뢰성이 번뜩일 때마다 터져 나오는 백염의 불길은 거인의 숲을 어지럽혔다.

     

   그러한 백염의 불길 틈 사이.

   붉은색의 머리카락이 손의 형태로 변하여 마구잡이로 휘둘러졌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적발귀의 머리카락이었다.

     

   마치, 폭포처럼 쏟아지는 적발귀의 머리카락을 피하며 크라슈는 연신 백염을 흩뿌렸다.

     

   8성급 침식종까지 성장한 녀석답게 적발귀의 머리카락은 크라슈의 백염 앞에서도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거인의 숲의 영향으로 크기가 열 배가량 커진 적발귀의 머리카락은 이전보다도 훨씬 까다로웠다.

     

   크기만큼이나 모발의 수가 많아진 탓에 크라슈는 앞이 분간이 안 갈 만큼 쏟아지는 머리카락과 싸워야 했다.

     

   ‘재생력도 갖추고 있나.’

     

   크라슈의 백염에 타오른 붉은 머리카락들은 어느덧 시간이 지나 원래의 형태로 돌아왔다.

   덕분에 크라슈는 붉은 머리카락의 세계에 갇힌 기분을 느껴야 했다.

     

   왼쪽을 봐도 오른쪽을 봐도 위를 봐도 아래를 봐도 온통 붉은 머리카락.

   게다가 머리카락에는 저주까지 듬뿍 서려 잡히는 순간 육체가 분해 되어 버릴 것이다.

     

   아직까지 본체에 다가서지도 못한 마당.

   이대로는 하루종일 머리카락만 베다가 끝날 판이었다.

     

   ‘그렇다면.’

     

   이쪽도 생각해둔 수를 꺼내는 수밖에.

     

   우뢰성을 휘두르던 크라슈가 큰 도약과 함께 한차례 물러섰다.

   그러자 붉은 머리카락들이 즉시 크라슈를 쫓아 왔다.

     

   크라슈는 눈앞에 붉은 머리카락의 해일이 덮쳐 오는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그런 붉은 머리카락의 해일 앞에서 크라슈는 우뢰성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크라슈가 준비 자세를 택한 그 순간.

   크라슈의 몸에서 백룡의 기세가 솟아올랐다.

     

   치솟아 오른 백룡의 기세에 서린 것은 냉기가 아닌 백염.

   백염이 서린 기세가 붉은 머리카락과 닿았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각!

     

   백염이 깃든 백룡의 기세가 붉은 머리카락과 맞부딪치며 소음이 울려 퍼졌다.

     

   백룡의 기세를 풀로 전개하고 있는 크라슈는 그 속에서 조용히 집중 상태에 빠져들고 있었다.

   백룡의 기세를 사용하며 집중 상태에 빠진다.

     

   두 개를 분류해서 사용하는 사실상 기행에 가까운 행위였지만.

   크라슈가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일이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적은 강해진다.

   그러한 강적들을 상대론 찰나의 순간 하나하나가 전부 위기로 작용할 것이다.

     

   크라슈의 특기는 검귀의 발도술을 바탕으로 힘을 한계까지 축적 하는 데서 나온다.

     

   이러한 축적을 위해 필요한 것은 시간.

     

   백룡의 기세는 그런 시간을 벌어 주는 데 최적화 되어 있었다.

     

   [ 뇌를 반으로 쪼개버릴 작정이냐? ]

     

   집중 상태에 빠진 채로 백룡의 기세를 유지한다.

   크림슨가든의 말대로 크라슈는 뇌에 강렬한 부하를 느꼈다.

     

   까득!

     

   그렇지만 크라슈는 이를 으스러지라 깨물며 악착같이 견뎌냈다.

     

   익시온은 지금도 더 큰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흉의 씨앗들은 본격적으로 발아하기 시작하며 세계 침식을 최흉으로 변질시킬 것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사선은 늘어난다.

   이 망할 놈의 세상을 지키기 위해 크라슈는 조금이라도 실전 응용을 늘려놔야 했다.

     

   크라슈의 정신의 깊디깊은 호수 속.

     

   토옥-

     

   한 방울의 물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이윽고, 그 물방울은 정신의 호수 속에 파문을 일으키며 뻗어 나갔고.

   일으켜진 파문을 따라 호수 위 용오름이 치솟아 올랐다.

     

   치솟아 오른 용오름의 위.

   녹스의 밤하늘이 드리웠다.

     

   드리운 밤하늘 위에 일제히 빛나기 시작한 일곱 별이 용오름에 그 힘을 부여했다.

     

   빠드득!

     

   크라슈의 이마 위에 생긴 힘줄과 함께 크라슈의 입에서 새하얀 연기가 흘러나왔다.

     

   투둑-

     

   뇌의 용량을 너무 사용한 대가로 흘러나온 코피가 열기에 증발하며 사라졌다.

     

   그 순간 크라슈의 볼 가에 비늘이 돋아났다.

     

   화륵-

     

   아주 짧게 들려온 불길의 소리와 함께 백룡의 기세가 일순간 붉은 머리카락을 전부 일소시켰다.

     

   수라와 나찰을 넘어 도달한 새로운 경지.

     

   멸천화룡(滅天火龍)

     

   “기릭!”

     

   적발귀도 크라슈의 변화를 뒤늦게 알아차렸다.

   적발귀의 머리카락이 또다시 크라슈를 향해 쏟아져 내렸다.

     

   멸천화룡에 도달한 대가로 순간적으로 백룡의 기세가 사라졌다.

   그 결과, 크라슈를 붉은 머리카락이 뒤덮으려는 순간.

     

   환수룡 비앙카류

   글라이시스 라디우스

     

   새하얀 빛의 섬광이 뻗어 나갔다.

   몰아쳐 온 냉기의 브레스가 붉은 머리카락을 꿰뚫은 것이다.

     

   저 멀리 비앙카가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크라슈와 똑같이 한계를 쥐어 짜낸 일격이었다.

     

   그리고 그 일격은 확실한 기회를 만들어 내었다.

   크라슈와 적발귀 사이를 막던 붉은 머리카락이 사라지고, 뻥 뚫린 공간이 나타났다.

     

   뒤늦게 적발귀가 머리카락을 재생시키고 있었으나 때는 늦었다.

     

   파각!

     

   뇌기로 만들어진 검집이 부서지는 소리가 선명히 울려 퍼졌다. 크라슈의 몸에 엑셀이 서렸다.

     

   가속화된 그의 육체가 바닥을 박찬 순간.

   소리조차 뒤늦을 만큼 거센 광풍이 불어 닥쳤다.

     

   적발귀가 서둘러 크라슈를 막고자 머리카락을 조종했을 때는 늦었다.

     

   적발귀의 코앞.

   붉은 눈동자를 번뜩인 크라슈가 새하얀 검신의 검을 내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익!”

     

   멸화침식(滅火浸蝕)

   사식(四式)

   멸화절야(滅火切夜)

     

   적발귀의 단말마와 함께 뻗어진 검날이 놈의 목에 박혀 들었다.

   부드러운 살을 가르고, 뻗어나간 검날은 이내 적발귀의 목을 지나 반대편으로 빠져나왔다.

     

   쿠당탕!

     

   엑셀로 육체를 워낙 가속한 탓에 그 힘을 감당치 못하고 크라슈가 한참을 날아가 바닥을 나뒹군 순간.

     

   쿠웅!

     

   거대한 적발귀의 머리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동시에 놈의 머리카락 또한 사라져 가며 적발귀의 죽음을 알렸다.

     

   그리고 제국을 위기에 몰아넣었던 역병, 검은 손의발병지가 종식을 고함을 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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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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