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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7

       “스, 스승님?”

       “……”

         

       유세하는 눈앞의 둘을 바라보았다.

         

       팽진아, 매화검후.

       둘 다 헤지고 낡았으며,

       피범벅인 무복을 입고 있었다.

       다행히 본인들의 피는 아니었다.

         

       유세하는 저 모습에서 두 사람 모두,

       ‘탑’을 나온 직후, 즉시 이곳까지 왔다는 걸 깨달았다.

       말 그대로 스스로 챙길 여유 없이 즉시 달려와 준 거다.

         

       감사함과 미안함에 쓰게 웃는 유세하.

         

       다시금 보니 둘에게서 상당한 힘이 느껴졌다.

         

       검귀와의 혈전을 통해,

       단숨에 계단을 부서트리고,

       날아올라 별이 되었으며,

       그 너머의 천체(天體)까지 발을 들인 유세하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뚜렷하게 인지되지 않았던,

       매화검후, 팽진아의 강함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많이 강해지셨구나.’

         

       단기간에 강해진 유세하가 할 말은 절대 아니지만,

       정상적인 훈련으로 이리 단시간에 저만큼 강해지는 것은 통상적으로 불가능하다.

         

       필시 강력한 보상을 받고, 격을 올렸기에 가능한 법.

       <검제의 탑> 미공략 층을 클리어 한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유세하는 절로 낯빛이 어두워졌다.

       명백히 강해진 것은 맞지만,

         

       눈앞의 저 괴물 같은 노친네에 비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두 사람이 죽일 각오로 합공한다고 해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 * *

         

         

       “……”

         

       한편, 그런 유세하를 팽진아는 떨리는 눈동자로 바라봤다.

       치사량을 아득히 넘어선,

       혈액이 주변에 흥건했다.

         

       여기에 유세하의 몸 상태는 완전히 넝마가 되어있었다.

       일부는 내부 장기까지 보일 정도.

         

       이것만으로도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은데…

       더 충격적인 게 바로 코앞에 있었다.

         

       ‘…도, 도대체…’

         

       저, 하반신은 뭐라는 말인가…?

         

       허리 부근에서 명백히 다른 이형의 육체가 보였다.

       팽진아도 직접 싸워본 장본인이다.

       저게 뭔지는 안다.

         

       ‘어, 어째서 기린의 신체 부위가 유세하 생도에게 달려 있는 거지?’

         

       팽진아는 오랜 경험을 통해 확신했다.

       지금 유세하가 취한 저 모습.

       능하악처럼 괴수, 거대화 등의 변신계 스킬과는 아예 차원이 다른 변화라는 것을…

         

       ‘……’

         

       팽진아는 신음을 삼켰다.

       차오르는 눈물을 겨우 참았다.

       늦게 온 것이 너무나도 미안했다.

         

       그가 저리 변할 정도로 고통받도록 내버려 둔 자신이,

       스승이라는 말을 올릴 수 없을 정도로 한심했다.

         

       절로 떨려오는 육체의 흔들림.

       순간, 매화검후가 일침을 내뱉었다.

         

       “진아, 정신 차려, 원수가 눈앞에 있다.”

       “……!”

         

       팽진아는 이를 악다물었다.

       손에 들린 <청운>을 부서지라 움켜쥐었다.

         

       그래, 지금은…

         

       눈앞의 원수를,

       어머니를 죽인 존재를,

       검귀를 마주 봐야 할 시간이었다.

         

       *

         

       “……”

         

       검귀는 끼어든 둘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뭐, 대충은 아는 얼굴.

         

       하지만 그딴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매우 매우 흥이 깨졌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억할 가치도 없는 벌레들이 끼어들었군.”

       “…이 새끼가…”

        “진아! 진정해!”

         

       검귀는 팽진아의 귀여운 살기에 콧방귀를 끼며, 유세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곧 기괴한 웃음을 지었다.

         

       “아쉽게 됐구나, 그래도 이 정도면 가르칠 만큼은 다 가르친 것 같군. 역시 내 제자다.”

         

       ‘제자’라는 망발에 더는 참지 못하는 팽진아.

       핏발 선 눈으로 <청운>에 힘을 불어넣으며 달려들었다.

       매화검후 또한 환도를 뽑아 보조하듯 달려들었다.

         

       검귀는 양각을 잡는 둘을, 신경도 쓰지 않았다.

       눈 하나, 귀 하나,

       심지어 무인에게 있어 생명이라는 왼팔마저 잃었음에도,

       그는 조금도 노쇠하지 않았다.

         

       장도를 들었다.

       단 한 번의 휘둘림.

       둘이 날리는 검극을 저지하며,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여전히 그의 시선은,

       유세하를 향해 꽂혀있었다.

         

       “다음 만남에서 얼마나 위로 올라갔는지 점검하겠다. 제자여. 그때는 내 목을 가져가거라. 기꺼이 내주마.”

       “그, 입…닥쳐!!!”

         

       팽진아는 활화산 같은 분노를 터트리며 [패천검법], [팽아호령검] 2개가 합쳐진 검술을 펼쳤다.

         

       마찬가지로 [이십수매화검법]으로 환검, 폭검을 펼치던 매화검후가 유세하를 향해 소리쳤다.

         

       “유세하군! 어서 가! 어서! 여기는 우리에게 맡기고!”

       “……넵!”

         

       유세하는 기린의 하체를 일으켰다.

       망설이지 않았다.

         

       아주 일순간,

       여기서 셋이 합공하여 검귀를 죽여야 하지 않냐고 생각했지만…

         

       ‘…보이지 않아.’

         

       지금 저 부상이어도 검귀를 죽인다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단언할 수 있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여유롭게 도망칠 수 있었다.

       분하지만 그 정도의 터무니없는 힘을 가진 게 바로 검귀였다.

       그리고 일의 중요성을 망각하면 안 된다.

         

       ‘지금은…!’

         

       마왕의 부활을,

       우리 애들을 구하는 게 먼저다!

       여기는 두 사람을 믿고 맡기기로 하였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기마 폼>.

       마력을 불어넣는 족족 번개를 일으키며 매서운 속도로 달려 나갔다.

         

       유세하는 다시금 [신수의 숨결]을 들어 올렸다.

       두 번째 옵션이 발동되며 바닥을 쳤던 마력이 천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는 일행이 있는 곳을 향해 매섭게 돌진했다.

         

         

       * * *

         

         

       <고니스 헌터 아카데미> 중앙부.

       <마왕의 신전>.

         

       무엇과 비교도 안 될 만큼 진하고 정순한 마기가 휘몰아쳤다.

         

       마기의 근원은 문하연이 의식을 치른 신전 정중앙.

         

       그곳에서 거대한 양팔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거인에 가까운 무언가.

         

       세간에 흔히, 마왕이라 불리는 존재.

       72마왕 중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존재가,

       강력한 힘을 흩뿌리고 있었다.

         

       하나하나 터무니없는 힘이지만,

       그것을 다루는 마왕의 자아는 불완전했다.

         

       덕분에 원래라면 싸움조차 되지 못할 전력 차지만,

       마하나, 주나용은 나름대로 잘 대적하고 있었다.

         

       여기에 둘 말고도 한 사람 더 있는 것도 꽤 컸다.

       찬란한 섬광과 함께 종횡무진 날아다니듯 이동하는 주황 머리의 수녀.

         

       “마우, 마우, 마우우우!!!”

         

       정체는 바로 마우우 소녀.

       최마리였다.

       

       부랴부랴 합류한 그녀는, 말 그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갈아 넣고 있었다.

         

       단순히 뒤에서 힐이라던가,

       버프 같은 걸 주는 수준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그녀가 맡은 것은 ‘탱킹’.

       정확하게는 회피 탱커였다.

         

       쾅, 쾅, 쾅!!!

         

       “마우우우!!!”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최마리의 달리기 속도.

       그녀의 양다리에 감도는 기운과 형상,

       틀림없이 신수 <발바토스>의 속도였다.

         

       ―덤으로…머지않은 미래에 있을 일을 대비해서 제가 힘 좀 남겨드렸어요. 유용할 겁니다.

         

       최마리는 그녀에게 감사했다.

       힘을 남겨두었다는 말.

         

       분명 이것을 위해서였다는 것을 인지한 최마리는,

       최속의 신수가 가진 속도를 기반으로 마왕의 시야를 교란했다.

         

       현재 마왕은 제대로 된 인지와 자아를 가지지 못한, 말 그대로 본인의 이명조차 모르는 상태.

         

       제대로 된 스킬이 아니라,

       그냥 마기를 흩뿌리고 있었다.

         

       최마리는 그것을 여유롭게 피하며, 어그로를 끌었다.

         

       그 틈을 타서 주나용, 마하나가 끊임없이 마왕을 타격했다.

         

       효율적인 전략.

       하지만 결국, 이것도 장기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한에 가까운 마기를 보유한 마왕의 쪽으로 점점 승패가 기울어졌다.

         

       “마우, 마우, 다, 다이어트보다…100배는 더 힘들엇!”

       “마리 선배 위험해요!”

       “마우우!?”

       

       지쳐서 점점 느려지는 최마리.

       바로 옆으로 거대한 마기탄이 스치며,

       섬뜩한 소리를 내었다.

         

       다행히 맞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정말 위험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마하나와 주나용이 소리쳤다.

         

       “마리 선배! 이 정도면 충분해요!”

       “맞아요! 이제부터는 저랑 하나가 할게요!”

         

       마하나는 최마리를 향해 신호를 주었다.

       앙증맞은 고양이 꼬리 2개를 위로 올리며,

       7, 7을 가리키는 것.

         

       최마리는 바로 이행했다.

       객기 부릴 때가 아니니까.

       그리고 자신이 생각해도 이 정도면 잘했다.

       뒤로 물러서며 양손을 모았다.

         

       찬란한 빛과 함께 나타나는 럭키머신.

       대기하고 있던 마하나가 손에 들린 방패를 부메랑처럼 집어던졌다.

         

       단숨에 레버에 명중!

       되돌아온 방패가 마하나의 손에 들리는 직후,

       최마리의 몸에서 강렬한 빛이 터져 나왔다.

         

       [‘럭키머신’이 발동됩니다. 에픽(Epic) 등급의 스킬입니다.]

       [신이 직접 하사한 도박의 권능이 최마리의 운을 시험합니다.]

       [‘眞-네코마타의 행운’이 추가로 발동됩니다.]

       [빙고가 당첨됩니다! 일시적으로 ‘최마리’의 모든 능력치가 상승하며, 신성력의 제한이 해제됩니다.]

       [‘최마리’에게 ‘성법 불러오기’ 권능이 추가됩니다.]

         

       최마리는 양손을 모았다.

       그녀가 아는 한도 내에서 가장 강력한 ‘성법’.

         

       몇 달 전, <해룡>의 몸체를 꿰뚫었던 무수히 많은 검날을 생각했다.

         

       하나하나 무형검을 이루며 가공할 예기를 흩뿌렸던 그 기술을 다시금 펼쳤다.

         

       최마리를 중심으로 수십 개의 검날이 뿜어져 나왔다.

       하나하나 제대로 된 형태, 두께, 날을 구성하지 않은 칼날은, 단숨에 마왕의 몸체에 작렬했다.

         

       ―!!!!!!!!!!!!!

         

       거의 처음으로 듣는 마왕의 비명.

       모든 힘을 다 써 탈진한 최마리가,

       바닥에 엎어졌다.

         

       “마우, 마우우에엥…”

         

       목에 걸린 <마법제>의 아티팩트가 작동.

       사라지는 동시에 <럭키머신>의 힘이,

       모두 마하나에게 옮겨졌다.

         

       힘을 받아들인 마하나가 양손을 번쩍 올리며 하악질을 했다.

         

       “므아아아앙!!! 슈퍼 므냥이의 턴!!!”

         

       하이퍼모드가 된 마하나.

       그녀는 달렸다.

         

       방출되는 마력과 속도 모두 <럭키머신>을 고려해도,

       평소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은 상태였다.

         

       이유는 간단.

       손등에 새겨진 문양,

       <공유>로 인해 더욱 강해진 능력치 덕분이었다.

         

       소중한 은인이자 사랑하는 사람, 유세하를 통해 공급받은 힘.

       현재 마하나는 확실하게 벽을 뛰어넘어, A급 중위권에 도달한 상태였다.

         

       비척거리는 마왕을 향해 방패를 꽂아 넣는 마하나는, 그 상태 그대로 성법을 발휘했다.

         

       “[찬탈하는 빛의 파동]!”

         

       강렬한 신성이 퍼지며, 마왕의 형상이 더더욱 줄어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준비를 마친 주나용이 소리쳤다.

         

       “마하나 옆으로!”

         

       마하나가 ‘냥냥긴급탈출!’을 펼치는 그 순간,

         

       작렬하는 브레스.

         

       <투명> 속성을 부여한 투명 브레스가 마왕의 복부를 관통했다.

       ‘뻥’ 하고! 구멍이 뚫리는 마왕이지만,

       원래부터 제대로 된 육체가 없는 초월자는,

       다시금 마기를 사용하며 복원하기 시작했다.

         

       마치, 절대 끝나지 않는 승부 같지만,

       주나용은 잘 알고 있었다.

         

       “확실하게 크기가 줄었어!”

       “므앙!”

         

       마왕의 힘이 점점 약해져 간다는 것을,

         

       이는 문보라와 치열하게 싸우는 술사 문하연에게도 영향이 고대로 간다는 소리였다.

         

       주나용은 문보라를 믿으며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상기했다.

         

       ‘여기서 형체를 유지 할 수 없을 만큼 약화시킨다!’

         

       동료를 믿기에 할 수 있는 판단!

         

       주나용은 맹렬하게 돌진했다.

       전신에 새로운 힘을 상징하는 푸른 불꽃이 휘감겼다.

       <공유>로 빌린 [굉음 치는 뇌격]까지 둘렀다.

         

       주나용은 주먹을 쥐었다.

       오른손 손바닥부터 시작해 겨드랑이까지 문양이 그려졌다.

       틀림없는, <궁극스킬>의 발현.

         

       “<타오르고 으스러져라>!”

         

       나만의 필살기!

         

       “용용붕권!!!”

         

       그대로 청염과 번개를 두른 촌스럽기 짝이 없는 필살기가, 마왕에게 작렬했다.

         

       *

         

       자욱하게 퍼져나가는 연기 속,

         

       마하나, 주나용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구태여 ‘해치웠나?’ 같은 초치는 말도 하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게 맞을 거다.

         

       거두어진 연기 너머,

       크기가 매우 작아진 마왕이 보였다.

       거의 마하나보다 조금 더 큰 수준.

         

       다만, 아까랑 다르게 차분해진 눈동자가 돋보였다.

       순간 여성인지, 남성인지 알 수 없는 존재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무척 매혹적인 울림에 주나용은 흠칫 몸을 떨었다.

         

       ―케아리스의 후손인가, 예나 지금이나 화끈하군.

         

       “용아아…!”

         

       갑작스러운 대화에 당황하는 두 사람.

       그러거나 말거나 하도 두들겨 맞아 자아를 되찾은 마왕은,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군.

         

       내 이름은 카잔티아.

         

       ―72 마왕 중 가장 처음으로 눈을 뜬 존재다.

         

       설마, 마왕이 직접 인사를 할 줄이야.

       둘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고,

       마왕 카잔티아는 힐끗 뒤를 돌아봤다.

         

       얼음벽이 세워진 장소.

       딱 봐도 격렬한 마력이 충돌하고 있었다.

       이것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카잔티아는 돌연 중얼거렸다.

         

       ―…어린 소녀가 이 세상에 증오를 품었구나. 그래, 날 일깨운 건 저 아이인가…당연히 당서란 그년이라고 생각했는데.

         

       과연, 뒤통수를 맞은 건가.

       이건, 이거대로 재밌구나.

         

       ―그래 저 정도는 되어야, 분수도 모르는 어리석음을 품을 수 있는 법. 그래서 더 흥미롭구나. 재미는 있겠어.

         

       “……”

       “……”

         

       뭔지 모를 말을 중얼거리는 마왕,

       주나용은 한눈파는 지금, 이 순간,

       한 방 먹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만 할 뿐.

       그것을 현실로 실행할 수는 없었다.

       이유는 숨이 턱 막힐 듯 차오르는 공포 때문이었다.

         

       ‘…도, 도대체 이게 무슨…’

         

       분명…

       분명 힘은 더 약해진 게 틀림없었다.

       마기의 발산도 미약했고,

         

       조금 전 거대한 형상이 아닌,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인간형의 조금만 한 모습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두려웠다.

       처음부터 ‘초월종’으로 태어난 존재이기에,

       가지는 압도적인 격의 차이.

         

       말 그대로 저 하늘의 별이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초월자.

         

       ‘이, 이게 마왕…이라는 건가?’

         

       으득-!

         

       주나용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고통으로 공포를 떨치는 것.

         

       확실히 좋은 판단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눈앞의 마왕은,

       조금 전 그저 힘만 센 의지 없는 고깃덩이가 아니었다.

         

       지잉-!

         

       대처할 틈도 없이, 정확히 적중되는 검은색 빛줄기.

       겁을 먹은 마하나가 크게 소리쳤다.

         

       “컥!”

       “나, 나용아!”

       ―…음? 생각보다 너무 약하구나, 그 적룡왕의 후손이거늘…멀리 떨어진 곳에서 느껴지는 두 남자가 이곳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둘 중 하나라도 이곳에 오면 나조차도 상대하기 힘들 텐데…

       “므샤아아악!”

       

       마하나는 머리끝까지 솟구치는 분노로 공포를 떨쳤다.

       색 노란빛으로 타오르는 눈동자.

         

       마하나는 몰랐지만, 그녀의 홍채는 그저 묘인족 특유의 세로 형태가 아닌 무엇인가 특이한 문양을 그렸다.

         

       그것을 쳐다본 카잔티아가 순간 움찔거렸다.

       마치, 무엇인가 충격적인 걸 본다는 듯한 반응.

         

       “요, 용아아…하, 하나야, 괜찮아…”

       “나용아? 사, 상처는!?”

       “…걱정하지 마. 이게 지켜줬어.”

       

       주나용은 양손에 끼고 있던 [헬리오스의 심판]을 들어 올렸다.

         

       유세하가 그녀를 위해 준비한 무구가,

       목숨을 한 번 살려준 거였다.

         

       카잔티아 또한 이것을 눈치챘다.

       다시 한번 가느다란 이형의 손가락을 들어,

       검은 빛줄기를 모았다.

         

       “므아아아앙!”

         

       마하나는 그냥 두고 보지 않았다.

       주나용의 앞에 섰다.

       당당히 [해룡의 방패], [헬룬의 이빨]을 들어 올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보겠다는 다짐.

         

       그것을 바라보던 마왕.

       돌연, 힘을 거두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듯 양손을 내렸다.

         

       “…므아앙?”

         

       이내, 당황하는 마하나를 향해 작게 중얼거렸다.

       지금, 이 자리에서 오로지 마하나와 카잔티아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가 울려 퍼졌다.

         

       4개의 귀로 말을 들은 마하나,

       돌처럼 굳은 채 멍하니 반문했다.

         

       “…무, 뭐, 뭐?”

         

       ―…말했을 텐데. 동족을 공격하는 건 나라고 해도 허락되지 않는 법이라고.

         

       카잔티아는 시선을 돌렸다.

       아예 싸움조차 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어차피 나는 저 건방진 술사에 의해 잡아먹힐 운명이다. 나는 그것을 거부하지 않을 거다. 애초에 과거 드래곤에게 패배했던 그 시점부터 우리들의 야망은 꺾였다. 당서란은 그걸 모르고 나대는 것뿐이고.

         

       ―그러니 괜히 힘쓰지 말고 물러나거라.

         

       ―아직 작고 어린……

         

       마왕이여.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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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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