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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8

       “자세히 설명을 해보거라.”

       

       이 곳의 술법이 본인이 펼치는 무공과 닮았다니? 그게 무슨 소리더냐?

       

       “민가. 그대가 운기를 할 적에 자신의 내기로 주변의 내기를 집어삼킨 적이 있지 않았느냐.”

       “그랬지.”

       

       정상적인 운기와는 거리가 먼 방법이다.

       

       천마신공의 특성에 더불어 본인이 그 신공을 완벽히 다스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방식.

       

       다른 이가 따라하려든다면 내기를 증진시키는 속도보다 주화입마에 빠지는 속도가 더 빠를 기행.

       

       “본인은 그 때 그대의 옆에서 기운이 움직이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본인이 살아오며 보지 못했던 기운의 흐름이었으니까.”

       “그 움직임이 지금 이 곳에 존재하는 술법과 닮아있다?”

       “같다는 소린 아니다. 느낌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바루는 그리 이야기를 하고는 나를 데리고 고독의 장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여기에 존재하는 술법은 내가 내는 기운이 넘실거릴 적과 닮아있고, 또 다른 곳에 존재하는 술법은 본인의 내기가 다른 내기를 잡아먹을 때와는 닮아있으며, 그리고 또…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이해가 되느냐?”

       “대충은.”

       

       바루가 해 준 설명을 들은 나는 그녀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 말을 하고 기운을 펼쳤다.

       

       운기를 할 때에 그랬던 것처럼 천마신공의 내기를 주변으로 흘린 후 그 곳에 도사리는 기운을 잡아먹는다.

       

       그러자 바루가 설명해주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루의 설명이 옳구나. 완벽히 같다 말하기는 어려우나 닮은 구석이 있기는 해.

       

       천마신교에 머무를 적에는 그저 신비한 힘이 깃든 장소라고만 생각을 했다만 그 안에 천마신공과 관련된 것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과거 본인이 막 이 몸에 깃들었을 무렵 백화령의 아버지 되던 자가 이야기하기로 이 곳은 천마신교의 초대가 만든 공간이라 하였지.

       

       그렇다는 소리는 최초의 천마는 단순히 무공을 다루는 인간이 아니라 도술마저 익힌 자였다는 소리인가.

       

       허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바루를 데리고 온 것이다만 어째 궁금증이 새로이 생겨났구나.

       

       답답함에 곰방대를 입에 물었다.

       

       고독의 장소에 대해 조사를 하려면 과거 천마신교의 역사를 뒤져야 할 터이나 그것이 기록된 서적들은 과거 천마신교가 무너졌을 적에 모두 다 불에 타버렸다.

       

       당시의 생존자들이 무공과 관련된 서적은 어찌저찌 챙겼다마는 그 뿐. 본인이 기억하는 바가 맞다면 다른 서적들은 대부분 소실되었을 것이다.

       

       고독의 장소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는 서적 또한 그러하리라. 일단 찾아보기는 하겠지만 기대는 접어 두는 편이 낫겠지.

       

       본인이 혀를 차는 것을 보고 무어라 생각을 한 건지 바루가 애매하게 웃음을 흘렸다.

       

       “이 곳의 술식은 본인으로써도 난생 처음 보는 것 투성이인지라 당장 명확한 답을 내어주진 못하겠구나.”

       “그대를 질책한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거라. 앞서 말했지 않으냐. 급할 것은 없다고.”

       

       시간을 들인다 하여 천마신교가 무너지고 고독의 장소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이 놈들의 명줄은 질기니까.

       

       본인이 이 곳에서 떠나가고 현대에 향하게 될 적까지도 제 몸을 건사하던 녀석들이다. 앞으로 수십년 정도는 여유를 부려도 괜찮으니라.

       

       그리 이야기를 하며 바루의 머리를 쓰다듬던 중 한 가지 생각이 났다.

       

       이 곳의 술법을 만든 이가 천마신공의 재창자라면 이 곳에 도사리는 술법들의 원리로 천마신공과 같지 않을까.

       

       바루의 머리에서 손을 떼며 다시금 주변에 기운을 퍼트렸다.

       

       기운으로써 그림을 그리는 데에는 이미 익숙해진지 오래다. 여태까지 지겹도록 연습을 해왔으니 말이다.

       

       이 곳에 펼쳐지던 기운을 따라 그림을 그린다.

       

       바라는 것은 주변을 집어 삼키는 포악한 내기일 지어니.

       

       그림이 완성되자 일순 이 안에서 계속해서 움직이던 모든 기운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도를 볼 수 있게 된 후 처음으로 마주하는 공허. 텅 비어 있기에 오히려 괴이한 풍경.

       

       허나 그 광경이 길게 지속되지는 않았다. 세상은 자신이 언제 조용했냐 이야기하듯 수많은 기운으로 가득 찼다.

       

       “…무슨?”

       

       경악에 빠진 바루를 뒤로 한 채 곰방대의 끝을 살짝 씹었다.

       

       방금 전 그 풍경은 세상에서 도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본인이 펼친 술법이 이 안의 기운을 모두 다 집어 삼킨 것이지.

       

       천마신공과 같은 그 포악스러운 입으로 말이다.

       

       그 증거로 본인의 몸 안에는 방금 전에 집어 삼켰던 기운들이 이 곳에서 내보내달라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민가야. 방금 전의 것은 도대체 무엇이더냐?!”

       “이 곳을 만든 이는 천마신공의 시초가 맞는 듯 하군.”

       

       방금 전의 그 감각은 본인이 천마신공을 펼쳐 내기를 집어삼켰을 때와 동일했다.

       

       푸흐. 본인은 천마신공에 관하여 모든 것을 깨쳤다 생각을 했거늘 새로운 것이 남아 있었느냐.

       

       무어라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군.

       

       벽.

       

       새로운 벽.

       

       이전에 한국의 자그마한 섬에서 마주했던 그 벽의 모습이 더 선명해졌다.

       

       그리고 그 벽을 무너트릴 방법 또한.

       

       쿨럭. 기침이 터져나오는 것을 막은 손에 피가 묻어 나왔다.

       

       과연. 지금 내가 펼친 방식은 정답이 아니라는 것인가.

       

       전인미답의 경지를 추측으로만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레 실수가 생겨나는 모양이구나.

       

       “민가야?!”

       “바루야. 잠시 여기서 기다리거라.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올 터이니.”

       

       무공을 사용하는 데 실패했을 때처럼 본인의 몸에 반동이 돌아왔다.

       

       혈도가 뒤틀린 것이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 같구나. 이런 때에는 이게 게임 속이라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러워.

       

       아무리 커다란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다시금 도전하면 될 뿐이니까.

       

       “아. 그리고 말이다. 백화령에게 찾아가 종이와 붓을 가지고서 이 곳에 존재하는 기운들을 그려줄 수 있겠느냐? 이를 가지고 연구를 할 때마다 여기에 찾아오긴 번거로워서 말이다.”

       

       이를 연구하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알 수 없는데 이 곳에서 무언가를 할 순 없지.

       

       천마신교가 박살이 나건 말건 내 알바는 아니다만 백화령에게는 그렇지 아니할 터이니.

       

       “…알겠다. 그러고 있을 테니 빨리 돌아오도록 하거라.”

       “무얼. 이러는 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니잖으냐.”

       “하루 이틀 일이 아니어서 문제인 게다. 이 놈아.”

       

       아무리 외부인이라 할지언정 너무 몸을 막 다루는 것 아니냐는 바루의 잔소리를 한 귀로 흘리며 눈을 감았다.

       

       당분간은 남는 시간에는 이를 연구하는 데 몰두해야겠군.

       

       마음 같아서는 칩거를 한 채 저것에만 몰두를 하고 싶다만 벌여둔 것이 너무 많아.

       

       방송 일이라거나 마이튜브라거나 학교라던가 엔리와의 약속이라던가.

       

       현대에 오게 되며 내 주변이 많이 달라졌구나.

       

       내 손으로 모든 연을 끊어버렸던 무림에서라면 이런 생각을 할 이유가 없을 터인데 말이야.

       

       귀찮지만 나쁘지는 않아.

       

       *

       

       <엔리. 이번 쓰레드 스트리머 서버 참가할거야?>

       

       쓰레드. 지금으로부터 1년 전쯤에 나온 VR 판타지 생존게임.

       

       2000년대 판타지 소설에 나올 법한 검과 마법의 세계에 맨몸으로 떨어져 여러 위협 속에서 성장하며 다른 플레이어와 싸우는 것이 주가 되는 게임이다.

       

       게임 자체는 상당히 잘 뽑힌 녀석이다. 쓰레드가 처음 나왔을 무렵 엔리가 몇 날 밤을 새어가며 그 게임을 즐겼을 지경이니까.

       

       허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쓰레드는 방송용 게임으로는 부적합해졌다.

       

       게임의 보는 재미가 부족해서는 아니었다. 문제는 하나였다. 저격.

       

       컨텐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공개된 서버에서 며칠 동안 게임을 해야 하는 쓰레드의 특성상 스트리머는 다른 유저들의 저격에 노출되기가 너무 쉬웠다.

       

       특히 엔리처럼 많은 시청자들이 보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방송인이 화를 내는 것 그리고 그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기분나빠하는 것을 즐기는 정신 나간 인간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트롤링을 저질렀다.

       

       그 때문에 피해를 본 여러 이들이 유저를 신고했지만 제작사는 묵묵무답이었다.

       

       유저들의 트롤링마저도 게임의 일부라는 듯이.

       

       덕분에 대부분의 방송인들은 게임을 즐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대개의 방송인들은 쓰레드를 버리게 됐다.

       

       허나 최근에 상황이 바뀌었다.

       

       제작사 측에서 개인이 서버를 열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정 공방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괴롭다면 자기들의 마음에 맞는 사람과 플레이를 하라는 것처럼.

       

       한 때 쓰레드를 즐겼던 스트리머들은 이 소식을 환영했다. 저격러에게 괴롭힘을 당할 걱정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소리니까.

       

       지금 엔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배민황이 대표적인 예시였다.

       

       개인 서버를 열 수 있게 되자마자 스트리머 서버를 열겠다 선언하며 수십 명의 터렛 스트리머에게 연락을 돌린 그는 쓰레드에 미친 인간이었다.

       

       “해야 돼요. 편집자가 칼들고 협박해서.”

       <하하. 편집자 분이 욕심이 많네. 최근에 마이튜브 각 뽑아 둔 거 많지 않아?>

       “많긴 한데. 또 언제 하나에 꽂혀서 미친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이런 거 빼지 말라 그러더라고요.”

       

       이는 분명 엔리의 업보였다. 그녀가 저지른 것이 하도 많다보니 편집자의 입장에서도 이를 강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말이 강요지 엔리도 이번 스트리머 서버에 참가하고 싶어하기도 했고. 그녀에겐 과거 쓰레드를 재밌게 즐겼던 기억이 남아 있으니까.

       

       대부분의 지식이 다 초기화 되어서 지금은 늅늅이나 다름없어졌지만.

       

       <잘 됐네. 팀원은 어떡할 건데?>

       “글쎄요. 아직 확정된 건 없어요. 생각해둔 사람은 있지만.”

       <화령님한테는 권유 해 볼거냐?>

       “해야죠. …아니 배민황님. 권유 안 해 보셨어요? 최근 마이튜브 조회수 치트키인 화령씨를?!”

       

       장작의 여왕이자 좋은 의미로 계속해서 커뮤니티에 불을 내고 있는 아라다.

       

       그녀는 자신의 마이튜브를 성황리에 성공시킨 것으로 자신의 존재감이 지닌 위력을 입증했다.

       

       플레이어 간의 전투가 메인인 게임에서 아라라는 사람은 거의 치트키나 다름이 없는데 그걸 권유하지 않다니!

       

       배민황님 방송 감 다 죽었네 진짜!

       

       <내가 권유하긴 좀 그렇지. 그 분이 이번 서버에서 어떤 깽판을 칠지 모르잖냐.>

       “아.”

       

       허나 엔리는 배민황이 다음에 내뱉은 말에 납득하고 말았다.

       

       화령은 치트키지만 그와 동시에 불을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하늘의 끝에서 별 것 없는 일반인의 몸으로 산을 날려버리던 그녀가 스트리머 서버에 강림해 깽판을 친다면 분명 여러 소리들이 나오겠지.

       

       <그러니까 네가 권유 좀 해줘.>

       “저 보고 희생양이 되라는 건가요?!”

       <짐 좀 나눠들어 달란 거지. 지금 내 어깨 위에 올려진 게 얼마인데.>

       “배민황님이 얼마나 고생하건 제 알바에요?”

       <야.>

       

       엔리는 배민황을 잔뜩 놀려대긴 했지만 결국 그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자기가 좋아서 여는 서버라지만 그만큼 고생을 하고 있음을 알긴 했으니까.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불을 내실지 참 궁금하네요.”

       <…불을 안 낸다는 선택지는 없냐?>

       “없을 걸요?”

       

       적어도 제가 여태까지 봐온 아라 씨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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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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