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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9

       본인은 지난 번 신교에서 새로운 것들을 마주한 이후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여러가지를 알아 보았다.

       

       우선은 고독의 시초에 관한 내용이었다. 누가 어떤 의도로 그를 만들어 냈는지를 안다면 그를 해석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을 했으니까.

       

       지금 본인의 주변에 있는 사람. 그러니까 한 때 신교의 장로역을 수행했던 은인과 신교의 현 천마인 백화령에게 이에 관해 물었지만 어느 하나 그 해답을 아는 이가 없었다.

       

       ‘그대도 알겠지만 지금은 자료가 거의 다 소실된 상태라서 말이다. 내가 아는 것도 그대가 아는 것과 별 반 다르지 않을 게다.’

       

       백화령은 이리 이야기를 했고.

       

       ‘내가 장로이긴 했다만 중심에 다가설 정도로 높은 지위는 아니었다. 그는 삼장로 이상에게만 허락되는 정보였으니. 나는 아는 것이 없다. 미안하구나.’

       

       은인은 이리 말을 했다.

       

       이외에도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여러 이들을 찾아 돌아다녔다마는 어느 누구에게서도 만족스러운 답을 얻을 수 없었다.

       

       본인이 아는 것이라 하여도 그들과 다를 바가 없었으니 결국 본인은 고독의 술법이 어찌하여 만들어졌는 지에 대해 그 무엇도 알아내지 못했다.

       

       막연히 최초의 천마가 만들어낸 무언가가 아닐까 생각을 할 뿐.

       

       상황이 이러했으니 본인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은 무작정 고독에서 보았던 여러 가지의 것들을 분석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바루의 도움을 받으려 했다만 얼마 연구를 하다 보니 그것이 의미 없음을 알게 되었다.

       

       신교에 존재하던 술법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 가능했으니 만큼 분석을 하는 것보다 본인의 몸을 시험대 삼아 이것저것을 해보는 게 빨랐던 것이다.

       

       그에 더해 올바름을 향해 찾아가는 과정은 수많은 함정이 가득한 길을 따라가는 것과 같았던지라.

       

       자칫 잘못하다간 바루에게 위험을 줄 수 있다 판단한 본인은 그녀를 돌려보냈다.

       

       그런 후에 본인은 백주의 허락을 구해 그녀의 산 외딴 곳에서 홀로 고독에 있던 술법을 다루기 위한 시험을 반복했다.

       

       그 과정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이를 시험하는 동안에 몇 번이나 죽음을 마주했던지.

       

       일정 횟수를 지나친 이후부터는 죽은 걸 세는 것조차 포기하고 말았다.

       

       물론 하고자한다면 죽음을 겪지 않는 방향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만 그래서는 속도가 늦어지니 말이다.

       

       기왕에 죽어도 문제가 없는 몸을 얻었거늘 죽음을 두려워해서야 어쩌겠는가.

       

       “그래서 제 산을 이 꼴로 만드신 건가요?”

       

       백주는 본인이 시험을 거듭하던 숲을 살펴보다가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얇아진 그녀의 눈초리가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는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 저는 분명한 질책이었으니까.

       

       “그대가 마음대로 써도 된다 하지 않았느냐.”

       “그게 제 산에 구멍을 내도된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는데요.”

       

       비겁하게 사실로써 논쟁을 하다니.

       

       이래서 옛날 사람들은 안 된다.

       

       요즘 것들을 당당하게 선동과 날조를 가지고서 대결을 하거늘 이리 따박따박 본인의 죄과를 물으면 답을 하기가 마땅치 않잖느냐.

       

       곰방대 끝을 잘근잘근 씹어대며 본인이 만들어 놓은 정경을 살폈다.

       

       한 때 초록의 생명으로 가득하여 태양빛을 받아내기조차 어려웠던 숲은 휑한 공터가 되어 있었다.

       

       바닥 이곳저곳에는 여러 개의 구멍과 그를 잇는 금이 존재했으며 그 위에도 아래에도 생명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흐음. 조금 과했나?

       

       “조금이 아니에요! 이 곳을 화산처럼 만드실 생각이신가요?!”

       “그 정도 분별은 있다.”

       

       아무리 그래도 장소를 빌려쓰는 입장에서 산 전체를 황폐화시키는 미친 짓을 저지르겠느냐.

       

       본인이 좀 막무가내로 나가기는 했다만 그래도 이 장소에 한해서 그랬던 것이다.

       

       다른 곳으로 미치는 여파는 철저히 제어하고 있었다. 본인이 누구인데 그조차 못할까.

       

       어깨를 피며 그리 이야기를 했더니 백주의 입에서 또 다시 한숨이 샜다.

       

       “당신이 제 은인만 아니었어도!”

       “허나 본인은 그대의 생명을 구해 준 입장이지.”

       “그러니까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잖아요!”

       

       발을 동동 구르던 백주는 이내 한숨을 내쉬고는 얼굴을 쓸어 내렸다.

       

       “그래서 성과는 거두셨나요?”

       “나름.”

       

       요즘 들어 잠을 자는 시간을 내버리고서 이것을 연구하는 데에 몰두했다.

       

       이 세상이 게임이기에 가능한 정상과는 거리가 먼 방법으로 내 몸을 집어 던졌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이 당연하지 않겠나.

       

       “보여주랴?”

       “…안전한 거 맞죠?”

       “아마도.”

       “아마도?!”

       “걱정마라. 네 녀석에겐 아무 위험도 없을 테니까.”

       

       무언가 잘못되더라도 그를 껴안고서 죽는 것은 나일 따름이다. 그리 이야기를 하고 세상 위에다 그림을 그렸다.

       

       본인이 고독의 술법을 다루며 많이 헤매었던 까닭은 그를 도술로써 다루었기 때문이었다.

       

       도술을 배웠을 적에 그랬던 것처럼. 그게 정답이라 생각하며 기운을 움직였지.

       

       보통이라면 그 방법이 정답이었을 터이나 이는 평범한 술법과는 달랐다.

       

       수많은 실패 끝에 본인이 깨달은 답은 이러했다. 고독의 술법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이를 도술이 아닌 천마신공으로써 다루어야 한다.

       

       세상이 정한 규칙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생각하는 규율을 세상에 강요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깨닫기까지 꽤나 긴 시간을 필요로 했으나 이를 깨닫고 난 후부터는 순조로웠다. 술법의 힘을 조절하느라고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그림을 완성하기 무섭게 이 세상에 수도 없이 그려지던 기운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것이 본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바람이 멈추고. 숲이 움직임을 멈추고. 공기가 자취를 감추었으며. 소리는 전해지지 않았다.

       

       세상을 움직이던 여러 기운들이 사라짐에 따라 이 공간의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허나 그는 일순이었다. 그것들은 자신들이 언제 사라졌냐는 듯 태연스레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세상의 시계가 움직였다.

       

       “바루가 놀랐다는 게 이해가 되네요. 이런 도술이 있다니.”

       “그대도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없나?”

       “처음 보는 종류에요. 세상의 기운을 지워버리는 도술이라니. …이걸 도술이라고 부를 수가 있나?”

       

       그렇지. 본인도 그 생각을 했다.

       

       그대들이 이야기하는 도술이라는 것은 세상에 일어나는 현상을 기운으로써 재현하는 것.

       

       바꾸어 말하자면 이치를 따라가는 것이다.

       

       허나 지금 본인이 펼치는 도술은 다르다. 이는 세상에 일어나는 현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현상을 지워버리는 녀석이다.

       

       이를 도술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규율을 거스르는 듯한 느낌이네요.”

       “그러게나 말이다.”

       “으음. 술법의 복사본을 저에게도 건네 주시겠어요? 한 번 이리저리 알아보고 싶네요.”

       “그야 어렵지 않지. 금방 가져다 주마.”

       

       백주에게 그리 답을 하고는 허공으로 연기를 피워 올렸다.

       

       어느 정도 능숙히 다룰 수 있게 되기는 했다만 여전히 과제는 몇 남아 있었다.

       

       이제까지는 숙련을 위해 연습했으니 이제부터는 발전을 위한 연습을 해야 하지 않겠나.

       

       그를 위해 제일 좋은 것은 이를 실전에서 써먹어보는 것인데.

       

       흐음. 설아나 하린이에게 물어서 화룡무인에서 적당한 상대를 찾아낼까. 아님 다시 한 번 낭인객작에 가볼까.

       

       고민이 되는 구나.

       

       *

       

       본인이 하던 고민에 대한 해답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돌아왔다.

       

       “화령님. 혹시 쓰레드라는 게임 아세요?”

       “당연히 모르죠. 그건 왜요?”

       “이게 판타지 생존게임인데…”

       

       엔리가 이야기해주는 쓰레드라는 게임은 대충 이러했다.

       

       판타지 속 세상을 배경으로한 어느 무인도에 맨몸으로 떨어져 그 곳에 있는 자원을 가지고서 무법지대에서 살아나가는 것.

       

       “판타지 세상에서의 백병전! 집단전! 그리고 공성과 수성! 이 모든 걸 할 수 있는 갓겜이에요! 진짜 재밌어요!”

       

       엔리가 이리 호들갑을 떠는 걸 보면 대중적인 평가가 좋은 게임이긴 한 듯 했다.

       

       정해진 규율이 없는 무법지대에서 무와 마법을 가지고서 겨루는 게임인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유저 뿐만이 아니라 거인이나 용 같은 판타지 속의 생명체도 있다는 듯하고.

       

       흐음. 본인이 도술을 익힌 후에 방송의 재미를 위해 중간 중간 아피스를 하며 안 것이다만 도라는 것은 세상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마력을 이용한 무언가에도 말이다.

       

       오러라던가 마법이라던가 하는 것에도 분명 도는 존재했고 그를 분석하고 연습하면 아마 그를 따라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을 한다.

       

       물론 본인의 도술 실력이 미천하여 아직 그는 불가능 하겠지만.

       

       어찌되었든 중요한 것은 하나다. 그것이 도를 따라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곧 본인이 그를 집어삼킬 수 있다는 것.

       

       재미난 실험장소가 생긴 셈이구나.

       

       “좋아요. 할게요.”

       

       고개를 끄덕이자 엔리가 신이 나서는 팀은 어떻게 구성할 거니. 하고 싶은 빌드가 있느냐느니 하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꼭 본인이 자신과 같은 조가 되는 것을 확정지은 듯한 이야기였다.

       

       엔리 그대와 하는 게 싫지는 아니하다만 말이다.

       

       “괜찮으시겠어요?”

       

       그대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말이다. 쓰레드라는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백에 달하는 스트리머들이 한 군데에 모이게 되지 않으냐.

       

       서로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가정을 했을 때에 응당 위험이 되는 자를 향한 견제가 들어오게 될 터.

       

       본인이 여태까지 벌여온 것들이 많은 만큼 그 견제의 목표는 본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로 인해 여러 피해가 생길 터인데 그대와 그대의 팀원이 될 이들은 그를 감수할 수 있느냐?

       

       본인의 물음을 들은 엔리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어때요! 그것도 쓰레드의 일부라고요!”

       

       자신들을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이들이 나오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고, 설령 그로 인해 피해가 나오더라도 나중에 업보를 되돌려주면 그만이라 이야기하는 엔리는 자신만만해 보였다.

       

       얼핏보며는 참으로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모습이다만 엔리와 이래저래 함께한 지가 오래된 본인의 입장에서는 불안할 뿐이었다.

       

       보통 엔리가 이토록 자신만만할 때엔 그 뒤편에 허술함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정말 괜찮은 게 맞을지 모르겠군.

       

       이러다가 나중에 울상을 지을 것 같다마는.

       

       뭐어. 만일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자가 있더라도 본인이 직접 그에 대해 보답을 해준다면 자연스레 조용해 질 테니 괜찮겠지.

       

       “그럼 같이 하는 거죠? 아라씨?”

       “그래요.”

       

       어디 한 번 즐겁게 놀아보자꾸나.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만만하면 오히려 불안한 사람.

    —-

    아힝흥행님 응원의 후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노력하는 작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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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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