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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

       

        

        

        

        

       <루빈스타인 님이 10,000원 후원!>

       -살려주세요 편집하랍시고 10시간짜리 영상을 계속 던져주는 악덕고용주가 저를 지하에 가뒀어요 (당근흔들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편집자 개같이 등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덕 그자체 ㄷㄷ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제발…게임…그만해…(아드득빠드득)

        

        

        

       “아, 루빈스타인 님…야, 루빈아! 나도 죽을 것 같아! 게임이 아니라 어릴때 멋모르고 따라간 해병대 캠프 간 것 같아, 지금!”

        

        

        

        거칠게 숨을 내쉬며 일갈하자, 수많은 전투의 여파로 인해 검댕과 콘크리트 가루가 묻어 그 반짝임을 잃은 민트색 머리카락이 슬그머니 찰랑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편집자까지 대놓고 도네이션으로 당근을 흔들 줄이야. 이래서야 진짜 저 도네이션 말대로 자신이 악덕 고용주 같지 않은가. 그래도 카페인 음료수는 넉넉히 줬었는데.

        

        

        하여간, 넋 놓고 해명을 하기에는 자신도 상황이 그리 좋은 건 아니었다. 조준경을 뚫어지게 봐서 그런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마르고 머리가 띵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요컨대 정신적으로 지치고 있었다.

        

        

        

       -[ISO : 지하가 온통 물바다로군. 누가 의도적으로 터뜨렸든 보수가 끊겨 터졌든 간에, 저걸 어떻게 하지 않으면 네트워크 설비에 진입하는 건 불가능하겠지. 살얼음만 조금 언 상태라 충분히 빼낼 수 있을 거다.]

        

       -[ISO : 근처에 배수 펌프를 작동할 수 있는 컨트롤 룸이 있다. 작동하게 되면 적들도 이를 눈치챌 테니, 물이 빠진 틈을 타 서버 룸에 먼저 그 모지리들이 들어가게 놔두지 않길 추천하지.]

        

        

        

        벽면을 따라 나있는 길. 바닥은 구멍이 숭숭 뚫린 철제 재질이었고, 그 아래로는 엷게 얼음이 끼어있는 녹빛 오수가 지하 층을 가득히 메우고 있었다.

        

        어딘가 불안정하게 들리는 소음과 함께 그 끝에 도달하자, 여러 기계들이 놓여있는 자그마한 방 하나가 두 명을 맞이했다.

        

        약간의 스크립트 판정이 섞인 탓에, 하모니는 상호작용과 동시에 익숙한 듯 배전반을 열고 여러 버튼들을 눌렀다. 녹슨 기계가 억지로 돌아가는 듯한 껄끄러운 음색과 함께 수면 아래로 진동이 일었다.

        

        물이 빠지고 있었다.

        

        그리고 적들 역시도 접근 중이었다.

        

        

        

       -[ICA : 수심 하락 중. 상대 수위 94%.]

        

       -[ICA : 예상 시간 소요…5분.]

        

       -[ICA : 다수의 적 접근 중.]

        

        

        

       “아이, 이 개같은 게임이 진짜!”

        

       “골치아픈 상황이네요. 퇴로가 애매한데.”

        

       “…어차피 제가 밀리면 전부 쏴죽이실 거잖아요?”

        

       “여의치 않으면 그렇게 되겠죠.”

        

        

        

       -부정은 안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 데우스 엑스 마키나임? 어이가 업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리학척척박사 하모니 ㅋㅋ

       -같이 게임한지 하루도 안 됐는데 벌써 통달해버렸죠??

       -때려맞추는 스트리머나 수긍하는 팀원이나 진짜 ㅋㅋㅋ

        

        

        

        반쯤 포기한 듯한 말과 참으로 어울리는 답변이었다.

        

        한편 저 멀리서부터 여러 개의 첨벙이는 소리가 일며, 그 위로 걸쭉한 욕설과 슬랭이 뒤를 이었다. 

        

        두 명이 바쁘게 고개를 돌리고 눈알을 굴리며 주변 지형을 파악했다. 컨트롤 룸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넓게 트여있는 길은 다르게 말하면 한 명씩 각자의 방향을 맡아 적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점점 빠져가는 물이 벽면에 자국을 남긴다. 처음에는 허리까지 올 정도였던 물은 허벅지까지 오는 것으로 바뀌었으나, 적들은 그것에 개의치 않고 연신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속도는 느렸고, 아직 덜 빠진 물은 적들의 엄폐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때늦은 칠면조 사냥이 시작되었다.

        

        

        

       “개좆같은 새끼들, 이거나 먹, 아아악!”

        

       “씨발, 안 보여! 어딨는거야!”

        

        

        

        귀청을 찢는 듯한 격발음과 채찍을 휘두르는 듯한 소음.

        

        천천히 줄어드는 녹색의 수면 위로 붉은색이 섞였으며, 한 박자 느리게 물에 얼굴을 처박은 시체는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러나 인원들은 죽인 수만큼 몰려들었고, 줄어드는 시간초는 – 하모니에게 있어 – 야속하리만치 느렸다.

        

        

        한편 유진이 시체로 벽을 쌓는 동안, 상대적으로 미숙한 하모니가 맡은 방향은 지속적인 증원으로 인해 점차 그녀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이 몰려들고 있었다.

        

        수류탄까지 사용해가며 이어지는 저항의 몸부림조차도, 눈먼 제압사격조차 위협이 될 정도로 적이 많아진 시점에서는 효력이 반감했다.

        

        결국, 그녀는 유진에몽을 호출할 수밖에 없었다.

        

        

        

       “선생니임───! 여기 좀 위험해요!”

        

        

        

        다음 순간, 하모니는 무지막지한 속도로 그녀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오는 유진을 목격했다.

        

        찰나의 순간 머리에 스쳐지나간 이미지는 슈퍼히어로보단 코뿔소에 더 가까운 것이었지만, 그녀는 굳이 그것을 입에 담지 않았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음과 동시에 소음기를 통해 한 차례 걸러진 날카로운 총성이 허공을 갈라내었다. 가이슬리제 트리거가 한 번 당겨질 때마다 사선에 놓인 적들이 목과 머리에서 피를 뿜으며 물 속에 머리를 처박는다.

        

        어느덧 새빨갛게 번진 물이 배수관을 타고 흘러나가며, 영영토록 잠겨있을 듯한 시체의 머리가 드러난다.

        

        추풍낙엽처럼 쓸려내려가는 적들. 하모니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까딱였다.

        

        

        

       “…내가 그럴 줄 알았지.”

        

       “뭐해요, 같이 사격 안 하고!”

        

       “아, 네!”

        

        

        

        물론, 그녀에게 쉴 시간은 없었다. 

        

        

        

        

        

        

        

       

        

        

        

        

        

        

        나는 한 번도 내가 특수부대원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반대로 나는 내 자신이 한 번도 SOF에 걸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개소리긴 하지만, 이 부분은 상당히 복합적인 이유가 관여된 상태였는데…엄밀하게 말하자면, 일단 나는 저쪽 세계에선 공식적으로 오퍼레이터가 맞았다.

        

        그러나 내가 특수부대원이 되기 위해서 적법한 절차와 올바른 과정을 전부 밟고 승급했냐고 묻는다면, 나는 NO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평균적으로, 미 특수부대원을 한 명 양성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5만 달러의 비용과 최소 수 년 단위에 가까운 무지막지한 양의 교육을 받아야만 한다. 무수한 실전 훈련은 덤이었고.

        

        티어가 올라갈수록 한 명의 인원에게 들어가는 예산과 교육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집단 내에는 복무 경험이 최소한 7년 이상 되는 이들만이 남는다.

        

        요컨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들만이 남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나는…조금은 특이 케이스였다.

        

        밥만 제때제때 많이 먹여준다면 결코 고갈되지 않는 끝없는 체력과, 100kg 이상의 짐들을 짊어지고 최소 3박 4일동안 기동 가능한 지구력. 가르치면 가르치는대로 모든 근육 기억들을 습득하는 천부적인 신체.

        

        그 모든 것들이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이뤄내었기에, 나는 꼴랑 6개월이라는 엄청나게 짧은 시간 안에 전쟁터에서 수십 년 동안 굴러온 이들과 맞먹을 수 있었다.

        

        그 후 적잖아 4년에 이르는 기간 도중, 하루에도 십수 번씩 교전을 하기 위해 뛰어나갔던 밀도 높은 경험을 겪으며 실전 경력을 쌓았고.

        

        어떻게 보면 이례적인 일이었고, 아마 이 세상에서 다시는 나오지 않을 케이스일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별 건 없었고.

        

        

        

       “흐아아, 죽겠다아….”

        

        

        

        그저, 나 같은 예외를 제외한다면, 한 명의 사람을 교전에 익숙해지도록 탈바꿈시키는 것이 정말로 어렵다는 사실을 방금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원래 사람이란 이론적으로는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아도 특정 상황에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기준을 투영하지 않는가. 어쩌면 나도 그랬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해서, 꼭 이럴 필요는 없긴 했다. 비단 게임이 아니더라도 무언가에 적응하는 것은 충분한 시간을 필연적으로 들여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말했듯이, 굳이 이런 교전에 빠르게 익숙해지도록 이 사람을 험하게 굴릴 필요는 없었으나….

        

        

        

       “여러분. 이거 원래 몇십 분짜리 미션이에요? 네? 평균이 25분? 나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나만 그렇게 느낀 거야?”

        

       “35분밖에 안 걸렸어요. 원래 교전 중에는 시간이 늘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아, 그래요? 그런 건 또 처음 알았네. 근데 이번엔 저 잘하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총 잘 쐈죠? 얘들아, 4인팟 권장 미션을 두 명으로 갔는데 10분밖에 안 늦은 거면 평균 아냐?” 

        

        

        

        …이렇게 조금만 풀어주면, 이 사람은 금방 기세등등해지기 때문이기도 했다.

        

        사실 뭔가 심대한 이유 같은 게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보면 이 사람은 다른 인원들 대신 나를 선택한 게 아닌가. 그렇다면 나도 어느 정도 그에 부합해줄 필요가 있겠지.

        

        요컨대, 이 사람이 나를 찾는 한, 나는 가능한 한 이 게임에 빠르게 익숙해지도록 도와줄 예정이었다. 본인은 거기에 조금 엄격함을 섞였을 뿐이고.

        

        그러니,

        

        

        

       “아직 기운이 넘치시는 것 같은데, 조금 쉬었다가 두 번째 미션으로 갈까요?”

        

       “아뇨아뇨아뇨, 그건 아니구요! 제가 말을 잘못했네요. 너무 힘들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어요. 앞으로는 허세 안 부릴게요.”

        

       “필요 이상으로 솔직하시네요.”

        

       “아하하….”

        

        

        

        참으로 알기 쉬운 사람이었다.

        

        

        

       “그래도 그렇게 말해주셨으니 휴식을 길게 잡도록 하죠. 디브리핑도 할 겸.”

        

       “디브리핑이요?”

        

       “서로간 대화를 통해 뭘 잘했고, 뭘 못했는지. 그리고 그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건지를 도출해내는 과정이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이걸 쉽게 말하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오답노트? 반성문? 아마도 진실은 그 즈음 어딘가의 경계선에 위치하겠지만, 그것의 올바른 지점을 찾는 건 내가 할 일은 아니었다.

        

        기지로 복귀한 이후, 사격장 근처에서 짤막한 논의를 행했다.

        

        

        

       “이번 미션 진행 와중 애매하다 싶은 게 있었나요? 최대한 구체적으로, 단 하나만.”

        

       “어….”

        

        

        

        짤막히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던 그녀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냥, 생각보다 적도 잘 안 보이고, 총을 쏘려고 위치를 잡는 것도 어려웠어요. 다른 게임들처럼 적이 제 앞으로 다가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잘 짚으셨네요. 그건 포지셔닝의 문제에요. 그 부분은 하루이틀 만에 해결되는 게 아니죠.”

        

       “근데 또 오더를 받아서 어디로 가서 뭘 하라고 하면 그때는 또 적이 잘 보이고 그러는데, 막상 혼자서 해보려고 하면 또 뭔가 그렇고….”

        

       “두 명이서 합을 맞춰 푸시하는 경우, 적의 위치는 어느 한 쪽의 행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쉽게 설명하자면 제가 제압사격을 가해 적을 그 자리에 고착시키거나 쫓아낸 후, 반대쪽으로 간 사람이 처치하는 게 되겠네요.”

        

        

        

        그녀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이는 다시 말해서, 적을 죽이는 건 사격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그 교전의 전반적인 구도를 어떻게 이끌어가는지에 달린 것임을 의미했다.

        

        많은 사람들이 교전은 조준선에 적을 놓고 쏘는 것만 잘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전투에 돌입하면 그 생각은 산산히 깨져나간다.

        

        적이 내가 쏘기 편한 위치로 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도록 유도하는 것. 그것이 모든 교전의 핵심 중 하나였다.

        

        

        

       “어떻게 보면 사냥개와 사냥꾼의 역할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죠. 이 게임이 팀을 이루어 미션을 진행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이유일 거예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고착된 전선을 깨기 용이하니.”

        

       “아…무슨 소린지 알 것 같기도 하고….”

        

       “정말요?”

        

       “네. 설명은 진짜 잘 해주셔서 무슨 소리인지 이해는 가요. 그런데 또 게임하면 원하는 대로 안 되겠죠, 뭐….”

        

       “하하.”

        

        

        

        그 부분이야, 언제나 말했듯 결국은 많은 실전을 통해 스스로 체득하는 수밖에 없다.

        

        교전의 흐름을 파악하고, 동물적인 감각을 통해 적들의 약한 옆구리를 찔러, 마치 몰이를 하듯 팀원의 화망 앞으로 적들이 움직일 수밖에 없게끔 유도하는 것.

        

        설령 실패하더라도 안정적인 퇴로 확보를 위해 교전에 변수를 유발하는 것.

        

        단순히 통로를 개척하고 선두에 서서 화력을 받아내는 그런 게 아니라, 이것이 바로 포인트맨의 진면목이었다.

        

        

        

       “포지셔닝에 대해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감을 잡고 싶다면, 능동적으로 푸시하는 법을 먼저 배우는 게 나을 거예요.”

        

       “어렵네요.”

        

       “전투란 게 원래 그래요.”

        

        

        

        자신은 총알에 맞지 않고, 적의 목숨을 일방적으로 거두는 행동이 바로 그래서 어려운 것이었다.

        

        그렇게 몸 뿐만 아니라 머리까지 말랑말랑해져버린 하모니를 뒤로 하고 탄약을 보충하기 위해 일어서려던 중, 그녀가 덧붙였다.

        

        

        

       “앞으로 배울 게 많네요. 10분만 더 쉬고 다음 미션도 같이 하실래요?”

        

        

        

        그에 나는, 미미한 미소를 입가에 걸 뿐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유진피셜)전선이 밀리면 적을 다 쏴죽이면 된다

    실제로 이런 게 가능한 사람이 있으면 상당히 무섭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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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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