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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

       [ 속보))))) 유파랑 방송 입갤 ]

        [ 작성자: ㅇㅇ ]

         

        (파랑의 방송 캡쳐 화면. ‘동해 탐험 1일차’라는 간결한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진짜임 ㅇㅇ

         

        – 오늘 동해 하이브 탐사 하는거임?

        – 얘가 누군데

        ㄴ (티튜브 링크. 파랑의 방송 하이라이트를 편집해 올리는 채널이다.)

        ㄴ 와 시발 뭐냐

        – 동해가 내가 아는 그 동해임??

        ㄴ 동해가 니가 아는 동해 말고 뭐가 있어 대체

         

        “…….”

         

        파랑은 방송을 켜고 잠시 멍을 때렸다. 시청자가 차오르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다.

         

        모든 시청자가 방송 시작 후 1초만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니, 꼭 필요한 과정이다.

         

        다짜고짜 멘트부터 박았던 첫 두 방송을 생각해보면 장족의 발전이다.

         

        덕분에 시청자들도 때아닌 해저 ASMR을 즐길 수 있었다.

         

        다행히 이번엔 진짜 ASMR이었다.

         

        이윽고 수면 밑으로 드리워져 너울지는 빛기둥들과 푸른 공허를 비추던 방송화면에서 달각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 아. 아. 잘 들리시나요.”

         

        – ㅇㅇ

        – 목소리 뭐야…….

        – 아니 화질 뭐임? 왜캐 잘보임?

        – 화면 뭐야 ㅁㅊ

        – ???????

         

        수많은 시청자가 감탄과 의문을 표하는 상황.

         

        그야 그럴 만도 하지. 그들이 보는 방송의 화면은 인류 기술의 정수를 싹싹 긁어모아 집약한 것이니.

         

        사일로의 ‘지원’은 말뿐이 아니었다. 그들은 정말로 파랑에게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줬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방송 장비다.

         

        화질은 눈으로 직접 보는 것처럼 선명했고, 음질도 정말 현장에 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가장 놀랐던 것은 화면.

         

        평소와 같은 일인칭 화면이지만, 시청자들은 왼쪽 구석의 ‘전환’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그러자 세상에나, 화면의 시점이 3인칭, 그러니까 파랑을 멀리서 지켜보는 구도가 되지 않았겠는가!

        

       이걸 위해 사일로 코퍼레이션은 유파랑만을 위한 그녀의 방송 전용 UI를 사이트 내에 추가했다.

       

       딱히 문제 될 것도 없었다. 애초에 사일로 꺼였으니까.

       

       파랑이 방송 정지를 끝끝내 먹지 않은 것도 이것 때문이다.

         

        물속의 파랑은 바디슈트를 입고 기다란 푸른 머리카락을 드리우고 있었다.

         

        – 아니 ㅅㅂ 이거 뭐 어케한거임

         

        그것에 대해서는 파랑도 몰랐다. 전생 현생 둘 다 예체능인 그녀가 그걸 어떻게 알겠는가.

       

        “이번에 사일로 코퍼레이션과 협력하기로 했어요. 그분들이 만들어주신 방송 장비예요.”

         

        인류 최고의 지성 사일로 코퍼레이션은, 그녀의 전신에 부착된 카메라들의 영상을 조합해 3인칭 화면을 실시간 재구성하는 데에 성공해버렸다.

         

        게다가 짜잔!

         

        – 이거 뭐야 왜 돌아가

        – ㅁㅊ 이게 된다고?

         

        그녀의 1인칭, 3인칭 카메라는 마치 게임 화면을 조작하듯 360도로 돌릴 수도 있었다.

         

        물론 파랑의 인권 보호를 위해 확대는 불가능하게 설정해두었지만.

         

        그래도 축소는 된다. 어마어마한 괴어들의 크기를 보여주기 위해, 파랑으로부터 100m 떨어진 시점까지도 축소가 가능했다.

         

        일정 지점부터는 실사 영상이 아니라 티 안 나는 3D 모델링이 띄워지도록 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시청자들은 이제 어지간한 괴어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파랑이 그려 두었던 갖가지 그림들을 토대로 사일로 사가 괴어와 오브제들, 그리고 하이브의 3D 모델링을 제작해두었기 때문이다.

         

        그 가짓수가 무려 300에 달한다.

         

        파랑은 이걸 사일로 남성과 이야기하고 건물을 나오는 중에 받았다.

         

        얼마가 걸렸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일찌감치 준비해놓고 있었다는 얘기다.

         

        살짝 께름칙했지만 뭐. 따지고 보면 세상을 구하는 일이니까. 일단 그러려니 했다.

         

        그 탓에 유나가 만들어준 방송장비는 애물단지가 되었지만.

         

        그래서 유나의 감정이 상하지는 않을까 내심 고민이었던 파랑이 그녀에게도 의견을 물어봤었다.

         

        ‘아뇨? 완전 괜찮아요!!’

         

        하지만 본인도 괜찮다고 했다. 느낌상 사일로에게 뭔가를 받은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는 미처 물어보지 못했다.

         

        ‘오늘 방송 끝나면 한 번 물어볼까.’

       

       파랑이 머릿속 메모장에 그 사안도 추가했다.

       

        – ‘ㅇㅇ’ 님이 1000원 후원! –

        [ 오늘 뭐하나요 선생님 ]

         

        파랑이 능숙하게 질문을 받아넘겼다.

         

        “동해에 존재하는 하이브를 탐사해볼 거예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장기 컨텐츠라, 사흘에 걸쳐서 진행하기로 했어요.”

         

        – 아니 뭐 얼마나 넓길래 방장 속도로 4일이 걸림?

        – 4일이 아니고 사흘 사흘 빡대가리야

        – 4흘이니까 4일아님?

       

        때아닌 3일 VS 4일 논쟁이 붙은 채팅창. 예전의 파랑이라면 무시하고 넘어갔겠으나, 지금은 다르다.

         

        시청자들을 다루는 법을 깨달은 것이다.

         

        그녀가 파악한 바로는, 이 시청자라는 사람들은 특이하게도 파랑이 그들을 학대하는 것을 즐긴다.

         

        그야 그렇지 않은가. 딱 두 번밖에 안 되는 방송 동안. 파랑은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참신한 방법으로 시청자들을 골탕먹였다.

         

        그런데 질려하거나 떨어져나가기는커녕 으악 으아악 거리면서도 계속 그녀의 방송을 보고 있지 않은가.

         

        심지어 시청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첫 방송 때와 비교해 두 번째 방송의 시청자 수가 거의 두 배, 지금은 두 번째 방송에 비해 시청자 수가 세 배다.

         

        이 정도면 인터넷 방송계의 백마 탄 초인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러니 파랑의 방송 환경이 이렇게 뒤틀리게 된 데에는 시청자들의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는 말이다.

         

        토독, 토독.

         

        핸드폰을 조작하자 한 시청자의 1대1 대화모드가 활성화된다.

         

        채팅창에 나타난 이는 ‘야광괴물’이라는 닉네임의 시청자. 처음으로 사흘=4일설을 주장했던 열사다.

         

        그녀가 토독토독 핸드폰을 다시 조작해, 이내 야광괴물의 영구차단 버튼까지 방송화면에 드러냈다.

         

        [ 해당 유저를 영구차단하시겠습니까? ]

        [ 확인 / 취소 ]

       

        초록색으로 밝게 빛나는 확인 버튼에 손을 올린 파랑이 조용히 4일의 열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사흘은 몇 일인가요.”

         

        – 3일입니다 선생님. 당연한 것 아닙니까.

       

        “잘했어요.”

       

        그렇게 사건 일단락.

       

        – 방금 잘했어요 목소리 클립딴새끼있냐 진짜 급하다 제발 올려줘라 사례 후하게 해줄게

         

        얘는 임시차단.

         

        – 나 따놨는데 선제시

       

        얘도 임시차단.

         

        – 5만

         

        ‘이건 뭐야….’

         

        사실 파랑의 목소리를 추종하는 자들은 첫 방송 때부터 계속해서 존재해왔다.

         

        유튜브에는 ‘유파랑 목소리 한시간 asmr’ 같은 영상이 있을 정도이니.

         

        심지어 조회수도 꽤나 높다.

         

        사실 시청자들이 그녀의 목소리에 좀 집착하는 경향도 있다.

         

        방송이 대부분 일인칭 화면으로 진행되다 보니, 시청자들은 파랑의 얼굴을 거의 보지 못하는 탓이다.

         

        하지만 파랑의 목소리가 과대평가 당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파랑의 목소리는 실제로 정말 좋으니까.

         

        부드러워서 듣기도 좋고, 말투도 나긋나긋한데다 딕션도 굉장히 정확하다. (물론 물 속에서의 이야기다.)

        어찌나 목소리가 좋으면 단순히 ‘목소리가 좋다’, ‘기분이 좋아진다’ 같은 평가를 넘어 ‘중독된다’, ‘듣고 있으면 행복해진다’같은 평가도 존재한다.

         

        그리고 일단은, 넓은 범주로 보았을 때 파랑을 보고 흥분하는 행위인지라.

         

        그녀도 약간은 거부감이 든다.

       

        아직 가슴 한구석에 굳건히 자리잡은 남성으로서의 마음이 거부감에 한몫하는 중이기도 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이건 마치 자기 몸 사진을 사람들이 거래하는 것 같지 않은가.

         

        아무리 시청자 다루는 것에 익숙해졌어도 상당한 거부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일단은 그녀도 방송 경력 2회의 초짜 방송인이라, 속마음이 무심코 밖으로 나온다.

         

        “기분 나빠….”

       

        들리지도 않을 정도의 작은 소리. 만약 사일로가 방송 장비를 바꿔주지 않았다면 방송에 송출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소중한 시청자들에게 어찌 그런 말을 한단 말인가.

         

        그녀도 당황하여 헙, 하고 입을 막았다.

         

        하지만, 파랑이 재빨리 사과하려는 순간.

         

        – 와 방금 뭐임

        – ㅁㅊ 선생님 한 번만 더

        – 클립딴사람클립딴사람클립딴사람클립딴사람

        – 선제시

        – 15만

         

        반응이…조금 폭발적이었다.

         

        심지어는 파랑의 목소리를 가지고 호들갑떠는 이들을 아니꼽게 보던 시청자들까지 합세해 있었다.

         

        ‘아니, 뭐야. 왜 좋아하는 거야.’

         

        이들이 무엇에 그렇게 열광했는지 파랑이 알게 되는 것은 조금 먼 미래의 일이다.

         

        – ‘ㅇㅇ’님이 30000원 후원! –

        [ 방금 그거 한 번만 더 해주세요 제발 ]

         

        당황스러운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터져버린 고액 후원.

         

        파랑의 수입이라면 후원액수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긴 하지만, 그래도 액수가 커지면 무언가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다.

       

        효과음도 빰빠바밤 하면서 요란하게 틀어주고, 이펙트도 화려해진다.

         

        그리고 3만원을 내면서 하는 부탁이니 파랑도 그냥 돈만 낼름 먹기에는 꺼려진다.

         

        막 도둑놈 같고 그렇잖아.

         

        결정적으로 그녀도 자기 팬들을 아낀다. 심해에 들어가면 안 되니 래셔스 ASMR같은 강경책을 쓰는 거지, 그런 식으로 시청자들을 어쩔 수 없이 학대할 때면 가슴이 미어진다.(아니다.)

         

        그래서 결론은? 한 번 더 해줬다.

         

        “기분 나빠…. 이렇게 하면 되나요. 그런데 이걸 왜 해달라고 하는 거예요.”

         

        –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 캬 시발 클립 땄다

        – 나 잠깐 급한 일 생겨서 잠시 나갔다 옴

        – 나도

         

        “음…….”

         

        파랑이 고민했다.

         

        분위기를 보니 그야말로 대호평이긴 한데, 이걸 왜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다.

         

        일전에 신유나 헌터가 해준 얘기도 떠올랐다.

         

        ‘공학에 있어서 가장 무서운 건 오작동이 아니예요. 원인을 모르는 정상작동이죠.’

         

        들을 당시엔 무슨 소린지 몰랐는데, 막상 비슷한 상황에 처해보니 대충 알 것 같았다.

         

        음, 그래도 일단 정상작동이기는 하니까. 시청자들도 이렇게 좋아해주고…….

         

        ‘앞으로 가끔 해야겠네.’

         

        파랑이 생각했다.

         

        그녀의 방송에 수수께끼의 새로운 시청자층이 생겨난 것이 이때쯤이었다.

         

        그들은 수상할 정도로 돈이 많았고, 수상할 정도로 공손했으며, 수상할 정도로 정중했다.

         

        어쨌든.

         

        그건 그거고, 할 건 해야지.

         

        시청자들과 조금 더 실랑이를 벌이던 파랑이 ‘출발할게요.’라는 멘트와 함께 바다속으로 빠르게 잠수했다.

         

        첫 방송때의 잠수와 마찬가지로 휙휙휙휙 바뀌는 주변 풍경들.

       

        그렇게 유파랑표 수제 롤러코스터를 거쳐 이제는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괴어층까지 진입.

         

        그 상태로 시간이 조금 지나자,

         

        “도착했어요.”

       

        – ㅅㅂ 저게 뭐임

        – 진짜 기이하네

        – 소름돋음

       

        “동해의 하이브, ‘열차’예요.”

         

        베일에 싸여 있던 동해 하이브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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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심해어 사냥 전문방송
Score 4.5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He reincarnated into a hunter world and became an underwater hunter.

There were only 20 people in the entire country in this minor profession, but it didn’t matter. He liked the sea.

“Crazy! There’s a real artifact?!”

“Ahahaha!! How much is all this worth!!”

But then, the Great Diving Era began.

“Ah, it’s so beautiful… I want to see more, more…”

“W-What is that!! Save me!!!”

“Aaaargh!!! My head!! It feels like my head is going to explode!!”

…It would be better not to go in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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