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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

     그 시각.

     

     “쯧.”

     저택의 밖, 결계 너머의 주거지 주택 위에서 백작저택을 바라보고 있던 그림자는 대놓고 혀를 찼다.

     “실패했군. 이래서야 그분께 보고를…하아.”

     그림자는 복면을 내리며 피식 웃었다.

     “그자의 딸이 임무 중에 죽었으니, 내부 정리를 제대로 할 수 있겠어. 으음, 좋아. 쓰레기를 치웠으니. 이왕이면 좀 더-”

     그림자가 혼잣말로 키득거리던 때.

     부ㅡㅡㅡ웅!

     은은한 녹색의 빛이 허공을 갈랐다.

     그림자가 조금만 더 늦게 반응했다면, 분명 검에 베여 목이 달아났을 터.

     “이런…. 저택에 남아있는 기사 중에 상급의 기사가 있다고는 들은 적이 없는데.”

     “…….”

     지붕의 위, 자기 몸만큼이나 긴 검을 든 녹색 머리 소녀가 묵묵히 그림자를 노려본다.

     살짝 찌푸려진 눈가에는 공격이 실패했다는 아쉬움이 적나라하게 흐르고 있었다.

     “그 체구, 모르가니아 흑장미 기사단의 멘테 경인가?”

     “…….”

     “이런. 왕국의 기사들을 하나같이 풍류를 모르는군. 모처럼 내가 주변에 사일런스 마법까지 걸면서 혼자서 떠들고 있었는데-”

     부ㅡㅡ웅!

     멘테가 휘두른 검이 다시 허공을 가른다.

     그림자는 뒤로 크게 뛰며 검을 피한 뒤, 제법 굵은 나뭇가지 위에 원숭이처럼 가볍게 착지했다.

     

     “대화도 모르는 야만적인 기사…큿.”

     “다음은, 무조건이야.”

     그림자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었다.

     “최소한, 1cm. 제법 깊었지?”

     “과연….”

     아주 약하게, 바람에 혈향이 흐르기 시작했다.

     “상급 기사를 상대로 준비도 없이 전면전을 펼치는 건 미친 짓이지.”

     “그러니까, 너랑 말은-”

     “흐흐흐. 네가 두려워서 도망치는 게 아니다. 곧 오게 될….”

     그림자는 품에서 동그란 구체를 꺼내더니.

     “변경백이 두려운 거지.”

     “!!”

     그대로 끝을 건드리자, 동그란 구체에서 불꽃이 튀었다.

     “설마-”

     “안녕이다!”

     그림자가 구체를 바닥에 던진 순간.

     콰ㅡㅡㅡ앙!

     폭발과 함께, 검은 연기가 자욱하게 퍼졌다.

     “큭…!”

     멘테는 바로 검을 앞으로 휘둘러 검풍을 일으켰으나, 잘린 연기 사이로 보인 시야에는 이미 그림자는 지붕 위를 뛰어다니며 도망치고 있었다.

     “칫. 놓쳤나.”

     자신의 속도로는 쫓아갈 수 없다.

     그렇게 판단한 소매로 코를 막으며, 멘테는 검풍으로 연기를 흩으며 그림자가 남긴 발자국을 살폈다.

     “…….”

     마부와 같은 이들이 신고 다닐 것 같은, 낡은 신발이 남긴 발자국이 남아있었다.

     “쓰으읍.”

     멘테는 검을 아래로 내리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좀 더, 빠른 게 좋겠어.”

     자기 팔목보다 더 넓은 검신을 바라보며 더 흔적이 없나 살피던 도중.

     위이잉.

     저택의 결계가 해제되었다.

     * * *

     

     그림자는 버리는 패였다.

     10살의 아이가 식기용 나이프 끝에 마나를 싣고 목을 찔려 죽을 정도면 말 다 했다.

     ‘첩자의 기본이 안 되어있는 것. 신입인가?’

     제국의 그림자들이 대부분 그렇기는 하지만, 첩보 조직이라는 놈들이 좀 떠벌리기 좋아하는 정신 나간 이들이 많다.

     하지만 실력은 확실하다.

     

     범죄를 저지름에 있어 주저하지 않고, 명령을 이행함에 사람을 죽이거나 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냉혈은 쉽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그런 자들이 가진 자만을 실력에 대한 자긍심으로 바꾸어주는 물건이-

     “어이쿠.”

     나는 은근슬쩍 손에서 힘을 뺀 뒤, 죽은 그림자가 내게로 완전히 무너지게 만들었다.

     “도련님!”

     “괜찮아. 죽었어.”

     나는 그림자의 앞섶을 손으로 받치며, 그 안주머니에 손을 몰래 찔러넣었다.

     역시.

     있다.

     사용한 흔적도 없어 보이는 신품이다.

     ‘완전 싸구려는 아니고, 중하(中下)품 정도.’

     한 봉투밖에 없지만, 종이봉투를 뚫고 나오는 알싸한 냄새만 맡아도 품질을 알 수 있다.

     “로버트 경. 이것 좀 치워주겠나.”

     “네!”

     나는 그림자의 시체를 로버트에게 맡긴 뒤, 슬쩍 종이봉투를 품 안에 찔러넣었다.

     “씁.”

     목을 정면에서 찌르느라 몸 전체가 피투성이가 되었다.

     지하 영안실에는 거울이 없어 모습을 살필 수는 없지만, 지금 전신의 감각을 훑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를 뒤덮은 셈이 아닐까.

     ‘레타르 같네.’

     하얀 드레스가 타인의 혈액으로 붉게 물드는 건 내가 아니라 레타르 전문인데.

     ‘어떻게 되려나.’

     가만히 놔두면 레타르는 과연 그대로 자랄까.

     고문을 즐기는 사디스트로서.

     ‘지켜볼까.’

     레타르는 이제 고작 4살이다.

     앞으로 어머니가 레타르를 어떻게 가르칠지는 모르겠지만, 성인에 가까워졌을 때는 내가 개입하면 된다.

     ‘사람이 잘하는 걸 해야 하기는 하지만, 재능이 시대에 항상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니까.’

     회귀 이전처럼 손에 채찍을 들려줄 수도 있지만, 여차하면 채찍 대신 연구용 집게를 들려줄 수도 있는 노릇.

     “누아르.”

     이 녀석은 어떨까.

     “히, 히익…!”

     “생각해보니 형이 나가지 말라고 했었지. 안 그래?”

     소드 마스터는 될 거다.

     안 그러면 내가 나서서라도 강제로 소드 마스터를 만들 거다.

     “화, 화장실….”

     “한 번.”

     “응…?”

     “한 번은 이해할게. 지브롤터의 저택에서 평화롭게 살아왔으니, 모를 수도 있지. 아버지나 어머니가 이야기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나는 바닥에 주저앉은 누아르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제국은 항상 우리를 노릴 거야. 왜냐하면 아직, 그들은 모르니까.”

     “반…읍!”

     누아르는 내 눈을 보자마자 바로 입을 막았다.

     “정-말로 다행이야. 안 그러면 아버지께 부탁을 드려야 하나 싶어서.”

     나는 열심히 그림자를 수습 중인 로버트를 가리켰다.

     아무리 로버트가 내 사람에 가까워졌다고 하더라도, 아직 ‘반역’ 계획을 알리는 건 시기상조니까.

     “너는 언제나 나를 실망시키는구나.”

     “아, 아으, 으으으…!”

     “그래도 괜찮아. 한 번은 봐줄 수 있으니까. 대신 다음에는 이런 일이 또 있으면, 그때는 이렇게 구해주지 않아.”

     나는 누아르를 향해 손을 뻗으려다, 피칠갑이 된 손을 바로 당겼다.

     “마스터. 되어야겠지? 형은 네가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어.”

     “아, 알겠어. 그렇게…할게.”

     “좋아. 그리고 우리, 한 가지 약속을 할까?”

     “약…속…?”

     “어. 이게 제일 중요한 건데.”

     나는 누아르의 손을 붙잡은 다음, 녀석의 검지와 중지를 펼쳐 내 목에 겨눴다.

     “네가 잡은 걸로 하자.”

     “어, 어…?”

     “누아르 지브롤터. 납치를 당했지만, 기지를 발휘해 납치범을 찌르고 도망쳐 스스로 목숨을 구하다.”

     “…….”

     눈으로 말하고 있다.

     형이 죽여놓고, 왜. 라고.

     “아버지께서 명령하셨어. 나를 숨기라고.”

     “……!”

     “재능도, 힘도, 실력도, 모든 걸. 아버지가 괜히 너를 연무장으로 데리고 간 거겠어?”

     “그, 그건….”

     “정의로운 충신 지브롤터 가문의 재능있는 차남.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이런 음침한 곳이 아니라, 햇살 따사로운 바깥이야. 이런 곳에서 피를 묻혀야 하는 건 나고.”

     누아르는 대외적인 충신이 되어줘야 한다.

     이 녀석의 빛이 밝을수록, 그만큼 나를 향해 뻗어오는 그림자가 짙어질 테니까.

     “아니면 바꿀까? 내가 연무장에서 검을 들고, 네가 나이프를 들래?”

     한 번, 물어는 보고 싶었다.

     과연 누아르는 어떤 선택을 할지.

     7살의 대답이라서 그다지 의미는 없다는 걸 알지만-

     “혀, 형이 원한다면….”

     “음?”

     “그, 그렇게…. 할….”

     “하.”

     “히익…!?”

     나는 나도 모르게, 누아르의 머리를 주먹으로 가볍게 툭 찍었다.

     “헛소리. 너는 그냥 연무장에서 칼이나 휘둘러라. 이런 그림자들 상대하는 건 형의 몫이니까.”

     “…….”

     “대신, 한번 말했다. 강해지라고.”

     “……응.”

     아버지와의 시간을 보내는 건 누아르여야 한다.

     “일어나. 나도 슬슬 단장을 새로 해야 하니까. 이대로는-”

     “그레이ㅡ!”

     납골당의 입구.

     “너…!”

     “아.”

     땀은 흘리지 않지만, 호흡이 조금 거칠어진 아버지가 우리를 보며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음.”

     나는 흐트러진 옷을 가다듬고 주머니 속 물건이 들키지 않게, 자세를 바로잡으며 내 머리를 가리켰다.

     “이제 좀, 아버지 아들 같은 느낌 나지 않습니까?”

     나를 바라보는 아버지, 그리고 누아르의 표정은 뭐라고 해야 할까.

     “……왜 그렇게 쳐다보십니까?”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상황 끝났으니 긴장 좀 풀라고 그런 건데.”

     정말, 왜 저러는 거지.

     * * *

     “장군. 아무래도 변경백이 영지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흠….”

     지브롤터 협곡을 올려다보던 노장, 클레이돌 후작은 50m 높이의 성벽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저도 모르죠.”

     “임마. 너보고 그런 답을 하라고 부관 시켜준 줄 아냐?”

     “제가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어차피 결과는 같지 않습니까.”

     안경을 낀 갈색 머리 부관은 담담한 얼굴로 뒤에 있는 병사들을 가리켰다.

     “지시를 내리시면 즉시 퇴각할 준비를 하겠습니다.”

     “얌마! 총대장이 아직 싸울 의지가 가득한데, 퇴각은 무슨?!”

     “그럼 어떻게, 저 높이의 성벽을 올라가시겠습니까? 사다리도 없이?”

     “…….”

     클레이돌 후작은 인상을 와락 찡그렸다.

     “변경백이 없어진 지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이거늘.”

     “성벽 기어 올라가는 건 마스터나 가능한 일이지, 저희 같은 일반 기사들은 목숨 걸어야 합니다.”

     “아, 그래! 내가 졌다! 어차피 진지하게 온 것도 아니었어!”

     클레이돌 후작은 구시렁거리며 말머리를 돌렸다.

     “사진은 제대로 찍었나?”

     “예. 자정이 되기 전에 사진기로 찍어서 보냈으니, 지금쯤 열심히 윤전기를 돌리고 있을 겁니다. 장군님과 변경백의 대치를.”

     “쯧. 욕이나 오지게 먹겠어. 싸울 것도 아니면서 왜 들이대냐고.”

     “앞에 가서 시위도 안 하고 그냥 가만히 시체 바람 맞는다고 욕먹는 것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쓰으읍….”

     클레이돌 후작은 손으로 얼굴을 덮어버렸다.

     “젠장. 그래도 한 번은 붙어보고 싶었는데.”

     “기다려볼까요? 어째서 갑자기 저택으로 돌아간 건지는….”

     “됐다. 분명 황실에서 장난질을 쳤겠지.”

     “예? 장난질이라고 하면….”

     “집에 불을 냈다거나, 애들을 위협했다거나.”

     클레이돌 후작은 이를 갈며 동쪽으로 눈을 돌렸다.

     “참 마음에 들지 않아. 아무리 황위를 물려받을 분의 노선이라고는 하지만….”

     “…가장 제국다운 분이십니다.”

     “하지만 동시에 제일 위험한 인간이기도 하지.”

     “저는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크하하! 짜식. 그래도 아직 죽고 싶지는 않은 모양인가 보구나.”

     “당연하죠.”

     부관이 안경을 치켜올리며 씩 웃었다.

     “대륙 최고의 미녀, 샤를로트 지브롤터를 직접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죽을 수 없습니다. 특히 그…흐흐.”

     “미친놈.”

     “미쳤다니요? 황제께서도 후궁으로 들이려고 하셨던 여자입니다. 황태자가 바뀔 수도 있었던 일이라고요?”

     “이미 성인이 되신 분인데 잘도 바뀌겠군. 애초에 황손도 있는데 무슨.”

     “사람 마음이라는 게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일이잖습니까? 당장 장군께서 1관문 공략을 시도도 하지 않고 회군하시려는 것처럼.”

     “……쳇.”

     클레이돌 후작은 입맛을 다시며, 병사들이 활을 든 성벽 위를 올려다봤다.

     “부관. 우리가 저 관문을 넘을 수 있을까?”

     “마스터는 가능하겠죠. 대부분의 병사는 불가능하고.”

     “그러면 하늘을 날아서라도 갈 수 있다면….”

     “사람만 넘어가서야 하겠습니까. 군량도 넘어가야죠.”

     “그래. 언젠가….”

     휘이잉.

     “저 바람을 뚫고 협곡을 넘어가는 순간, 왕국을 무너뜨리고 진정으로 대륙을 통일하게 되겠지.”

     “예. 지브롤터가 무너진다면, 다른 군소왕국들도 금방 백기를 들겠죠.”

     “나는 노스트럼 왕국을 얘기한 건데.”

     “하하. 농담도.”

     부관이 피식 웃었다.

     “지브롤터만 먹어도 왕국은 알아서 무너질 겁니다. 제가 어느 나라 출신인데요.”

     “노스트럼.”

     “예.”

     “그렇군.”

     잠시 뒤.

     “무력시위로 마스터가 나선 사진도 찍었으니, 이만 돌아간다. 오크 시신으로부터 나온 가죽과 마석, 척추뼈를 잘 갈무리하도록.”

     “장군. 그.”

     “해 뜨면 밥 먹고 갈 거니까 안심하고.”

     “””예!!”””

     클레이돌 후작이 이끈 5천의 병사들이 하나둘 새벽의 아침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떠나기 위한 짐을 꾸리며.

     

     * * *

     아버지가 저택에 돌아오자마자 상황은 수습되었다.

     서재에 모여있던 이들은 금방 흩어져 저택 곳곳을 수습하기 시작했고, 지하실로 내려온 이들은 시체를 수습했다.

     기사단은 내가 죽인 그림자의 시신을 통해서 뭔가 정보를 얻어내려고 할 테지만, 그다지 좋은 정보를 얻어내지 못할 것이다.

     나? 

     

     나는 피 묻은 머리칼을 전부 씻어낸 뒤, 내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다시 아버지의 앞에 섰다.

     “고생 많았다.”

     아버지는 지하실에서 막 봤을 때와 달리,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나를 맞이했다.

     “제일 고생하신 분은 아버지시죠. 그 거리를 또 전력으로 뛰어오셨잖습니까?”

     “그거야 당연하지. 다만….”

     “다만?”

     “너도 이제 직접 겪어봐서 알겠지만, 가문에 외인을 들이는 건 지양해야겠더구나.”

     아버지가 복잡한 얼굴로 탁자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내가 축하연을 자주 열지 않은 이유가 이런 거란다. 바깥에서 오는 이들 중에 어떤 벌레가 같이 들어올지 모르니.”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죠.”

     서재에는 아무도 없다.

     “세인트 지오 노스트럼. 이번 사태에 대하여, 그는 어떤 전갈을 보냈습니까?”

     “…….”

     “제국의 정예병 5천, 심지어 마스터를 대동한 군대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예. 없었습니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그 정도는 너희가 알아서 처리하라는 듯.”

     “…….”

     “실제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과는 다릅니다. 한 마디 전갈이라도 ‘최선을 다해 국경을 수비하라’라거나, 지원 병력이나 군량미를 보내려는 움직임도 없었죠.”

     “너는, 진심으로 그가 싫은 모양이구나.”

     “네. 다른 건 몰라도 이 나라, 이 대륙에서 사라져야 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좋다. 그럼 진지하게 물어보마.”

     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로 다가왔다.

     “네가 바라는 건 무엇이냐? 지브롤터가 왕가를 지배하는 것? 아니면 지브롤터가 제국에 붙는 것? 아예 지브롤터 왕국을 세우는 것?”

     “직접 왕이 되시려고 생각도 하셨습니까?”

     “질문으로 답하지 말고, 네 의도를 답해라.”

     “아버지.”

     나는 아버지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예를 갖췄다.

     “저는 세인트 지오 노스트럼을 끌어내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당장 올릴 사람이 없다면, 나리아 지오 노스트럼 공주가 왕위에 오르게 되겠죠.”

     “그럼, 그 뒤는?”

     “뒤요?”

     그리고 진심을 다해 답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만.”

     “뭐?”

     “나리아 공주를 하루라도 빨리 이 나라의 옥좌에 올리는 것. 반대로 말하자면, 무능왕을 옥좌에서 끌어내리는 것.”

     단지.

     “그거면 충분합니다.”

     모든 것은.

     “나리아 공주가 그 뒤에 왕국을 어떻게 운영하든, 제국에 의해 멸망하든 그 뒤는 제가 알 바 아니죠.”

     “…….”

     나리아 공주를 여왕으로 만든다.

     “너는 국서가 될 생각이더냐.”

     “제가요? 음, 그게 세인트 지오를 끌어내리기 위한 길이라면 한 가지 방법도 되겠습니다만.”

     “너는….”

     “예. 짐작대로.”

     다시 한번 더, 말하지만.

     “저는 무능왕을 끌어내리고, 나리아 공주를 여왕으로 만들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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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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