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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

       낯부끄러운 잠입이 끝나고, 우리는 궁으로 복귀했다.

        ​

        그녀와 나 모두 그날은 서로 얼굴 볼 자신이 없어 다음날이 되어서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

        “…….”

        ​

        “…….”

        ​

        물론 하루 만에 기억이 사라지진 않았기에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결국 내가 먼저 말을 꺼내야만 했다.

        ​

        “그래서, 이제 어떡할 거야? 누굴 목표로 해야 할지 후보군은 대충 추렸는데, 다들 하나같이 나름 권세가 있는 이들이라 지금까지처럼 마구잡이로 밀고 들어갈 수는 없잖아.”

        ​

        “…그래요.”

        ​

        마리아는 내가 말을 걸자 눈을 피하며 못내 대답했다. 슬쩍 움직여 눈을 맞추면 반대로 피하는 게, 역시 어제의 사건이 그녀에겐 꽤 크게 다가온 것 같았다.

        ​

        “하나같이 장·차관 정도는 하는 사람들이죠. 물론 제 앞에서 그들이 예의를 차려야 하는 건 분명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제 말에 고분고분 따를 이유도, 필요도 없는 사람들이에요.”

        ​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감찰단이 결론을 내리기까지 며칠 남지 않았어.”

        ​

        “느긋하게 하나씩 정보를 캐낼 여유는 없지요. 알고 있어요.”

        ​

        그녀는 고민했다.

        ​

        “…역시, 그럼 그들을 전부 불러서 한 번에 확인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

        “그게 가능하겠어?”

        ​

        부른다고 순순히 올 사람들이 아니었다. 황실에 대한 존중이니 뭐니 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들이 그만큼 바쁜 사람들이라는 게 문제였다. 관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장차관쯤은 되는 사람들이고, 작위 귀족이라면 못해도 제국의회나 귀족계의 최상층에 자리 잡은 사람들이 대상이었다.

        ​

        그쯤 되면 일분일초 지나가는 시간 자체가 엄청난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사람들을 한 번에 불러낸다는 건, 아무리 마리아라 하더라도 어려웠다.

        ​

        애초에 그들은 황제의 명령을 받아 움직이는 사람들이었으니까.

        ​

        그러나 마리아는 내 지적에도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가능해요.”

        ​

        “무슨 명분이라도 있는 거야? 대주교님으로도 힘들 텐데.”

        ​

        그녀는 내 지적에 오히려 살짝 웃었다.

        ​

        “아무튼, 그들이 거절할 수 없는 명분만 있으면 되는 거잖아요?”

        ​

        ――

        ​

        마리아가 자신만만하게 승리를 선언하고 이틀 후, 우리는 황궁의 연회장으로 향했다.

        ​

        “…진짜, 물고 태어나는 숟가락이 최고긴 하네.”

        ​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말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

        ​

        “왜 그러죠?”

        ​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이었기에 경어를 쓰며 마리아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

        ​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는, 우리가 오늘 여기서 벌어지는 연회의 호스트이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마리아지만, 내가 이런 자리에서 마리아의 파트너로 알려져 있었기에 세트 메뉴로 딸려왔다.

        ​

        “진짜 다 불러내는 데 성공했네.”

        ​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마리아는 그걸 또 들었는지 콧대를 세우고 말했다.

        ​

        “말했잖아요? 거부할 수 없을 거라고.”

        ​

        한창 시종들을 지휘하며 마지막으로 연회장의 상태를 점검하는 마리아 곁에서 참석하는 사람들의 명부를 살폈다. 우리가 목표로 했던 사람들은 말 그대로 전부 들어가 있었다.

        ​

        아니, 오늘 이 연회장에는 팔츠에서 나름 힘 좀 쓴다는 사람은 전부 모여들었다.

        ​

        이게 어떻게 가능했는가 하면, 답은 간단했다.

        ​

        “아바마마께서 자신의 이름으로 직접 돈을 기부하신 자선단체에서 황궁을 빌려 벌이는 연회에, 과연 권력에 민감한 사람들이 참석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

        “어렵겠지요….”

        ​

        나라도 이들과 같은 상황이면 못 빠져나갈 거다. 아니, 정치적으로 그렇게 

        ​

        하물며 황제가 돈을 넣기 전에 이미 이 단체에 이름을 올린 귀족의 면면도 다들 화려했다.

        ​

        욤에게 부탁해 뷔르템부르크 후작가도 참석시켰고, 그 외에도 여러 귀족가가 참여했다. 물론 그중 일부가 울름 남작의 비리 사건에 휘말려 자발적 근신에 들어가 있긴 하지만, 그거야 이곳 수도에선 왕왕 있는 일이었기에 다들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

        오히려 황제가 참여한 이후로 자선단체에 제발 받아달라고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의 이 참가인 명부였다.

        ​

        “재상급이나 황실 빼면 진짜 올 사람은 다 왔군요.”

        ​

        재상들은 애초에 이런 행사에 참가할 군번이 아니고, 황실의 경우 마리아가 주최하는 자선행사에 다른 이들이 끼어드는 건 관습적으로 도의를 어기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걸 감안하면, 올 사람은 전부 다 온 것과 다름없었다.

        ​

        마리아는 적당히 지시를 마치고 나를 돌아봤다.

        ​

        “그래서, 분명히 외워뒀죠?”

        ​

        “물론입니다.”

        ​

        오늘 이 연회의 목적은 겉으로는 자선단체의 발족식이었다. 하지만 진짜 목적은, 목표로 한 사람들을 전부 불러들여서 과연 누가 이 일의 핵심일지를 검증해내는 것이었다.

        ​

        물론, 이런 자리에서 그런걸 드러낼 만큼 허술한 사람은 애초에 그런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다들 당연히 티를 내지 않겠지.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확신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

        “목소리, 확실하게 기억했죠?”

        ​

        “물론입니다.”

        ​

        우리에겐, 목소리와 실루엣 분이라지만 증거가 있었다.

        ​

        수정구 자체의 내용만으로는 감찰단에 보내도 아무런 증거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 찍힌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혀내기 위한 정보는 충분히 제공해주었다.

        ​

        목소리와 체형. 그 두 가지만 있어도 개인을 특정해내기엔 충분했다.

        ​

        마법을 이용한 조작은 없다는 마리아의 확언이 있었기에 장담할 수 있었다.

        ​

        이 다음부터는, 지난번 귀족들의 저택을 털 때와 똑같았다.

        ​

        마리아가 연회장에서 시간을 끄는 동안, 내가 각 귀족의 수행원을 확인한다.

        ​

        그리고, 우리가 지하실에서 본 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한다.

        ​

        혹시라도 그들 중에 없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배제했다.

        ​

        ‘감찰단에 자기 사람을 꽂았다는 걸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사람이에요. 고위 귀족이 다른 사람에게 그걸 드러낼 정도면, 확고한 신뢰 관계가 있는 게 아니라면 불가능해요.’

        ​

        그녀의 말에는 나도 동의했다. 보통 대놓고 자기 약점이 될만한 걸 공유할 정도면 항상 자기 눈에 닿는 범위에 있는 측근으로 쓰기 마련이었다. 특히 이렇게 대놓고 주요 정치인들이 다 모이는 자리라면 더더욱.

        ​

        마리아와 시선을 마주쳤다.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

        그리고 연회장의 문이 열렸다.

        ​

        귀족들이 입장을 시작함과 동시에, 우리도 팔짱을 끼고 전장으로 임했다.

        ​

        ――

        ​

        “하하하! 전하께서 이리 빈민 구제에 관심이 많으신 줄 미처 몰랐습니다!”

        ​

        “이 나라의 황족으로서 의무를 다할 뿐입니다. 수도에서는 물산이 넘쳐흐르는 시대에 배곯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고귀한 핏줄을 이은 사람으로서 당연히 힘써야 할 일 아니겠어요.”

        ​

        “전하와 같은 분이 황녀이신 것이 이 나라의 홍복일 것입니다.”

        ​

        “별말씀을.”

        ​

        연회장은 살벌했다. 아니, 연회장 자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정확히 말하면, 누가 봐도 황후 파벌에 명확하게 줄을 대고 있는 이들과 마리아가 나누는 대화가 살벌하기 그지없었다.

        ​

        조금 전 나눈 대화도 결국 해석하면 너희는 넘쳐흐르는 돈으로 파벌 놀이나 하고 있냐는 지적에 세력도 한미한 황녀 따위가 우리를 견제하려 하냐고 받아친 것이었다.

        ​

        물론 자리가 자리이니만큼 대부분은 서로 좋게 좋게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원래 어딜 가더라도 꼭 미꾸라지 한 마리씩은 있기 마련이었다. 황후 파벌도 마찬가지였다.

        ​

        물론 그들도 이곳에 모인 사람의 면면이 워낙 쟁쟁한 탓에 곧장 돌아가진 못했다. 그래서 적당히 서로 몇 마디 치고받고 나면 다시 평범한 대화를 나누었다.

        ​

        “아무튼, 노고가 많으시겠습니다. 부디 제 자금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오늘의 선행이 내일의 행운이 되어 돌아오지 않겠습니까.”

        ​

        조금 전까지 서로 날 선 말을 주고받은 것이 무색하게 훈훈하게 대화가 마무리되는 것을 보며, 나는 더더욱 정치판에는 너무 깊이 몸담지 말자는 다짐을 다지게 됐다.

        ​

        저렇게 얼굴에 철판 깔고 대화 나누는 걸 보면, 여간 무서운 게 아니다. 저러면서 나중에는 뒤에서 서로 등에 칼 꽂는다는 거 아냐.

        ​

        호러 장르가 다른 게 아니었다. 이게 바로 호러 영화지.

        ​

        하여튼, 마리아와 나는 팔짱을 끼고 서로 파트너임을 드러내며 연회에 참석한 귀빈들과 한 차례 쭉 인사를 나눴다.

        ​

        이제 본격적으로 따로 움직일 차례였다.

        ​

        “믿고 있을게요.”

        ​

        “맡겨 두라고.”

        ​

        다시 정쟁의 한복판으로 향하는 마리아를 배웅하고 수행원들이 모이는 곳으로 향했다.

        ​

        보통은 이들도 제 주인과 함께 있겠지만, 이곳에선 그럴 수 없었다. 특히 마리아가 있는 곳은 자리한 VIP룸은 들어간 이들의 지위가 워낙 엄청난 탓에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별도의 공간에 머물러야 했다.

        ​

        별도의 공간이라 해봐야 일반 연회장이었지만.

        ​

        “오오! 곧 부마가 되실 분 아닙니까.”

        ​

        “…안녕하십니까.”

        ​

        시작부터 굉장히 세게 펀치를 맞았다. 이 사람들은 보고 들은 대로 말하는 거라 반박할 수도 없었다.

        ​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

        “브란덴 선제후의 셋째 아드님이라 들었습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

        “이건 저희 영지에서 나는 영약인데, 남성성에 굉장히 좋은 물건이라고 소문이 자자합니다.”

        ​

        “그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해보실 수 있겠습니까.”

        ​

        마리아와 결혼 예정이라는 소문이 퍼진 건지, 내게 줄을 대려는 사람이 잔뜩 몰려왔다. 그들을 적당히 돌려보내며 주변을 살폈다.

        ​

        ‘젠장, 이래서야 목표를 관찰할 수가 없는데.’

        ​

        한동안 인파에 둘러싸여 쩔쩔맸다.

        ​

        이런 상황에 놓여본 적이 없으니, 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힘으로 떨쳐낼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

        당황해하며 빠져나갈 틈만 모색하고 있으니, 인의 장막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흠, 잠시 비켜주시겠습니까.”

        ​

        “앗, 예.”

        ​

        욤이었다.

        ​

        수도에서 목에 힘 좀 준다는 뷔르템부르크 후작가의 장남 아니랄까 봐, 어지간한 가문 사람들은 다들 얌전히 물러났다.

        ​

        물론 여전히 내게 매달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 정도는 나도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었다.

        ​

        “죄송합니다. 제가 만날 사람이 있어서 그런데, 자리를 좀 비워도 되겠습니까?”

        ​

        “예, 예….”

        ​

        욤이 절반 정도를 치워준 덕에 수월하게 나머지 절반도 밀어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욤과 인사를 나눴다.

        ​

        “덕분에 살았다.”

        ​

        “별말씀을.”

        ​

        또 사람들이 몰려들까, 나는 곧장 그와 어깨동무를 하고 수행원들이 따로 모여 시간을 보내는 곳이 잘 보이는 곳으로 향했다.

        ​

        “여기에 무슨 볼일이 있는 겁니까?”

        ​

        “그렇다고 볼 수 있지.”

        ​

        자세한 내막은 밝힐 수 없었기에 적당히 둘러대며 자리에 앉았다.

        ​

        욤을 사람들의 접근을 막는 부적처럼 쓰는 것 같아 좀 미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목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에게 나중에 꽤 귀한 몬스터 부산물 하나 선물해주기로 약속하고, 적당히 대화를 나누며 수행원들을 살폈다.

        ​

        그들 역시 그들의 주군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름 고위급 인사라고 볼 수 있었기에 교류에 적극적이었다. 다들 같은 테이블에 동석한 사람들끼리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몇몇은 아예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 두루두루 대화를 나눌 정도였다.

        ​

        “흠.”

        ​

        그런데, 그중 유독 이상한 사람들이 몇 있었다.

        ​

        다른 이들과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고, 그저 묵묵히 제 앞에 놓인 음식을 해치울 뿐인 사람들이 있었다.

        ​

        명백히 이상했다.

        ​

        어느 판이든,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인맥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정말 뜬금없는 친분을 통해 막힐 일이 통과되고 통과될 일이 막히는 경우가 흔한 것이 세상 이치였다.

        ​

        그런데, 이런 곳에서 저렇게 침묵한다고?

        ​

        이런 경우는 둘 중 하나였다. 아직 초짜라 여기 모인 다른 이들에게 말을 걸 급이 되지 못하는 이들이거나, 혹은 그럴 필요가 없는 포지션을 잡은 이들이거나.

        ​

        무능한 경우는 애초에 고민하지 않았다. 그 정도 눈치도 없는 이들은, 애초에 여기 따라올 만큼 측근으로 기용될 수 없었다.

        ​

        그렇기에 내 시선이 더욱 그들에게 쏠렸다. 누가 어떤 경우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유심히 살펴봐야 할 이들이 그들이라는 건 분명했다.

        ​

        그리고 그들 중에서도, 내 시선은 유독 한 사람에게로 쏠렸다.

        ​

        익숙했다.

        ​

        얼굴이 익숙하다는 건 아니었다. 애초에 한 번도 얼굴을 본 적 없는 사람이었다.

        ​

        하지만, 저 체형은 익숙했다. 옷의 품이 넓긴 했지만, 움직이며 드러나는 윤곽만으로도 사람의 체형을 유추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기사들은 언제나 상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을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했고, 그렇기에 이런 걸 구분하는 건 경력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레 할 수 있게 되는 일이었다.

        ​

        의자에 앉아있는 탓에 키를 알긴 어려웠지만, 저 체형은 딱 지난번 하수도에서 본 사람과 비슷했다.

        ​

        “욤.”

        ​

        “예?”

        ​

        “잠깐 얼굴 좀 보고 올 사람이 있어서. 잠시 일어날게.”

        ​

        “상관없습니다.”

        ​

        자리에서 일어나, 용의자에게로 향했다.

        ​

        뚜벅뚜벅 걸어갔다.

        ​

        갑자기 이 연회장의 주인공 중 한명이 다가가자, 수행원들은 다분히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

        하지만 나는 그들을 무시하고 곧장 그에게로 향했다.

        ​

        그리고 그의 앞에 멈춰섰다.

        ​

        그 역시 술잔을 내려두고 날 쳐다봤다.

        ​

        천천히, 그 얼굴을 뇌리에 새기며 물었다.

        ​

        “혹시,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습니까?”

        ​

        내 질문에, 그는 대답 없이 한참 시간을 끌었다.

        ​

        “어디서, 한 번 만난 적 있는 것 같아서.”

        ​

        재차 물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에게로 쏠렸다. 그제야 그는 마지못해 한 마디를 툭 내뱉었다.

        ​

        “사람 잘못 보신 것 같습니다.”

        ​

        그 목소리는 내가 수정구를 몇번이나 반복 재생하며 들은 그 목소리와 똑같았다.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낭만 판타지를 꿈꿨는데 로맨스 판타지였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dreamed of a life filled with romance¹ and romanticism, but I didn’t dream of a romance fantasy… —- ¹ The “Romance” here means a feeling or atmosphere of something new, special and exciting, e.g., a hero’s adven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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