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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1

       “……”

         

       당서란은 멍하니 눈앞을 관망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만큼,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도 않는 그녀이다.

         

       그런 당서란이 대처할 생각도 못 하고 얼을 빼는 모습.

       이는, 지금 유세하가 보여주는 무위가 감히 충격적이었다는 소리였다.

         

       그럴 수밖에, 당연한 일이다.

       부 마스터, 당표림을 10초 만에 피떡으로 만들고,

       순수 스펙만 보면 당표림보다 더 강한,

       주유리마저 지금 정면에서 제압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전대미문의 강함.

         

       필시, 당서란이 살면서 본 각성자중,

       정점에 있는 존재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풍경이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타르타로스>의 회의에서 처음 언급되었던 유세하의 이름.

         

       당서란은 대충 기억하겠다고 답했지만,

       그건 사실 거짓이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벌레 같은 배신자,

       문하연이 내뱉은 말이었으니까.

         

       분명, 자신을 교란하기 위한 어그로용 발언.

       당서란은 유세하를 신경 쓸 가치도 없다고 여겼다.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녀의 판단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하찮게 여기는 것도 충분히 납득되는 일.

       실제로도 원래라면 유세하가 밀렸을 거다.

         

       마왕과의 계약으로,

       S급 중위권의 힘을 가진 당서란.

       A급 중위권의 당표림.

         

       마지막으로 정신을 조종당해,

       컨트롤적인 측면에서는 미흡하나,

       순수 스펙은 S급 하위권인 주유리까지.

         

       압도적인 전력이었다.

       오만함을 가질만했다.

         

       까놓고 말해서, 지금 3인만으로도 <고니스 헌터 아카데미>를 쑥대밭으로 만들고도 남았다.

         

       문제는 유세하.

         

       그 검귀조차 경탄하고, 극찬하며, 광소를 지었던 천체(天體)의 세상에 우습게 도달할 정도의 천재.

         

       말 그대로 고금제일(古今第一)의 재능을 가진 자가, 찬란한 꽃을 피웠다는 거였다.

         

       여기에 그냥 개화한 것도 아니다.

       그냥 순수하게 재능만으로,

       벽을 넘은 상태가 아니었다.

         

       유세하는 <시스템>과 거래했다.

       폭군, 요왕.

       [역천의 눈동자]에게 맹세했다.

         

       추후, 뭔지 모를 대가를 반드시 치르겠다고 각오했고 결의했다.

         

       그 덕분에 현재 유세하는, 말 그대로 반신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상태였다.

         

       [당신의 힘이 ‘시스템’의 범주의 극에 도달합니다.]

       [반신의 격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

       ◉능력치

       [근력:150] [마력:130]

       [속도:180] [정신:130]

       [내구:150] [신성:120]

       ―――――――――――――――

         

       지금의 유세하는 단언할 수 있다.

         

       검귀 소항우,

       또는 완전히 부활한 마왕이 나타난 게 아닌 이상 그 누구도 막을 수가 없었다.

         

       당서란은 모르겠지만,

       그녀는 사실상 최악의 타이밍에 등장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

         

       “……”

         

       당서란은 곧 정신을 차렸다.

       뒤로 거리를 벌리며, 노련하게 양손을 모았다.

       독기가 소매에 휘감기며 두툼한 천처럼 뭉쳐졌다.

         

       상대의 시야를 가리고 교란하는 기수식,

       직후, 독기와 마기로 형성된 수많은 암기가 빗발치듯 날아갔다.

         

       하나하나 <유도>, <투명>, <중독> 효과를 머금은 3단 콤비네이션.

         

       에픽(Epic) 등급,

       고유능력 [독혈의 주인]의 파생스킬,

       [히드라의 머리]였다.

         

       그러나 유세하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손에 신성을 모았다.

       겨우 엄지만 한 크기의 작은 빛덩이.

         

       하지만 신빛가람은 물론이고,

       그 성녀조차 뛰어넘을 정도의 신성이 담겨 있었다.

       그것을 바닥에 떨구자 펼쳐지는 [찬탈하는 빛의 파동].

         

       콰콰콰-!!!

       넘실거리는 빛의 파도,

       아니 바다가 주변을 휩쓸었다.

         

       다가오는 암기가, 있었다가 없었던 것처럼 소멸했다.

       추가로, 그를 정면에서 막던 주유리가 피를 토하며 괴로워했다.

         

       “……!”

         

       유세하는 그런 주유리를 쳐다봤다.

       주나용에게 들어서 주유리라는 인물이 처한 입지를 설명 들은 그이다.

         

       덕분에 정확하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모르나,

       당서란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건 짐작 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봐줄 생각 따위 조금도 없었다.

         

       주먹을 쥐며 복부를 가격.

       두 눈이 튀어나올 듯이 확장되는 주유리,

       단숨에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유세하는 즉시, 당서란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어째서 저년이 이곳에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없다면 거짓이겠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죽일 수 있을 때 없애기로 다짐했다.

         

       *

         

       “……”

         

       모두 지켜본 당서란은 식은땀을 흘렸다.

       유세하의 전신에서 풍겨오는 압도적인 강자의 기운.

         

       저 눈빛,

       이 위압감.

       그녀가 기억하는 세 명이 가진 눈과 같았다.

         

       ‘적룡왕 케아리스.’

         

       그리고 케아리스의 아버지이자,

       그녀가 죽자 미쳐 날뛰었던 ‘폭군’ 드라코른.

       마지막으로 검귀 소항우.

         

       당서란도 전면전은 무조건 사려야 하는 절대 강자 3인방과 같은 기세가,

       유세하에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애써 부정했다.

         

       ‘말도 안 돼.’

         

       저런…

       이제 갓 19살 먹은 애송이가…

       그 괴물들과 동급이라고?

         

       “그런 일이 있을 리가…”

         

       *

         

       한편, 같은 시각,

       같은 장소.

       조금 떨어진 위치.

       

       주나용은 무릎을 꿇은 채,

       멍하니 이 모습을 지켜봤다.

         

       당서란과 정신을 차린 당표림.

       그리고…

       다시 일어선 사촌 언니 주유리까지.

         

       세 사람은 유세하에게 합공을 펼쳤다.

       조금의 부끄러움도 느껴지지 않는 망설임 없는 살인 공격.

         

       그러나 유세하는 이형의 육체를 이용해,

       저 거대한 덩치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그들을 상대했다.

         

       유세하가 한번 몸을 움직이면 그것은 곧 번개였으며,

       그가 휘두르는 검은 그것 자체로 하나의 재앙이었다.

         

       “……용와와.”

         

       주나용은 허탈하게 입을 벌렸다.

       한 달 전, 어머니를 상대했을 때 느꼈던 벽의 크기.

       아니, 그것을 아득히 넘어서는 천외천의 강함에 경외감을 느꼈다.

         

       주나용은 직감했다.

       평생 죽어라 노력하고 수련해도,

       자신이 유세하에게 닿을 일은 없을 거라고.

         

       “……”

         

       주나용은 주먹을 쥐었다.

       그러다가 곧 이를 갈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정신 차려 주나용!’

         

       지금 저 모습.

       뭔지는 모르나 절대 정상적인 힘은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유세하가 뭔지 모를 희생을 치렀다는 걸 직감했다.

         

       소중한 사람이,

       사랑하는 남자가,

       목숨 걸고 싸우는데 이러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때, 붙잡는 작달막한 손길.

         

       “…하나야?”

       “……”

         

       어느새 기절한 문보라를 챙겨온 마하나.

       그녀는 문보라를 무릎 위에 올리며 슬프게 쳐다봤다.

         

       고개를 저었다.

       단호하게.

         

       “방해야.”

         

       단언하는 한마디.

       주나용은 억장이 무너지는듯한 슬픔을 느꼈다.

       그리고 이것은 마하나도 마찬가지.

         

       실제로도 지금 저 싸움에,

       둘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공유로 인해 도달한 A급의 강함,

       에픽(Epic)등급 스킬.

         

       그 모든 게 의미 없을 정도의 싸움이었다.

       마하나는 고개를 떨구는 주나용을 토닥였다.

         

       “괜찮아.”

       “…하나야.”

       “분명 기회가 올 거야.”

         

       마하나는 방패를 들어 올렸다.

         

       “지금은 세하를 믿고 지켜보자.”

       “……응.”

         

         

       * * *

         

         

       약 1분.

       치열하게 펼쳐지는 싸움.

         

       유세하의 절대적인 무위에 계속해서 밀리는 당서란.

       그녀는 아주 살짝이지만, 목을 스치는 칼날에 소름을 느꼈다.

       조금만 더 느렸다면, 죽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르륵 흐르는 피를 보며 공포를 체감했다.

         

       ‘……’

         

       당서란은 아깝다는 듯 혀를 차며,

       주유리, 당표림을 말 그대로 묵사발로 만드는 유세하를 쳐다봤다.

         

       둘 모두 한계였다.

       앞으로 30초면 패배로 결판이 날 거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

         

       당서란은 돌연 허공을 움켜쥐었다.

       특별한 스킬이 아닌,

       무엇인가 발동하기 위한 트리거.

         

       곧, 주유리가 우뚝 멈췄다.

       이어서 유세하가 당황할 틈도 없이,

       주유리의 전신에서 강렬한 마기가 폭풍우처럼 휘몰아쳤다.

         

       *

         

       “……!”

         

       유세하는 확실하게 보았다.

       감히, 마왕에 버금가는 어마어마한 마기를 흩뿌리는 주유리의 모습을.

         

       동시에 용의 비늘로 뒤덮인 심장 부근,

       불완전하게 생긴 띠가,

       나풀거리며 빛을 내는 모습을.

       유세하는 저것이 뭔지 바로 알았다.

         

       ‘설마, <천칭의 굴레>!?’

         

       [슬라슬라]의 창조주이자, 역사상 가장 유능했다는 소환사, 율리우스.

       그의 유산을 모두 모으면 얻을 수 있는 신화(Myth) 급 아티팩트.

       효과는 적용된 대상의 몸에 흐르는 모든 피의 가능성을 개방하고, 더욱 진화시켜 주는 소환사 계통의 최고봉 아이템.

         

       ‘다만…’

         

       다시금 살펴보니, 띠의 상태가 여기저기 하자가 많이 있었다.

         

       틀림없이 제대로 완성되지 못했기에 보이는 현상.

         

       당연했다.

       재료 중 태반은 유세하가 가지고 있으니까.

       저것은 사실상 발악에 가까운 행위였다.

         

       그럼에도 어찌 되었든 완성한 모습을 보아하니,

       당서란은 하나로 합쳐주는 설계도 같은 걸 보유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원래 스토리의 흐름대로 유산의 주인이 되는 것은 그녀가 맞다는 의미였다.

         

       우드득-!!!

         

       “…미친.”

         

       곧, 주유리의 모습이 기괴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변하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달려들려 공격하려고 자세를 취한 사이에 모든 게 끝나있었다.

         

       ―크키에에에에!!!

         

       기괴하며, 위엄있는 괴성.

       유세하는 충격파를 양손으로 막으며 전방을 바라봤다.

         

       용.

       흔히, 드래곤이라고 할법한 약 5미터 정도 되는 크기의 생명체가 보였다.

       윤기 있게 흐르는 흑색의 비늘,

       철퇴처럼 두터운 꼬리,

       박쥐와 흡사한 피막의 날개.

         

       하지만…

         

       “역시 실패했나.”

       ―크키에에에!!!

         

       주유리가 변모한 드래곤의 형상은 기괴했다.

       솔직히 너무 복잡하게 생겨서 묘사하기는 좀 어렵고,

         

       구태여 표현하자면 와이번에 더 가까웠다.

       필시, 제대로 개방하지 못해 어중간한 상태인 게 틀림없었다.

         

       순간, 느껴지는 기척에 고개를 올렸다.

       도대체 언제 이동했는지,

       드래곤폼 주유리의 등 뒤에, 당서란이 올라타 있었다.

         

       유세하의 머리를 스치는 기억.

       ‘고스라’에서 <데드 서펀트>의 위에 올라탄 용법사 당서란의 위엄.

         

       그것을 증명하듯 당서란이 마법을 펼쳤다.

         

       주유리의 몸에 흐르는 용의 힘이 그녀에게 옮겨가며, 더욱 강력한 ‘독, 혈’ 마법진을 생성했다.

         

       “주, 죽어, 죽어버려! 이 괴물 자식아!!!”

         

       당서란이 절규하며 소리쳤다.

         

       유세하가 아는 그녀의 모습은 오만하고,

       자신감 가득한 최종 보스다운 위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겁에 질려 소리치는 흔한 빌런 중 한 명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좀 짜치네.’

         

       수십 개의 초록, 적색 마법진이 그려졌다.

       하나하나 마법을 토해냈다.

       필시 무시 못 할 위력이지만…

         

       슈컥-!!

         

       유세하는 [성자의 검]을 휘두르는 것으로 모두 썰어버렸다.

       당연히 평범한 평타는 아니었다.

         

       아무리 스펙상 반신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해도,

       당서란+주유리 콤비는 절대 약한 게 아니었으니까.

         

       유세하가 휘두른 검은,

       한참을 두들겨 맞아 익힌 지고의 검술이라 불리는 극의.

         

       체화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조금만 다룰 수 있어도,

       말 그대로 세상조차 썰어버리는 권능이었다.

         

       [‘귀영검(鬼影劍)’을 발동합니다. 신화(Myth) 급 스킬로 분류됩니다.]

       [그림자와 귀신조차 파악할 수 없는 극의 검이 당신의 손에 펼쳐집니다.]

       [자동으로 ‘심검(心劍)’ 상태가 유지됩니다. 심검 상태에서는 모든 기교, 기예가 한계치를 아득히 초월합니다.]

       [모든 기술에 ‘방어 무시’, ‘소멸’, ‘사거리 증가’, ‘위력 증가’가 부여됩니다.]

       [‘귀영검’의 단계 중 현재 2단계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1단계: 심검 발현]

       [2단계: 도형무 발현, 도형무를 이용해 특정 효과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유세하는 고개를 들었다.

         

       두려움에 마른침을 삼키는 당서란을 쳐다봤다.

         

       “후우…!”

         

       자세를 잡았다.

       확실하게 썰어서 이만 끝을 내려는 그 순간.

         

       욱신-!

         

       “…큭!?”

         

       심장이 조여오는 고통에 검을 놓쳤다.

       밑을 내려다보자,

       몸에서 연기가 나며 ‘기린’의 하체가 서서히 부서지고 있었다.

         

       유세하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한계가 왔다는 것을.

         

       [‘완전 포식’이 서서히 해제됩니다.]

       [현재 당신은 무리한 대가로 인해 힘을 끌어올린 상태입니다. 더는 그 반동을 견딜 여력이 없어집니다.]

       [능력치가 대폭 감소합니다.]

       [‘요왕’이 왜 하필 지금이냐며 소리칩니다. 자신이 대가를 더 치르겠다고 말합니다.]

       [기각됩니다.]

         

       말 그대로다.

       왜 하필 지금이라는 말인가.

         

       물론, 양심이 없다는 건 안다.

       덕분에 혼자서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했으니까.

         

       “……”

         

       눈을 찌푸리며, 원래의 인간 상태로 돌아가는 유세하.

       사람 특유의 두 다리가 땅에 닿자,

       이리도 무력했나 싶을 만큼 후들거렸다.

         

       당서란은 이것을 지켜봤다.

       그녀는 헛바람을 내뱉으며 웃었다.

       두 눈에 가득 담긴 공포가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지금이 기회라는 듯 마법진을 그렸다.

         

       “그래, 그래! 비록 예상치 못했다고는 하나…결국은 이기면 그만인 법. 죽어라, 죽어! 이 괴물 자식아!!!”

         

       당서란의 마법.

       여기에 주유리가 입을 벌리며 브레스를 쏘았다.

       움직일 여력도 없는 유세하는 눈을 감았다.

         

       쾅-!

       거대한 폭발.

         

       유세하는 고통 대신 느껴지는 마력에 ‘설마!?’하는 심정으로 눈을 떴다.

         

       “므냐아아아앙!!!”

         

       마하나,

       므냥이,

       천사같은 므냥이.

       나의 최애캐이자,

       사랑하는 사람.

         

       [늑령왕의 헌신]을 몸에 두른 작은 털 뭉치는,

       제 몸보다 더 큰 방패를 들어 올렸다.

         

       수십 배는 더 큰 보호막을 펼쳤다.

       틀림없이 [황혼 늑대의 장막]이었다.

         

       마하나만 있는 건 아니었다.

       주나용, 날개까지 펼친 소녀는 ‘용우왕!!!’ 소리를 내며 힘차게 브레스를 토해내고 있었다.

         

       덕분에 간신히 대치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대치다.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위험해 비켜!”

       “므, 므아! 저, 절대…안 비킬 거야!”

         

       마하나는 울먹이며 유세하를 바라봤다.

       두 눈에 흐르는 눈물은,

       분함과 미안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세하만, 희생하게 할 수는 없어!”

         

       주나용이 말을 받았다.

       브레스를 내뱉으면서도 용케도…

         

       “맞아 유세하! 너만, 너만 멋진 척하게 둘 것 같아!?”

       “…너희들…”

       

       악을 쓰는 마하나, 주나용.

       각각 A급 중위권.

       원래라면 막아내는 것조차 불가능한 승부.

         

       파아앙-!

         

       하지만 기적이라는 게 통했던 걸까.

       둘은 전력을 쥐어짜 간신히,

       무마시키는 데 성공했다.

         

       쓰러지는 주나용과 휘청거리며 품에 안기는 마하나.

         

       “주나용! 므냥아!”

       “용꾸웨에엑…”

       “므아, 므아…므마왕…”

         

       곧, 이런 기적 따위 같잖다는 듯,

       다시 마법을 시전하는 당서란이 보였다.

         

       유세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쩔 수 없었다.

       마왕이 부활할지라도 일단은 살아야 했다.

         

       아공간에 걸린 목걸이를 꺼내 들었다.

       자신을 포함하여 각자의 목에 걸린 <마법제>의 목걸이를 발동하려는 찰나.

         

       바람이 휘몰아쳤다.

       날카로운 초록빛의 기운이 브레스를 향해 날라왔다.

       자세히 보니 흔히 ‘차륜’이라고 칭하는 거대한 바퀴 형태의 투사체였다.

         

       유세하는 저 스킬이 뭔지 알았다.

       유니크(Unique) 등급 [맹렬하게 쇄도하는 칼바람]의 파생스킬이었다.

         

       자욱하게 퍼지는 폭발과 연기.

       뒤이어 묵직한 소리와 함께,

       갑주를 입은 여성이 바람처럼 나타났다.

         

       “유세하님! 괜찮으십니까!?”

         

       아는 얼굴이었다.

         

       “초설화…팀장님?”

         

       멍하니 반문하는 유세하.

       뒤이어 그의 어깨 위로 가느다랗고, 힘 있는 손길이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시선을 올리자,

       붉은 로브를 뒤집어쓴 여성이 보였다.

       <용검미르>를 상징하는 적색의 용이 타오르듯 새겨진 로브.

       그녀는 유세하를 향해 면목 없다는 듯 말했다.

         

       “…늦어서 미안하구나, 정말로…”

         

       그리고 고맙구나.

         

       “그만한 희생을 치르면서도 딸아이를, 모두를 지켜줘서…”

       “…당신은?”

         

       로브를 벗은 여성은 유세하의 어깨에 둘러주며, 그의 머리 위로 손을 올렸다.

         

       주나용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날카로운 눈꼬리를 가진 미인.

       그녀가 부드러운 미소를 선보였다.

         

       “이제 어른들에게 맡기렴.”

         

       당당히 당서란을 향해 걸어가는 여성.

       세계 곳곳에서도 몇 없는 S급 헌터이자,

       같은 S급 중에서도 틀림없이 상위권에 있는 초강자.

         

       <용검미르> 클랜의 마스터.

         

       주예용.

         

       그녀가 드디어 전장에 참전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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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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