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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2

       

        

        

        

        

        

       ───드드드득!

        

       ───투두두두!

        

        

        

       “아아악!”

        

        

        

        발을 내딛기가 어렵고, 건물 천장과 벽면이 쪼개지며 거대한 균열이 생긴 탓에 주먹만한 파편들이 떨어진다. 하지만 빌딩 전체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오늘의 마지막 킬존, 다르게 말하면 용암의 바다가 마지막으로 둘러싼 곳은 바로 이 건물이기 때문이었다.

        

        무너진 외벽을 통해 보이는 바깥. 용암의 흐름이 상당히 기이했다. 화산 활동 뿐만이 아니라 거기에 지진까지 겹치며 지표면이 쪼개진 탓에 그쪽으로 용암이 흐르거나 틈새로 밀려들어간 탓이었다. 바닥의 수위가 일시적으로 낮아졌을 거고, 이 건물 1층에 가해지는 부담도 일시적으로 줄어들겠지.

        

        요컨대 아까 말했듯이, 건물이 좀 흔들려봐야 결코 붕괴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술 기동을 실행하기에는 최적의 타이밍이었다.

        

        

        건물 진동과 소음을 틈타 움직이게 된다면 적은 내 위치가 어디인지를 파악하는 게 불가능에 가까워졌고, 그리하여 아주 시기적절한 타이밍에 상대를 기습할 수 있었다. 본래 기습이란 상대가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때 시행하는 것이긴 했지만, 설령 정신을 차리고 있었어도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ADS조차 없는 유저가 날아드는 섬광탄에 대응할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리하여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온다.

        

        주변에서는 여전히 총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사주경계는 딱히 필요없었다. 꼬리로 문 손잡이를 슬그머니 잡아 조심스럽게 문을 닫으면 끝이었으니. 간단히 파밍을 시작했다. 같은 탄환을 사용하는 총을 쓰는 게 아니라면 탄창도 총도 건드릴 필요가 없었다. 그저 소모했던 투척무기만 다용도 파우치에 구겨넣어 보충하면 될 뿐.

        

        위로도 높을 뿐만 아니라 좌우로도 넓은 이 건물은 일종의 굉장히 거대한 멩거 스펀지처럼 생겼고, 중간에는 공중정원이 있었다. 물론 본래라면 물이 졸졸 흘렀어야 할 아름다운 정원은 이미 그 기능을 상실해버렸고, 자라다 만 풀들은 허공을 가로지르는 탄환에 의해 사정없이 뜯겨져 부서졌지만.

        

        아무튼, 열다섯 명 가량의 유저들을 마지막으로 수용하기에는 적합한 장소였다.

       

        내가 한 명을 죽였으니 14명인가.

        

        

        

       ───콰아앙!

        

        

        

        그러던 와중, 무시무시한 소음과 함께 공중정원 정중앙에 톤 단위의 돌덩어리들이 마구 낙하했다.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약해진 탓에 무너질만한 곳부터 먼저 무너지는 것이었다. 물론 저 돌덩어리들이 낙하하며 이 빌딩에 준 대미지를 고려해보면 여기가 박살나는 것도 시간 문제였고.

        

        물론, 어디까지나 저 낙하 현상 자체만을 분석했을 땐 그러했단 뜻이었다. 전술적 관점에서 보자면 탁 트인 공중정원 위로 십수 개의 엄폐물이 생겨났음을 의미했다.

        

        그리고.

        

        

        

       -[알림 : 화재 감지.]

        

        

        

        슬슬 건물 바깥쪽에서 나가야만 할 때였다.

        

        문을 열고 새카만 연기가 차오르는 공간 바깥으로 나가, 막 엄폐물이 생긴 공중정원으로 조심스럽게 돌입. 물론 엄폐물이 있다고는 해도 이 자리에 계속 있을 생각은 없었다. 이곳에서 몇 분만 하드하게 교전을 벌이는 즉시 바닥이 무너져버릴 테니까. 당연히 이 밑에는 새빨간 죽음의 액체들이 가득했고.

        

        물론, 그 사실 자체는 이용할 만했다. 공중정원의 엄폐물들을 돌아다니며 두 개의 점착폭탄과 세 개의 나나이트 캐니스터를 자율기동 모드로 전환한 후 보이지 않도록 매설했다. 낙석이 떨어진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기에 오는 사람이 없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2차 천장 붕괴라도 있었다면 깔려 죽었을 테니까.

        

        

        공중정원을 건너 반대편 영역으로 이동했다. 이곳에는 거대한 도서관이 있었다. 다르게 말하면 잘 타는 소재임과 동시에 자체적인 무게만으로 건물 붕괴를 동시에 유발 가능한 책이 사방팔방에 들어찼단 소리였다.

        

        물론, 이미 누가 한 발 앞서 그런 생각을 했나보다.

        

        

        

       “누가 벌써 불을 질렀나?”

        

        

        

        그 말대로.

        

        타닥거리는 소리를 내며 수만 권 이상의 책들과 책장이 거세게 타오른다. 책장은 사람이 적당히 지나갈 수 있는 간격으로 밀집된 불덩어리로 전락했고, 따라서 복사열이 장난이 아니었다. 게다가 불이 너무 과도하게 번진 것을 고려하면, 누가 일부러 소이탄 같은 걸 쏘거나 던져서 불을 낸 게 틀림없었다.

        

        확실한 건 길목을 차단하기 위해, 또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낸 화재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자리를 돌파하는 순간 적의 연약한 옆구리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 게다가 애초에 이런 화재 현장을 정밀 정찰한다는 건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고.

        

        실드 잔량 역시 여전히 상당히 남은 상태.

        

        돌파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경고 : 대규모 열원 감지. 거리가 과도하게 가까움.]

        

        

        

        빠른 걸음으로 불타는 도서관 내부를 가로지른다.

        

        주변은 책장으로 빽빽했기에 섬세하게 정찰할 필요는 없었다. 애초에 숨기려고 하면 뭐든 숨길 수 있는 곳이다. 일일히 정찰할 바에는 그냥 최대한 빠르게 이 자리를 나가는 것이 그나마 가장 나은 행동이겠지.

        

        하지만 그로부터 얼마나 갔을까.

        

        

        

       ───탕! 탕! 탕!

        

        

        

        소총이라고 하기에는 좀 더 경쾌한 소리가 오른쪽에서 울려퍼진다. 실드 역시 그리 많이 손상되진 않은 걸 보아 권총탄. 하지만 이 시점에서 권총을 사격한다는 사실 자체가 말도 안 되었다. 큰 손상을 줄 수도 없을 텐데.

        

        그렇다면 저 총소리는 일종의 시그널. 누군가가 지정된 순찰 구역을 지나갔을 시 모종의 방법을 통해 자동으로 반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놓은 것에 가깝겠지. 그리고 그 목적성을 따져본다면…아마 적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총소리가 들리는 즉시 나는 최대한 빠르게 이 자리를 벗어났어야만 했다.

        

        이미 늦었다.

        

        

        

       “이런.”

        

        

        

        쉬이익!

        

        바닥에서 불길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나나이트 캐니스터가 바닥을 순식간에 녹여버렸고, 동시에 주변에 서있던 책장과 바닥이 무너졌다. 전후좌우에서 몸을 덮치는 네 개의 책장에 깔리기 직전 빠르게 몸을 피하자마자 쿵 소리와 함께 지면에 거대한 금이 간다. 그 순간 무어라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나마 단단해보이는 곳을 향해 점프.

        

        그리고 그 순간 바닥이 통째로 무너졌다.

        

        

        

       ───콰지지직!

        

        “큭…!”

        

        

        

        황급히 점프했기에 낙하 지점을 계산할 겨를도 없었으며, 그 와중 예상보다도 바닥이 크게 무너진 탓에 머리를 좀 부딪혔다.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다. 하지만 뻥 뚫린 구멍 바닥으로 보이는 새빨간 불길은 그 자리에서 몸을 지체하지 말도록 나를 채찍질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투두두두두!

        

        

        

        옆에서부터 총알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심상찮은 정확성, 해당 사실을 인지했을 때의 즉각적인 퇴피, 빠른 전술 기동. 그리고 함정을 파는 실력과 과감함까지. 그리고 그 즈음에서 적이 누군지를 식별 가능했다.

        

        머릿속에서 기억하고 있는 아바타는 아니었으나, 오히려 그 사실이 힌트가 되었다. 매번 상위 20%라고 하는 이유가 있었다. 파이널 챔피언십의 상위권, 최상위권으로 갈수록 항상 보는 사람만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만약 그 안에서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누군가의 느닷없는 약진이라고는 보기 어려웠다.

        

        다시 말해, 저건 한국 유저였다. 그리고 가능성 높게 다이스일 것이었고.

        

        그 사실을 눈치채자마자 웃음이 나왔다.

        

        

        

       “확실히,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죽었겠네요.”

        

        

        

        수많은 연구 끝에 결국 나와 로건마저도 골로 보내버릴 수 있는 트랩을 실전에서 써먹는 데 성공했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아직 우위를 점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지. 현 시간부로 저 유저를 다이스로 칭하자면 – 그녀는 든든한 엄폐물 뒤에 숨은 채 무언가 깔짝대고 있었다. 오히려 총을 쏘지 않는 부분에서 더더욱 불안감이 가중된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꺼낸 것은 – 화학물질 발사기. 그러나 내용물을 허공으로 발사했을 때, 그것은 나나이트 캐니스터 같은 게 아니었다. 말 그대로의 수류탄이었다.

        

        과연, 나에게조차 공개하지 않은 한 수도 있었다는 건가.

        

        이 자리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긴장감과, 다이스가 나조차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두 개의 사실이 교차하며 간만에 동물의 본능이 끓어올랐다. 모른 척할래야 할 수가 없는 선명한 웃음이 입가에 지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교전 중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희열이 끓어올랐다.

        

        

        

       ───콰아앙!

        

        

        

        그와 동시에, 사람의 투척으로는 불가능한 속도로 날아가다 내 머리 위에서 폭발하는 수류탄. 그것은 정확히 천장을 건드렸고, 안 그래도 약해져있던 천장이 불길한 소음을 토해낸다.

        

        본능적으로 그 자리에서 구르자마자 무지막지한 크기의 돌덩어리들이 또다시 떨어진다. 이게 파이널 챔피언십인지 뭔지 구별조차 안 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 순간에서조차 나는 웃음을 숨기지 않은 채 총을 쏴대며 자리를 옮겼다.

        

        

        도서관이 총체적으로 무너진다. 다이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당연하게도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고, 나 역시 이를 뒤쫓는다. 그리하여 화염과 그을음, 그리고 탄환과 선혈이라는 이름의 물감들이 추격전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캔버스 위를 칠하고 있었다.

        

        나와 다이스라는 이름의 두 개의 거대한 바퀴가 서로에게서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가운데, 그 사이에 끼인 이들이 마치 불꽃처럼 사그라들며 로비로 사출된다. 주로 도망가던 와중 다이스가 사방팔방으로 어그로를 끌고, 그에 반응한 적을 내가 감지하고 처리하는 역할이었다.

        

        능수능란한 도주, 그 와중 능숙한 헤이트 조절을 통해 또 다른 적을 내게 정확하게 토스하여 시간벌이용 미끼로 삼는다. 아마 그녀는 이 자리에서 초 단위로 성장하고 있겠지. 아마 다이스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이 시점이라고 해도 이견은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것을 꺾어버리는 것이 나의 역할이었다.

        

        

        

       “커헉!”

        

        

        

        으직!

        

        정확한 기동과 수류탄 및 홀로그램 미끼를 통해 또 다른 유저의 시선을 정확하게 분산해낸 다이스가 개머리판으로 상대의 턱을 후려친 다음, 그것을 자신의 방패로 삼아 내게 견제를 날려댄다. 왼손에는 상태이상 기절에 빠진 시체를 질질 끌어 몸을 가리면서 오른손으로만 허니뱃저를 사격하고 있는 상태였다.

        

        나는 망설임없이 점착폭탄을 때려박았고, 다이스와 또 하나의 유저는 그 자리에서 튕겨나간다. 물론 해당 유저가 폭발력의 거의 전부를 흡수해준 탓에 그녀는 멀쩡했다. 당사자는 잿더미가 되어 로비로 사출되었지만.

        

        그녀는 가진 모든 수단을 전부 사용하여 나의 발을 묶었고, 그 중 대부분의 결과가 나조차도 살해 가능할 정도의 정교함과 위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추격전도 끝이 나는 법이었다.

        

        단 한 번에 나를 죽이지 못했던 것이 다이스의 유일한 실책이라면 실책일 것이었다. 물론 나 역시도 실드가 깨지고 HP가 절반 이상 날아갔으며, 다량의 총알을 소모한 만큼 그녀로서는 말 그대로 최대한의 성적을 발휘한 것이리라.

        

        다리에 총알을 얻어맞은 서예린이 그 자리에 철퍼덕 엎어진다. 물론 가까이 가지는 않았다. 마지막에 수류탄을 한 손에 하나씩 쥐고 동귀어진할 수도 있었기에, 한 10초 가까이 접근하지 않은 채 엄폐물에서 가만히 조준하고 있었을까.

        

        

        

       “…하, 역시 안 속네요. 처음에 잡았어야 되는데….”

        

        

        

        그리 말하자마자 아직 핀이 빠지지 않은 수류탄 두 개가 품 안에서 굴러나왔고, 다이스는 쓰게 웃었다.

        

        그녀는 총을 메고 있었지만 이미 양쪽 손은 몇 번이고 총알에 맞은 상황. 반쯤 절단된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었기에, 실질적으로는 팔과 다리 전부를 쓰지 못하는 시점에 놓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본래라면 나노머신 주사를 통해 회복할 수 있었지만, 내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는 불가능. 실질적으로 그 누가 보더라도 로비로 사출되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대화가 이어졌다.

        

        

        

       “…1등할 수 있죠, 선생님?”

        

       “물론이죠.”

        

        

        

        나는 그에 고개를 끄덕였고, 다이스는 힘겹게 몸을 끌어 엄폐물에 몸을 기대었다.

        

        방아쇠를 당겼다. 다이스는 한 줌의 아이템 더미가 되었고, 반짝거리는 폴리곤 조각으로 흩어져 허공으로 녹아들었다. 

        

        그것을 잠시 쳐다보다가, 나는 무언가 홀린 듯이 방금까지 쓰던 총과 아직 남은 탄창을 집어던지고는 다이스가 사용하던 AAC 허니뱃저를 들어올렸다.

        

        그녀가 사용하던 이 총에게 파이널 챔피언십의 마지막 승리를 안겨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알림 : 적 1명 잔존.]

        

        

        

        다이스가 사망함과 동시에 남은 사람은 단 한 명.

        

        피어오르는 흙먼지 사이를 헤치고, 방패를 든 채로 걸어오는 하나의 인영. 콘크리트 파편을 뒤집어썼지만 그 머리카락은 눈을 그대로 머리카락으로 뽑아낸 것마냥 하얬고, 소름끼치는 하늘색 눈동자가 그 사이에서 나를 정확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로건 블레미스.

        

        내가 넘어야 할 산.

        

        내가 넘어야만 하는 벽.

        

        파이널 챔피언십의 막.

        

        

        

        그녀가 남기고 간 허니뱃저를 단단히 어깨에 견착하고 조심스럽게 들어올렸다.

        

        조준선을 정렬하고, 방아쇠울에 검지를 넣으며, 정확하게 머리를 겨누었다.

        

        파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총알이 하늘을 날았고, 그 순간 로건이 사라졌다.

        

        파이널 챔피언십의 마지막 교전이 시작되었다.

        

       

        

        

        

        

        

        

        

        

        

        

        

        

        

        

        

        

        

        

        

       ───철컹!

        

        

        

       “왔다, 왔어!”

        

       “파이널 챔피언십 4등 왔다-!”

        

       “유진 씨, 유진 씨 아직 경기 하고 있지?”

        

       “아유, 그게 더 급한가. 아직 안 죽고 잘 살아계시니까 빨리 여기 앉아.”

        

        

        

        파이널 챔피언십 마지막 경기 3등.

        

        그 성적표를 마지막으로 받아든 다이스는 로비로 사출되자마자 AFK 모드로 전환, 목에 건 초커를 말 그대로 벗어던지고는 복도를 황급히 달려 디브리핑 룸의 문을 부수듯 열어제꼈다. 안에는 당연히 먼저 아웃된 한국 대표 선수들로 가득했고, 이들은 축하의 말을 한 마디씩 건네며 미리 안배해둔 다이스 전용 자리로 그녀를 안내했다.

        

        의자에 앉아 화면을 보자마자 보이는 것은 유진 1인칭과 3인칭, 그리고 오른쪽에 자그맣게 띄워진 미니맵이었다. 그러나 다이스에 눈에 들어온 것은 그게 아니었다.

        

        유진은 이전까지 사용하던 총을 어디에 갖다버린 건지, 방금 전까지 다이스가 들고 있었던 AAC 허니뱃저 한 자루를 든 채로 로건과 생사를 건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것을 알아차린 순간, 갬빗이 덧붙였다.

        

        

        

       “우승은 못해도, 네가 든 총은 우승하겠네.”

        

       “하, 유진 씨, 진짜아아….”

        

        

        

        수천만 명을 넘어 억에 달하는 사람들이 지켜본 광경.

        

        유진은 그 누가 보아도 다이스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혹은 그와 비슷한 이유로 인해 자신이 사용하던 총기를 망설임없이 집어던지고는 그녀가 사용하던 총을 사용한 것이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게 뭐 어떻겠는가. 나중에 직접 물어보면 밝혀질 것을.

        

        도대체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까, 이걸. 다이스는 우는 것처럼, 혹은 웃는 것처럼 보이는 묘한 표정을 지은 채, 그 누구의 말에도 반응하지 않고 화면을 쳐다보았다.

        

        빌어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제발 이기고 와요.’

        

        

        

        그것이 그녀가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기원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어느덧 소설을 연재한 지 1년이 다 됐네요

    처음에는 말 그대로 전전긍긍하면서 댓글이 달렸나 안 달렸나를 보던 저였습니다만, 어느샌가 281화까지 왔네요. 그동안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그럼에도 여기까지 온 건 전부 이 소설을 즐겁게 봐주는 독자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보는 분들만 볼 거라고 생각했는데 분에 넘치는 인기를 안게 되어 얼떨떨하지만, 그래도 정말 기쁩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대학교만 아니었더라면 일일연재로 바꾸는 건데…하여간, 이제 이 소설도 후반부에 들어섰습니다. 부디 마지막까지 함께 달려갈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저 감사합니다!!!!

    저는 로건 일러스트/새 이모티콘/연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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