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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2

       *** ***

         

       이설과 이설의 수하들은 옥계 사태의 용의자 취급을 받으며 조사를 받고 있었다.

         

       당연히 상화루 바깥으로 나가기는커녕 상화루 별채에서 나가는 것조차 적귀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처지였다.

         

       그런 상화루 별채에서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혁기린이었다.

         

       강추모루는 금명월로 위장한 혁기린을 무혐의라 공표했다.

         

       이설의 수하도 아니고 그저 사제가 주범이라 억울하게 말려든 사람일 뿐이라고.

         

       아무리 작전이라고 해도 황녀인 혁기린을 구금하고 억류한다는 것은 강추모루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도와 주십시오.”

         

       그렇기에 이설은 혁기린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무엇을 말입니까?”

         

       “용지맹을 만나보려 합니다. 금명월 소저께서 저를 도와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혁기린은 결의 어린 눈빛을 보내는 이설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제 사제는 지금 주요 용의자로서 억류되어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예. 그러니 숨어들거나 아니면 강제로 돌파라도 해야겠지요.”

         

       “…그랬다가는 일이 돌이킬 수 없이 되어 버립니다.”

         

       “더 이상은 후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혁기린은 이설을 바라보면서 재차 한숨을 내쉬었다. 이설을 향한 한숨이 아니었다.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이리 사람을 단단히 홀려놨습니까. 호 낭인!’

         

       “용지맹은 저에게 소중한 사람입니다.”

         

       갑작스러운 애정 고백에 혁기린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했다.

         

       “용지맹은 저에게 헌신했습니다. 그저 못난 저를 위해 움직이고 희생하고…그게 당연한 것인줄 알았으며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 착각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이 꼴입니다.”

         

       “…사제와는 소가주가 되기로 약속하지 않으셨습니까?”

         

       혁기린의 물음에 이설은 고개를 떨구었다.

         

       “그랬습니다.”

         

       “지금 사고를 친다면 소가주의 자리를 차지하기는커녕…”

         

       “그러나 그런 약속을 한 것은 용지맹 때문이었습니다.”

         

       이설은 이글이글 타오르는 듯한 눈길로 혁기린을 바라보았다.

         

       “일전에 제 자매가 용지맹을 데려가기 위해 찾아왔던 적이 있었지요. 요란은 제 앞에서 대놓고 용지맹을 데려가겠다면서 비급과 영약, 당주 자리를 제안하더군요. 저는 그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여야만 했습니다. 저는 그저 상화루 한 켠을 차지하고 있을 뿐인 무력한 계집이었으니까요.”

         

       이설은 가슴 위에 손을 올리며 그때를 회생했다.

         

       “그러나 용지맹은 요란의 제안을 거절하고 한없이 부족한 저를 선택해 주었습니다. 그때는 정말로 기뻤습니다. 그리고 용지맹이 제 밑에서 능력을 발휘해 주었을 때 역시 더할 나위 없이 기뻤지요. 그러나…용지맹을 볼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정말 이 사람의 주군이 될 수 있는가. 흔들림 하나 없는 강철과 같은 눈으로 말도 안 되는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자격지심에 사로잡히고는 했습니다. 고작해야 상화루 별채에 칩거하고 제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소가주가 되겠다 결심했다고 이설은 말했다.

         

       “좀더 용지맹이라는 자에게 어울리는 주군이 되고 싶었습니다. 용지맹에게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고 싶었기에 소가주가 되겠노라고 결심했습니다. 허나…용지맹이 없다면 소가주 자리가 무슨 의미가 있고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설은 혁기린의 손을 붙잡으며 절절하게 말했다.

         

       “저는 이런 제 마음을 용지맹에게 털어 놓은 적이 없었습니다. 어찌 주군이 수하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 털어놓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그저 그렇게 입을 다물고 있었습니다. 그런 저를 보면서 용지맹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이설 소저…”

         

       “용지맹에게 있어 저는 미덥지 않은 주군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계획을 저에게 말해주지 않고 고충을 떠안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스스로 희생하기로 결심한 것일수도 있지요.”

         

       이설은 혁기린의 손을 잡고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으면서 점차 마음이 정리되는 것을 느꼈다.

         

       “저는 이런 마음을 용지맹에게 전해야만 합니다. 용지맹을 보고 용지맹을 품고 싶다 마음먹었으며 용지맹에게 어울리는 자가 되고 싶어 소가주를 목표로 삼았다고 말해주어야만 합니다. 그가 희생해서 얻은 소가주 자리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알려주어야 합니다. 지금이나마 제 흉금을 털어놓고 용지맹과 함께….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혁기린은 이설이 쏟아내는 진심에 압도되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기 위해서 저는 어떤 위험도 감수할 것입니다. 그러니…부디 금명월 님. 저를 도와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혁기린은 자신을 간절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설을 보며 눈을 감았다. 자신의 마음을 전하겠다고 모든 것을 버릴 각오를 한 여인에게 어떻게 모진 소리를 할 수 있을까.

         

       “하아…”

         

       협조하지 않겠다 한들 이설이 포기할 것 같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혁기린은 호천안의 계획을 떠올리고는 마음이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혁기린은 고민에 빠졌고 이설은 그런 혁기린을 간절한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 ***

         

       암룡문.

         

       암룡문의 문주전에서 독고영천과 강추모루는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말이오. 옥계를 조직적으로 공격한 무리들 중에서 상당수가 암룡문의 입문시험에 낙방한 자들이라는데 어찌 생각하시오?”

         

       “어찌 생각하고 자시고가 있겠소. 그들은 그저 능력 이상의 기회를 찾아 떠도는 기회주의자들이오. 암룡문의 시험에 낙방한 뒤에 속령파의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본 것 아니겠소.”

         

       날선 어조로 공격하는 강추모루와 그런 날카로운 강추모루의 공격을 흘리는 독고영천의 공방이 계속되었다.

         

       사도련의 네 문파는 모두 속령파를 공격했지만 네 문파의 공격 수위는 각기 달랐다.

         

       사도련에 소속된 네 문파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속령파를 공격한 곳은 바로 암룡문.

         

       속령파와 암룡문은 지척이라 할 수 있는 거리였으니 속령파가 무너졌을 때 암룡문은 큰 이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문도가 아니었다고는 해도 네 명의 자식들에게 총 팔십 명의 무인을 지원해 옥계에 투입했으니 사태에 걸린 혐의 역시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었다.

         

       “용의자들이 용조당의 부당주라는 자가 자신들과 독고이두를 연결해 주었다고 증언했소. 그리고 그들의 접견 장소에서 만났다는 목격자들의 증언 역시 확보했고.”

         

       “용조당은 요새 당원이 부족했소. 아무리 탈락자라도 당주의 입장에서는 아까운 자원이었으니 미련이 남았겠지. 탈락자와 어울린 것은 사실이겠지만 결코 이번 일을 획책하지는 않았을 거요.”

         

       이번 일이 발각될 때를 대비해 문파 차원에서 조치를 해 두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속령파가 따지고 들었을 때를 대비한 것이지 황군의 전격적인 조사를 상정하고 한 조치가 아니었다.

         

       조치를 취해 놓았다 한들 황군의 조사에 발각된 빈틈들이 있었고 강추모루가 그 점을 지적할 때마다 독고영천은 반박하거나 적당한 선에서 피해를 잘라냈다.

         

       강추모루와 독고영천의 공방은 그렇게 마지막 주제를 향해 치달았다.

         

       “마지막으로 문주의 자식들 문제요. 옥계에서 소란을 일으킨 무인들이 배후로 문주의 자식들을 언급했소.”

         

       “그것은 내 불찰이오. 나 역시 그런 일이 터진 뒤에 부랴부랴 내 자식들을 모아 이야기를 들어 보았는데…악경철의 일로 운남의 현경 고수들의 격이 일제히 떨어져 내렸으니 내 이름에 먹칠을 한 악경철에게 감정을 품은 모양이오.”

         

       “현장에서 검거된 범인들의 증언은 물론이고 이번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이 매우 뚜렷하오!”

         

       “으음…”

         

       이번만큼은 독고영천 역시 변명을 할 수 없었다.

         

       이설이 속령파의 영역에서 큰 성과를 거둔 뒤, 독고영천의 자식들은 이설의 성과를 뛰어 넘기 위해 많은 방법을 동원해 속령파의 영역을 어지럽혔다. 큰 성과는 없었으나 그 흔적이 고스란히 옥계에 남아 있었을 테니….독고영천 역시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후우. 그렇다면 군관께서는 제 자식들을 어찌할 생각이시오?”

         

       “국법에 따라 적합한 처벌을 받게 되겠지! 그나마 이번 사태가 반역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어 이 정도로 끝나는 것이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다들 극형을 면치 못했을 것이오!”

         

       이번 사태가 반역이 아니다?

         

       “강추모루 군관, 자식들의 미래가 걸린 일이니 조금만 더 설명을 해 주시면 안 되겠소? 이번 사태를 제압할 때 반역이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강추모루는 못마땅하다는 듯이 독고영천을 노려보며 말했다.

         

       “황국에서는 옥계에서 일어난 무인들의 폭동이 국가에 대한 반항이라 판단해 본관이 진압에 나섰소. 그러나 정작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니 결국 무인들의 세력다툼이었더군!”

         

       그 세력다툼을 벌인 세력 중 하나인 독고영천은 강추모루의 사나운 시선을 피했다.

         

       “어느 한 무리가 악명을 떨친다고 그 악명을 노리고 그 수법을 그대로 모방해 따라한다니…다시 생각해도 기가 차는구려.”

       

       “그렇다 하면 자식들의 처벌은…”

         

       “반역죄는 아니나 무인들이 떼를 지어 고의적으로 소란을 일으킨 사건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소! 주동자들에게는 막대한 벌금이 부과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죄질이 깊은 이들은 그에 더해 형량까지 부과될 것이오!”

         

       “음….군관, 내 아이들은 잘 타일러 보겠소. 또한 벌금과 별개로 성금을 내 옥계의 보상을 더할 터이니…”

         

       “이는 협의가 가능한 사안이 아니오. 대 황국이 건국된 이래 이런 소동은 처음 있는 일이니 결코 예외를 둘 수 없소.”

         

       “음…”

         

       대화의 여지를 두지 않는 강추모루의 태도의 독고영천의 미간이 찌푸려졌고 그 모습을 본 강추모루 역시 낮게 목소리를 깔았다.

         

       “문주, 반역혐의라는 것은 이리 쉽게 벗겨질 수 있는 것이 아니오. 본디 역적은 혐의만으로도 그 일가를 낙양으로 압송해 철저한 검사를 거치는 것이 국법이오. 그럼에도 이렇게 약식으로 조사하고 끝나는 것은 황국에서 무림의 충격을 고려한 큰 배려이니 더 이상 본관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시게.”

         

       수틀리면 그냥 죄다 역적으로 잡아다 죽이겠다는 강추모루의 위협에 독고영천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옥살이라….’

         

       무림의 고수가 관에 잡혀 들어가는 일은 분명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관을 무시하는 행태가 만연한 사파의 세계에서 형을 살았다는 사실은 아무래도 망신살 뻗칠 일이기는 했다.

       

       그러나 사지 근맥이 잘리거나 무공이 폐해지는 것도 아니니 이 정도면 어떻게 받아들일 법한 처벌이었다.

         

       “독고이두, 독고요란, 독고대막은 각기 죄질에 따라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형량을 살게 될 것이오.”

         

       “…세 사람 말이오?”

         

       “흥, 그렇소. 세 사람이오.”

         

       독고영천은 눈을 빛냈다.

         

       적귀대는 이설이 상주하고 있던 상화루를 급습한 것도 모자라 아예 상화루에 자리잡고 이 곤명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당연히 상화루에서 머물고 있던 이설과 신입 무사들은 집중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받았을 터인데 혐의를 벗었던 말인가.

         

       놀라운 일이었다.

         

       독고영천은 가주전에서 자신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노라 말하던 이설의 모습을 떠올렸다.

         

       정말로 지금의 사태를 예견하고 미리 대비책이라도 세워 두었단 말인가.

         

       독고이설의 이름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분기가 치솟는다는 듯이 씨근덕거리는 강추모루의 모습을 보니 어떤 식으로든 수를 쓴 것은 확실해 보였다.

         

       “내 이 자리에서 미리 선언하건데, 용지맹이라는 자는 절대로 풀어 줄 수 없으니 그리 아시오.”

         

       “…용지맹?”

         

       “시치미 떼기는! 당신의 딸, 독고이설이 희생양으로 내민 그자 말이오! 아무튼 할 말은 다 전했으니 이만 가보겠소!”

         

       독고영천은 쌩하니 사라지는 강추모루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대체 이설이 무슨 수를 쓴 것일까.

         

       강추모루는 현경의 고수이자 암룡문의 문주인 자신도 애를 먹을 만한 수완을 지닌 자였다. 과연 황국의 특수부대장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지 젊은 자임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들이미는 공세를 받아내는 것에 애를 먹었거늘.

         

       대체 이설이 무슨 교묘한 수를 썼길래 저런 강추모루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왔는가.

         

       “여봐라.”

         

       “예!”

         

       “적귀대라는 자들의 수사가 끝나거든, 즉시 이설을 나에게 데리고 오도록.”

         

       “존명!”

         

       독고영천은 상화루 쪽을 바라보면서 뜻 모를 미소를 지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 약속한 연참은 정시에는 올리지 못하겠지만 새벽 중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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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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