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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4

       

       

       

       

       

       284화. 잃어버린 도시를 찾아서 ( 1 )

       

       

       

       

       

       이스칼과 한스, 산쵸의 뒤를 몰래 따라가던 유니콘과 데이지의 미행은 금세 들통났다.

       

       온갖 악마와 마수의 역경을 헤쳐온 사도 두 명이 포함된 일행이다.

       제아무리 기척 죽이는 것을 본능적으로 해내는 데이지라 할지라도, 둘 모두를 속이는 것은 무리였다.

       

       《히히힝…》

       

       정확히는 유니콘이 너무 눈에 띄었다.

       

       온몸이 새하얗고 은은한 빛을 흩날리며 머리에 뿔이 우뚝 솟은 말은, 아무리 멀리 있어도 못 알아보기가 힘들었으니까.

       

       “데이지… 넌 정말로…”

       

       “하, 한스 니임…

       

       한스가 이마를 짚으며 눈을 찌푸렸다. 데이지가 안절부절못하며 한스의 눈치를 봤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하던가. 스스로 무엇을 잘못 했는지 모를 정도로, 데이지는 아둔하지 않았다.

       

       그래. 데이지는 아둔하지 않았다.

       다만 사랑이라는, 세상 그 어떤 불보다 뜨겁고 안개처럼 뿌연 것이 소녀의 눈을 잠시 가렸을 뿐.

       

       “…데이지. 잠깐 얘기 좀 하자.”

       

       “네에…”

       

       드물게도 심각한 어투의 한스. 데이지는 잔뜩 기가 죽어서 한스의 뒤를 따라갔다.

       이스칼과 산쵸와 유니콘은 눈치껏 자리를 피했다.

       

       “……하아…”

       

       한스가 깊은 한숨을 토했다. 지끈거리는 두통이 도무지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데이지는 연신 한스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 눈동자를 한시라도 멈추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이 두 번째.

       한스의 뒤를 몰래 따라서 나온 것이 두 번째였다.

       

       확실하게 데이지에게 말할 필요가 있었다. 지금이야 유니콘이 함께여서 별일 없을 테지만, 앞으로도 그러란 법은 없었다.

       이 문제를 방치하면, 추후 큰 사고로 돌아올 불씨가 되리라.

       

       “데이지.”

       “네, 네에…”

       

       잔뜩 기가 죽은 데이지의 모습에 한스의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았지만, 한스는 마음을 다잡았다.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것이 데이지를 위한 일이었다.

       

       “네가 잘못한 게 뭐라고 생각해?”

       

       “그, 그게… 한스 님을 몰래… 따라 나왔어요…”

       

       “아니. 나는 네가 날 몰래 따라 나와서 화난 게 아니야.”

       

       “…네?”

       

       데이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는, 데이지 네가 스스로의 몸을 아끼지 않은 것에 대해서 화가 난거야.“

       

       “…제 몸… 이요?”

       

       데이지가 천천히 한스의 말을 따라 했다.

       스스로의 몸을 아끼지 않아서 화가 났다니,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한스가 성큼성큼 다가와서 데이지의 어깨를 굳게 움켜잡았다. 한스의 손에 잡힌 데이지의 얇은 어깨는 조약돌처럼 조그마했다.

       

       “꺄앗!”

       

       “데이지. 내 눈을 봐.”

       

       “네, 네헤…”

       

       어쩐지 데이지가 조금 몽롱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데이지의 풀린 눈동자를 본 한스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어찌 데이지의 연심을 모르겠는가.

       

       데이지가 자신에게 품은 감정이 단순한 호감과 애정, 동경 따위의 것보다 훨씬 무겁고 뜨거운 것임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그저 어린 시절의 철없는 사랑이 그러하듯, 금세 저버릴 것이라 생각했기에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을 뿐.

       

       “데이지. 네가 다치면 마음 아파할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어? 오직 너 하나만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어머님은?”

       

       “그, 그건…”

       

       “네가 밖에 몰래 나와서 나를 뒤따라온 것도 충분히 큰 잘못이야. 하지만,  그 이상으로 네가 다치면 슬퍼할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아서… 난 그 부분에 화가 났어.”

       

       “…”

       

       “네 스스로의 몸을 아낄 줄 알아야 해, 데이지. 널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많잖아. 이렇게 몰래 밖에 나온 행위는 매우 위험하고… 널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은 이기적인 행동이었어.”

       

       고개를 푹 숙인 데이지는 살짝 낡은 옷깃을 꽉 붙잡고 있었다. 말하고자 하는 걸 알아들었을까?

       

       아직 11살…이제 12살인 아이에게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응?”

       

       “그러면, 한스 님은… 한스 님도 제가 다치면 마음 아파하실 건가요? 제가 다치거나 피를 흘리면… 슬퍼하고 눈물 흘려 주시나요?”

       

       “당연하지.”

       

       “아…”

       

       한스는 지체 없이 답했다.

       당연했다.

       

       데이지는 한스의 소중한 인연이다.

       지금이야 데이지의 연심이 조금, 아주 조금 무섭지만… 그럼에도 데이지는 항상 눈길이 가고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존재였다.

       

       한스의 대답을 들은 데이지가 고개를 들었다.

       

       “…그러면 알겠어요.”

       

       “어…”

       

       눈부시게 비쳐오는 햇빛에 흔들리는 데이지의 살짝 긴 머리칼.

       나부끼는 데이지의 미소가 조용한 햇살처럼 흩어졌다.

       

       “한스 님도 저를 아껴주시는 사람이니까. 제가 다치면 마음 아프다고 하셨으니까. 지금은 그 정도면 충분해요.”

       

       “그, 그러니?”

       

       “지금은, 말이죠.”

       

       “어?”

       

       데이지가 한스를 향해 사뿐사뿐 걸었다.

       

       “저는 이대로 유니콘이랑 같이 성도로 돌아갈게요. 가서 전부 말씀드릴 거예요. 엄마한테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드리고, 솔직하게 벌을 받을게요.”

       

       “그, 그래?”

       

       “그러니까 얼른 오셔야 해요? 너무 늦지 않게.”

       

       데이지가 품에서 무언가를 살며시 꺼냈다. 여리고 고운 풀만 골라서 엮은 작은 꽃팔찌였다.

       한스는 멍청하게 데이지를 바라봤다. 어느새 꽃팔찌가 한스의 팔에 걸렸다.

       

       “너무 늦으면 저…”

       “다시 찾아갈지도 몰라요?”

       

       ㅡ그렇게 데이지는 유니콘과 함께 성도로 돌아갔다. 

       

       후덥하게 불어온 여름 끝 무렵의 바람결처럼.

       한스의 마음 한 켠에 작은 동심원을 남긴 채로.

       

       이스칼과 한스, 산쵸는 계속해서 길을 걸었다.

       숲을 헤치고 강은 건너며, 지나친 마을이 수어 개.

       

       “드디어 도착이군!”

       

       문득 불어온 바람이 짠 소금기를 듬뿍 머금었다.

       

       아늑한 노을이 내려앉아 붉게 타오르는 바다.

       바람과 소금기가 섞여 하얗게 일어난 파도 거품이 어지러이 흩어진다.

       

       “이, 이것이…”

       

       바다를 태어나서 처음 본 한스가 눈을 크게 떴다.

       이스칼과 산쵸가 씩 웃으며 한스를 바라봤다. 내륙 촌놈이 바다를 처음 봤을 때의 반응은 늘 즐거운 법이다.

       

       “바다…!”

       

       마수가 가득한 바다를 낀 항구 도시, 아르테리스.

       

       따개비처럼 다닥다닥 붙은, 특유의 하얀 석조 건물이 눈부시게 빛을 반사한다.

       

       두 명의 사도와 시종 한 명이 이제 막 바다의 아득함을 만끽했다.

       

       

       

       ***

       

       

       

       딸깍, 딸깍- 타다다닥.

       

       손과 눈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며 키보드와 화면을 향한다. 몸에 익은 습관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법.

       이는 익숙해진 업무에도 어느 정도 통용되는 이야기다.

       

       “있잖아 그런데 말이야ㅡ… 요즘 ㅡ… 씨 말이야… 요즘 몸이… 많이 좋아지지 않았어?”

       

       “그렇죠? 저만 그런 생각한 게ㅡ… 피부도 뽀얗게ㅡ…”

       

       파티션 너머로 남 얘기 떠들기 좋아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름 작게 떠든다고 한 모양인데, 내 귀에는 너무 잘 들렸다.

       

       ‘남 얘기를 할 거면 좀 멀리 떨어져서라도 하시던가.’

       

       당사자 자리 바로 앞에서 이렇게 떠드는 건 도대체 무슨 심보인지 알 수가 없다.

       

       별수 없이 귀를 닫고 열심히 업무에 집중했다.

       정확하게는, 업무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머릿속으로는 영 다른 생각을 하는 와중이다.

       

       ‘도대체 이스칼이랑 한스를 어떻게 해야 할까…’

       

       한 놈은 격상을 해줘도 써먹지를 못하고, 다른 한 놈은 비싼 재료 왕창 넣어서 만들어 준 의수를 제대로 다루지도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돼지 목의 진주 목걸이, 아니.

       이 정도면 돼지 목에 걸린 다이아몬드 목걸이다.

       

       한스는 나름대로 의수를 사용하기 위해 붕대로 봉인한다는 수를 두기는 했지만… 또 그런 컨셉이 썩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제 성능을 온전하게 발휘할 수 없다는 아쉬움은 여전했다.

       

       프리가와 케니스는 별다른 노력 없이도 A 등급에서 서사 등급까지 무난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한스와 이스칼은 그렇지 않았다.

       

       ‘이게 캐릭터 한계값 비슷한 건가?’

       

       비유하자면 케니스는 5성 캐릭터. 프리가는 4성, 이스칼과 한스는 각각 3성, 1성 캐릭터라고 볼 수 있겠다.

       

       태생적 한계.

       노력과 수련으로는 넘을 수 없는 벽. 아마 수많은 범재와 수재들은 이 벽을 두들기다가 좌절에 빠졌겠지.

       

       ‘이 세상에 안 되는 건 없어.’

       

       안 되면 되게 하라.

       

       재능으로 안 되면 영약과 기연으로 해결하면 될 일이다. 그 예시로 한스는 꾸준하게 ‘신비한 사탕’을 먹고 있기도 하고.

       

       ‘신비한 사탕’의 정확한 효과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사탕을 먹으면 강해진다는 건 확실했다. 그래서 일단 한스에게 사탕을 꾸준히 먹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슬슬 한계에 가까워진 모양.

       

       1성 캐릭터라는 한스의 종족값을 한계까지 채웠다. 

       악기바리식으로 한스에게 사탕을 먹여봤자 효율은 거의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사탕은 이스칼한테 줘야겠네. 한스는 사탕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한계치까지 올린 것 같고.’

       

       키보드 두들기는 것도 멈추고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재능과 육체의 한계, 초월, 돌파, 새로운 경지…

       

       뭔가 작은 실마리가 잡힐 듯 말 듯 머리를 간지럽힌다. 닿을 듯 말 듯 나를 애타게 만드는 무언가.

       희끄무리한 안개를 휘젓는 감각이다.

       

       고개를 휘휘 저어 탁한 상념들을 털어냈다. 결국에는 전부 계획과 망상에 불과할 뿐. 한스와 이스칼의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뭣하면 둘을 그냥 아르고스에 던져서 격상해 볼까?”

       

       살아있는 것도 격상이 되려나?

       …안 되겠지?

       

       부웅-.

       

       핸드폰이 짧게 진동하며 메시지를 띄웠다. 한스와 이스칼이 새로운 도시에 도착했다는 내용이었다.

       

       요 며칠 동안 한참이나 말을 타고 이동하더니,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한 모양이다.

       

       《이스칼과 한스가 항구 도시, ‘아르테리스’에 도착했습니다.》

       

       항구 도시, 바다, 눈부시게 쏟아지는 뙤약볕과 부서지는 파도소리.

       

       이름만 들어도 짭조름한 소금 내음이 가득하다.

       당장이라도 게임을 키고 싶었다.

       

       현재 시간, 오후 2시.

       해야 할 업무는 진작에 마치고 무의미하게 키보드만 두들기고 있을 뿐.

       

       샤샤샥.

       

       나는 인기척을 죽이고 화장실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익숙하게 구석진 칸으로 들어가 게임을 켰다.

       

       ‘이게 사장님한테 하는 경제 보복이지.’

       

       직원이 업무 시간에 일을 안 하고 월급을 받아 가는 것.

       이게 바로 참된 월루의 자세.

       

       사장님의 눈물 묻은 월급, 너무 달다.

       

       

       

       ***

       

       

       

       아르테리스는 한스의 예상보다 훨씬 활기 넘치는 도시였고, 동시에 정신없는 도시였다.

       

       “자아, 자! 싸다, 싸! 지금 막 잡아 온 싱싱한 먹꾸르미가 단돈 동화 5개!”

       

       “배 빌려 드립니다! 튼튼하고 속도 좋은 돛단배ㅡ! 해안가의 낚시하기 좋은 곳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북적이는 사람들의 열기가 아찔하게 눈을 흔든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북적이는 시장이라니.

       

       한스의 눈이 어지러이 돌아갔다.

       그 모습을 본 이스칼이 피식 웃었다.

       

       “하하. 한스 경도 반응이 참 솔직하군. 아르테리스에 처음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반응이기는 해.”

       

       “도련님. 저희도 처음이지 않습니까?”

       

       “바다는 처음이 아니잖아.”

       

       퍼뜩 정신을 차린 한스가 새삼스러운 눈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시장을 바라봤다.

       

       “…사람이 굉장히 많군요?”

       

       “그렇지.”

       

       “마수가 가득한 바다를 바로 앞에 둔 도시인데, 이렇게나 사람이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한스는 의문스럽다는 듯 이스칼을 바라봤다. 가끔 철없이 행동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스칼은 귀족으로서 배운 교양과 지식이 굉장히 깊었다. 

       

       이번에도 이스칼은 한스의 질문에 답을 알려줬다.

       

       “자아, 이걸 보게.”

       

       인파를 헤치며 나아간 이스칼이 한 가게 앞에서 멈췄다.

       검은색 목기에 오묘한 오색으로 빛나는 은빛 장식이 새겨진 장식품을 파는 곳이었다.

       

       “오, 이건…”

       

       “아르테리스가 번성하고 사람이 많은 이유지. 호루트 바다 깊은 곳에서만 나는 산호를 가공하면 이런 걸 만들 수 있거든. 이게 바로 아르테리스의 특산물이지.”

       

       “이걸로 만든 빗이나 목걸이를 여인들이 그렇게 좋아한다죠?”

       

       옆에서 산쵸가 거들었다.

       

       그 말을 들은 한스는 주섬주섬 산호 목걸이를 몇 개 샀다. 이스칼은 이미 발 빠르게 구매를 완료한 모습이었다.

       

       “그냥 무작정 바다에 사는 마수를 잡자고 온 것은 아닐 테고… 무슨 계획입니까?”

       

       “흐흐흐. 한스 경. 그대는 혹시 이런 전설을 들어봤나?”

       

       흠흠, 목을 가다듬은 이스칼이 사뭇 무게를 잡으며 속삭였다.

       

       “마수가 가득한 호루트의 깊은 해저에는 잃어버린 도시로 통하는 숨겨진 길이 있다는 전설 말이지!”

       

       “어…”

       

       “잃어버린 고대의 도시! 무려 도시를 묘사한 그림도 남아있지! 내가 오는 길에 미리 장사꾼한테 돈을 주고 그림을 사 왔다네.”

       

       “으, 으음…”

       

       잃어버린 고대의 도시?

       그거랑 수행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지?

       

       한스가 영 떫은 표정을 지었다. 이러려고 수행에 나왔나 자괴감이 든다.

       

       영 불안한 예감.

       

       “그, 그으… 그림을 도대체 얼마에 산 겁니까?”

       

       “좋은 분을 만나서 아주 싸게 주고 샀지. 마침 딱 하나 남은 것이었는데, 내 얼굴에 영웅의 기상이 보인다면서 알아보시는 게 아닌가! 하하! 덕분에 정말 싸게 주고 샀지.”

       

       “…그, 그래서 도대체 얼마에…”

       

       “음! 은화 17개와 금화 1개에 샀다네. 이 정도면 정말 싸게 주고 산 것 아닌가?”

       

       “어, 어억…”

       

       이게 귀족의 경제 개념?

       몰락한 귀족이라고 해도 귀족은 귀족이라는 걸까? 한스와는 생각하는 경제 개념이 달랐다.

       

       목에 핏줄이 불끈 솟은 한스.

       현기증이 올라와 핑 시야가 회전한다.

       

       금화 한 개면 네 명의 농민 식구가 일 년 하고도 반년을 아끼며 살 수 있다.

       

       거기에 이스칼이 쓴 돈은 거의 모든 여비일 터.

       

       한스의 핏줄 솟은 눈동자가 산쵸를 향했다. 원망 어린 시선을 받은 산쵸가 해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최대한 말렸지만 말릴 수 없었다는 의미였다. 이미 영웅 서사의 주인공이 된 마냥, 스스로에게 취한 이스칼을 말릴 수 있는 건 프리가밖에 없었다.

       

       “그, 금화 한 개를 그림에…! 그것도 저희 여비를 몽땅…!!”

       

       가슴 속에서 울화통이 터질 것 같다.

       

       한스의 분노에 반응한 오른쪽 의수가 돌연 몸을 떨었다. 폭주의 전조 증상이었다.

       

       “으어억ㅡ!! 으윽… 여기선 안돼…! 지, 진정해… 침착하라고…! 으, 크윽…! 아, 안돼… 내 오른손… 진정해…!”

       

       “하하하하하! 우리는 잃어버린 전설의 도시를 탐험하는 위대한 여정의 기사가 되는 거라네! 어떤가 한스, 산쵸! 실로 가슴 뛰지 않나? 하하하하ㅡ!”

       

       흰 붕대가 감긴 의수를 붙잡고 부들부들 떨면서 스스로에게 되뇌는 한스.

       장사꾼에게 덤터기 당한 그림을 붙잡고 활짝 웃는 이스칼.

       

       배불뚝이 시종 산쵸는 그 모습을 보며 코를 슦 닦았다.

       

       ‘하하…’

       

       집에 가고 싶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백정상추’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하루만에 정주행…!!! 압도적 영광과 무한한 감사를 독자님에게 바칩니다…!! 앞으로도 재밌는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또 재밌는 이야기를 쓰는 글쟁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야말로, 압도적 감사…!!!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16 타일의 리듬 게임…!! 그야말로 인간 손가락의 관절을 한계까지 테스트하는…!! 악랄함…!! 그런데 말입니다…!! 음… 이건 추후 소설에서 풀도록 하지요…!! 작가 후기로 소설 이야기를 푸는 것은 악수…!! 라고 생각하기에…!!! ㅋㅋㅋㅋㅋ점점 두 팔라딘을 닮아가는 남정네들…!!! 그야말로 덤 앤 더머…!!!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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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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