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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4

       

        

        

        

        

       -[Harmony : 1등 축하해요 유진씨!]

        

        

        

       “아유, 1등 못했으면 어쩌려고.”

        

        

        

        대략 수십 분 전에 온 메시지.

        

        파이널 챔피언십 마지막 경기가 채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이런 문자를 보내다니, 대담하다고 해야 하는지. 아쉽게도 지금 답장을 보내기엔 하모니는 파이널 챔피언십과 같은 날에 끝나는 파트너 스트리머 대항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내가 1위를 했다는 사실은 이제 막 밝혀졌을 테지만.

        

        민아가 한 발 앞서 문자를 보냈다면야, 나도 한 발 앞서서 1등을 빌어줄까. 그래도 미리 김칫국부터 마시는 스타일은 아니었기에, 하모니가 보낸 것과는 조금 다른 내용의 문자가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완성되었다.

        

        그리고 송신.

        

        

        

       -1등하고 오세요.

        

        

        

       “….”

        

        

        

        …이건 좀 반 협박조인가?

        

        물론 이미 보내진 메시지다. 이미 보내진 메시지를 가로채서 수정하는 방법 따위는 없었다. 재빨리 부담 가지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를 몇 개 더 남기긴 했지만 그게 좀 더 치졸해보이기는 했다. 어쩐지 다이스가 나는 교전 빼고는 영 맹한 사람이라고 평한 게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나중에 하모니한테도 내가 맹하냐고 물어보지 않으면.

        

        좌우지간, 호랑이 이야기를 하면 호랑이가 오는 법.

        

        

        

       ───철커덕!

        

        

        

       “유진 씨-!”

        

       “우왁, 다쳐요!”

        

        

        

        훌륭한 고성방가와 점핑 다이브.

        

        기세 좋게 내가 앉아있는 침대로 점프하긴 했지만 물리력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웠기에, 다이스는 꾸엑 하는 소리를 내며 나와 한 침대에 엎어지고 말았다. 물론 다이스만 온 건 아니었고, 이어 내가 가르친 이들 전원이 박수를 짝짝 치면서 들어왔다.

        

        게다가 도대체 어디서 공수해온 건지는 몰라도, 미카엘은 조각케이크에 자그마한 초 하나까지 꽂아들고는 방 중앙에 있는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그에 내 입에서 얕은 헛웃음이 터져나온 건 덤이었고.

        

        아무튼, 내게 축하의 점핑 다이브를 하러 온 건지 은근슬쩍 꼬리를 만지러 온 건지 모르겠는 다이스를 옆으로 떨어뜨린다. 표정을 보아하니 이들이 내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로 많아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느덧 나와 다이스가 쓰던 방이 사람으로 바글바글했단 것만으로 지금 상황을 충분히 설명 가능하겠지.

        

        무어라 입을 열어야 할지 순간 고민하긴 했으나, 대답은 정해져있었다.

        

        

        

       “그동안 제 커리큘럼 따라와준 분들,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1등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그동안 못난 저희들 가르치느라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다들 일제히 절도있게 고개를 숙인다. 이게 야쿠자야, 아니면 프로게이머야.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래도 내 입가에는 어느새 미소가 지어진다. 그동안 수고한 이들과 한 번씩 악수, 그리고 포옹을 나눈다. 우선은 다이스, 그리고 미카엘과 갬빗, 잉크. 그 후에는 이 미국까지 따라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온갖 뒷바라지를 도맡아준 태스크포스 일원들까지.

        

        특히나 예린은 내가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의 총으로 우승해준 걸 어떻게 해석했는지는 몰라도, 표정이 실로 묘했다. 나 역시도 허니뱃저가 더 우수해서 사용한 게 아니라, 다이스를 기념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었으므로 지레짐작은 얼추 들어맞은 셈일 터.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올해는 제가 대신 우승해줬으니, 내년에는 꼭 1등하세요.”

        

       “…이잉, 네에….”

        

       “왜 또 울먹거려요.”

        

        

        

        1등을 못한 게 꽤 한이 맺힌 건가 싶기도 하고.

        

        물론 표정과 기색을 보아하니 그런 것 같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물어보거나 한다면 설명은 해줘야겠지.

        

        그렇게 다이스를 다독인 다음, 모처럼 준비해준 케이크도 먹어볼 차례였다. 언제 가져왔는지 우유도 한 컵 있었다. 저녁을 좀 부실하게 먹은 것도 있거니와, 디브리핑과 경기로 인해 눕고 일어서기를 몇 번 정도 반복해서 그런지 꽤나 배고픈 참이었다.

        

        어디 귀빈 응접실 같은 곳에서 가져온 거려나 싶었지만, 그게 뭐가 중요한가. 초콜릿 케이크 위의 촛불을 후 불어 끄고, 한 입 크게 떠서 씹자 입 안이 단 맛으로 가득찼다. 어쩐지 나만 먹고 있으니 기분이 묘하긴 한데, 다들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박수를 쳐댔다.

        

        그러고 있자니 요 몇 개월까지의 과거가 스쳐지나간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광경이었는데, 어느새 나도 여기까지 왔구나.

        

        

        

       ‘…생각해보니 하모니는 경기하고 있으려나. 아니면 좀 있다가 시작할지도 모르고.’

        

        

        

        다크 존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건 나였지만, 계속해서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건 어찌 보면 하모니라고 할 수 있었다. 나를 게임에 묶어두는 육중한 추가 없었더라면, 어쩌면 다크 존 자체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터였고…글쎄다. 어쩌면 스트리머로서 활동하지도 않았겠지.

        

        요즘은 방송을 안 켠 지 상당히 오래 되긴 했지만.

        

        간단히 모두와 인사를 끝내자 하나둘씩 방에서 빠지기 시작했다. 북적북적했던 방이 다시 한적해지는 가운데 어느새 방에는 다섯 명밖에 없었다. 본래라면 슬슬 호텔로 출발해야 했지만, 내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있어서 다들 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

        

        

        

       “저는 모니가 경기하는 것까지 보고 가려고 하는데, 먼저 갈 분들은 가세요.”

        

       “아, 그럼 저도 보겠습니다.”

        

       “걸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죠.”

        

        

        

        그리하여 한 침대에는 나와 다이스, 다른 침대에는 미카엘과 갬빗, 잉크. 프로젝터를 켜 벽면에 화면을 투영했다. 300이라는 숫자가 하나씩 줄어드는 걸 보니 저게 경기까지 남은 시간이 아닐까 싶었다.

        

        앞으로 5분 동안 뭐하고 있을까 궁금해하던 와중,

        

        

        

       ───철컥!

        

        

        

       “여기 있었구만.”

        

       “…왜 여기에?”

        

       “수고했다고 말이라도 건네려고 했더니, 어딜 가도 보이지 않길래 여기까지 찾아왔지.”

        

        

        

        로건과 로렌티나가 습격해왔다.

        

        분명 나와 다이스가 있는 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그냥 휘젓고 다닌다. 아니나 다를까 여자 경험도 별로 없는 남자 프로게이머 세 명은 딱딱하게 굳어있었고, 그나마 다이스가 요 며칠 사이에 안면을 터서 그런지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건넸다.

        

        일어서서 맞이하자마자 북극곰 허그가 시작된다. 아주 그냥 일반인이었으면 뼈에서 이상한 소리가 날 정도의 힘으로 안더니 등을 탁탁 두드려주면서 덧붙인다.

        

        

        

       “고생했다. 정말로 잘 싸웠어.”

        

       “…로건 씨도.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몇 개 정도의 우연이 없었더라면 꼼짝없이 졌을걸요.”

        

       “살아남은 게 강한 거지.”

        

        

        

        그렇게 허그를 푸는 와중, 로렌티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가 봤더니,

        

        

        

       “자, 다들 하나씩 받으세요.”

        

       “…이게 뭔가요?”

        

       “미 해군 입대신청서…?”

        

       “후후, 이 중에서 제가 있는 부대까지 올 수 있는 분들이 도대체 몇 명이나 될런지…끄악!”

        

       “효력도 없는 해군 입대지원서 같은 거 뽑아와서 종이 낭비 하지 마.”

        

        

        

        …도대체 저 헤드헌터 컨셉은 언제까지 유지할 작정이지?

        

        로렌티나는 북극곰 주먹에 옆구리를 얻어맞고 진압되었고, 다이스는 한숨을 내뱉으며 미카엘, 잉크, 그리고 갬빗 무릎 위에 놓여진 종이를 걷어갔다. 그 와중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는 것도 백미 아닌 백미였다.

        

        한숨을 쉬며 덧붙였다.

        

        

        

       “제 지인이에요. 원래 저런 분이니 크게 신경쓰지 마세요.”

        

       “원래 저런 분이라는 게 더 신경쓰이는데….”

        

       “더 이상 알려고 하면 다쳐요.”

        

        

        

        진짜 다친다.

        

        아무튼, 드디어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조금 잦아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무법자 두 명이 밖으로 나간다는 소리는 아니었는데, 그래도 로건은 파이널 챔피언십에 출전한 이들이기도 한 만큼 미카엘, 잉크, 갬빗과는 꽤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어 이야기가 쉽게 진전될 수 있었다.

        

        물론 나 이상으로 능구렁이같은 이 상어는 그런 공통분모따위 없어도 아주 능수능란하게 대화를 전개해댔기에 크게 신경쓸 필요조차 없었다.

        

        여하간,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하모니를 기다리고자 했기에 그 사실을 먼저 전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들은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추후 호텔까지 데려다준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지금 안면을 터놓지 않으면 내일 헨리 주최 하에 벌어질 연말 파티에서 서로 데면데면할 예정이었기도 하고.

        

        

        

       “유진. 우리가 머무는 펜트하우스 와보지 않을래요? 여기 꽤 좋은데. 하루 정도는 양보받아도 되지 않을까요?”

        

       “에, 그건 쫌….”

        

       “어머. 이 귀여운 아이가 반론을?”

        

        

        

        이 상어 양반이….

        

        물론 다른 이들은 내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모습을 처음 보는지, 결코 말릴 생각은 없어보였다. 물론 다이스 역시도 그러했다 – 되려 흥미진진하게 관람 중에 더 가까웠지. 아주 그냥 휴대폰까지 꺼내들면서 녹화도 하려고 작정했다.

        

        꼬리로 다이스의 머리를 찰싹 때리는 와중, 미리 띄워놓은 화면이 켜진다.

        

        하모니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이제 내려오세요.”

        

        

        

        로렌티나를 내려놓은 후, 다섯에서 일곱으로 불어난 인원이 금요일의 마지막 경기를 눈에 담았다.

        

        그리고-

        

        

        

        

        

        

        

        

        

       

        

       “저 친구가 지난 번 오퍼레이션 노스피어스에서 제 감적수였던 아이죠?”

        

       “네.”

        

       “역시, 후후….”

        

        

        

        루비같이 투명한 붉은 눈동자를 반짝거리며, 로렌티나가 마치 주변에 보석이 잔뜩 떨어져있는 상황에 직면한 사람과 같은 눈빛으로 화면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 양반을 어쩌면 좋아.

        

        

        

        

       

        

        

        

        

        

        

        

        

        

        

        

        

        

        

        

       -[Streamer ‘Eugene’ // ON AIR]

        

        

        

       “와, 사람 무섭게 치솟네요. 벌써 10만 명을 넘었어.”

        

       “오늘 마지막 경기까지 우승했고, 단순 계산만으로도 이번 파이널 챔피언십 1등일텐데…제가 얼마 전에 중계방 켰을 때만 해도 3백만 명씩 몰렸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더 많이 올 것 같은데요.”

        

       “서버 터지는 거 아닌가 몰라.”

        

        

        

       -주인장 딱대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

       -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유진우승!

       -대한민국의자랑!대한민국의자랑!대한민국의자랑!대한민국의자랑!대한민국의자랑!대한민국의자랑!대한민국의자랑!대한민국의자랑!대한민국의자랑!대한민국의자랑!

       -대한민국의자랑X 그냥 본인이 준내 잘함O

       -ㄹㅇ 이사람은 감비아에 떨어뜨려놨어도 1등 먹었을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대로.

        

        시청자 수 여섯 자리는 그나마 근래 간간히 보긴 했지만, 일곱 자리는 도대체 뭔가 싶을 정도. 꼴랑 1분도 되지 않아 백만이 넘어가더니, 물을 한 컵 마시고 오자마자 4백만이 넘어있다. 내 스트리밍 세션에 꿀이라도 발라놓았는지 모를 지경이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싶었지만, 뭐 별 수 있나.

        

        하도 오랜만에 방송을 켜서 그런지 – 라고는 해도, 고작 1~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 무어라 말해야만 하나 조금 골머리를 싸매긴 했는데, 실질적으로는 그리 상관없을 듯했다. 후일담 정도만 적당히 말해줘도 다들 좋아해주지 않을까. 물론 좀 안일한 생각이긴 했는데.

        

        그리하여 오래간만에 안부를 전할 겸,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방송을 켜게 됐네요, 여러분. 반갑습니다. 드디어 파이널 챔피언십을 끝내고 돌아온 유진입니다.”

        

        

        

       -끼야아ㅏㅏ아아아아아악

       -날가져요!날가져요!날가져요!날가져요!날가져요!날가져요!날가져요!날가져요!

       -와 여자셋이서 파자마파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뱀잠옷 미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선생님 진짜 주웅내 귀엽습니다 ㅋㅋㅋ

       -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1등!

        

        

        

       “이 뱀 잠옷 말인가요? 다들 좋아할 것 같았어요. 물론 제가 입겠다고 산 건 아니지만, 이 두 명이 하도 이걸 입으면 좋을 것 같다고 뉴욕을 신나게 뒤져서 가져왔다나 뭐라나요. 하여튼 변태들이야.”

        

       “그냥 변태 할 테니까, 꼬리 만져도 괜찮죠?”

        

       “이것 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막나가농 ㅋㅋㅋㅋㅋㅋ 좋습니다

       -빨리 만져! 더만져! 꼬리를 개같이 주무르라고!

       -다이스 4등해서 번 상금 병원에 다 꼬라박고 오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태쉑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다이스는 함부로 입과 손을 놀린 죄로 꼬리 둘둘말이 형벌을 받게 되었다. 정작 형벌이 아닌 것 같아 보여도 한 1분 정도 꽁꽁 싸매고 있으면 어쨌든 GG는 저쪽이 먼저 치게 되어있기 때문에 상관없었다.

        

        아무튼, 말 그대로 파자마 파티였다. 나와 다이스, 그리고 하모니 모두 각자 개성적이면서도 폭신폭신한 잠옷을 입은 채 드론캠에 얼굴을 내비치고 있었다. 현재 뉴욕 시간은 오전 12시였고, 한국 시간으로는 대략 오후 1시 가량. 다들 파이널 챔피언십 마지막 경기 보느라 상당히 졸릴 법도 했을 듯한데, 감개무량하다고 해야 하는지.

        

        

        

       “현재 이곳은 눈이 내리는 오전 12시의 맨해튼입니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불이 좀 켜져있는 건물들이 많네요. 앞으로 여기서 2일에서 3일 가량 더 자고는 드디어 한국으로 되돌아갈 것 같습니다.”

        

       “평생 여기서만 살아도 괜찮을 것 같긴 한데, 한국 음식이 비싸서.”

        

       “맨날 유진 쌤이 사주는 거 얻어먹으면서 뭐가 비싸다고 그래요.”

        

       “그걸 말하면 어떡해요?”

        

        

        

       -폭로전 ON

       -얘네 뭐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 언제 그렇게 찐친이 되셨죠? 레잔도네 진짜

       -팩트)어차피 영어 못해서 금방 돌아올 예정이다

       -다이스쉑 누구보다 서양인처럼 생겼으면서 영어 개못함 ㄹㅇ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채팅까지 읽은 다이스가 뾰루퉁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지만, 뭐 어떻게 해달라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거짓말이 아니라 도리어 촌철살인급 팩트였기에 더더욱.

        

        아무튼, 이런 자잘한 대화도 대화였지만 – 오늘은 조금 다른 컨텐츠가 예비되어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이제 한국에서 미국까지 건너온 이들이든, 혹은 새로이 팬이 된 미국 분들이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에 선물을 이만큼씩 보내주었기 때문에, 이를 간단히라도 리뷰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다.

        

        물론 실질적으로 하나하나 전부 설명해주기엔 시간이 부족했으므로, 그냥 무엇이 있는지만을 간단하게 설명해주려고 한다.

        

        그리고 오늘의 첫 번째 설명 물품이자, 추후 또 다른 방송 컨텐츠를 예고하는 아이템이 등장했다.

        

        

        

       ───부스럭!

        

        

        

        종이에 담겨진 물품. 포장지는 적색과 흑색, 그리고 해골이 그려져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러움을 느끼게 했으며, 정면에는 DAFUQ라는 글씨가 새겨져있었다.

        

        원칩.

        

        현재 이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시청자 수를 반토막낸 것 정도의 스코빌 지수를 가지고 있는 정신나간 매움 참기 물건이었다.

        

        물론 내 방송이었던 만큼, 하모니와 다이스는 강제 참가였다.

        

        

        

       “에, 선생니임…?”

        

       “물론 저도 먹습니다.”

        

       “그럼 이야기가 달라지죠.”

        

        

        

        다이스 역시도 고개를 끄덕끄덕.

        

        그에 약간 웃음이 터져나왔다.

        

        

        

       “…아무튼, 지금은 곧 잘 시간이기도 하고, 알다시피 미국 병원비는 정말 무지막지하게 비쌉니다. 괜히 이 시간에 먹었다가 응급실로 실려갈 수는 없으니, 이건 한국에 돌아가서 먹도록 할게요.”

        

        

        

       -와싀바 원칩챌린지를여기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준내뜬금없네 ㅋㅋㅋ

       -팩트)원래 이사람은 준내 뜬금없는 사람이다

       -맞긴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 이양반이 남이 원하는대로 행동한적있나

       -벌써신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 즈음에서 모두가 가장 궁금해하는 말 한 마디.

        

        물론 내가 입을 열지는 않았고, 다이스가 질문의 형태로 내게 말을 던졌다.

        

        

        

       “근데 유진 씨, 매운 거 잘 먹어요? 뱀은 매운 걸 느끼나?”

        

       “제가 진짜 뱀인 줄 알아요?”

        

        

        

        하지만 그 이후,

        

        

        

       “…사실 그렇게 잘 먹지는 못해요.”

        

       “여러분, 들으셨죠? 한국 가서 방송 기대해도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언제방송할지공지해!!!! 연차쓸거야!!!!!!!!!!!!!!

       -바로 개처럼 시청각wwwwwww

       -이양반도 가만보면 은근히 매를 버는 스타일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선물했는지는 몰라도 진짜 레전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한바탕 분위기를 띄우고 난 뒤 내일 일정을 간략히 공지했다.

        

        

        

       “…아무튼, 의외로 내일도 방송이 있을 예정입니다. 12월 31일이니까요. 저희는 직접 타임스 스퀘어에서 신년 불꽃놀이 축제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그 전에는 파이널 챔피언십 순위 발표가 있을 예정이니, 이 또한 즐겁게 시청 부탁드릴게요.”

        

        

        

        현재 시각을 확인. 대략 방송을 켠 지 20분이 안 된 시점.

        

        어차피 더 이상의 디브리핑도 없고, 내일부터는 완전히 프리했으니 기상시간을 신경쓸 필요는 없었다.

        

        

        

       “그러면, 아직 자기에는 조금 이르니…조금 소통 방송이라도 해볼까요. 다이스랑 하모니도 괜찮죠?”

        

       “어차피 자면 깨울 거잖아요.”

        

       “절 너무 불한당으로 보는 거 아닌가요?”

        

        

        

        뭐라고 해야 하나. 다크 존 실력과는 별개로 나는 꽤 샌드백 재능이 있는 듯했다.

        

        아무튼, 그리하여 간단히 토크 방송을 시작했다.

        

        12월 31일의 밤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스트리머인데 방송을 안킴w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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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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