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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7

       설원 한 가운데에 있는 숲 바로 옆에 파티원들과 함께 집을 지은 배민황은 집 안에 틀어 박혀 그를 중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쓰레드라는 게임은 초기에 얼마나 기반을 잘 다져 놓는지가 아주 중요한 게임이었다.

       

       이 게임은 힘을 지니지 못하면 빼앗기는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상이었으니까.

       

       복구를 하는 게 그리 어려운 게임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이 공을 들여 모으고 만들어낸 여러 물건들을 빼앗길 때 느끼는 그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때문에 배민황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파티를 건드리지 못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자원을 더 모아야겠네.”

       

       테크를 올리던 도중에 또 다시 자원이 바닥난 걸 확인한 그는 기지개를 켰다.

       

       그나 다른 팀원들이나 초반에 열심히 하자는 의견에 동의해 이리저리 뛰고 있지만 그래도 자원이라는 건 언제나 모자라기만 한 것이었다.

       

       쓰레드 초반부에 자원을 모아 돌아오는 게 무척 힘든 일이기도 하고.

       

       제 아무리 열심히 파밍을 한다 하더라도 칼침 한 번 맞으면 그대로 모든 걸 잃어버려야 하는 게 이 세상인데 어찌 자원을 모으는 게 쉬울까.

       

       그러니만큼 이 쓰레드 세상에서는 배민황처럼 오래해 온 유저의 존재가 중요했다.

       

       어느 정도 실력을 지닌 사람들은 강도를 상대로 강도질을 벌인 후에 살아 돌아올 수 있으니까.

       

       방금 막 만들어낸 갑옷과 무기를 착용하고 어디로 파밍을 하러 갈까 고민을 하던 그는 바깥에서 들려오는 거대한 발소리를 듣고는 창밖으로 얼굴을 뺐다.

       

       그가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 둔 성 앞에 서 있는 것은 늑대였다.

       

       어지간한 대형트럭과 맞먹을 정도로 거대한 덩치를 지닌 늑대. 배민황은 저것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왜 숲의 필드 보스가 여기에 있는 거야?!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형. 조땐 거 같은데?]

       

       “나도 알아!”

       

       – 이번 쓰레드 왜케 꼬이냐.

       – 스트리머 서버에도 저격러 있는 거 아님?

       – 누가 코드 유출이라도 했낰ㅋㅋㅋ

       

       뭐지? 뭐지? 왜 숲 한 가운데에 머무르면서 자존심을 세워야 할 몬스터가 왜 여기에 있냐고?!

       

       스트리머 중에 트롤러 컨셉을 잡은 녀석이 필드 보스 어그로를 바깥으로 뺀 건가?!

       

       “아니지. 일단 대처부터 하자.”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고민은 나중에 해도 괜찮다.

       

       당장에 해야 할 건 저 늑대를 최소한의 피해로 쫓아내는 일이다.

       

       아직 게임 초반이라 제대로 된 준비가 되지 않은 만큼 모든 피해를 무마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그 피해를 최소로 만들어야 한다.

       

       발전하기에도 바쁜 마당에 무너진 집을 복구하는 데 시간을 날려먹을 수는 없잖은가.

       

       “얘들아.”

       

       배민황은 다급히 자신의 파티원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지금 성 앞에 늑대가 나타났고 저걸 쫓으려면 인력이 필요하다고.

       

       “오빠. 저건 또 뭐에요?!”

       “와아. 형님. 저거 지금 우리가 잡을 수 있습니까?”

       “못 잡지. 그래도 쫓아내는 건 가능해.”

       

       그와 마찬가지로 성 안에 머무르며 증축을 이어나가던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배민황은 문득 늑대의 목 위에 서 있는 인형을 발견했다.

       

       저 녀석이 늑대를 여기까지 끌고 온 범인인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내가 가만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마라.

       

       쓰레드의 세계는 피로 복수를 씻어내는 곳이니까.

       

       무슨 버그를 써서 필드 보스를 여기까지 데리고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테크를 올리고 나서는 반드시…

       

       어?

       

       “화령님?”

       

       지난 번 대회 당시 일주일간 지겹도록 마주했던 커스터마이즈를 발견한 배민황은 식은땀을 흘렸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화령님 커마를 따라한 사람일 거야.

       

       그는 필사적으로 눈 앞에 보이는 것을 부정했지만 사실은 알고 있었다.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는 기행의 주인이 화령 본인일 가능성이 한 없이 높다는 걸.

       

       “와. 진짜 화령님이네?”

       “영상 말고 VR세상에서 직접 보는 건 처음이네요. 연예인 보는 느낌이에요.”

       “지금 저 분 필드 보스를 테이밍 한 거야?!”

       

       다른 사람들의 입에 의해 그가 부정하고 싶었던 것들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 배민황은 얼굴을 쥐어 싸매며 한숨을 내쉬었다.

       

       차라리 늑대만 있는 편이 나았다. 필드 보스가 사냥을 하러 온 것이라면 어떻게든 쫓아내면 그만이니까.

       

       성에서 무한히 부활할 수 있는 그들이니 만큼 어느 정도 피해는 생길 지라도 저를 상대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허나 상대가 화령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떡하지.”

       

       수많은 VR게임 속에서 자신의 압도적인 능력을 증명한 화령은 규격 외의 존재다.

       

       그런 그녀를 상대로 배민황의 파티가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답은 너무도 뻔하고 분명했다.

       

       되겠냐고 그게!

       

       아니. 최악부터 가정할 필요는 없어. 화령님께서 약탈을 하러 온 게 아닐 수도 있잖아.

       

       그냥 저 필드 보스를 데리고 놀다가 주변에 건물이 있길래 호기심에 찾아온 건지 어떻게 알아.

       

       “화령님!”

       

       배민황이 그 이름을 부르자 화령이 고개를 들었다. 가만 성을 살펴보던 그녀는 배민황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오랜만이구나.”

       “그러게요! 여기는 어쩐 일이신가요!?”

       “내 이 게임에서의 동료에게 자원을 가져오란 이야기를 들어서 말이다.”

       

       그러니까 단독으로 공성을 하러 오신 거군요? 애써 부정하고 있던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되었음을 깨달은 배민황의 입가가 굳었다.

       

       “저희 인연을 생각해서 좀 봐주시면 안 될까요?!”

       “되리라 생각하느냐?”

       

       그으렇겠죠.

       

       자비를 베풀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이는 화령의 모습에 배민황이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화령님을 쓰러트릴 수 없다면 그냥 저 분이 바라시는 대로 자원을 드리는 게 낫지 않나?

       

       어차피 화령님의 가방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지금 여기 있는 모든 자원을 가져갈 순 없을 거 아냐.

       

       집이 부서지는 것보다는 그냥 얌전히 자원을 바치는 게.

       

       “오빠. 어떡해요?”

       “그래봐야 화령님 혼자잖아. 다구리 치면되지 않나?”

       “내 생각도 그래. 우리가 여기서 계속 리스폰 하면서 뻐팅기면 아무리 화령님이라도.”

       

       어찌하면 좋냐는 동료들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으며 배민황이 고민하던 때에 화령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늑대의 등 위에서 뛰어 내렸다.

       

       그리고는 성의 외벽을 가볍게 주먹으로 두드려 보더니 입술을 끌어올렸다.

       

       “화령님! 잠시!…”

       

       화령의 의도를 눈치 챈 배민황이 다급히 비명을 질렀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그가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 화령이 주먹을 내지르는 것이 더 빨랐으니까.

       

       콰아아앙!

       

       굉음이 울림과 동시에 성 전체가 진동했다.

       

       한 사람이 내지른 주먹의 여파가 거대한 폭발물을 터트린 것처럼 성을 뒤흔든 것이다.

       

       그 충격에 성 안에 있던 사람들이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며 당황하는 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제정신을 차린 배민황은 다급히 일어나 창밖으로 얼굴을 빼냈다.

       

       화령이 내지른 주먹의 결과물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는 보았다.

       

       성의 벽에 거대한 구멍이 나 있는 것을.

       

       “얘들아. 봐라. 저런 사람을 상대로 뭘 하자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허탈함에 가까워진 배민황의 목소리에 그 누구도 쉬이 대답하지 못했다.

       

       모두들 이해한 것이다.

       

       화령이 영상 속에서 보여주던 그 기행은 조금도 과장된 것이 없었단 사실을.

       

       “그냥 자원 원하시는 만큼 드리고 보낸다. 이의 없지?”

       

       *

       

       흐음. 일격으로 성 전체를 무너트릴 생각이었다마는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성이 튼튼하구나.

       

       어쨌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었으니 문제가 되지는 않지.

       

       박살이 난 팔을 포션을 마시는 것으로 회복한 나는 뒤편에 있는 늑늑이에게 시선을 보냈다.

       

       “노파심에 하는 이야기다만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말거라. 본인은 그대가 어디로 가든 쫓아갈 수 있으니.”

       

       그를 잊고 감히 도주를 택한다면 본인은 그대에게 굴종을 알려줄 수밖에 없느니라.

       

       늑늑이는 본인의 경고를 듣자마자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동의를 표했다.

       

       성 안으로 발을 들이자 배민황을 비롯해 본래 성 안에 있던 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무장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아 저항을 해보려는 것이더냐?

       

       좋다. 얼마든 상대를 해주겠노라. 어디 그대들의 실력을.

       

       “있는 거 다 드릴 테니까 제발 돌아가 주세요!”

       

       본인이 자세를 취하기도 전에 배민황이 무릎을 꿇으며 그리 소리를 쳤고 그에 따라 뒤 편에 있는 이들도 땅에 머리를 박았다.

       늑늑이조차 쉬지 하지 않을 굴종의 풍경이구나.

       

       …곰방대를 피우고 싶어지는 순간이군.

       

       – 라유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전지적 악당시점인가.]

       

       – 이게 천마지.

       – 천마보다는 녹림아냐?

       – 강도지. 강도.

       

       녀석들은 가지고 있는 것중에 원하는 것을 다 줄 테니 성은 온전하게 남겨달라고 부탁했다.

       

       본인은 원하는 것을 주겠다는 데 그를 거절하고 학살을 벌일 정도로 악한 인간은 아니었던지라 저들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렇게 가방을 가득 채운 나는 저들의 배웅을 받으며 성 바깥으로 나와 늑늑이의 등에 올라 탔다.

       

       바라는 것을 얻었거늘 어째 기분이 찝찝해지는 느낌이구나.

       

       *

       

       본인이 늑늑이를 데리고서 집에 돌아왔더니 한바탕 난리가 났다.

       

       완전무장을 한 피피가 다급히 바깥으로 뛰쳐 나와 늑늑이의 앞을 가로 막았고, 얼마 전까지 죽겠다 그러던 엔리마저 피피의 옆에서 싸울 준비를 할 지경이었지.

       

       허나 두 사람 다 그 위에 서 있는 내 얼굴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필드 보스를 테이밍 하시다니. 이게 될 리가 없는데?”

       “피피님. 화령 씨한테 상식을 기대하지 마세요.”

       “저도 그건 알지만. 그래도 이건 게임 시스템 적으로.”

       “그거 따지고 있으면 지는 거라니까요.”

       

       일련의 소란이 끝나고 모아온 물품들을 모두 다 피피에게 넘겨준 나는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문제를 문의했다.

       

       “늑대샴푸를 만드는 법 말이죠?”

       

       그러자 피피는 지금도 재료만 있다면 만들 수 있단 대답을 건네주었다.

       

       역시 엔리가 직접 데려온 실력자답구나. 아주 믿음직스러워.

       

       “다른 재료는 거의 다 있는데 제일 중요한 게 모자라요.”

       “무엇이더냐. 말해보거라.”

       “돈이요.”

       “돈?”

       

       피피에게 듣자하니 늑늑이를 샴푸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섬에 거주하는 연금술사 NPC에게 의뢰를 해야 하는 데 거기에 꽤 많은 비용이 든다는 모양이다.

       

       “저 필드 보스…”

       “늑늑이.”

       “…네에. 그러니까 늑늑이는 덩치가 크잖아요? 그러니까 저기에 드는 샴푸의 양도 어마어마하단 말이죠.”

       

       그러니 연금술사에게 줄 의뢰비도 자연스레 많아질 수밖에 없는지라 금액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인가.

       

       “대충 이해했다. 돈이 문제라면 돈을 벌면 될 일이겠구나.”

       

       

       자아. 돈을 벌 방법을 말해보라. 정직하게 일을 하면 되느냐? 아니면 약탈을 하면 되느냐? 그것도 아니라면.

       

       “위험부담이 있긴 하지만 제일 빠른 방법은 역시 도박이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돈을 가장 쉽게 버는 법은 도박이죠!

    제일 쉽게 잃는 법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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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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