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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8

       

        

        

        

       -[스포츠 // 스포츠일반 // 2036-01-01]

        

       -[파이널 챔피언십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다…지금은 ‘유진’의 시대]

        

       -[김강혁 기자]

        

        

        // 예선 랭크, KSM, 아시아 예선전, 파이널 챔피언십까지 연승가도를 달리다….

        // 유진, 충격적인 대발표…’내년 파이널 챔피언십 출전 불투명’

        // 우로보로스, 왕관을 내려놓다…!

        

        

        

       <제3회 파이널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이유진. 이카루스 인터내셔널>

        

        

        

        파이널 챔피언십 한국 대표 선수 이유진(24)이 우승자만이 거머쥘 수 있는 순금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유진 선수를 앞세운 한국 대표팀은 뉴욕 맨해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2035 제3회 파이널 챔피언십에서 시종일관 타국 선수들을 압도했다. 특히 이유진 선수는 5일에 걸쳐 치뤄진 14번의 경기 중 6번이라는 절반에 가까운 경기 동안 우승을 거머쥐며 확고한 1등 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우승자를 배출한 나라가 되었다.

        

        이유진 선수는 귀국 직후 팀과 함께 첫 번째 우승 트로피 획득의 기쁨을 나누었다. 2035년 초가을 예선 랭크 대비 스크림을 통해 SSM Entertainment 임시 코치로 발탁된 이유진은 예선 랭크와 KSM, 아시아 예선전의 정상 자리를 연달아 차지했다.

        

        올 시즌 한국은 그리 상황이 좋지 못했다. 지난 해 일본과 러시아에 밀려 아시아 3위로서 출전 티켓 3개를 획득한 대한민국은 뚜렷한 실력적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타국과의 전술 교류 결과 또한 예측했던 성과와는 동떨어졌다. 이 때문에 한국 팀이 자리를 잡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프리 시즌이 막바지에 돌입한 8월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혜성같이 나타난 이유진 선수는 Xi Impressive가 주최한 스크림 세션에서 치뤄진 23번의 경기 중 16번 동안 연속 우승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으로 각 구단의 연습생과 조커로서 참여한 프로게이머들을 완파했다. 10개의 구단 중 절반 이상이 와일드카드를 선언했다는 이야기도 돌 정도였다.

        

        해당 선수의 행보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예선 랭크를 누구보다도 빠르게 돌파한 유진 선수는 KSM의 첫 번째 사이클에서 승급에 충분한 점수를 획득하였고, 이른바 ‘첫 번째 프로게이머 제자’로 발탁된 SSM Entertainment 소속 DICE 선수가 두 번째 사이클에서 승급하는 기염을 토해내었다.

        

        이유진 선수는 KSM이 끝난 후 각 구단에서 선발된 선수들과 함께 개별적인 트레이닝에 돌입하였고,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 예선전에서 작년 강호로 손꼽히던 러시아와 일본을 손쉽게 무너뜨리며 작년의 결과를 설욕하였다.

        

        

        이번 파이널 챔피언십의 가장 드라마틱한 구도 중 하나로는 무소속으로 출전한 이유진 선수와 Orvital Gaming 소속의 프로게이머인 ‘Logan(본명)’ 선수 간의 첨예한 대립이다.

        

        파이널 챔피언십 이전 인터뷰를 통해 실제 이유진 선수의 지인임을 주장한 로건 선수는 실제로 SNS 등을 통해 일부 퍼진(현재 삭제됨) 유진 및 신원을 알 수 없는 두 명의 남녀와 함께 뉴욕을 오가는 사진이 포착됨으로서 해당 발언에 신빙성을 얻었다. 유진 선수 역시 이에 대해 부정하는 의견이 없어 해당 주장은 사실로 널리 알려진 상태이다.

        

        그러나 친분과 경기는 별개라는 듯, 로건 선수는 EM급 발현자(추정)에 걸맞는 실력을 뽐내며 이유진 선수의 뒤를 이어 4번의 경기 우승을 통해 파이널 챔피언십의 2등에 안착하였다. 또한 로건 선수와 이유진 선수가 최종 생존자를 가리는 TOP 2에서 서로 마주한 숫자는 무려 10번으로, 토탈 14번의 파이널 챔피언십 경기 중 절반을 훌쩍 넘는 비율이었다.

        

        

        이유진 선수는 귀국 직후 치뤄진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일부 심경을 덤덤하게 털어놓았다. 특히나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 것은 안정적인 심리 상태 유지 및 컨디션 조절 방법이었고, 그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처 가능하며, 안정적으로 다음 수를 계산할 수 있는 근육기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비결을 공개했다.

        

        또한 그녀는 “우승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가능한 모든 기량을 짜내 적을 무력화시키는 것만을 생각했다. 아마 그 점 때문에 그닥 떨리지 않았고, 그 점이 한국 대표팀들에게 있어서 의지할 수 있는 기둥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충격적이게도, 이유진 선수는 귀국 직후의 인터뷰에서 제4회 파이널 챔피언십에 대한 출전 의사는 불투명하다며 덧붙였다. 아직 이에 대한 공식적인 추가 답변은 없는 상황이며, 그녀와 함께 귀국한 한국 대표 선수들 전원 역시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김강혁 [email protected]>

        

        

        

        

        

        

        

        

        

        

        

        

        

        

        

        

        

        

        

        

        

        

       “몇 시간만에 아주 떠들썩하네요. 유진 씨가 내년에 대회 안 나간다는게 다들 그렇게 신기했나.”

        

       “저야 계속 간접적으로 암시했으니, 다이스와 하모니에게는 그다지 놀랍지도 않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다르죠. 앞으로 저 중압감이 그대로 쏟아질테니 마음 단단히 먹어요.”

        

       “여전히 실감이 안 나네요. 곧 느껴지겠지만….”

        

       “하하. 아무튼 이만 끊을게요. 정리해야할 게 좀 많아서.”

        

       “네에, 나중에 봐요.”

        

        

        

        달그락달그락.

        

        오래간만에 집에 오니 아주 난리도 아니다. 집 앞에는 팬들이 보내준 선물들이 한가득 쌓여있고 – 물론 집주소를 알려준 건 아니고, 특정 위치에 배달하면 그것이 내 집으로 2차 배송이 오는 식이었다 – , 편지도 뭉텅이로 쌓여있다. 메일이야 뉴욕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없었지만.

        

        아무튼, 신년이다. 가족친지에게 문자도 한 번씩 돌리고, 덕담도 나눴다. 물론 내 지인들이야 전부 한정되어 있으므로 이미 아는 이야기 징하게 했을 뿐이지만. 오히려 가족들보다 대거 팀 사람들이 더 극성이다. 평소에는 연락도 잘 안 하던 양반들이 잘 들어갔냐느니 난리도 아니라고 해야 하나.

        

        그리하여 1월 2일, 인터뷰를 날림으로 마무리하고는 그제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난 번처럼 무인 리무진 버스가 각자의 집 앞에 내려다주는 형식이었다. 5명 전원이 다른 곳에 살기에 꽤 이곳저곳 돌아다니긴 했지만 결국 서울 안이었다.

        

        그리고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수많은 택배를 발견했고, 다시 이야기는 원점으로 돌아온다.

        

        해야할 게 꽤 많았다.

        

        

        

       “생각해보니 헬스장 이용도 갱신해야겠네.”

        

        

        

        문제는 집에 널려있는 이 택배를 전부 해결해야만 갈 수 있었지만.

        

        몇 개월 전 다이스를 집에 데려와서 오만가지 택배 박스를 뜯었을 때가 생각나는 한 때였다. 물론 지금은 혼자였지만. 여하간 테이프와 박스가 질기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테이프였다. 조금만 힘을 주면 금방 투둑 끊어지면서 떼어진다. 박스는 고이 잘 접어서 밖에 차곡차곡 내놓았고, 내용물은 거실에 질서정연하게 정리해놓았다.

        

        생각보다 평범한 아이템들이 많았다. 수건이나 향수, 비누, 만년필, 스노우글로브…는 왜 있지? 디퓨저도 있었고, 옷도 있고…그나마 옷은 꽤 괜찮을 것 같다. 프리 사이즈라서 집에서 적당히 입고 다녀도 될 것 같고, 한과도 있네. 뭔가 아주 많구만.

        

        아주 신신당부를 한 덕에 다행히 상할 만한 음식들 같은 건 보내지 않은 듯했다.

        

        

        

       ‘…방이 남으니, 거기를 선물보관용 방으로 쓸까.’

        

        

        

        아니면 필요없는 선물들은 나중에 추후 곱게 포장한 뒤 다시 시청자에게 뿌리든가 해야겠다. 내가 쓰지도 못하는 걸 계속 쟁여두기에는 아무래도 좀 그렇지. 물론 선물한 걸 다시 뿌리는 건 선물해준 사람한테 예의가 아니니, 일단 최대한 빠르게 선물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이런 불상사가 안 생기겠지.

        

        그리하여 선물 목록들은 재포장할 것과 집에서 사용할 것으로 나뉘어졌다. 그래도 수건, 향수, 비누, 만년필, 디퓨저, 옷과 같은 것들은 전부 내가 사용해도 될 듯했다. 스노우글로브야 집에 놔두면 되는 거고. 한과나 신년 음식 선물세트 같은 건 종종 IRL을 할 때 간식 타임으로 가지면 될 것 같다.

        

        어차피 오늘 저녁에 방송 예고를 해놓았으니 그때 먹어도 되겠지.

        

        

        신나게 정리를 끝마치니 어느덧 저녁 10시. 본래 다니던 헬스장은 24/7 영업을 하는 곳이니 지금 가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때마침 꽤 공복이니 가도 큰 문제는 없을 터. 쉐이커에 이것저것 탄 다음 우유를 넣고 흔들었다. 어차피 속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것들을 에너지로 사용해버리니 살이 찔 이유는 없다.

        

        그리하여 빠르게 옷을 챙겨입고는 나갔다. 바깥은 어두컴컴했지만, 다행히 그 이상 나빠지지는 않았다. 바람도 눈도 비도 오지 않는 날이라, 꽤 평범한 날이다. 헬스장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았다. 아파트 지하와 연결된 상가에 떡하니 위치해있었으니, 가는 데 꼴랑 몇 분이나 걸릴까.

        

        인기척은 드물었지만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늦은 밤에 운동하는 사람이 완전히 없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 그리고 보통 운동 시간을 이 즈음으로 잡는 헬스 트레이너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카운터에는 사람이 없었다. 혹시나 하고 내 휴대전화 뒷자리를 눌러보았지만 당연하게도 기간이 만료되었다고 뜰 뿐.

        

        물론,

        

        

        

       “아, 유진 씨! 세상에나, 방금 공항 인터뷰 막 보고 있었던 참인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오셨나요?”

        

       “오히려 집에서 이것저것 하다가 늦게 온 편이죠.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아유, 저희야 항상 비슷비슷하죠. 아무튼 본선 1등 정말로 축하드립니다. 이거 대대적으로 할인 서비스라도 드려야 하나 싶네요. 기간 만료 때문에 찾아오신거죠?”

        

       “그렇죠. 그리고 서비스는 괜찮아요.”

        

        

        

        뭘 그렇게까지.

        

        아무튼 카드를 넘겨준 후 결제가 이뤄지는 사이, 자리를 지키던 관장이 약간 애매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나저나 앞으로 계속 이용하실 거라면, 조금 더 일찍 오거나 아예 지금처럼 엄청 늦게 와서 운동하셔야 할 것 같은데…아무래도 여타 시간은 다른 사람들이 많이 와서.”

        

       “아이구야.”

        

       “아니면 빈 공간이 있으니, 거기를 따로 방으로 분리해드릴까요? VIP룸 개념으로.”

        

       “하하, 농담도.”

        

        

        

        안타깝다면 안타깝게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진짜로요?”

        

       “유진 씨의 이름을 좀 빌려서 홍보 간판을 내걸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물론, 나는 뜬금없이 나타난 홈짐…은 아니고, 개인 짐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무척이나 갑작스럽게, 헬스장 한복판에 내 개인 공간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아, 아. 반갑습니다, 여러분. 오랜만에 인사드리게 되서 반갑습니다. 미국 공기 마시다 왔습니다. 한국의 공기랑은 다른 맛이 있더라구요.”

        

        

        

       -유 진 딱 대 ! ! ! ! ! ! !

       -와 진짜 얼마만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또 오자마자 헛소리중wwww

       -미국공기마시고왔음(중간일은생략)

       -아니 싀1바 우승했다는 사실은 왜 빼먹으시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월 2일, 오전 12시.

        

        좀 많이 뒤늦게 방송이 켜졌다.

        

        사실 나 나름대로는 최대한 일찍 켜보려고 노력한 결과물이긴 했다. 운동을 다녀온 후 샤워까지 하고 왔는데 2시간은 의외로 상당히 짧단 말이지. 최대한 간소화했는데도 이렇게 시간이 늦은 걸 보니 꽤나 집에 늦게 도착하긴 했나보다, 내가.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켜준 거에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대강 그런 생각을 하면서 택배상자를 뒤지다 나온 초콜릿을 까먹었다. 상당히 유명한 초콜릿 브랜드에서 만들어진 32개입 초콜릿 박스였다. 여름이라면 순식간에 상하거나 몽땅 녹아버렸을 것 같은데, 겨울날 차가운 복도 안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던 탓에 용케 멀쩡했다.

        

        입술 안으로 하나 쏙 집어넣은 뒤 어금니로 씹자 딱딱한 겉면이 부서지며 달콤한 시럽 형태의 초콜릿이 흘러나왔다. 새벽에 먹는 맛이라 그런지, 혹은 운동이 끝나고 보충하는 당이라 그런지 맛은 더욱 각별했다.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읽어줘야 할 게 있었다.

        

        

        

       “어,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태산이높다한들유진아래뫼이로다 님이 편지와 함께 보내주신 초콜릿입니다. 닉네임이 요 모양 요 꼴이라서 감사는 절반보다는 조금 많은 66% 정도만 하겠습니다. 다음부터는 얌전한 닉네임을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초콜릿은 정말 맛있네요.”

        

        

        

       -닉네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2개월 전에 다른방에서 동탄미시녀입술헌터유진도 봤는데ㄷㄷ

       -악질닉네임쉑들 본선 봤으면 오줌지리면서 닉네임 바꿨을텐데 간덩어리가 띵띵 부었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지금닉네임바꾸러가야지ㅎㅎ

       -아니 선생님 오자마자 피바람을 예고하시면 어떡합니까

        

        

        

        동탄미시녀입술헌터유진은 도대체 무슨 닉네임이야.

        

        총알처럼 지나가는 채팅이었지만 쓸데없이 우수한 내 눈은 그 채팅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하여 기왕 이렇게 된 거 시청자들의 닉네임을 좀 탐방해보기로 했다 – 물론 멀쩡한 닉네임이 대다수긴 했지만, 그 중에는 뜬금없이 슬픈X꼭지증후군이나 평택프로틴창고대량털이범유진 같은 닉네임도 있었다.

        

        어처구니가 일시에 상실되었다. 본래 오늘 파이널 챔피언십 비하인드 스토리나 조금 풀어주려고 했더니, 이뇨속들 때문에 컨텐츠를 진행할 수가 없다.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덧붙였다.

        

        

        

       “지금부터 5분 줄테니, 자기가 닉네임 때문에 좀 찔린다 싶은 사람들은 후딱 가서 바꾸고 오세요. 5분 있다가 재검사하겠습니다.”

        

        

        

       -돔 황 챠 ! ! ! ! ! !

       -피바람(물리)

       -망치 하나만으로 콘크리트 벽을 깎아내는 사람 앞에서 닉네임 안 바꾸고 뻐팅긴다? 이건 대가리커팅 각이죠ww

       -어어 유진선생님이 방송 복귀하자마자 흑룡대차륜을 시전하고 있어요!!!!!!

       -응 죽어도안바꿔~(헐레벌떡 설정칸에 들어가며)

        

        

        

        물론 그리 말했지만 시청자들은 줄어들긴커녕 늘어날 뿐이었다.

        

        아무튼 이제 본격적으로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야겠다 싶어, 몰래 이카루스 기어를 가동한 후 3주 가량의 모든 시점이 녹화되어있는 영상 일부를 잘라 사진으로 변환시켰다. 물론 저장장치는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의 서버였다. 과거에도 이런 식으로 교전 결과를 녹화한 후 당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었는지를 디브리핑하곤 했었는데.

        

        첫 번째 사진을 띄웠다. 인천공항까지의 운행을 책임졌던 무인 리무진 버스의 외형과 내부였다. 생각해보니 다이스와 하모니가 같이 있어야 풀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 점을 간과하고 있었네. 나중에 한 번 불러야겠다.

        

        그와는 별개로,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의자에 이렇게 이름이 자수로 놓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제 자리만 이렇게 엉덩이에 빵꾸가 뚫렸네요. 당연히 꼬리 수납을 위한 공간입니다.”

        

        

        

        그와 동시에 매의 눈으로…아니, 비얌의 눈으로 채팅창을 곁눈질 스캔.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잡았다.”

        

       “끼야아아아악-!”

        

       “이게 어딜 봐서 좌변기인가요?”

        

        

        

        분명 한두 명쯤은 화장실 이야기를 할 것 같았기에, 재빨리 목에 기기를 쓰고 VR을 가동시킨 다음 가상현실로 전환, 인터뷰 기능을 활성화하여 시청자를 잡아내었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한지는 아주 여실히 알고 있는 눈빛이다. 초조와 불안감이 깃든 걸 보니 잘못한 건 아나보다. 그러나 잘못을 알고 있는 것과 그에 대한 죗값을 치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말이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한다.

        

        

        

       “청렴한 시청자로 다시 태어나시길 바랍니다.”

        

       “꾸엑!”

        

        

        

        깡!

        

        그렇게 한 명의 시청자가 ‘조용히 하세요!’를 당했고, 삽시간에 채팅창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물론 이 분위기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

        

        

        

       “여러분들이 제게 붙여준 별명 중에는 빅 시스터도 있지요. 저는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항상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철두철미하다 증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꼬리로 목졸라주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선생님

       -일단 니는 목이 동강날때까지 목이 졸릴 것 같네요 ㅋㅋ

       -썰풀이방송이라며!썰풀이방송이라며!썰풀이방송이라며!썰풀이방송이라며!썰풀이방송이라며!썰풀이방송이라며!썰풀이방송이라며!썰풀이방송이라며!

       -썰풀이(썰어서 풀코스로 조져버리겠다 이새1기들아의 줄임말)

        

        

        

        아휴.

        

        그 말대로.

        

        내 썰풀이 방송은 꼴랑 5분도 지나지 않아서 인천공항이 아니라 산으로 가고 있었다.

        

        이 개망나니들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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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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