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288

       *** ***

         

       작전은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녀석들이 서류를 타 태웠습니다.”

         

       “이미 예상한 일이다. 증언부터 확실히 확보해!”

         

       중요 문서들은 깡그리 다 타오른 상태였지만 애초에 그럴 시간을 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진짜 이 마약밭과 오독문이 연관되어 있음을 증명하는 서류라도 튀어나오면 진짜 오독문과 전쟁을 벌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으니까.

         

       “음.”

         

       포로들을 분리, 격리하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적귀대원들을 보면서 나는 살며시 인상을 찡그렸다.

         

       “선배, 표정이 왜 그래요? 선배 쪽에서 크게 다친 사람이 많았나요?”

         

       “다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네.”

         

       나는 어쩐지 찜찜한 기분이 들어 주변을 살펴보았다. 이거 너무…쉽지 않았나?

         

       속령파나 암룡문과 오독문은 경우가 다르다.

         

       옥계의 연출이나 곤명에서 이설을 소가주로 올리기 위한 공작은 사실 막는 것이 대단한 거고 당하는 편이 정상이었다. 옥계의 소란이나 곤명에서의 일이나 일을 벌인 당사자인 나조차도 온전히 예상하지 못했었으니 속령파나 암룡문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마약밭을 습격한 지금 일은 오독문에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일이었다.

         

       강추모루가 오독문을 방문해 제대로 압박했으니 실력행사가 들어올 수도 있다는 걸 예상할 수 있었으니까.

         

       마약밭을 지키고 있던 오독문 무사들의 반응을 보니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지만…좀 싱겁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친 사람도 많은 판국에 말 그대로 증거가 없는 느낌에 불과한 일로 사기를 꺾는 것도 좋지 않은 일이었다.

         

       황군과 전면전을 벌이면 또 오독문의 입장이 나빠지는 것도 사실이고.

         

       돌아가면 오독문이 다른 수를 준비중인 것이 아닌가 확인을 해 봐야겠다.

         

       “수고하셨습니다. 교관님.”

         

       “나보다는 일행이 더 고생했지.”

         

       “예, 확실히 감탄사가 나오는 활약이더군요. 그야말로 천신이나 다름없는 활약이었습니다! 검이 번쩍 번쩍 할때마다 적들이 우수수 쓰러지는 것이…크!”

         

       강추모루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혁기린을 보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혁기린이 점창파 대제자인 것을 모르는 강추모루의 입장에서야 혁기린의 무위가 엄청나게 느껴졌겠지.

         

       구파일방의 대제자라면 당연한 활약일지 모르나 아무도 모르게 무공을 익힌 황녀의 활약이라고 생각하면 또 느낌이 다르니까.

         

       “헛흠. 뒷정리는 맡겨도 되겠습니까? 해야 할 일이 남아서 말입니다.”

         

       “물론입니다! 맡겨 주시지요!”

         

       그런 강추모루의 눈빛이 부담스러웠는지 혁기린이 헛기침을 하며 뽑기 진법 핑계를 댔다. 사정을 아는 흑묘와 여일예는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를 짐작한 혁기린이 얼굴을 붉히며 내 등을 떠밀었다.

         

       “자, 가시지오!”

         

       “그럼 부탁하마.”

         

       “악!”

         

       어느 정도 적귀대원들이 멀어지자 흑묘가 바로 강추모루 흉내를 내며 혁기린을 놀렸다.

         

       “그야말로 천신이나 다름없는 활약이었습니다! 크으, 저도 그 활약을 봤어야 하는데 말이에요!”

         

       “그, 그만….”

         

       “검이 번쩍!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으으, 놀리지 마세요!”

         

       혁기린의 붉어진 얼굴을 보며 일행들을 저마다 웃음을 터트렸다. 여일예마저 웃음을 터트리자 혁기린은 뚱한 표정을 지으며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들어간 동굴.

         

       “문을 살짝 열고 안의 내용물을 확인해보죠.”

         

       “예.”

         

       아직 핵심석이 푸른 빛을 내고 있는 것을 확인한 나는 일행들에게 문을 살짝만 열어 줄 것을 당부했다. 입구의 위치는 조금 높은 편이라 한눈에 동굴 안의 전경이 그대로 보였다.

         

       “집이 생겼군요.”

         

       어느 가정집에서나 쓸 법한 항아리들과 함께 적당한 주택 하나가 생겨 있었다.

         

       “음….정말 신기하군요. 분명 아무 것도 없었는데 집이…”

         

       “일단은 진입해 볼까요.”

         

       여차하면 제단이나 입구를 부수면 그만이니 우리들은 조심스럽게 진입을 시도했다.

         

       “계십니까?”

         

       “저희들은 수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이리저리 집을 기웃거리는 수상한 사람들의 수상한 말을 듣고도 나올 사람이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마을 주워섬기며 수색을 계속했다. 

         

       “죄송합니다만, 항아리를 좀 열어보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혹시나 항아리에 사람이 숨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항아리를 열어보기 시작한 일행들.

         

       “곡식이나 보존 식품, 물뿐인데요?”

         

       “으음…이래서야…”

         

       마지막으로 문을 열고 주택에 진입해 보았으나 어느 곳에도 사람은 없었다.

         

       “사람은 없는가 봅니다.”

         

       “영 애매한 기연이로군.”

         

       “뭐 어쩔 수 없지요.”

         

       일행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나는 가볍게 마음을 접었다. 애초에 확률이 높으면 뽑기겠는가? 게임 무림천하에서도 이 뽑기 진법에서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나오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빠르게 기대를 접은 나와 달리 다른 이들은 미련이 남았는지 주변을 둘러보았다.

         

       뭔가 납득할 수 없다는 억울함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일행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긴 했다.

         

       분위기가 주는 기대감이라는 것이 있다.

         

       푸른 광채를 뿜어내는 문자에, 스스로 진동하는 동굴, 거기에 신비한 설정까지.

         

       뿐인가?

         

       뭐 전설적인 고수나 거대 영수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느낌상으로는 뭐 달마대사의 심득이라도 나올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정작 있는 것은 빈 집과 항아리들뿐이었으니 납득하기 어렵겠지.

         

       “혹시 이 항아리들 사이에 영약이 숨어져 있다던가…?”

         

       “음, 가능성이 있을까요?”

         

       흑묘는 수상하다는 듯이 항아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선배의 기연 사냥이 헛다리를 짚을 리가 없는데…”

         

       확실히…흑묘랑 한 기연 사냥중에서는 실패한 게 없지. 현천자의 비동에서부터 시작해서 화리동굴에 최근에는 상허산까지. 다른 이들이야 아직 신뢰도가 쌓이기에는 표본이 부족하지만 흑묘는 많은 사건을 경험한지라 나를 향한 신뢰수치가 남다른 모양이다.

         

       문제는 그런 흑묘의 확신이 다른 사람의 미련을 키웠다는 점이었다.

         

       “그럼 조금 더 뒤져 볼까요? 철저하게 수색해서 나쁠 것은 없긴 합니다.”

         

       당도연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는 일행들. 중론이 이러니 나 역시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2차 항아리 수색을 위해 움직이려 할 때였다.

         

       쿠우웅!

         

       바위와 같이 묵직한 것이 충돌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듣고 모두의 행동이 멈추었다. 이곳에서 저런 소리가 들린 곳은 한 군데밖에 없었으니.

         

       바로 이 동굴의 입구였다.

         

       누군가 동굴의 입구를 발견하고 닫았다. 일행은 너나 할 것 없이 동시에 무기를 뽑아들었다.

         

       저벅. 저벅.

         

       급할 것 없다는 느긋한 발소리가 울려퍼졌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석문을 닫고 우리를 몰아세우려는 의도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일행들이 눈빛을 주고받으며 대형을 갖추었다.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나와 당도연 당소열이 뒤에 서고 나머지 일행들이 앞으로 나섰다.

         

       저벅.

         

       나는 통로에서 빠져 나온 사람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다. 일행 모두가 동요의 기색을 흘리는 것이 여과없이 느껴졌다.

         

       정철!

         

       입구에는 정철이 서 있었다.

         

       “어떻게…”

         

       흑묘의 신음성이 내 의문을 대신했다.

         

       “오래간만이로군.”

         

       정철은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자네 이름이 호천안이라지? 이름 하나 알아내는 것만 해도 쉽지 않더군.”

         

       어디서 행적이 들킨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머리를 굴리고 있자니 정철이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말했다.

         

       “아니면, 용지맹이라고 불러 줘야 하나?”

         

       *** ***

         

       시작은 사천개인비무대회였다.

         

       ‘거기서부터 일이 꼬였지.’

         

       절대의 경지 현경에 올라 사천의 또 다른 패자가 되자 마음먹고 수련에 수련을 거듭하던 정철의 귀에 사천개인비무대회에 대한 소식이 들리면서부터 일은 꼬이기 시작했다.

         

       사천낭인의 복수라는 명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정철은 빠르게 움직여야만 했으니…

         

       급하게 운남의 사파들을 끌어들여 난폭한 작전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 난폭한 작전조차도 대차게 꼬여 버렸다는 것이다.

         

       십 년이 넘게 가문에 돌아가지 않았단 독의가 하필 그 순간에 그곳에 있었으며 명분으로 삼은 사천낭인 호천안이 장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 앞을 가로막았으니까.

         

       호천안의 복수 선언이 있었지만 정철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호천안이 자신을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니 차라리 호천안의 억지를 받아 주는 것이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을 정도였다.

         

       그 뒤로는 때가 무르익기만을 기다렸다.

         

       몰려드는 사파인들로 인해 사천은 홍역을 앓았고 아주 느리게나마 판이 완성되고 있었으니 정철은 묵묵히 때를 노렸다.

         

       그리하여 슬슬 사도련을 제대로 움직이려는 찰나 일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속령파.

         

       속령파의 귀곡혈조 악경철이 포달랍궁의 고수에게 무참하게 패배하며 상황이 이상해졌다. 그저 변방에 포달랍궁의 인원들이 돌아다닌다는 작은 소문은 단번에 서장의 무림인들이 운남을 침공하려 준비한다는 괴소문으로 변모했다.

         

       악경철은 변방의 오랑캐 따위에게 패배하는 잡놈이 되었고 당연히 운남의 세 현경 고수들과 사도련 역시 도매금으로 묶여 자잘하게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정철은 거기까지도 기회로 보았다.

         

       이대로 약해진 속령파에게 목줄을 채우고 사천으로 떠밀자. 네 문파들은 알아서 움직였고 정철은 곧 생겨날 선봉장을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기다렸다.

         

       하지만 그런 정철에게 날아든 소식은 속령파의 항복 선언이 아니라, 황군의 등장이었다.

         

       정철은 갑작스러운 황군의 등장이 당혹스러웠다. 그로 인해 사도련이 받은 막대한 타격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정철은 아주 상세하게 사건을 파헤쳤고.

         

       용지맹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용지맹.’

         

       그야말로 기루 한켠에서 셋방살이를 하던 이설이 단번에 경쟁자들을 모두 치워버리고 소가주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니 정철은 그 점을 수상하게 여겼다. 운남제일화라 칭송받는 이설이었던 만큼 이설에 대한 정보는 꽤 풍부했고 그런 정보를 토대로 갑자기 신들린 책략을 연속으로 펼친 이설의 행보는 아무리 봐도 수상했다.

         

       정철은 희생양으로 적귀대에 끌려간 용지맹에 대해서 주목했다. 그리고 이설이 소가주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용지맹의 활약이 적지 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용지맹의 활약상에 확신을 가진 정철은.

         

       ‘이 자, 무조건 내 휘하로 끌어들어야겠다.’

         

       용지맹의 능력이 탐나기 시작했다.

         

       이설을 위해 자신의 공적을 세운다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다른 경쟁자들은 자멸하도록 판을 깔았다.

         

       그 지략과 세련된 수법에 한 번 감탄한 정철은 황군까지 염두에 둔 넓은 시야에 두 번 감탄했다.

         

       옥계의 일이 반역이라는 소란까지 커진 뒤, 정철은 꽤나 심적인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상황이 허락하는 한 최선의 수를 두었다고 자부했으나 결과는 언제나 최악이었으니 당연히 마음이 꺾일 수밖에 없는 상황.

         

       하는 일마다 꼬이고 풀리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책략을 짜는 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던 와중, 단번에 이설을 소가주로 올려버린 용지맹을 보니 이자다 싶었다.

         

       ‘운남제일의 미모에 홀렸던 것일까, 아니면 이설을 제 손에서 굴릴 수 있다고 여기다가 팽을 당한 것인가. 어느 쪽이 되었건 나에게 필요한 자라는 것은 확실하다.’

         

       의도적으로 사도련의 대표들에게 강한 비난을 퍼부어 불화를 일으킨 채 화가 나 방에 틀어 박힌 척 하며 잠적한 뒤 적귀대의 뒤를 밟기 시작한 정철.

         

       용지맹을 탈취하여 설득하려 했던 정철은 예상치 못한 사태에 직면했다.

         

       적귀대에게 추포되었다 여겼던 용지맹은 온데간데 없고 위장된 빈 수레만 남아 있었으니까.

         

       ‘용지맹이 황군과 한 패였다? 이게 무슨…’

         

       정철은 그 사실은 확인하고는 기가 막혔다. 정철의 입장에서는 용지맹이 사도련을 노린다는 판단보다는 황국이 사도련이라는 단체를 노린다는 판단이 더 합리적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정철은 은밀히 숨어 적귀대의 움직임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정말 황군이 사도련을 노린다면 더 이상 피해가 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감시를 이어가던 정철은 마침내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했으니.

         

       바로 호천안 일행에게 전투복을 전달하기 위해 움직인 호천안 전담부대원들의 움직임이었다.

         

       그들의 뒤를 밟은 정철은 호천안 일행을 마주쳤고 일의 전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정철은 맨 얼굴을 본 적도 없고, 보리연화담에 몸을 담군 뒤 바뀐 신체 기질에 더해 새로운 내공심법을 장착한 호천안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보자마자 무리의 유일한 남자가 그때의 사천낭인임을 눈치챘다.

         

       홍죽군협 여일예, 그리고 당가타에서 마주쳤던 당가의 장인과 함께 할 사람은 그 사천낭인 밖에 없었으니까.

         

       ‘호천안.’

         

       정철은 그 사천낭인, 호천안의 모습을 보고는 몸을 떨었다. 당가타에서 오래지 않아 자신을 따라잡겠노라고 사천낭인을 만난 이후 정철은 그 사천낭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러나 정철이 손에 넣을 수 있는 정보는 정보라고도 할 수 없는 몇 조각 뿐이었다. 사천낭인 이십팔호라는 자의 비무를 여일예가 관전하러 왔다는 것. 공을 세워 황궁에 초대되었다가 좌천되었다는 사천낭인이 이십팔호로 추정된다는 것.

         

       간신히 호천안이라는 이름 석 자를 주워듣는 것이 전부였을 뿐.

         

       나이는 몇 살이며 어디 출신이고 누구와 인연이 있으며 어떤 활동을 했는지와 같은 진짜 정보랄 것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평상시에 호천안의 정보를 부지런히 지우고, 특별히 정철의 정보활동을 훼방 놓은 흑묘의 공작 덕분이었다.

         

       호천안에 대한 정보를 찾지 못했던 정철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시원하게 밝혀진 것은 없었지만 결국 위협적인 뒷배와의 연결점도 없었고 끽해야 2개월도 안 되는 시간동안 금의위 교관직을 본 것이 전부인 상대였으니까.

         

       용지맹이 호천안인 것을 알아차리자 정철은 사태가 또 다르게 보였다.

         

       속령파를 사도련에서 탈퇴시키고, 후계 최약체인 이설을 소가주로 만들어 암룡문 내부를 어지럽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감탄하고 또 감탄한 용지맹의 지략은 호천안이 꾸민 일의 일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정철은 충격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당가타의 일이 꼬인 이후, 제대로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그 모든 일들이 호천안이 안배해 놓은 일이었나?’

         

       호천안 일행의 뒤를 밟으며 비천마차의 기동력을 확인했을 때, 정철은 포달랍궁 사태 역시 호천안이 안배해 놓은 일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현경 고수와 현경 고수가 우연히 마주쳐 싸움이 벌어질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고작해야 두달도 안 되는 금의위 교관직을 맡은 사이에 적귀대라는 특수부대를 동원할 수 있는 연줄을 얻은 호천안이었다. 그런 미친 수완의 소유자라면 서장의 현경 고수를 움직일 수 있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두렵다.’

         

       정철은 호천안에게 두려움을 품었다. 정철의 눈에 비친 호천안은 불가해 그 자체였다. 반년도 안 되는 사이에 서장의 현경 고수를 움직이고 천 명의 황군 특수부대를 움직일 능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고작해야 사천낭인으로 활동하며 안분지족하고 있던 불가해의 괴물.

       

       정철의 눈에 비친 호천안은 그런 괴물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다음 편은 새벽에 올리겠습니다. 아직 살짝 마무리가 안됐네용!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감!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