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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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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오늘 녹차단또련 방송본애들 있냐?????

        

        

       <대충 적당한 자짤>

        

       왜 같은게임을 해도 뉴비들이 4명씩 모여도 미션 하나에 4~50분씩 걸리는지를 정확하게 짚어주네

        

       짱박혀서 총만 쏜다고 되는 게임이 아니긴하지 ㅋㅋ

        

        

       [전체 댓글][등록순]

        

       -게임 좀만 하면 바로 아는건데 뭘 의미부여를 쳐하고있냐????

       ㄴ알고있는거랑 그걸 말로 설명하는건 완전 다른얘기인데 그걸 동치에 놓네 ㅋㅋㅋ

       ㄴ이런새끼들이 꼭 눈은 높아서 공방 들어갈때마다 개지랄하다가 블랙리스트 쳐오르지 ㅋㅋ

       ㄴ[작성자]꼬우면 인겜닉까 병신아 ㅋㅋ 차단좀하자 씹련아

        

       -이미 알고있긴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 들으니까 좀 신선하긴 했음 ㄹㅇ

        

       -이제부터 늒네들한테 설명해주기 편하겠네 ㅋㅋ

         

       ──────────

        

       [일반]오늘자 유진…광클단발 정확성…gif

        

        

       <적들 살살 녹는 움짤들>

        

       방송보면서 입벌리고 봤네 미친련 진짜 ㅋㅋ 이정도면 에임봇 아니냐?

        

        

        

       [전체 댓글][등록순]

        

       -총쏘는 속도는 일반적인 광클인데 저걸 다맞추네 ㅆㅂ ㅋㅋㅋㅋ

        

       -진지하게 이새끼 핵쓰는거아님?

       ㄴ네트워크 분리해서 외부파일 못들여오게 막은지 1년이 넘었는데 어케썼노 ㅋㅋ

       ㄴ[작성자]이정도면 착한의심 ㅇㅈ

        

       -이거 전에 나눈 대화가 ㄹㅇ 진국임

       ㄴ궁지에 몰리면 적을 다 쓸어버리면 해결된다 ㅋㅋㅋㅋ

       ㄴ무친련…무친련…진짜무친련….

       ㄴ중국 호걸이나 할법한 생각이노 ㅆㅂㅋㅋㅋㅋㅋㅋ

        

       ──────────

        

       [일반]유진 움직임 간략하게 분석해봤어

        

        

       <대충 특전사 전역증>

        

       주특기 화기였고 기수 말하면 누군지 특정될거같으니 그냥 4년하고 칼같이 때려친 특전부사관이라고 생각해줘

        

       아무튼 보닌은 운이 좋아서 사방팔방 돌아다니면서 K시리즈 말고도 여러가지 총도 사격해봤는데 여기서는 그 중에서 HK416 파생형으로 보이는 저거 기준으로 얘기할게

        

       내 의견을 피력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을 예정인데 이건 내 기준이기도 하지만 특전사 기준이기도 하니까 그 점을 살짝 감안해주면서 봐줬으면 함

        

        

        

       <시가전하는 유진 영상>

        

       너희들이 파밍하러 뺀질나게 드나드는 유엔 총회장의 정문 앞 광장임. 보면 주변에 차가 굉장히 많지? 여기가 엄폐물 많은 걸로 악명높은 건 갤럼들이라면 다 알거야

        

       여기서도 굉장히 섬세한 일면이 하나 있는데, 하모니가 차문을 열고 거기에 엄폐하려다가 이 유저한테 제지를 먹는 부분 보임? 왜냐하면 저 문이 생각보다 진짜 쉽게 관통당해서 그래

        

       보통 차량을 엄폐물로 쓰면 엔진이나 차축같은 철덩어리로 몸을 가려야되고 이게 진짜 기본임. 당장 몇 초만 더 보면 차량 문열고 대충 엄폐한 적들 몸 숭숭 뚫리는거 보이지? 자칫하다가 저렇게 된다

        

        

        

       <유진이 씨 클램프, C그립 자세로 진입하고 사격하는 영상>

        

       룸 클리어링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자세인 C그립임. 너희들이 인게임에서 자주 할지는 모르겠음 ㅎㅎ

        

       아무튼 정석적이고 안정적인 자세라서 크게 할 말은 없는데, 자세히 보면 브리칭한 후 진입속도가 굉장히 빠른 걸 볼 수 있어. 내가 저랬으면 선임이나 교관한테 뒤통수 처맞았을 정도로 빠르더라고

        

       근데 속도를 줄이지 않은 상태에서도 저 정도의 정확성과 사격 속도가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어. 미국 1티어 특수부대 정도면 가능하려나

        

       그리고 중간에 보면 엄폐물 때문에 빠르게 좌우수 변환사격하는 것도 볼 수 있는데, 만약 여기 갤떡밥대로 저 사람이 하드코어 유저면 난 진짜 할말이없다

        

        

        

       <유진이 시체로 산을 쌓는 영상클립>

        

       여기서 화력에 밀리거나 포지셔닝 잘못 잡아서 몰살당한 경험 있는 애들 많을 것 같은데, 이 사람은 그냥 오는 적들이 엄폐하기도 전에 모조리 잡아버리는 걸로 해결을 본 것 같음

        

       파지법이니 반동제어니 뭐니 전부 이상 없는데, 자세히 보면 원활한 주변 파악을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양안사격으로 진행하는 걸 볼 수 있다

        

       소음기가 껴져있어서 총구화염이 거의 없다고는 해도 대부분이 사격하면 반사적으로 눈을 감기 쉬운데, 이 사람은 그냥 하나도 신경 안쓰고 적들을 갈아버리는 중임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저 정도면 진짜 우수한 교관이 오랜시간 들여서 핑거링, 시선 하나하나까지 모조리 뜯어고쳐준 게 아닐까 싶음.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감도 안 잡히네

        

       .

        

       <중략>

        

       .

        

        

       개인적으로 진짜 제대로 된 곳에서 배우고, 그 후 실전에서 어지간히 구른 사람이 아닐까 하고 생각함. 자세히 살펴보면 동작 하나하나에 전부 전술적 의도가 있음.

        

       나도 다크존 재미있게 하고 있는데 보정 100%라고 해도 저런 것들 일일히 전부 구현해놓은 걸 여태까지 한 번도 못 봤던 것 같어

        

       내가 모션 개발자들이 아니라서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내 군생활이 이런부분 분석하는데에 도움이 될줄은 몰랐네 ㅎㅎ

        

       아 갑자기 닥존마렵네 키러간다 ㅂㅂ

        

        

        

       [전체 댓글][등록순]

        

       -분석글은개추야

        

       -선개추후감상 이즈고

        

       -시발 ㅋㅋㅋ 전역증사진 너무 무섭게 생겼는데

       ㄴㄹㅇ 깝치면 척추 반으로 접어버릴거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멍때리면서 봤는데 하나씩 집어서 알려주니 꿀잼이네 ㅋㅋ 진짜 별의별게다있구나 싶다

       ㄴ[작성자]나도 글쓰면서 이렇게까지 나올줄은 몰랐어

        

       -됐고 얘 핵임?

       ㄴ[작성자]내가 게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서 그러는데 움직임 설정하거나 보조해주는 핵도 있나? 그부분은 잘 모르겠음

       ㄴ하여간씨발 핵무새새끼들 일괄적으로 막힌지가 언젠데 아직도 사방팔방에 겐세이 준내게 넣고다니네

       ㄴ핵인 걸 알고싶은게 아니라 쟤가 핵이라는 소리가 듣고싶은거겠지 씹련아 ㅋㅋ

        

       -핵무새들 아직도 남아있었냐? 레전드노

       ㄴ핵무새들특)인겜닉 까보라고하면 절대안깜 씨발련들 ㅋㅋ

       ㄴ게임에서 대가리 빠개지는 건 지들도 싫은가보지 ㅋㅋㅋㅋ 양심없는새끼들임그냥

        

       -이렇게보니 행동 하나하나가 엄청 섬세한 걸 알겠네 ㄷㄷ 진짜 신기하구마잉

        

       -됐고 계속보니 아바타 좀 꼴리는듯? 꼬리 존나만져보고싶음

       ㄴㄹㅇㅋㅋ

       ㄴ나만 이런생각하는거 아니었네 ㅋㅋㅋㅋ

       ㄴ예로부터 뱀은 요망함의 대명사였으니 괜?찮은듯

       ㄴ뭐가 괜찮아 미친놈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모니 : 선생님^^ 첫번째 영상이 올라왔어요!!]

        

       -[하모니 : 근데 편집한 내용이 좀 길어서ㅜㅜ]

        

       -[하모니 : 다섯 개 정도로 잘라올릴건데,, 두번째 영상부터 출연하실 것 같아요(ღ’ᴗ’ღ)]

        

       -[하모니 : 혹시 그동안 제 유어스페이스 영상 보신적 있으신가요,,??]

        

       -[유진 : 아직 따로 본 적은 없네요]

        

       -[하모니 : (。•́︿•̀。)]

        

       -[하모니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해여,,]

        

       -[유진 : 미안합니당….]

        

        

        

        철컹.

        

        짤막히 답장을 하고, 중량봉을 단단히 붙잡고선 고정대에서 밀어올린다. 묵직하고도 익숙한 압박이 상체 전반을 감싸안았다.

        

        피트니스 클럽 관장분이 하루 전 엉덩이 부분이 트여있는 등받침을 한두 개 정도 주문제작해서 들여놓았다고 해서, 지금은 그동안 밀린 상체를 건드리는 중이었다.

        

        나 하나를 위해 파워리프팅용 50kg 원판도 한 열몇 개씩 사들고 오셨다는데, 효과는 톡톡히 보고 있지만 이래서야 미안해서 다니겠나.

        

        물론 본인은 입소문이 금방 나는 바람에 등록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며 괜찮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찝찝한 부분이 없지는 않았다.

        

        

        아찔한 무게. 대략 700lbs, 320kg에 달하는 질량이 사람의 힘만으로 공중에서 왕복한다. 극도로 압축된 근육에 피가 몰리며 저절로 온 몸에서 땀이 흘렀다.

        

        대략적으로 이 지점까지는 벤치프레스 7회 1세트 정도를 유지하기가 용이했다.

        

        이곳에 근무하는 관장과 트레이너들을 합쳐, 총 세 명이 혹여나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내 옆에 달라붙어있는 걸 보면 상당히 미안해지긴 했다.

        

        마지막 한 번까지 알차게 끝내고선 캐처바에 봉을 내려놓자, 다들 너나할 것 없이 박수를 짝짝 치며 경탄을 금치 못한다.

        

        

        

       “이러니 파워리프팅 대회에 발현자들이 출전을 못하게 막지….”

        

       “지금 약간 인지부조화 심하게 오는데. 인호 형, 무슨 말인지 알죠?”

        

       “왜 모르겠어.”

        

        

        

        하기야.

        

        겉은 근육도 별로 없어보이는 몸인데, 그런 사람이 느닷없이 미친 중량을 친다고 생각해보면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어이가 없겠지.

        

        물론 헬스라는 게 단순히 무게를 많이 드는 것 말고도 더 나은 신체의 근육적 조형미를 위한 자기수행의 목적이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전자도 충분한 목적이라는 소리였다.

        

        괜히 인터넷에서 3대 500이라는 단어가 돌아다니는 게 아니니까.

        

        

        아무튼, 오늘은 최대 무게를 찍거나 하기 위해서 온 건 아니고,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적당한 무게로 적당히 반복을 함으로서 그동안 방치해뒀던 신체능력을 일깨우려 온 것에 더 가까웠다.

        

        가슴이 줄어든다는 소문도 있지만, 충분히 열량을 공급해주면서 운동하면 괜찮다. 흉부 볼륨도 여러모로 굉장해지고.

        

        나도 크게 알고 싶지는 않은 내용이었다.

        

        

        현재 시각을 확인하고, 기억을 되짚어 오늘 시행한 세트 수를 기억해내자, 이 이상은 더 안 해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트레이너 분들께 언질을 넣은 후 원판을 하나둘씩 분리했다.

        

        운동을 도와주던 트레이너분들 세 분이 원래 위치로 복귀하였다. 오늘은 트레드밀 대신 사이클을 선택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래도 하모니가 직접 연락을 주었으니 확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안장 위에 엉덩이를 잘 받치고, 꼬리가 바닥에 닿지 않도록 팔에 적당히 휘감아둔 후 페달을 밟으며 유어스페이스 메인 화면으로 들어갔다.

        

        딱히 영상을 본 게 없어 알고리즘은 중구난방이었다.

        

        돋보기 버튼을 클릭하여 하모니를 검색하자, 구독자가 42만에 달하는 채널 하나가 가장 먼저 상단 위로 팝업했다. 망설임 없이 그것을 눌렀다.

        

        영상들의 썸네일은 전반적으로…귀여운 녹색 고양이 캐릭터가 동영상 내용과 연관이 있는 액션을 취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아기자기했다. 대체적인 첫인상은 그랬다.

        

        그 와중 눈에 들어오는 것 하나.

        

        

        

       -〔하모니〕고생 끝에 또 고생이 오는 게임! 죽어버린 도시를 누비며 생존하라![다크존 1일차]

        

        

        

        아, 이건가.

        

        누가 보아도 최신 영상임을 알 수 있듯, 고작해야 몇십 분 전에 영상목록 최상단에 따끈따끈하게 올라온 그것은 벌써부터 조회수가 4만을 넘어가고 있었다.

        

        동영상을 클릭하기 전에 썸네일이 보였다. 두 컷으로 되어있었는데, 첫 번째 컷은 꽤나 너덜너덜해진 모습의 SD 하모니가 누군가의 발을 움켜잡으며 제발 파티를 해달라고 울부짖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옆…아마도 나일 거라고 추정되는 검은 실루엣을 참으로 위엄찬란하게 그려놓았다.

        

        친절하게 말풍선도 하나 낑겨져있었다.

        

        

        

       ‘안전띠 꽉 매라’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 요 인간아.

        

        재생 시간은 22분 45초. 유어스페이스 내의 영상들이 대부분 10분 안팎에서 끊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길었다. 이러고도 아직 올리지 못한 영상이 세네 개나 남아있는 건가?

        

        화질이 최고로 설정되어있었기에 좀 버퍼링이 걸렸다.

        

        그 잠깐의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손가락을 살짝 놀려 스크롤을 내려보았다.

        

        

        

       =닥존? 진짜? 이누나가? 와세상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2년간 존버하던 닼크리트입니다…성불하겠읍니다….

       ㄴ어제 방송 못봤는데 와 ㅋㅋ 봤으면 시간살살녹는건데 너무아깝다

       ㄴ백수들 드디어 통한의 1승했죠? 너무달달하죠? ㅋㅋㅋ

        

       =아직 영상안보긴 했는데 튜토리얼에서 신나게 쥐어터질거라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ㄴ쥐어터지긴 하지 ㅋㅋ

       ㄴ스포일러 씨게 마렵네 ㅋㅋ 여기에코멘트 달아서 괜히 궁금하게해야겠다

       ㄴ장막을 들추고 보았지만…거긴 머리끄덩이 잡혀 끌려가는 하모니밖에 없었어….

        

       =뭐야 유진누나 안나와??

       ㄴ어제 여러편으로 나눠서 올린다고했음

       ㄴ영상 거의 끝부분에 나오긴 하네 ㅋㅋ

       ㄴ유진은 누구임? 다른 스트리머랑 합방했어?

       ㄴ몰?루

        

       =머야 하모니눈나 닼존 튜토리얼한다길래 맵다는 댓글로 도배당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없네? 이누나 총게임에 소질이라도 있음?

       ㄴ다음편보면 알게됨

       ㄴ역대급 견인차 자기도 모르게 출고해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편나올때까지 숨참는다 흡

       ㄴ이사람 죽었대….

       ㄴ편집자들 채찍질할사람구함 (1/100)

       ㄴ채찍남 줄서봅니다

       ㄴ아 ㅋㅋ 빨리 일하라고 ㅋㅋ 다음편마렵다고

        

       

        

        …뭔가 많다.

        

        그 와중 귀에 꽂아놓았던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재생되는 소리. 16K 화질이라 그런지 이제서야 로딩이 다 되었나보다.

        

        조만간 휴대폰도 바꾸지 않으면 안 되겠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접속기 비용으로 인해 이것저것 따져가면서 지출을 해야만 한다. 컴퓨터는 계속 돌아가고 있으니 돈이야 천천히 찾을 수 있지만….

        

        

        

       -라라라라, 라라라…아, 아. 마이크 체크. 마이크 체크. 안녕하세요, 하모니에요.

        

       -자, 오늘 해볼 게임으은───

        

        

        

        그리고 화면이 급격하게 전환된다.

        

        접속부터 캐릭터 생성, 그 이후 첫 교전. 신명나는 비명소리들과 급박한 화면 컷들이 빠르게 교차된 후, 인트로를 보여주고 본격적으로 영상이 시작됐다.

        

        시작은 나랑 별반 다르지 않았으나, 이 영상에서는 슬라이더라는 것을 상당히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바를 올릴 때마다 옆에 ‘+쫄보력’ 이라는 자막이 툭툭 튀어나왔기에 작게 웃어버렸다.

        

        그 후 급발진.

        

        

        

       -…큭, 아니, 잠깐만요. 야! 니들이 슬라이드 전부 풀로 땡겨도 어렵대서 그렇게 했는데 왜 나보고 슈퍼겁쟁이라는 거야!

        

        

        

        이런 비하인드가 있었구나.

        

        하지만 슈퍼겁쟁이 타이틀은 올바르게 붙여진 것 같긴 했다.

        

        그 후 서로 상반되는 내용의 미션이 걸리며, 한숨을 내쉰 하모니는 좀 더 어려운 쪽으로 보이는 미션을 포기하고 이동을 개시했다.

        

        

        중간중간 스킵이 이어지면서도, 시청자들을 위해 편집자가 넣었는지, 그녀가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는지를 맵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대체적으로는 나랑 동일한 루트를 밟았다.

        

        그렇다면 지난 번, 나보다 앞서갔던 사람은 바로 얘겠지.

        

        그리고 첫 교전.

        

        

        

       -아니, 안전가옥이 코앞인데! 도대체 왜 정찰대한테 걸려가지고오오오! 타이밍이 뭐 이래!?

        

        

        

        영혼의 말단까지 고통이 그득하니 들어찬 스트리머의 비명소리와, 그와는 대조적으로, ㅋ으로 가득찬 수많은 채팅들. 읽을 수도 없을 정도로 빠르게 올라가는 그것은 마치 미니건 급탄 과정을 보는 듯했다.

        

        그래도 그 보정이라는 게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하는 모양인지, 영상엔 데구르르 굴러들어온 수류탄을 다시 집어던지는 장면도 들어가있었다. 이 부분은 꽤 놀라웠다.

       

        하지만 다음 순간 달칵거리는 소리.

        

        

        

       -야, 야! 뭐야! 총알 안 나가! 왜 이래, 이거! 살려줘!

        

       “아이구야….”

        

        

        

        잘 해놓고 탄창 교체를 까먹은 건 좀 어이가 없긴 했다.

        

        아무튼 그런 우여곡절이 끝나고, 그녀는 거의 기어가듯 안전가옥에 도착하여, 정신적인 피로가 상당하다는 것을 증명하듯 야전 침대 위로 벌러덩 드러누워버렸다.

        

        그와 동시에 화면은 그녀의 시선 너머, 내려오는 계단을 집중적으로 조망한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하모니의 구원자>

        

        

        

        계단을 밟으며 설렁설렁 내려오는 내 아바타 머리 위로, 그 일곱 글자가 아주 자연스럽게 부유하며 따라오는 중이었다.

        

        이걸…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부끄럽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미치겠네, 진짜….”

        

        

        

        정신나간 센스가 가득 담긴 편집에, 나는 그저 그렇게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 장면을 마지막으로 영상이 끝나고, 꽤나 아기자기하게 편집해둔 다음 화 예고편이 말미 부분에 자그맣게 삽입되어있었다.

        

        대체적으로는 내용을 알려준다기보단 다음 화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도록 중요한 부분만을 짧게 뽑아 넣어놓은 듯한 전개였고, 이 또한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았다.

        

        다들 이래서 편집 영상을 보는 게 아닐까. 대략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영상 하나만을 봤는데 벌써 20분 하고도 몇 분이 추가로 지나있었다. 또다시 온 몸은 땀에 절어있었고, 허벅지가 살살 아파온다.

        

        디바이스와 휴대폰은 연동되어있기에, 단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SNS 앱에 들어가 답장을 보낼 수 있었다.

        

        

        

       -[유진 : 영상 봤어요]

        

       -[유진 : 재미있네요 ㅎㅎ]

        

       -[하모니 : !!!!]

        

       -[하모니 : 맘에 드셨다니 다행이에여ㅠㅠ!!!]

        

       -[하모니 : 다른 영상도 있으니 심심하면 봐주세요^o^]

        

        

        

        그럴까.

        

        아직 운동을 마무리하기엔 30여분 좀 넘게 시간이 있었기에, 나는 스크롤을 내려 그녀의 유어스페이스 채널에 있는 다른 영상들을 보기로 했다.

        

        이후 얼마나 지났을까.

        

        

        

       -[유진 : 메모…똥겜 전문 스트리머….]

        

       -[하모니 : ??????!!!!!!!!!!]

        

        

        

        아니.

        

        무슨 채널에 항아리에 낀 사람이 망치 하나로 등반하는 게임에, 골프공 게임에, 스카이콩콩 타고 올라가는 게임 영상 같은 거밖에 없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제야 밝혀지는 사실

    하모니는 똥겜 전문 스트리머였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사실 종합게임 스트리머긴 하지만, 똥겜을 하며 고통받는 스트리머들 영상이 조회수가 원래 더 높죠

    유진이 하모니한테 똥겜을 추천받고 고통받는 장면도 언젠가 나오지 않을까…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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