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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

     왕을 끌어내린다.

     그 뒤는 생각한 적 없다.

     그 답이 조금 충격적이었을까?

     -피곤할 텐데, 이만 들어가서 푹 쉬거라. 오후에 다시 이야기하자.

     그 말을 끝으로 아버지는 나를 방으로 보냈다.

     나로서는 좀 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었지만, 새벽에 깨는 바람에 확실히 약간은 수면시간이 필요했다.

     “하암.”

     아이의 몸은 언제나 졸리다.

     더군다나 처음으로 마나를 전력으로 소모하여 기력도 상했다.

     누아르가 행여나 다치지 않도록 온 신경을 쓰는 바람에 더 피곤한 것도 있다.

     “그냥 자기는 글렀군.”

     방 안에는 아무도 없다.

     내가 하녀들이 내 방에 들어오는 걸 지극히 꺼리는 것도 있지만, 감히 내 방에 들어오려고 하는 간 큰 하녀는 없다.

     “…….”

     행여나 하녀들이 청소하더라도 건드리지 않을 곳에 손을 뻗는다.

     

     ‘다행이다.’

     침대 밑, 까끌까끌한 종이봉투의 감촉이 느껴진다.

     나는 그걸 천천히 집어 들어 꺼낸 다음, 탁자 위에 올렸다.

     ‘이걸 이렇게 일찍 손에 넣을 줄이야.’

     백은(白銀).

     제국에서 활용하는 약물 중 하나로, 가루로 흡입했을 경우 복용자에게 정신 각성 효과를 주는 약물이다.

     정제하기에 따라서는 사람을 흥분 상태에 빠뜨릴 수도, 감정-욕망에 충실하게 만들기도 하는 연금술로 빚어진 약물.

     ‘아버지가 이걸 모르는 게 나아. 저들은 이걸 들켰다고 생각할 테니.’

     제국 정보부는 지금 비상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백은이 지브롤터에 노출되었다.’

     정보부의 전략 병기, 황실의 비밀무기가 적국에 들켰다?

     책임자는 바로 모가지가 날아갈 것이다.

     ‘그림자라고 하기에는 너무 멍청한 녀석이었으니.’

     그림을 그린다.

     정보부 내부에 마음에 들지 않는 자들이 있고, 그림자는 그들과 혈연이 있다면?

     -변경백의 가문에 잠입해서 살해당한 것도 모자라, 백은까지 들키다니. 이 책임은 무능한 딸을 키운 그 아비에게 물어야 합니다.

     ‘라고 할 것 같은데.’

     나라면 그렇게 했다.

     황제라면 여기에 고문을 더하고, 겸사겸사 평소에 마음에 들지 않던 이들도 엮어서 처리하겠지.

     빈자리에는 자기 입맛에 맞는 이들을 채워 넣고.

     물론, 실제로 들킨 건 아니다.

     백은은 내가 회수했고, 아버지를 비롯한 그 누구도 이 가루의 존재를 모른다.

     ‘조만간 조사를 통해 ‘아무래도 변경백은 모르는 모양’이라고 결론이 나오겠지만, 그때는 이미 숙청이 다 끝난 뒤일 터.’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억울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억울하게 죽었다는 명예 정도는 챙길 수 있겠지.

     “후.”

     복잡한 생각은 나중에.

     태양이 서서히 산 위로 떠오르지만, 지금은 한숨 잘 필요가 있다.

     ‘백은은 없애야 하고.’

     그냥 없애는 건 의미가 없다.

     물에 타서 마시는 건 위험하고, 그냥 버렸다가는 참새나 고양이가 먹고 그대로 죽어버릴 터.

     ‘이럴 때는 진짜 활용법으로 써야지.’

     백은은 그냥 흡입하는 물건이 아니다.

     ‘이건 태워야 하는 거라고.’

     찰칵.

     성냥을 꺼내 램프에 불을 붙인다.

     유리관 안에 작은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했고, 나는 램프의 뚜껑을 열어 안에 백은을 그대로 투하했다.

     “쓰으읍…. 하아.”

     연기는 없다.

     하지만 투명하게 일렁이는 아지랑이가 눈에 훤히 보였고, 나는 초연(初煙)을 크게 들이마신 뒤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이게 진짜 마나지.’

     백은은 마석을 빻은 가루에 여러 가지를 섞어 만든 합성 물질이다.

     뭐라더라.

     수면용 캔들워머, 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 효능은 자면서도 마나를 호흡하고자 하는 동시에, 향을 맡고 숙면을 취하는 이에게 한 가지 선물을 선사한다.

     꿈.

     대상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꿈꾸게 만드는 환상(幻想)의 실현.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행복을 꿈속에서 만들어내고, 꿈의 주인은 의식을 자각하여 꿈속을 마음껏 누빈다.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자유이며,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배출하고 발설할 수 있다.

     

     제국의 연금술사는 백은을 통해 진입하는 자각몽을 이렇게 불렀다.

     루시퍼 드림.

     악마가 속삭이는 행복한 망상이라고.

     누군가는 자신의 변화를 기대하고 경험하지 못한 미래를 망상하지만.

     인간 대부분은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을 추구하기에 더욱더 현실에 좌절감을 느끼게 만드는 악마의 약물이라고.

     하지만.

     ‘약도 다 쓰기 나름이지.’

     스으읍.

     하아.

     나는 타들어 가는 백은의 향기를 맡으며, 그대로 잠기운에 온몸을 맡겼다.

     * * *

     “……하.”

     크림슨 지브롤터 변경백은 서재의 의자에 앉아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

     머릿속에 빠르게 여러 문구가 흘러간다.

     협곡의 적, 피해 없음.

     

     클레이돌 후작 및 5천 병사, 아침 숙영 후 퇴거 예정.

     아군. 사상자 2명.

     하급 기사 발라크, 침입자에 의해 화장실에서 사망.

     집사장 말콤, 침입자가 날린 단검에 등이 꿰뚫려 부상.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사경을 헤매는 중.

     단검의 출처는 에르반트 랭귀르 남작령으로 추정 중.

     그리고 그 단검의 주인-침입자인 20대 초반의 여성은 목이 찔려 사망.

     즉사는 아니었다.

     찔린 위치가 찌르는 자에 따라서 즉사일 수도 있었지만, 날붙이는 날카로웠어도 찌르는 힘은 조금 부족했다.

     하지만 그 부족한 힘으로도 우악스럽게 흉기를 밀어 넣었다.

     처음에는 날카로운 무언가로 푹 찔렀다면, 후에는 안에서 마구 휘저으며 혈관을 짓눌렀다는 느낌.

     “후….”

     여기까지가 단순히 신체적 피해를 당한 이들.

     “누아르가 당분간 고기는 제대로 먹을 수 있을지.”

     스테이크에 레드와인으로 만든 소스를 부었다가는 식탁에서 경기를 일으킬지도 모른다.

     지브롤터라고 해도, 7살 어린 아이가 겪기에는 분명 충격이 컸을 터.

     납치도 납치지만-

     “그레이.”

     

     형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인질을 자처하고, 주저 없이 앞으로 달려 침입자를 처리했다.

     “로버트의 보고에 따르면…하.”

     본인은 자각-신경을 쓰지도 않았겠지만, 목에서 뿜어진 피를 고스란히 뒤집어썼었다.

     “시조…아니, 카디안 지브롤터 경과 비슷한가?”

     대대로, 지브롤터 중에는 그런 자들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수상할 정도로 두각을 드러낸 이들.

     단 두 명뿐이었지만 한 명은 지브롤터 가문을 열었고, 다른 한 명은 제국 정예 1만과 동귀어진을 했다.

     일화에 따르면 그들도 어려서부터 어른스럽게 행동했었다고 하더라.

     특히 카디안 지브롤터, 역대 최강이라고 불린 소드 마스터의 경우에는-

     “…어려서부터 사람을 죽였지.”

     가문 내부의 첩자를 자신이 직접 베었다고 하더라.

     어떻게 자신의 유모가 배신자인지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학계에서 연구 중이다.

     

     그 말인즉슨, 자신도 그레이를 어떻게 조사하려고 해도 알 가능성이 몹시 낮다는 뜻.

     “시조와 카디안 경의 재림인가. 참으로 무서운 아들을 낳았군.”

     그레이 지브롤터.

     지브롤터의 핏줄이 머리카락 색이 제멋대로 나는 게 특징이라고는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특이한 색을 가진 아이.

     만일 카디안 경에 관한 야사와 같이, 그레이도 ‘미래시(未來視)’라는 걸 가지고 있다면-

     “아니지. 그랬다면 애초에 납치당하게 두지는 않았겠지.”

     카디안 경의 일화처럼 미래를 보는 눈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랬으면 미리 언질을 줬을 것이다.

     “납치범을 찾느라 잠을 자고, 깨어나서는 객실이나 식당 창고를 수색하거나 하듯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았을 거고.”

     설령 비밀로 한 채 동생이 납치당하게 놔뒀다고 해도, 그랬다면 일부러 죽게 내버려 뒀겠지.

     그렇게 목숨을 걸고 동생을 지키기 위해 칼을 꺼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덕분에 안심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스럽고 천재적인 면모를 보인 시조의 성향을 가지고 있든.

     미래시를 가졌다고 하며 사람 죽이는 걸 서슴지 않던 카디안 경과 비슷하든.

     “녀석.”

     자신의 성향을 비롯하여, 지브롤터의 피를 잇고 있는 건 분명했다.

     “공주를 보고 첫눈에 반한 건가.”

     어쩐지.

     그날, 왕이 왕비와 함께 나리아 공주를 데려온 날.

     “정원에서 공주를 바라보는 눈이 심상치 않더라니.”

     그런 거라면 이해할 수 있다.

     “녀석, 변명은.”

     지브롤터는 감정 표현이 서툰 사람들이니까.

     “…힘을 실어줘야겠어.”

     변경백은 또다른 보고 내용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누아르가 납치되었을 때, 가문의 기사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또한 가문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움직였는지.

     샤를로트 지브롤터는 기절했고, 기사들은 그레이의 즉각적인 지시에도 얼을 타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있었다면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역시, 손과 발이 되어줄 이들이 필요해.”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도.

     그레이의 뜻을 위해서도.

     결과가 어떻든, 그 망할 무능왕을 옥좌에서 붙잡고 무저갱으로 처박기 위해서는 ‘그레이의 손과 발’이 되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드르륵.

     백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즉시 서재를 나섰다.

     “배, 백작님.”

     집사 하나가 황급히 고개를 숙였고, 밖에 대기 중이던 기사들 또한 서로 눈치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할 말은 많지만, 책임은 나중에.”

     변경백은 가솔들을 쭉 훑다, 저 멀리서 돌아오는 소녀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복도를 걸었다.

     “앗, 백작님.”

     “멘테 경.”

     “안 그래도 보고드릴 게 있는데-”

     “그레이가 스승이 되어주기를 원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선배님.”

     “서, 선배…?!”

     멘테 경이 기겁하며 목소리를 낮췄다.

     “마, 말씀을…! 여기는 사석이 아닙니다. 저는 모르가니아의 기사로서….”

     “초청장. 제가 직접 써드리겠습니다. 지브롤터에 머물러주시길.”

     “…이런 걸 보면, 부전자전이라고 하는 건가요?”

     멘테 경이 반쯤 가라앉은 눈으로 변경백을 올려다봤다.

     “아들보다는 좀 더 직설적이지만, 뭔가 확실히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요.”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이래. 아카데미 시절부터 입에 셜롯만 달고 다니던 사람이.”

     멘테 경은 의심스럽다는 눈으로 변경백을 위아래로 훑었다.

     “알겠습니다. 자제분들을 지킬 사람이 필요하다면, 검술 스승 명목으로 불러주신다면야. 그보다, 다른 습격자를 조우했습니다.”

     “…그렇습니까.”

     변경백은 잠시 표정을 바꾼 다음.

     “안에 가서 듣지.”

     “예, 변경백.”

     멘테 경을 데리고 다시 서재로 향했다.

     * * *

     인간은 불편을 견디지 못한다.

     항상 편리를 추구하고, 어떻게든 적게 일하기 위해 방도를 추구한다.

     결핍의 충족.

     지금의 내게 있어 가장 부족한 것이야말로, 이 환상 속에서 가장 먼저 나타날 첫 번째이리라.

     그래서 어쩌면 지금, 내 기억 속에서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렸을 때.

     지금 이 순간으로 온 걸지도 모른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시나요, 백작님?”

     나는 이 세계에서 ‘백작’이다.

     “내가 왜 지금 여기에 왔을까, 하는 생각.”

     지브롤터 변경백이었던 시절.

     왕국이 망하여 식민지가 되고, 제국이 왕국을 지배하게 된 시기.

     “그야 당연히 제가 초대를 해서 그런 거죠.”

     내 옆에 있는 여인이 팔짱을 끼며 내게 달라붙는다.

     “모처럼 남부 해안에 놀러 왔는데, 자꾸 그렇게 뚱하게 있으실 건가요?”

     “그야 당연하잖습니까.”

     나는 여인으로부터 팔짱을 풀었다.

     “이곳은 꿈이고, 당신도 그걸 알고 있으니까요. 공주님.”

     

     그리고 나에게 붙은 여인, 공주와 마주 섰다.

     “당신과 이곳에 왔던 기억이 제게는 썩 좋은 기억이었나 봅니다. 이렇게 첫 백은으로 진입한 환몽(幻夢)에서 당신을 만나다니.”

     “영광이네요. 제가 당신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그 수많은 여자 중에서 첫 번째라니.”

     공주가 내 볼에 대고 두 손을 붙인다.

     “당신의 어머니도 아니고, 여동생인 레타르도 아니고.”

     “불륜하고 자살했습니다. 망국의 기사들을 노예로 삼고 괴롭히다가 역으로 살해당했죠. 그걸 수습하느라 얼마나 머리가 아팠는데요.”

     

     당시, 나는 변경백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자진하는 바람에 폐인이 되었고, 누아르는 여동생이 죽었다고 왕국 출신의 인간들을 마구 죽이고 다녔습니다.”

     “그때, 당신은 무엇을 했나요?”

     “아무것도.”

     아버지가 식음을 전폐하며 폐인이 되었을 때, 나는 간병인만 보냈다.

     누아르가 술에 취해 몸을 함부로 할 때, 나는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병들어갔고, 황제가 준비한 약물에 당하고 말았다.

     누아르는 방탕하게 지내다 매독에 걸려 죽었다.

     “제 가족들은 제 인생에 있어, 뒤처리하기 골치 아픈 사람들이었을 뿐입니다. 아시잖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어때요?”

     “지금이라.”

     “네. 과거로 돌아간 지금 이 순간.”

     공주가 해안가를 거닐며, 뒷짐을 진 채 묻는다.

     “너무나도 많이 과거로 돌아간 탓에, 당신이 알고 있던 그 사람들은 없잖아요.”

     “딱 하나, 변하지 않은 게 있지 않습니까.”

     “당신 어머니가 무능왕에게 당했다?”

     “예.”

     이 세상은 나의 기억과 희망으로 빚어진 꿈의 세상.

     “당신은 어머니가 어땠기를 바라나요?”

     “당연히 모든 것을 무능왕에게로 돌리고 싶습니다. 어머니가 가진 자신의 감정이 한순간의 욕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무능왕이 이걸 써서 그렇게 느끼게끔 했다고 생각하고 싶죠.”

     품에 손을 넣고 익숙한 감각의 물건을 꺼낸다.

     푸딩의 표면처럼 말랑말랑한 젤라틴으로 된 작은 캡슐.

     “침실로 향한 건 왕명으로 인해 속아서 들어간 거고, 미약에 취해서 자아를 상실한 채로 당했다.”

     안에는 정제된 하얀 가루가 반짝이고 있고, 나는 캡슐을 짓이겨 허공에 흩날렸다.

     “그렇게 당한 걸 자기 스스로 ‘내가 불륜을 저질렀다’라고 생각하고 싶은 거죠.”

     “그렇네요. 조금, 안타까울지도.”

     유감스럽게도, 이 세상은 꿈속 세상이다.

     “어머님께 물어보는 건 어떠세요?”

     “자기가 진정으로 원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강제로 당한 건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박하시네요. 어머니에 대한 평가가.”

     “어머니는 꽃밭이니까요. 어머니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도 모르고.”

     “모든 건 무능왕만 알고 있는 일이다?”

     “예.”

     나의 바람일 뿐이며, 진실은-‘아무도 모른다.’.

     오직 모든 걸 저지른 무능왕을 제외하면.

     “그래서 무능왕을 끌어내리고 싶다. 그럼.”

     공주가 나를 향해 다가와, 상체를 내 쪽으로 기울이며 얼굴을 가까이한다.

     “지금의 나리아 공주를 여왕으로 만들고 싶은 이유는?”

     “그래야 알 것 같아서요.”

     “무엇이?”

     “나리아 공주를 왕으로 만들면, 제가 왜 과거로 돌아온 건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회귀 이후.

     “왜 공주는 저를 구한 걸까요. 마지막 남은 지브롤터의 핏줄을.”

     내가 굳이 신경을 쓰지 않기는 했지만,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일이 하나 있었다.

     “왜 저를 데리고 마지막 순간, 지브롤터 백작령으로 들어온 걸까요.”

     이곳에,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저는 그 답을 찾고 싶을 뿐입니다.”

     “추측하자면?”

     “글쎄요…. 몇 가지, 추정되는 건 있기는 하지만.”

     아마도.

     “나라가 식민지가 된 상황에서도 전황을 뒤엎을 수 있는 일발 역전의 병기가 지브롤터에 묻혀 있었다. 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와. 굉장하네요. 그걸로 뭘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야 당연히.”

     그런 신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무기가 있다면.

     “황제를, 죽인다.”

     아마도 이것이 꿈속에서만 말할 수 있는,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나만의 비밀.

     “황제를 죽여야.”

     나는 공주를 향해 손을 뻗었다.

     “비로소, 당신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 테니까.”

     한 쪽 무릎을 꿇고, 나는 공주의 손에 입술을 맞췄다.

     “모든 것은, 사랑하는 당신을 위하여.”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순애!

    는 꿈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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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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