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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

       

         

         

         

        신기하게도 마수들은 하나같이 린을 지나쳐갔다.

         

        마치 린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그리고 밟을 수도 넘어갈 수도 없는 장애물이 있는 것처럼 린이 있는 자리만 피해갔다.

         

        지축을 뒤흔들며 몰려가는 마수들.

         

         

        “정식으로 하는 소개는 잠시 후에 하도록 하죠.”

         

         

        어리둥절해하는 그의 곁에 아도라가 다시 나타났다.

         

        도적이었다가 연기가 되었다가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존재였다.

         

         

        “지금은, 용사가 과연 당분간 당신을 맡겨도 될 만한 그릇이 되는지를 검증하는 게 먼저겠죠.”

         

        “맡기다니 난 애완동물 같은 게 아냐.”

         

         

        린이 날서게 반응하자 아도라는 화들짝 놀랐다.

         

         

        “그럼요, 결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어요.”

         

         

        조심스럽게 린의 왼팔을 어루만진다.

         

        상대가 상대인지라 린은 얌전히 내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도라가 만지자 정신이 아득해 지는 피로감이 전신에 휘몰아쳤다.

         

         

        “역시.”

         

         

        아도라는 힘들어하는 린이 안쓰러웠다.

         

         

        “다 낫지 않았군요.”

         

        “그걸… 어떻게…?”

         

         

        갑작스럽게 졸음이 몰려왔다.

         

        수마에 맞서며 린이 힘겹게 버티자 아도라가 그를 다독였다.

         

         

        “한 번에 다 말해주기에는 시간이 없네요.”

         

         

        더는 견디기 힘들었다.

         

        안 그래도 에팔테르가 이후부터 린은 잠을 거부하는 게 힘들어졌다.

         

         

        “당신은 한계에요. 성검조차 당신을 강제로 재우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정도니.”

         

         

        탈력감이 장난 아니었다.

         

        기절하듯 쓰러지는 린을 안은 아도라는 다소곳이 앉아 자신의 무릎에 그의 머리를 뉘였다.

         

         

        “방해하지 않을 테니 푹 주무세요.”

         

         

        물론, 아도라는 자신과 린의 시간을 방해하는 녀석 누구 하나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

         

         

         

        “리이이이이이인-!!!!”

         

         

        린이 보이지 않는다.

         

        마수들이 달려들면서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루시는 보고야 말았다.

         

        마지막으로 본 린의 모습 뒤에서 아도라가 다가서는 것을.

         

         

        “빌어먹을 마족이!”

         

         

        암시장에 나타날 때부터 아도라는 마기를 숨길 생각이 전혀 없었다.

         

        린이 대놓고 마족인 것 같냐고 물어볼 당시만 해도 루시는 낌새도 마기도 느끼지 못했다.

         

        콕 집어 물어봤을 때 제대로 조사해봤어야 했다.

         

        래빈이랑 기싸움이나 하다가 이게 무슨 꼴인지.

         

        스스로에게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었다.

         

         

        “비켜!”

         

         

        입을 쩍 벌리며 날아온 마수의 아가리를 잡고 위아래로 찢었다.

         

        팔을 물길래 눈부터 뚫어준다.

         

        마력을 담은 발길질로 반월 크기의 공백이 생겼지만 곧바로 마수들로 메워졌다.

         

         

        “용사!”

         

         

        다행이도 루시가 앞에서 마수의 대부분을 막아준 덕에 발터크루아 병력들은 손쉽게 전선을 밀고 올라올 수 있었다.

         

        그렇다고 민간인의 희생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래빈은 분노에 휩싸여 루시를 찾았다.

         

         

        “이씨는 어디 두고 혼자 원맨쇼야!”

         

        “너야말로 아도라년이 마족인 건 알고 있었어?!”

         

        “정보관이…?”

         

         

        루시는 문득 자신이 이름을 알려줬음에도 래빈이 린을 이씨라고 고집스럽게 부르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그년한테 린 이름 알려준 적 있어? 그리고 왜 린을 린이라고 안 불렀지?”

         

        “알려줄 리가 있냐! 그리고 이씨가 불러달라고도 안했는데 어떻게 내 마음대로 이름으로 불러!”

         

        “…하.”

         

         

        결국, 자신의 부주의가 이 사태를 불러왔다.

         

        린의 의심, 거리낌 없이 린을 이름으로 부르는 태도 등 단서는 충분했다.

         

        아니, 오히려 아도라는 일부러 빈틈을 드러내 보였을 거다.

         

        그런데 자신은 끝까지 대수롭지 않아 했다.

         

        마족이 린을 노리고 있었음에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눈물을 삼키며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의 자신은 사지가 절단 났을 때보다 더 쓸모가 없다고.

         

         

        “뭘 고개만 처숙이고 앉았어!”

         

         

        그런 루시를 두고 볼 래빈이 아니었다.

         

         

        “이씨를 찾아, 네 거라고 우길 때는 언제고 왜 이제와서 망연자실하는 건데!”

         

        “래빈….”

         

        “아 진짜!”

         

        다그치면서도 달려드는 마수를 베어낸다.

         

         

        “뭘 정답게 부르냐 임마! 당장 찾으라고!”

         

        “그렇지만 수가 너무 많아서 어디에 있을 지 감이 오지 않아….”

         

        “너…!”

         

         

        머리끝까지 화가 난 래빈은 루시에게 윽박 질렀다.

         

         

        “이 염치도 없는 년아!”

         

         

        암시장이었던 공터에 래빈의 외침이 고래고래 울려퍼졌다.

         

         

        “이씨는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따지고 널 구하지 않았어!”

         

        “구해야 하니까 구한 거야! 널 구하고 싶었으니까!”

         

        “지금의 넌 대체 뭔데!”

         

         

        얄궂게도 아도라는 래빈이 분노하는 동안 둘을 공격하지 않았다.

         

        적당히 마수들이 주변을 배회하게 하며 래빈이 루시의 멱살을 잡는 걸 직관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래빈은 아도라의 같잖은 배려를 거부하며 단검을 들었다.

         

         

        “됐어, 넌 꺼져. 이씨는 내가 구한다.”

         

        “너 혼자 감당할 수….”

         

        “대신!”

         

         

        루시의 말을 끊으며 래빈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정면을 노려봤다.

         

        지금 자신들 주위처럼 마수들이 어슬렁거리기만 하는 한 지점을.

         

         

        “내가 구해내면 이씨는 내 거야. 절대로 내주지 않는다.”

         

        “뭐…?”

         

        “뒤에서 구경이나 하시지, 이 계집애야!”

         

        “웃기지 마!”

         

         

        루시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난 아직 지지 않았어!”

         

        “너랑 말싸움할 시간 없어!”

         

         

        래빈은 손가락으로 유니크 돌연변이를 가리켰다.

         

         

        “내가 맡는다. 내가 죽일거고 내가 이씨를 구하고 내가 이씨를 갖겠어!”

         

         

        루시도 지지않고 받아쳤다.

         

         

        “아도라년도 그렇고, 네년도 그렇고! 내 유일한 아군, 최고의 동료, 나의 린이야!”

         

         

        암시장 패거리가 죽고 바닥에 뒹굴던 검을 집어든 루시는 마력을 해방시키며 크게 휘둘렀다.

         

         

        “너한테 절대로 안 뺏겨!”

         

        “해보시지!”

         

         

        두 사람이 동시에 튀어나갔다.

         

        다시 달려드는 마수들을 베어 넘기며 달려가던 용사와 도적의 신형은 정반대로 나뉘었다.

         

        용사는 검에 붉은 금빛을 더 두르며 유니크 돌연변이를 향해 도약했다.

         

        도적은 아까 봐두었던 마수가 어슬렁 거리는 지점으로 돌파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린을 구하기 위해 각자 다른 선택을 한다.

         

        당연하게도 마수들은 유니크 돌연변이를 지키기 위해 공중으로 날아오른 루시를 집요하게 노렸다.

         

         

        “큭!”

         

         

        하는 수 없이 검을 휘둘러 마수들을 처리한 탓에 정작 유니크 돌연변이를 없앨 일격의 기회를 잃고 말았다.

         

        대신,

         

        래빈이 유니크에게 달려들 경로가 열렸다.

         

         

        “이번만 협력해주는 거라고!”

         

         

        품 속에서 검붉은 비약을 꺼내 단숨에 입에 털어넣는다.

         

        심장이 크게 요동치며 주위가 느려졌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마수들의 시체를 밟으며 유니크 돌연변이의 턱밑에 도달한 래빈.

         

        궁극스킬

         

         

        “비기: 천번 찌르기!”

         

         

        눈과 코에서 피가 흘렀지만 기세는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루시조차 식별하기 힘든 속도로 무수한 찌르기가 유니크 마수의 턱을 걸레짝으로 만들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마치 드릴처럼 마수의 머리로 파고든 래빈은 기어코 정수리를 뚫고 나왔다.

         

        예상하지 못한 협동 공격에 기겁한 아도라가 숨을 삼키자

         

         

        “거기구나.”

         

         

        이번에는 루시가 그녀의 위치를 포착했다.

         

         

        “고작 탈취제 따위로 숨길 수 있을 줄 알았어?”

         

         

        겉으로는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미약하게 지하수로의 악취가 풍기는 그 지점.

         

        루시는 거길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콰아아아앙-!

         

         

        “크헉!”

         

         

        마족은 정확하게 복부를 얻어맞고 뒤로 날아갔다.

         

        환술이 풀리며 그녀가 있던 자리에 누워있는 린이 나타났다.

         

         

        “린!”

         

         

        미동은 없었지만 분명히 숨은 쉬고 있었다.

         

        무사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린을 안아들자 날아갔던 아도라가 금세 모습을 드러냈다.

         

         

        “더러운 손으로 린을 만지지 말아줬으면 하는데요?”

         

        “제대로 때려 박았는데!”

         

         

        루시는 허탈해하며 성검의 부재를 뼈저리게 통감했다.

         

        마수까지는 일반 공격으로 어떻게든 타격을 줄 수 있지만 마족은 사정이 달랐다.

         

        성녀의 신성 버프 혹은 성검이 아니라면 마족에게 물리공격은 10분의 1, 마법공격은 절반으로 데미지가 내려가 유효타를 주기 힘들었다.

         

        주위는 여전히 죽고 죽이는 살육의 현장이었다.

         

         

        “후우… 후우….”

         

         

        비약의 부작용으로 래빈은 무릎을 꿇은 채 입가에서 피를 질질 흘리고 있었다.

         

        허나 아도라를 노려보는 적의만큼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도적, 용병, 상인 세 길드의 분투도 이어지고 있었다.

         

        의미 없는 소모전의 연속.

         

        그리고 환술로 보호받던 린마저도 주위의 혈향과 모래먼지에 정신을 차렸다.

         

        아도라는 슬슬 끝내야 할 시기가 왔음을 알았다.

         

         

        “일어나셨군요, 린.”

         

        “아도라.”

         

        “조금 더 주무셔도 괜찮았는데.”

         

         

        아비규환 속에서도 차분함을 잃지 않는 그가 대견스러웠다.

         

        하지만 린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래빈 너….”

         

         

        피를 흘리고 있는 래빈을 보자마자 린은 단박에 상황을 짐작했다.

         

        예전의 구정물골목이 사라지던 날에 썼던 비약의 부작용.

         

        울컥 핏덩이를 뱉으면서도 래빈은 린의 걱정어린 눈길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반대로 바로 곁에 있으면서도 꿔다놓은 보릿자루만도 못한 취급에 루시는 이를 악 물어야 했다.

         

        그때, 소강 아닌 소강 상태를 비집고 들어오는 이가 있었다.

         

         

        “지금이다! 래빈 저년을 죽여!”

         

        “래빈을 없애는데 돕는다는 것이 우리 계약 내용이었다, 이말입니다!”

         

         

        용병, 상인 길드장들이었다.

         

         

        “사람도 많은데 잘도 대놓고 요구하네요?”

         

         

        아도라조차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상인 길드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차피 당신은 환술사! 발터크루아의 일부분을 환술로 가득 채운 것처럼 여기 있는 사람들 기억 조작쯤은 아무것도 아닐 거다, 이말입니….”

         

        “닥쳐.”

         

         

        퍼억-!

         

        상인 길드장의 머리가 허무하게 터져 나갔다.

         

        아도라는 진심으로 화가 났다.

         

        저 잡놈 때문에 자신이 직접해야 할 소개 타이밍을 뺏기고 말았다.

         

        다름아닌 린에게 소개할 타이밍을…!

         

         

        “환술사, 계약 위반이다! 협정 위반이야! 그분께서 알면…!”

         

        “네놈들을 조종하는 애송이 따위 내 알 바가 아냐. 그리고 오히려 그 애송이가 멋대로 굴어서 이쪽은 기분이 많이 상했거든요?”

         

         

        린이 용사와 함께 발터크루아에 당도한 걸 알아차린 것도 아도라였다.

         

        표면적이긴 해도 협력 관계니까 공유해줬을 뿐인데 아랫것이나 윗놈이나 같잖은 술수를 부리며 그녀를 방해하고 말았다.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했지?”

         

         

        환술은 퍼포먼스였을 뿐, 애초부터 아도라는 굳이 공들여가며 섬세하게 환각을 보여줄 필요가 없었다.

         

        마기를 쏘아보내는 것만으로도 용병 길드장의 숨통을 움켜쥐고 서서히 질식시키는 것쯤 일도 아니었다.

         

         

        “커헉, 컥!”

         

        “이건 경고에요. 함부로 까불지 말라는 경고.”

         

         

        흠흠, 목을 가다듬은 환술사는 흑마법을 이용해 소리를 증폭시켰다.

         

         

        “나는 아도라. 마용사 파티의 일원인 환술사에요.”

         

         

        마용사 파티라는 충격적인 자백에도 누구 하나 그녀의 말에 끼어들지 못했다.

         

         

        “본래라면 용병 길드와 상인 길드, 두 길드의 장과의 협약에 따라 도적 길드장 래빈을 죽여야 했으나 이 둘이 먼저 제멋대로 굴었기에 저는 마족을 무시한 대가를 치르게 하려 합니다.”

         

        “끄억…! 환술사, 네 이년…!”

         

        “다시 한 번 강조하죠. 발터크루아의 삼두 중 용병 길드장과 상인 길드장은 마족인 저와 밀약을 맺었습니다. 뭐, 이젠 아니지만.”

         

        [이게 아니었어요. 절대로 이런 게 아니었어. 린, 저는 좀 더 정식으로 당신에게 절 소개하고 싶었어요.]

         

         

        린과 루시, 래빈에게 환술사는 전음을 날렸다.

         

        린에게는 애절함을 담아 호소를 하고,

         

         

        “우리 마용사의 목적은 용사 파티와 대적하고 쓰러진 마왕님을 부활시켜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

         

        [어리석은 용사, 성검도 없는 당신이 우리에게 린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나요?]

         

         

        루시에게는 혐오감을 담아 빈정거렸다.

         

         

        “그러니 길드장 너희들은 이제 필요없어. 얌전히 죽어.”

         

        [단순히 성검이 없어서 날 찾아내지 못한 게 아니야.]

         

         

        퍼억-!

         

        용병 길드장의 머리도 손쉽게 터져버렸다.

         

         

        “흥이 식었으니 이만 돌아가도록 하죠.”

         

        [당신이 팔다리를 잃고 난 후 강제적으로 린과 붙어있어야만 했죠. 그때부터 린의 기운에 익숙해져버린 거에요.]

         

        “기억하세요, 마왕님은 비록 돌아가셨지만 저희 마족은 마신님의 의지로 굳건하다는 것을.”

         

        [지금도 린의 기운에는 마기가 서려있죠. 바로 마왕님의 마기가. 그래서 당신도 순도 높은 마기에 익숙해져 버렸고, 같은 순도의 마기를 지닌 저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죠.]

         

        “또 기억하세요, 다음에 우리 마용사 파티 전원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에는 우리를 이끄는 마왕님 또한 부활해 있을 것임을.”

         

        [린이 왜 그렇게 된 지는 당신도 잘 알고 있겠지?]

         

         

        자, 아직 끝나지 않았다.

         

        루시를 비롯한 용사 파티의 과오는 이제 시작이었다.

         

         

        [네녀석들이 맨손으로 마왕님의 외뿔을 만지게 한 탓에 그리 된 거야.]

         

         

        용사는 황망하게 린을 바라보았다.

         

        린은 침묵했다.

         

        용서를 구하고 싶은 마음에 자꾸만 그의 소매를 당겼지만 린은 끝까지 루시를 외면했다.

         

        그리고 전음으로 모든 걸 다 전해들은 래빈.

         

        아도라는 린의 고통을 알고서 속으로 흐느끼는 도적에게 특별히 따로 전음을 보냈다.

         

         

        [제가 여기까지 와서 이런 뻔한 촌극을 벌인 이유, 아시죠?]

         

         

        도적의 핏발 선 눈이 그녀를 향했다.

         

         

        [바라는 것이 있는 자, 래빈 더 시프. 우연찮게도 우리가 바라는 것은 같군요.]

         

         

        아도라가 어줍잖은 연극을 벌여가며 발터크루아에 잠입한 이유.

         

        바로 래빈의 마용사 파티 영입이었다.

         

         

       

       

         

       


           


He Became the Only Ally of the Abandoned Warrior

He Became the Only Ally of the Abandoned Warrior

Abandoned Hero's Only Ally, 버림받은 용사의 유일한 아군이 되었다.
Score 6.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saved the Warrior who used to ignore and bully me and now she is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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