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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

       *

        

        

        “대체 저건 언제쯤 돌아간다니?”

        “글쎄, 추밀원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게 뭐야.”

        “아니 거기서 추밀원이 왜 나와? 저건 해군사령부 소속이잖아!”

        

        

        평범하게 학창 생활을 시작한 엘프들은 이 시기, 혼란에 휩싸여 있었다.

        

        아무리 자존감 높고 국뽕에 절여 있는 엘프들이라 하더라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그들은 지금 공감성 수치심과 인간들의 은근한 멸시 속에서 이를 갈고 있었다.

        

        군함이 머리 위에 둥둥 떠 있던 첫 날. 엘프 학생들은 저마다 이렇게 말하며 자랑스럽게 가슴을 폈다.

        

        

       -봐봐, 우리가 얼마나 개쩔어줬으면 인간 수도 한복판에 군함을 띄워 놓고도 다들 손 놓고 구경만 한다니?

        

        

        입학식에 군함을 띄운 이 놀라운 족속들은, 일주일이 지났을 시점부터 뭔가 미묘한 느낌을 받기 시작한다.

        

        

       -근데 아무리 군함이 필요 없는 시대라지만, 저래도 되는 거 맞나…?

        

        

        이건 생존본능에 가까운 두려움이었다.

        

        그야, 타국의 수도에 전쟁 병기를 배치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군사 도발이고.

        

        만에 하나라도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 군사 도발 끝에 전쟁이라도 터진다면 그들은 순식간에 학생에서 포로로 전직해버리는 탓이다.

        

        미개한 전근대 판타지 세상엔 제네바 조약이 없다.

        

        물론 연합 왕국의 국경 분쟁에서 포로를 대놓고 처형하는 법은 없는 데다, 해외 유학까지 나온 귀족 집안 아들딸들을 참수하진 않겠지만.

        

        그건 적어도 ‘상식’이란 것이 통하는 세상에서나 할 만한 말이다.

        

        그러니까, 상식이 통하지 않는 (다고 엘프들 사이에서 믿어지는) 인간 왕국이 어떤 폭주를 저지를 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생존 본능이 움찔거린다는 뜻이다.

        

        그리고 마침내 일주일이 더 지나서 보름.

        

        아직도 하늘에 떠 있는 그들의 자랑스러운 공중 전함을 바라보며, 엘프들은 기어코 종족 특성을 발휘했다.

        

        이들은 문명, 의회정치, 입헌군주정 민주주의의 선두다.

        

        그러므로 이들의 종족 특성에 따라서, 이들은 마침내 정당을 조직하고 말았다. 파벌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의미다.

        

        엘프 학생들은 지금 추밀원파와 해군사령부파로 나뉘어 내전을 시작했다. (내전 또한 이들의 종족 특성 중 하나다.)

        

        물론 이들의 왕권을 누가 쥐느냐는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 1학년 학생회장을 선출한다고 멀쩡한 군함이 ‘아이고 축하드립니다.’ 하며 귀국하진 못할 테니까.

        

        

        어쨌건.

        

        밖으로는 인간들의 멸시와 위협.

        

        안에서는 엘프들 간의 정겨운 정치 활동.

        

        그리고 위에서는 아무런 교신 없이 그저 둥실둥실, 하늘에 떠 있기만 한 저 군함이 있는.

        

        이 혼란스러운, 평화가 천박한 농담이 되어버린 시대에.

        

        한 정원사와 인간 귀족 청년이 엘프 학생들의 기숙사를 찾았다.

        

        이건, 드미트리가 이반에게 조심스럽게 ‘명령서’를 내민 다음 날의 일이다.

        

        

       *

        

        

        시간을 잠시 돌려 그 전날로. 그러니까 엘리자베타가 엘프 함장의 목에 도끼질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그 날 저녁.

        

        드미트리는 자신이 매년 왕실의 금고를 손수 따서 깨끗하게 세탁한 이후 뒷주머니에 꽂아주던 고아원으로 향했다.

        

        엘리자베타는 기본적으로 수줍음 많은 소녀였으므로(그의 개인적인 견해다.) 이 일은 이반에게 알리지 않고 진행되어 왔다.

        

        즉, 드미트리는 지금껏 이 고아원의 가장 큰 후원자로 군림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명목상 ‘전관예우’, ‘군인 연금 못 받고 퇴역한 중령 뒷바라지’ 정도로 대충 둘러댔지만. 어쨌건 돈을 꽂아준 손은 그의 손이 아니던가.

        

        

        “오, 그래. 얘들아 안녕?”

        “….”

        

        

        드미트리는 수상할 정도로 조용하게 걸어 다니는 이 오싹한 학생들에게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주며 교정을 걸었다.

        

       방첩사령부 정치범 교정시설 복도를 걷는 기분이었다. 주로 감시자들이 기척도 없이 시야 한 구석에서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존경하는 선배의 개인적인 취미까지 건드릴 생각은 없지만, 이거 국가 내란죄를 물 수 있는 범위에 있지 않나?”

        

        어떻게 고아들을 수집해서 현장 요원으로 써먹을 생각을 하셨지.

        

        드미트리는 오싹한 목덜미를 주무르며 원장실로 걸어갔다.

        

        부욱, 부욱. 수상한 소리를 내며 빨랫감을 조지고 있는 드로안 출신 군인 하나를 지나서.

        

        아이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하고 있는, 이상한 모자를 뒤집어쓴 처음 보는 선생 하나를 다시 지나서.

        

        

        “선배님, 계세요?”

        “오늘은 문으로 왔군.”

        

        

        원장실 문을 열자,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삭막한 실내 풍경 너머로 이반이 보였다.

        

        이반은 싸늘한 눈으로 서류 더미를 뒤적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그, 음. 손님이 계셨네요?”

        “아, 형님 친구분이시구나!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볼 일 보세요!”

        “…형님…?”

        

        

        그의 선배에겐 놀랍게도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이 생긴 모양이었다.

        

        활달한 얼굴을 한 청년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가 드미트리는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어쩐지 익숙하다 싶었더니 아는 얼굴이었다.

        

        

        “카람진 경 아니십니까! 아이고, 여기서 다 뵙네요!”

        “경이라니요. 저는 일개 학생인걸요! 말씀 편하게 하세요!”

        

        

        사교계 최악의 문제아가 갑작스레 신학교에 입학한 사건은 한동안 프리첸카야 인근을 떠들썩하게 달궜었다.

        

        국방장성을 더러 배출했던 카람진 공작가의 막내아들 아닌가.

        

        그런 녀석이, 정치엔 아예 관심도 없었던 우리 선배님한테 ‘형님’이라…?

        

        드미트리의 눈이 날카롭게 빛나자 이반이 책상을 툭, 쳤다.

        

        

        “예브게니. 나가 있어라.”

        “예, 형님! 편하게 일 보십쇼! 저는 봉사 활동 하고 있겠습니다!”

        “모르드가 빨래를 몇 벌이나 해먹었는지 감시하고 있어.”

        “예, 형님!”

        

        

        유진은 간신 같은 미소를 지으며 뒷걸음질로 원장실을 빠져나갔다. 그 꼴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던 드미트리가 고개를 슬쩍 꺾었다.

        

        

        “선배님 취향이 좀 많이 바뀌셨네요? 저런 녀석 싫어하지 않으셨었나…?”

        “애는 착하더군.”

        “그러고 보면 선배님 인상도 좀 좋아진 것 같기도 하고. 역시 엔리케 경이라니까.”

        

        

        이반은 책상을 툭툭, 무겁게 쳤다. 하여간 성질도 급하셔라. 드미트리는 싱글거리며 품 안에서 편지를 꺼냈다.

        

        

        “키릴로브나 대령이…?”

        “궁내장관이시라니까요. 어쨌건, 음. 상황이 좀 복잡해요. 해줄 수 있는 분이 선배님밖에 없기도 하고.”

        

        

        드미트리는 편지지를 건네며 소파에 몸을 늘어트렸다.

        

        

        “거 제가 매년 돈도 많이 드리는데 소파 좀 비싼 걸 쓰시지.”

        

        

        드미트리의 말을 무시하고 편지를 읽던 이반이 인상을 와락 구겼다.

        

        이건, 좀 건수가 큰데.

        

        

        “진심인가?”

        “우리 왕녀님이 어디 이런 걸로 장난치실 분이신가요.”

        

        

        얀스크 대학 상공에 떠 있는 칼리온 군함에 잠입해서, 함장을 위협해라.

        

        그러나 동시에 군함의 승무원들의 인명피해는 최대한 회피할 것.

        

        

        “이유는?”

        “아, 이게 좀 복잡해요.”

        

        

        드미트리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걸 어디부터 설명해드려야 할까.

        

        

        “지금 아무래도 저 군함이 기능 고장을 일으킨 것 같단 말이죠. 귀쟁이 녀석들이 아무리 정신이 나갔어도 그렇지, 보름 넘게 수도에 군사 도발을 할 일이 없잖아요. 이유도 없고.”

        “그런데?”

        “그러니까. 이 기회에 우리 외무장관… 알렉산드르 전하를 좀 낚아 보려고요.”

        

        

        드미트리는 천천히 허리를 폈다. 웃음기 사라진 얼굴, 방첩사령부 수사본부 대내감찰관 중령의 얼굴로.

        

        

        “칼리온 녀석들은 우리 나라 꼴이 개판인 걸 잘 알고 있죠. 그런 와중에 우리 왕녀 전하께선 몸소 ‘협박’하고 오셨고요.”

        

        

        그 와중에 군함이 실질적 위협을 받는다면, 함장은 반드시 왕세자와 손을 잡으려 들 것이다.

        

        애초에 그걸 노리고 함장을 자극했으니까.

        

        

        “왕세자 전하께서 엘프들과 접촉하는 장면이 필요합니다. 엘프 군함을 통해 군사 쿠데타를 꾸몄다고 엮을 수 있는 장면이요.”

        “과격하군.”

        “우리 왕녀 전하께서 하시는 일이 다 그렇죠.”

        “목표는 그것 하나뿐인가?”

        “그럴 리가요. 우리가 언젠 그렇게 일을 했나요.”

        

        

        드미트리는 비릿하게 웃으며 일어섰다.

        

        

        “칼리온 군함을 나포할 겁니다. 감히 대 크라실로프 왕성 바로 앞에 함포를 겨냥했던 저 귀쟁이들을 규탄하면서. 왕세자 전하와 손을 잡고 반정을 꾀했다고 선언한 뒤에, 칼리온 추밀원에 공식 항의 서한을 발송할 준비가 이미 끝나 있습니다.”

        “칼리온은 일개 함장의 일탈이었다고 무마하고, 그 대가로….”

        “’전손’된 군함을 ‘수리’하기 위해 프리첸카야 외곽에 ‘정박’시키는 것을 승인해야겠죠.”

        

        

        공중 전함은 오직 칼리온의 전쟁 병기다.

        

        그러나 기술이란 것이 으레 그렇듯이, 언제나 유출될 위험이 있기 마련.

        

        그러므로 군함을 나포한다. 나포한 이후 ‘전손’된 군함을 수리한다는 명목 하에 역설계를 시도한다.

        

        칼리온의 입장에서도 마냥 손해라 볼 수는 없다. 저만한 전함 한 척을 건조하는 데에 드는 비용과 노동력을 고려한다면, 크라실로프가 유지할 수 있는 함선 수는 결코 칼리온의 해군을 넘어설 수 없으니까.

        

        하지만 크라실로프엔 그 몇 척의 공중 전함이 절실하다. 부동항이 없는 크라실로프는 겨울철 해상 무역이 완전히 정지되기 때문이다.

        

        일이 성공한다면 왕녀는 엄청난 명분을 쥐게 될 것이다.

        

        이런 음모 한 번으로 알렉산드르가 실각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당분간 운신이 불가능해질 정도의 정치적 공세에 몰리게 될 것이므로.

        

        거기에 ‘공중 전함 설계’를 취득한다면.

        

        왕세자와 왕녀의 내분 사이에서 중립을 표명하던 군부를 움직일 수 있다. 강력한 전쟁 병기는 당연히 군부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니까.

        

        실리, 명분, 그리고 지지.

        

        한 번의 작전으로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노린다. 설령 최선의 결과를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왕녀에겐 어떤 타격도 없을 것이다.

        

        궁정 앞에 군함을 정박한 것은 애초에 엘프들의 잘못이 아닌가.

        

        

        “선배님이 아니면 불가능해요. 움직일 수 있는 요원들이라 해봐야 모두 노출되어 있고, 언더커버 녀석들로는 작전 수행이 어려워요.”

        

        

        지금 프리첸카야에서 왕녀가 움직일 수 있는 병력은 방첩사령부 하나뿐.

        

        엔리케는 궁정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므로, 왕녀가 가진 가장 강력한 패는 이반뿐이다.

        

       벌목기, 칠용장의 도살자, 대왕의 처형인.

        ‘작은’ 이반.

        

        

        “이번 일만 잘 마무리 된다면, 선배님께선 굳이 기존 작전을 하실 필요가 없어요. 왕세자 전하가 식물인간이 된다면 얀스크 대학의 귀빈들을 지킬 필요 자체가 없어지니까. 그 외의 대가가 필요하다면…. 음. 이렇게 전해 달라시던데요. 왕녀 전하께서.”

        

        

        드미트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국서 자리를 제공하겠다…. 라고.”

        “못 들은 걸로 하지.”

        “어… 음. 전하께서 상처 받으시겠는데.”

        “전하께 전달해 드리게. 하늘을 보고 계시라고.”

        

        

        이반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

        

        

        “변화가 있었나?”

        “옙, 형님! [퀘스트창]에 문구가 바뀌었습니다요!”

        

        

        이반은 유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드미트리가 떠난 이후 원장실로 돌아온 유진은 재빨리 바뀐 퀘스트창의 문구를 작성해 건넸다.

        

        

        [“B급 연계 퀘스트” 크라실로프 궁중암투]

        [왕녀는 왕세자의 약점을 쥐고 궁중을 장악하고자 합니다. 이제, 당신의 선택에 크라실로프 왕가의 운명이 놓여 있습니다!]

        [목표 : 왕녀의 명령에 따라 칼리온 공중 전함 함장과 왕세자의 유착 관계를 증명하십시오.]

        [선택 목표 : 공중 전함 승무원 전원의 생존]

        [선택 목표 : 공중 전함 나포]

        [선택 목표 : 알렉산드르 왕세자에게 음모의 전말을 밀고하고, 다음 연계 퀘스트로 추가 진행]

        [목표 보상 : ????]

        [실패 패널티 : ????]

        

        

        메모를 한 차례 읽고, 이반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작전은 너도 함께 가야겠다.”

        “…네? 제가요?”

        “성공 보상이 어떤 식으로 주어지는지, 그리고 퀘스트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확인 해야겠어.”

        

        

        이 ‘퀘스트’라는 것은 대체로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 등재된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이미 끝난 사건을 퀘스트로 던져줄 리가 없으니까.

        

        그러므로, 퀘스트는 곧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조기경보기의 역할을 한다.

        

        실제로 드미트리가 방문하기 전에 나타났던 퀘스트는 [궁중 암투]였다. 공중 전함에 얽힌 음모를 파악하고 왕녀와 왕세자, 둘 중 하나의 편에 서서 임무를 진행하라는 종류의.

        

        즉, ‘진영 선택’ 퀘스트다.

        

        아직 진영 선택이 완료되진 않았지만, 왕녀의 계획을 들은 순간 퀘스트의 내용이 바뀌었다. 음모 진행과 밀고라는 형태로.

        

        실시간 반영이 되는 조기경보기. 굉장히 유용한 자원이다.

        

        이반은 점점 더 가치가 커지는 유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내가 아는 빙의자는 마왕, 용사, 그리고 나.’

        

        

        그 셋의 공통점은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점을 찍었던 존재들이란 것.

        

        그리고 이 녀석은, 아직 미숙하지만 그럴만한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고 있다는 걸 고려한다면.

        

        

        ‘다른 빙의자들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있다.’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그 결말의 끝에, 과연 어떤 형태로 엔딩 크레딧을 보게 될지.

        

        마왕은 죽었고, 용사는 사라졌고, 자신은 아직까지 남아 있다.

        

        그렇다면 다른 빙의자들은 어떨까.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종결하게 된다면, 죽게 될까. 사라지게 될까. 아니면 남아있게 될 것인가.

        

        알아낼 것은 많고, 알아볼 방법은 확실하며, 알아야 할 이유도 있었다.

        

        

        “내일 오전 안에 오스왈드라는 엘프와 유리를 ‘설득’하고, 내일 밤에 작전을 개시한다.”

        “그럼 전 뭘 할까요, 형님?”

        “거들어.”

        

        

        이 녀석은 요원으로 길러야겠다. 이반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용어 해설

    국서 : 여왕의 남편

    채륜 님, 덩치큰하마 님, HKM813 님! 후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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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프롤로그에서 30년이 흘렀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got transmigrated into a game I’ve never seen before. I thought it was a top-notch RPG and spent 30 years on it. I retired as a war hero and planned to spend my remaining time leisurely. But it turns out, it was an acade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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