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29

       아무리 시간을 돌렸더라도 쪽팔린 감각이 바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 기억에서나 지워질 뿐이지, 내 기억에서 사라지는 건 아니었으니까.

        

       뭐, 좋아.

        

       일단 클레어가 진심이라는 사실은 직접 맞아보고 깨달았다.

        

       내가 정체를 밝히지 않으니, 아마 클레어는 내 정체를 자기 손으로 밝혀보고자 하는 모양이다. 저 환하게 웃고 있는 표정을 보면 더 그렇다.

        

       내가 얻어맞고 넘어졌을 때 클레어가 깜짝 놀란 것도 아마 그런 이유일 거고.

        

       클레어와 내가 함께 지낸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하지만 가장 어려웠을 때 자기한테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으로서의 기억이 아주 강렬하게 남아있는 거겠지.

        

       게다가, 나는 어린 클레어의 눈으로 보기에 굉장히 신묘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었기도 했을 거다. 마치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것처럼 애들을 이리저리 움직여서 남작가 앞까지 데려다주었으니까.

        

       솔직히, 조금 더 숨겨볼까 생각했다.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그런 캐릭터를 유지하고 싶었다. 10년 동안 구축한 캐릭터인데 한순간에 무너지면 아깝잖아?

        

       하지만 여기서 클레어의 공격을 피해 가며 클레어를 이긴다면 클레어는 내가 그 ‘실비아 블랙’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오랜만에 재회한 언니와 동생. 실력으로 증명하는 관계. 일본 만화풍 스토리에 나온다면 훌륭한 모습 아닌가.

        

       “…….”

        

       나는 소총을 등에 메고, 리볼버를 꺼내 쥐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방아쇠에 걸었다. 웩슬러 리볼버는 더블액션 리볼버니 굳이 해머를 뒤로 젖힐 필요는 없다.

        

       “자, 그럼!”

        

       한 번 더 제니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작!”

        

       제니퍼가 그렇게 외치는 것과 동시에, 클레어가 다시 칼을 위쪽으로 들어 올리고—

        

       하지만, 총을 바꿔 든 나였기에 조금 전과 완전히 똑같이는 흘러가지 않았다.

        

       나는 클레어의 움직임을 피하지 않고 곧장 팔을 뻗었다.

        

       짤깍.

        

       방아쇠를 당기자 총의 해머가 뒤로 당겨졌다 앞으로 툭 부딪혔다. 움직임 때문에 미미한 반동이 있긴 했지만, 그뿐, 화약이 들어있지 않은 총이 뒤로 밀릴 일은 없었다.

        

       “빗나갔다!”

        

       제니퍼가 선언했다.

        

       내가 팔을 뻗는 순간 이미 클레어는 몸을 옆으로 틀어 사선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나처럼 미래를 미리 보는 것은 아니지만, 내 팔이 위로 올라오는 것 정도는 보았겠지.

        

       총알을 보고 피하는 건 할 수 없다. 하지만 사격에 대비해 자세를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

        

       턴제 기반이었던 원작에서는 걸어가서 때리는 식이었지만, 현실에서는 당연히 그런 전투방식은 불가능하다. 검을 든 상태로 총을 든 상대를 상대하려면 이 정도 속도는 나와야겠지.

        

       내 기준으로 오른쪽. 클레어 기준으로 왼쪽.

        

       몸을 옆으로 틀어 빼내면서 클레어가 칼을 쥔 자세도 바뀌었다. 마치 칼의 넓은 면으로 얼굴을 살짝 가리는 것 같은 자세. 딱히 총알을 막으려고 했다기보다는, 있는 힘껏 몸을 트는 와중에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취한 자세겠지.

        

       클레어를 따라 팔을 돌렸지만, 총구가 클레어를 향하기 전에 클레어는 이미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내 팔의 속도가 느렸다기보다는, 내 반응속도보다 클레어의 다음 동작이 더 빨랐다고 해야겠지.

        

       검으로 나를 치기에는 부족한 거리였다. 실제로도 클레어가 사선으로 내리그은 검에 내 몸이 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보다 반 박자 늦게,

        

       “큭……!”

        

       내 오른쪽 어깨에 아래로 세게 내려치는 충격이 왔다.

        

       손에 들고 있던 리볼버를 떨어뜨렸다.

        

       다시.

        

       *

        

       내가 처음으로 방아쇠를 당겼던 직후.

        

       클레어가 아까와 같은 자세를 취했다가, 부드럽게 검을 휘둘러 아래로 찍어 내리기 전에 나는 먼저 움직였다.

        

       왼쪽으로 반걸음.

        

       총으로 클레어를 조준한 채 왼쪽으로 몸을 빼자, 바닥에 뒤늦게 검기가 내리꽂히며 모래가 튀었다.

        

       철컥.

        

       “빗나갔다!”

        

       목소리가 좀 신난 것 같은데.

        

       이번에는 내가 지나치게 서둘렀다. 권총은 총구 정렬이 빠른 대신 총열 자체가 짧으니까. 조금만 거리가 멀어져도 약간의 차이로 총알이 빗나가버린다.

        

       격하게 움직이면서 동시에 한 손으로만 들고 있다면 당연히 더 그렇겠지.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이번에는 클레어가 왼쪽으로 빠졌다. 철컥. 리볼버는 공허한 소리를 냈다. 제니퍼는 굳이 외치지도 않았다. 빗나간 게 너무 확실했으니까.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클레어는 양손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쐐액,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검이 무서운 속도로 내려왔다.

        

       이번에도 나에게 닿을 수준으로 가깝지는 않았지만, 역시 뒤늦게 따라오는 검기에 바닥의 흙이 튀었다.

        

       그리고 나는 그 검기를 피하지 못했다.

        

       다시.

        

       *

        

       조금 알 것 같다.

        

       클레어의 검기는 검과 하나로 이어진 채찍처럼 검을 뒤 따라왔지만, 그렇다고 게임에서 나왔던 사복검처럼 자유자재로 마구 휘지는 않았다. 문자 그대로 ‘뱀’ 같은 움직임을 보였던 게임과 비교하면, 지금 클레어의 검기는 너무 정직하다.

        

       채찍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건 검기의 특성일까? 아니면 아직 실력이 그만큼 여물지 않았기 때문? 어느 쪽이 문제라도 별로 신경쓰지는 않았다. 나에게 유리한 점이었으니까.

        

       물론 공격이 2연타로 들어온다는 것은 짜증 났지만.

        

       ……좋아, 결정했다.

        

       다음에는 짧은 산탄총도 하나 준비하자. 암살 임무라면 몰라도 이런 검을 들고 날뛰는 존재가 있는 전장에서는 대응 수단이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

        

       지금 당장은 리볼버밖에 없었지만.

        

       총으로 클레어를 조준한 채 왼쪽으로 몸을 뺀다. 이번에는 다른 한 손으로 리볼버를 잡은 손을 받쳤다.

        

       일단 클레어를 조준하자, 클레어는 이번에도 몸을 내 기준으로 왼쪽으로 빼냈다.

        

       이 세계에서도 기관총은 있다. 그리고 그 기관총을 상대하는 방법으로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갈지자 형태를 그리며 달리는 것이다. 상대방이 다음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해야 총알이 빗나갈 확률이 높아지니까. 물론 맨몸으로 그렇게 총알을 피할 수 있는 건 신체 능력이 극한까지 발달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다만 나는 지금 기관총이나 기관단총을 달고 있는 게 아니라 리볼버를 들고 있다. 연사가 되긴 하지만 더블액션 리볼버는 방아쇠 압력이 높아 빠르게 연사하는 건 불가능하다. 심지어 클레어는 단순히 검만 휘두르는 게 아니라 검기라는 장거리 공격수단도 있으니까.

        

       좋아.

        

       다시.

        

       *

        

       클레어의 발이 움직인다. 아까는 미처 살피지 못했던 움직임이, 몇 번 시간을 돌리며 보니 보이기 시작한다. 클레어 기준으로 오른쪽, 그러니까 내 기준으로 왼쪽으로 클레어가 몸을 빼려는 준비동작이다.

        

       그야말로 한순간, 격전 중에는 볼 수 없을 작은 움직임.

        

       하지만 동영상에서 한순간 지나간 장면이라고 하더라도 몇 번이고 돌려보면 선명하게 보이는 법이다.

        

       그 미세한 차이를 계산해서 한 순간에 정확히 조준할 능력이 나에게는 없다.

        

       하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한 발의 기회로 백 발이고 천 발이고 다시 시도할 수 있었으니까.

        

       총구를 왼쪽으로 돌리는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다.

        

       “빗나갔다!”

        

       다시.

        

       *

        

       철컥.

        

       “그만! 클레어 그레이스 패!”

        

       둘을 유심히 보고 있던 제니퍼가 선언했다. 나머지 두 팀은 양측 다 검을 사용했기에, 굳이 제니퍼가 개입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적당히 판단할 수 있었을 테니까. 물론 그렇다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귀족이 총을 다루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애초에 ‘총’이라는 무기 자체가 ‘누구나 쓸 수 있는 병기’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실제로도 어느 경지에 오르기 위해 큰 노력이 필요한 냉병기들에 비해서 화약 병기는 그 훈련기간이 짧다. 길어야 석 달 정도의 훈련이면 전장에서 싸울 수 있는 병사를 키워낼 수 있을 정도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결국 무기는 무기.

        

       수련하기 시작하면 그 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총기도 마찬가지다. 탄도를 계산해 일반적으로는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먼 곳의 목표를 맞춘다던가, 근접전에서 빠르게 조준하여 적을 제압한다던가. 총기 자체를 휘둘러 자기 몸을 지키는 것도 총을 다루는 것에 포함된다.

        

       하지만 보통 총기를 쓰는 병사는 훌륭한 스승 밑에서 오랫동안 수련하는 것이 아니라 실전에서 미친 듯이 구르면서 그 실력을 키우게 된다. 아무래도 총기라는 것을 사용한 훈련이 ‘실전’과 유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저 황녀가 쓰고 있는 총기만 해도 내부에 화약이 들어있지 않았고, 쏘는 감각이 실제 총기와 달랐을 테니까.

        

       살아남았기에 강해진다. 그건 실전을 겪은 병사들에게는 모두 적용되는 말이지만…… 고작 열 다섯 살짜리 아이가?

        

       역시 북부에 투입될만한 인재였던 걸까.

        

       아니면 그 이전부터 저 무기를 들고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르지.

        

       게다가, 실비아 본인의 움직임에도 이상한 점이 있었다.

        

       상대가 검을 어떻게 휘두를지, 몸을 어떻게 움직일지 미리 알고 있는 것 같은 움직임.

        

       클레어가 검을 아래로 내려찍으려 했을 때도 손을 뻗어 클레어를 조준하고 있었고, 클레어가 검을 내려쳤을 때는 침착하게 옆으로 반걸음을 걸어 피했다.

        

       그리고……

        

       총을 조준한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제니퍼의 눈으로 보기에, 실비아는 클레어가 피할 방향으로 먼저 총을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클레어가 사선으로 들어가는 순간에 격발.

        

       치열하게 검을 부딪치고 있는 다른 학생들과는 다르게 승부는 순식간에 끝났다.

        

       그렇다고 둘의 결투가 결코 쉬워 보였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흠.”

        

       실비아가 북부로 향하지 않고 아카데미에 오게 된 것이 과연 제국에 좋은 일일지, 아니면 아까운 일일지.

        

       제니퍼는 흥미가 돋았다.

        

       *

        

       체력적인 소모는 없다.

        

       고통도 없다. 정신적으로 조금 지치긴 했지만, 사실 시간으로 따지면 되돌린 걸 포함해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을 거다.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에 얻어맞는다는 기분은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었다.

        

       상대가 클레어가 아니었다면 훨씬 더 기분 나빴겠지.

        

       내가 리볼버를 다시 홀스터에 돌려놓는 사이에 클레어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졌으면서도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클레어는 얼굴에 생글생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무척 발랄하고 생기있는 미소였다. 게임에서 클레어가 저런 미소를 지었던 건 마지막 순간 딱 한 번뿐이었는데.

        

       그리고 그때의 ‘자매’는 내가 아니라 앨리스였지.

        

       뒤쪽에서 탁, 탁, 두 모조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앨리스와 샤를로트의 대련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척.

        

       내 앞까지 다가온 클레어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악수하자는 듯이.

        

       “…….”

        

       나는 잠깐 그 손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천천히 손을 내밀어 가볍게 잡았다.

        

       하지만, 가볍게 잡은 건 나 뿐이었고, 클레어는 내 손을 꽉 잡았다.

        

       그리고 자기 쪽으로 잡아당겼다.

        

       불의의 기습, 까지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까지 비틀거리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상황을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클레어가 당기는 대로 살짝 다가가자,

        

       “언니.”

        

       클레어는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언니 맞지?”

        

       이미 눈은 확신하고 있었다.

        

       ……음.

        

       어차피 이것도 예상했다. 클레어라면 내가 자기를 깔끔하게 이기는 것으로 그때의 실비아 블랙이었다는 것을 증명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내가 클레어의 공격에 맞았을 때도 당황했던 거고.

        

       “확신이…… 넘치시는군요.”

        

       내가 그렇게 말했지만, 웃고 있는 클레어의 표정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언니라면 그렇게 피할 줄 알았으니까.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클레어와 내가 알고 지낸 시간은 무척 짧았다. 그리고 사실, 내가 보였던 그 예지력 비슷한 것도…… 원리는 같았지만, 종류는 달랐다. 지금 이건 그 능력을 짧게 나누어 써서 공격을 하나하나 피한 것이었고, 그때 그건 애초에 위협을 회피한 거였으니까.

        

       “나중에 조사해봤어. 그때 그 사람들, 분명히 인신매매단이었을 테니까.”

        

       해당 고아원이 불탔는데도 피해자가 한 명뿐이었다는 것은 당시에도 미스터리로 여겨졌다. 솔직히 우리는 대놓고 탈출하긴 했지만, 옆쪽에 옮겨붙은 불 때문에 여기저기 신고가 접수되어서 난리가 났었으니까.

        

       홀연히 사라진 아이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갑자기 그레이스 가에 찾아온 아이들.

        

       그 그레이스 남작 부부가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그게 더 이상했다.

        

       “……그때의 그 인신매매단은 찾았습니까?”

        

       백작가에서 벌어지던 거래는 그 고아원과는 별개의 거래였다. 혹시라도 그 외알 안경을 찾을 수 있었다면 내 손으로 쏴버렸을 텐데. 그놈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기절할 정도로 얻어맞았으니까.

        

       나 말고 수많은 아이가 그 주먹에 맞아 죽었을 것이다.

        

       ……가공, 이라고 했던가.

        

       클레어였다면 죽지 않을 정도로만 맞았을까? 혹시 게임에 떡밥으로만 존재하는 부활 의식과 관련된 걸까? 아니면 그저 네크로필리아 소아성애자한테 팔려 가다가 운 좋게 살았던 걸지도 모르지.

        

       내가 나의 정체를 드러냈지만, 클레어의 표정은 살짝 굳었다.

        

       클레어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군.

        

       원작에서 본 적 없던 인물이긴 했지만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보장도 없다. 후속작에서 나올 예정이었을지 모르니까.

        

       지금도 살아있다면 거물이 되었을지도.

        

       “…….”

        

       나는 주변을 살짝 둘러보았다. 이쪽을 보는 눈이 많았다. 가장 먼저 대련이 끝난 우리를 궁금하다는 듯 쳐다보고 있는 학생들도 있었고, 제니퍼의 시선도 아직 머물고 있었다.

        

       “클레어.”

        

       “응, 언니.”

        

       “……여기서는 실비아라고 부르십시오.”

        

       내가 다시 한번 나의 정체를 드러내자, 클레어는 눈을 크게 뜬 뒤 고개를 크게 몇 번이나 끄덕였다.

        

       “정보는 함부로 남에게 드러내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 어떻게 활용당할지 모르니까요.”

        

       “알았어.”

        

       말 잘 듣는 아이처럼 고개를 끄덕이는 클레어는 그때처럼 꼬질꼬질하지도 않았고, 머리카락도 예쁘게 정리되어있었고, 훨씬 좋은 옷을 입고 있었다. 군복이랑 비슷한 디자인의 아카데미 교복이긴 했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없는 고아’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

        

       “…….”

        

       음.

        

       이야기가 끝났는데도 클레어는 손을 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일단 이것부터 좀 놓고 대화를 이어가든가 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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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otagonist and Their Party Are Overly Diligent

The Protagonist and Their Party Are Overly Diligent

Status: Completed Author:
I got transported into a steampunk-themed JRPG developed by a Japanese game company. Somehow, I ended up becoming an executive in the villain faction. However, the protagonist and their party are excessively dilig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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