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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

       파스텔은 마주치는 학생마다 소리쳤다.

         

       “건물로 들어가! 마비 가스니까 들이마시지 말고 실내에서 농성해! 효과가 바로 오지 않는다고 방심하지 말고 실내로 가!”

         

       허둥대던 학생들이 건물로 대피했다.

         

       마비 연기 속에서 늑대 무리가 달려왔다. 학생에게 달려들려 하자 파스텔은 지면을 박찼다.

         

       도약한 늑대의 송곳니가 드러났다. 학생의 눈이 커졌다. 검격이 번뜩였다. 피보라가 일었다. 학생의 볼에 피가 튀었다.

         

       늑대 무리가 달려들었다. 연기 속에서 분홍 머리가 휘날렸다. 검로가 은색 물결을 만들었다. 물결은 사방팔방의 늑대를 휩쓸었다. 은빛이 번뜩였다. 피보라가 일었다.

         

       핏방울이 흩날리고 연기가 붉게 변했다.

         

       붉은 연기를 뚫고 나온 파스텔은 흥분을 털어내듯이 잠시 고개를 젓곤 지킨 학생을 밀었다. 학생이 얼떨떨해하며 밀려났다.

         

       “실내로 들어가!”

         

       대피를 멈추고 멍하게 바라보는 학생들에게 외쳤다.

         

       “들어가! 어서!”

         

       모두를 인솔하고 건물을 다시 나왔다.

         

       파스텔은 주변을 둘러봤다. 아카데미는 사람 없이 연기가 자욱했다.

         

       달리며 숨을 내쉬었다. 마비 가스의 약품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인상이 찌푸려졌다.

         

       “무슨 의도의 테러일까요?”

         

       아카데미에 뭐가 있다고.

         

       『정확히는 무슨 단체인지를 알아야 알 수 있겠지. 일단 온건한 마비 가스에 학생끼리도 대처 가능한 늑대 무리니 마족 과격파는 아닌듯하다.』

         

       악마가 잠시 생각했다.

         

       『교단이 망하고 내가 갇혀 있는 동안 새로운 단체가 생긴 건가. 새 단체가 유물을 훔치러 온 걸 수도 있겠어.』

         

       잉.

         

       “아카데미에 뭐가 있어요?”

       『잊었나 본데 이곳에 마왕의 유산이 잠들어 있었다.』

       “그랬죠?”

       『하늘섬은 인간과 마족의 최후 대격전지이자 인간계와 마계 사이에 떠 있는 기괴한 섬이지. 마왕의 유산 말고도 이상한 유물은 많다.』

         

       잉.

         

       『하늘섬 총독부가 없어지고 각종 이상한 유물은 아카데미가 관리한다. 대부분은 역사적 가치만 있지만 뭔가가 새 단체의 눈길을 끌었나 보군. 종종 있는 일이다.』

         

       뭐 이런 흉흉한 곳에 학교를 지었데. 원래 장교 양성소였다고 했나? 그럼 또 흉흉한 곳에 짓는 게 맞는 거 같기도 하고.

         

       “목적이 뭔진 모르겠지만 아마 유물 탈취라는 거죠?”

       『그래.』

       “건물에서 가만히 농성만 하면 어련히 돌아가겠네요?”

       『과감한 행동을 보아하니 단체 홍보도 목적이라 학생 학살은 고려 대상 밖일 거다. 이런 단체는 누군가에겐 공감받을 목적과 악명이 필요하다. 그래야 인재가 모이고 자금이 들어오지. 그런데 학생 학살은 그냥 불쾌한 악명이야. 단체 운영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현실적 고려네요.”

         

       파스텔은 고민했다.

         

       “알겠어요. 그럼 학생회는 테러 타파보단 학생 대피에 집중하도록 하죠. 해결은 기사단과 경비대를 믿고요.”

         

       컨트롤타워에 합류해 학생회로서 학생 입장을 대변하기엔 좀 늦었다. 현장에서 학생을 대피시는 게 맞겠어.

         

       발걸음을 돌려 정원 방향으로 달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우왕좌왕하는 친구들이 많을 거다.

         

       『잘 생각했다. 어차피 습격자 중에 혹시나 기사급이라도 있으면 넌 못 이겨.』

       “기사급이 어떻길래요?”

         

       카딘 씨도 기사급은커녕 준기사급도 아니지 않았나?

         

       『기사단은 기사급 한 명과 그 산하 병력을 묶어 부르는 명칭이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예전엔 기사급이 제국 전체에 스무 명이 채 안 됐다.』

         

       오우.

         

       세계 최강을 겨루는 급?

         

       으아.

         

       만나면 당장 도망쳐야지.

         

       아카데미로 달려오고 있을 우리 편 기사단 화이팅.

         

       정원에 도착하자 정원수에 기어 올라가 벌벌 떠는 학생이 보였다. 늑대 무리가 정원수를 둘러싸고 짖었다.

         

       마비 가스가 지면에 일렁였다. 학생의 손에서 힘이 빠지고 추락했다. 늑대 무리가 달려들었다.

         

       파스텔은 돌멩이를 집고 힘껏 던졌다. 옅은 파공성이 대기를 때렸다. 궤적이 쇄도해 목표와 충돌했다. 늑대 머리가 터지고 잔해가 흩뿌려졌다.

         

       학생에게 달려들던 늑대 무리가 단체로 굳었다. 소녀가 늑대 무리를 덮쳤다. 늑대 울음소리가 비명처럼 울렸다.

         

       이윽고 조용해졌다.

         

       피범벅이가 된 파스텔은 어쩐지 자신을 보고 벌벌 떠는 학생을 구해 근처 건물로 인솔했다.

         

       건물을 나와 한동안 걸었다.

         

       머리를 짚었다.

         

       “으아.”

         

       묘한 몽롱함이 찾아왔다.

         

       아드레날린 온다아.

         

       늑대쯤은 큰 위협이 아니라 멀쩡한 정신(아마도)으로 활동 중이었는데 피 냄새를 계속 맡으니 몸이 흥분하고 있었다.

         

       이러다 이기지도 못할 강자를 만났는데 이성적으로 판단 못 하고 그냥 덤빌까 걱정이야.

         

       호르몬 친구우, 진정해.

         

       진정하면 친구친구 타이틀을 선물해 줄게.

         

       무려 글자가 두 배라고.

         

       두 배.

         

       파스텔은 머리를 털었다.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어디선가 박수 소리가 들렸다.

         

       “크래프트답지 않은 선행 잘 봤어. 아니, 크래프트다운 선행인가? 워낙 음흉해야지.”

         

       연기 속에서 검은 로브를 걸친 남자가 다가왔다. 연기가 자연의 질서를 벗어난 듯이 남자를 피하며 움직였다.

         

       누가 봐도 흑막.

         

       파스텔은 정색하며 검을 겨눴다. 의외로 날뛰지 않는 호르몬 상태로 입을 열었다.

         

       “당신이 원흉인가요?”

       “음?”

         

       남자가 고개를 갸웃하다가 본인의 검은 로브 차림을 살폈다.

         

       “왜 굳이 물어보는 거야? 딱 봐도 나쁜 놈 복장이잖아. 설마 선량한 사람일까 봐? 오호, 고운 마음씨인데?”

         

       남자가 감탄했다.

         

       『어린 크래프트.』

         

       그 틈에 악마가 담담히 말해왔다.

         

       『기사급이다.』

         

       에.

         

       기사급, 바로 등장.

         

       으에?

         

       남자가 고민하다가 품에서 단검을 꺼냈다.

         

       “실력 좀 볼까?”

         

       단검 고리에 손가락이 걸리고 회전했다. 유려한 손놀림이 단검을 역수로 잡았다.

         

       파스텔은 정신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으아아.

         

       기사급이래.

         

       상대 잘못 골랐어……!

         

       어쩐지어쩐지!

         

       방금까진 몽롱하던 호르몬 친구가 조용해지더라니……!

         

       우리 친구 강약약강이었구나?

         

       나도 강약약강인데……!

         

       완전 단짝!

         

       『도망, 그래 잘하는군.』

         

       파스텔은 악마가 말하기도 전에 몸을 돌려 후다닥 뛰었다.

         

       으아아.

         

       “첫수는 양보를, 뭐야.”

         

       당황한 목소리가 아련히 들려왔지만 뒤도 안 돌아보고 전력으로 뛰었다.

         

       으아아.

         

       분홍 머리가 파닥였다.

         

       전력 달리기에 시야가 휙휙 변했다. 건물들을 돌고 계단을 오르내렸다.

         

       구석진 곳에 당도하자 달리기를 멈췄다. 거친 숨을 내쉬었다.

         

       으아, 죽을 뻔.

         

       진짜 학생회 괜히 가입했어.

         

       『흠, 도망은 상성이 안 맞는군.』

         

       악마가 담담히 말했다.

         

       “네?”

         

       무슨 얘기지.

         

       바로 등 뒤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잘 달리는-”

         

       아드레날린이 폭주했다.

         

       파스텔은 그대로 몸을 돌리며 검을 휘둘렀다. 회전을 담은 검격이 남자를 노렸다.

         

       남자가 놀라다 한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검로에 닿고 움직였다. 대기가 울렸다.

         

       검날이 손가락에 잡히고 검격이 멈췄다.

         

       “워우, 반응속-”

         

       직후 검을 놓은 파스텔은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이 남자를 강타했다. 충격이 울렸다.

         

       주먹을 손바닥으로 잡아챈 남자가 옅게 밀려나다 미간을 찌푸렸다.

         

       “어우, 이건 뭔 괴력이야.”

         

       에.

         

       진짜 기사급.

         

       파스텔은 검과 손이 다 잡히자 정신이 확 깼다.

         

       방금까지 정신을 지배하던 호르몬 친구가 상큼하게 말을 건넸다.

         

       헤헷, 안 되넹.

         

       모르겠다.

         

       바이바이.

         

       호르몬 친구가 호로록 날아갔다.

         

       호로록~.

         

       으아아.

         

       친구우, 가지 마!

         

       나만 이 무서운 상황에 남겨두지 마!

         

       우리 친구잖아!

         

       으아아.

         

       “어우, 아프다.”

         

       남자가 주먹을 막은 손을 털다가 움직였다. 파스텔의 다리를 받치고 안아 들었다.

         

       “읏차!”

         

       에.

         

       공주님 안기로 곱게 안아 든 남자가 갑자기 파스텔을 들썩였다.

         

       “어화둥둥 어기여차!”

         

       파스텔은 그대로 들썩였다.

         

       시야가 들썩들썩.

         

       으에? 으에?

         

       뭐야? 뭐야?

         

       전의를 완전히 망가트린 남자가 만족하며 걸음을 옮겼다.

         

       파스텔은 눈이 동그랗게 됐다.

         

       으아아.

         

       납치된다……!

         

       몸이 덜덜 떨렸다.

         

       덜덜덜.

         

       “저, 저 아무것도 가진 거 없어요오.”

         

       진짜임.

         

       “오우! 잘 알고 있지!”

         

       남자가 푸핫 웃었다.

         

       “우리보다 잘 아는 사람 없을걸?”

         

       으아아.

         

       계획 범죄……!

         

       완전 사악한 납치……!

         

       덜덜덜.

         

       그대로 납치돼 총장실이 있는 건물에 당도했다. 안긴 채 복도를 거닐었다.

         

       “내려주세요오.”

       “정말로?”

         

       남자가 슬쩍 복도를 가리켰다. 시체와 피 웅덩이로 가득한 복도가 시야를 채웠다.

         

       으아아.

         

       학살의 현장……!

         

       “다, 다른 곳에 내려주세요오.”

         

       남자가 푸핫 웃었다.

         

       “알겠어! 알겠어! 좀 있다 내려줄게.”

         

       옥상에 당도했다.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인원이 많았다. 로브마다 핏자국이 묻어있었다.

         

       날카로운 시선이 쏠렸다.

         

       남자가 중심으로 태연히 걸어갔다.

         

       그리고 흑막 같은 누군가 앞에 섰다.

         

       피 묻은 유물 장치를 들고 살펴보던 흑막이 돌아봤다. 검은 로브가 흔들렸다. 얼굴을 가린 역병 가면이 보였다.

         

       남자가 입을 열었다.

         

       “데려왔습니다.”

         

       가면 너머로 눈동자가 파스텔을 응시했다. 그러다 부하를 바라봤다.

         

       “왜 데려왔지?”

         

       건조한 목소리였다.

         

       “어? 아니었나요?”

         

       흑막이 부하를 보다가 무시하고 다시 유물 장치를 살펴봤다. 장갑 낀 손이 유물을 조작했다.

         

       정적이 흘렀다.

         

       다른 검은 로브가 다가왔다.

         

       “확인 준비됐습니다.”

         

       흑막이 장치를 건네줬다. 로브가 받아 들더니 옥상 한편으로 갔다.

         

       몰려 있던 인파가 길을 터주자 검은 마법진이 드러났다. 마법진 중심에 장치가 놓였다.

         

       남자가 머리를 긁적였다.

         

       “이런, 정말 관심 없었나 봐.”

         

       파스텔은 땅에 내려졌다.

         

       으에?

         

       남자가 파스텔의 시선을 받고 어깨를 으쓱이더니 흑막에게 다가갔다. 이번엔 업무 얘기인지 들리지 않는 대화가 흘렀다.

         

       파스텔은 움츠러든 채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의외로 온화한 분위기에 긴장이 살짝 가셨다.

         

       나 그냥 납치됐을 뿐?

         

       의외로 괜찮은 상태?

         

       손으로 팔을 비볐다.

         

       괜찮아, 파스텔.

         

       그냥 납치됐을 뿐이야.

         

       정신만 멀쩡하면 살 수 있어.

         

       “시작해라.”

         

       흑막이 손짓했다. 로브들이 지팡이를 휘저었다. 검은 마법진이 빛을 냈다.

         

       중심의 유물 장치가 떠올랐다. 하얀빛이 뿜어졌다.

         

       문득 지면이 미약하게 흔들렸다. 물잔을 흔들 듯 작은 진동이었다. 그건 비록 미약했지만 옥상을 흔들고 대지를 흔들며 시야 전체에 닿았다.

         

       “항행 장치가 맞습니다!”

         

       진동을 살피던 검은 로브들이 환호를 내뱉었다. 그리고 서로 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옥상을 환희와 기쁨이 채웠다.

         

       정작 그 좋은 분위기 속에서 파스텔은 혼자 동떨어져 있었다. 여러 의미로 말이다.

         

       파스텔의 시야를 신비한 유물 대신 배경에 불과할 검은 마법진이 가득 채웠다.

         

       검은 마법진은 마석 가루가 아니라 질척한 무언가로 그려져 있었다.

         

       어라.

         

       기억이 뒤집히고 유사한 무언가가 떠올랐다.

         

       저택을 가득 채운 괴물과 정원에 그려진 거대 마법진.

         

       어디선가 봤는데…….

         

       정말로 말이야.

         

       파스텔은 혼란을 느끼다가 고개를 저었다. 마법진이라는 게 특별한 기술인 것도 아니고 괜한 연관을 지을 필요는 없다.

         

       이들이 내 저택에 마법진을 새기고 괴물을 만들진 않았을 거야.

         

       내 충실한 가신들이 백치 가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게 만든 것도 아닐 거야.

         

       하지만 파스텔은 참지 못하고 걸어갔다. 의외로 아무 제지 없이 검은 마법진에 도착했다.

         

       달콤한 향이 났다.

         

       마석도, 마석 각성제도 쫓아올 수 없던 최초의 향기.

         

       홀린 듯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마법진을 건들자 질척한 검은 젤라틴이 묻어났다.

         

       손가락에 묻은 푸딩 잔해를 입에 넣었다. 고기 푸딩이 혀를 적셨다. 신경이 짜릿하게 질주했다.

         

       뇌가 타닥였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희열.

         

       공허가 덜어지는 충족감.

         

       파스텔은 입술이 옅게 떨렸다.

         

       하.

         

       삐뚜름한 미소가 지어졌다.

         

       남자가 다가왔다.

         

       “왜 그래, 어린 각하?”

         

       소녀는 고개 숙인 채 잠시 입을 달싹였다.

         

       언어를 정제하고 감정을 누르듯이 입을 달싹이다가 하나의 문장을 내뱉었다.

         

       “혹시 저한테 피해주신 적 있어요?”

       “오, 많지.”

         

       남자가 선선히 답했다.

         

       “그렇군요.”

         

       소녀는 입을 다물었다. 검 손잡이를 만지작대다가 손을 뗐다.

         

       주변이 부산스러워졌다. 마법사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검은 마법진을 이루던 젤라틴이 떠올라 상자에 담겼다. 옥상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저 하늘 너머에서 비공정이 날아왔다. 옥상에 당도하고 줄사다리들이 내려왔다. 검은 로브들이 사다리를 잡았다. 줄사다리가 하나씩 끌어올려졌다.

         

       남자가 사다리로 걸어가다가 돌아봤다.

         

       “다음에 봐, 어린 각하.”

       “왜…….”

         

       소녀는 끝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죠?”

         

       남자가 멈칫했다. 그러다 유물을 살피며 생각에 잠긴 흑막을 돌아보곤 대답 없이 줄사다리에 탔다. 사다리가 올라갔다.

         

       소녀는 혼자 남은 흑막을 응시했다.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죠?”

         

       옥상에 적막이 흘렀다.

         

       생각을 끝낸 흑막이 유물을 품에 넣었다. 장갑 낀 손이 줄사다리를 잡았다.

         

       “사랑은 그 무엇보다 위대하지.”

         

       건조한 목소리가 울렸다.

         

       “너도 알게 될 날이 있을 거다, 파스텔.”

         

       줄사다리가 올라갔다.

         

       검은 로브가 휘날렸다.

         

       혼자 남게 된 소녀는 떠나는 비공정을 멍하게 올려봤다. 비공정이 시야 너머까지 사라질 긴 시간 동안 멍하게.

         

       구름이 하늘을 스쳤다.

         

       소녀는 감정을 눌러 담아 입을 열었다.

         

       “악마님, 저 하고 싶은 게 생겼어요.”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저 사람들을 모두 죽일래요.”

         

       이렇게도 무력한 가주를 지켜준 가신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악마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다 천천히 말을 꺼냈다.

         

       『인재를 모으고, 세력을 길러야겠지. 혼자선 못 하는 일이 너무 많아.』

       “결정했어요.”

         

       소녀는 하늘에서 시선을 떼고 몸을 돌렸다. 차가운 얼굴로 옥상을 내려갔다.

         

       “돈을 벌고 사람을 모으고 세력을 만들래요.”

         

       저들을 모두 죽일 때까지.

         

       1학기가 끝났다.

         

       『……그런데 그 방법이 설마 밀무역은 아니겠지?』

         

       아이참.

         

       『어린 크래프트? 왜 대답이 없지? 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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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It’s Mental Immunity

No, It’s Mental Immunity

Status: Ongoing Author:
The guardian demonic sword is troubled and in distress, believing it has been ruined because of me. Does striving for advancement through consuming demonic energy seem too ev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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