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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0

       

        

        

        

        

        

       “어으….”

        

        

        

        오후 12시. 

        

        아주 늘어지게 잤다. 사실 더 잘 수도 있지만 배가 밥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하여튼 이 몸뚱아리는 밥을 안 먹으면 즉각즉각 피드백을 보내오기 때문에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어제 자기 전에 미리 준비해뒀던 초고칼로리 쉐이크 한 잔을 때려박으니 얼추 살 것 같다 – 시카고 케이크 쉐이크를 본따 만든 것이었다.

        

        이딴 걸 하루에 3.3번은 마셔야 겨우 기초대사량이 채워진다. 물론 활동대사량이 아니다. 말 그대로 기초대사량이다. 아주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이제 동네 빵집은 내가 들어가기만 해도 초코 케이크 하나를 준비해줄 정도였다. 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학생, 그렇게 먹으면 큰일나….’ 하는 소리를 들었기도 하고.

        

        물론 지금은 아무 말 없이 준비해주지만.

        

        

        

       “점심에는 뭘 먹어야 하나.”

        

        

        

        애초에 3주씩이나 집을 비워둔 터라 냉장고에 뭔가 먹을 만한 게 있을 턱이 없었다. 3주 정도로 음식의 맛이 변하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일부러 딱히 무언가 쟁여두고 나가지는 않았다. 요컨대 집에 딱히 먹을 게 없단 소리였다.

        

        일단 메인으로는 뭘 좀 시켜먹기로 하자. 이따가 장을 좀 봐야겠다.

        

        그리하여 햄버거 2개 정도를 시켜놓은 뒤 소파에 드러누웠다. 해야 할 게 꽤 있었다.

        

        

        

       “어디 보자.”

        

        

        

        일단 첫 번째로는 그동안 밀린 메일 체크. 단순히 새로 온 메일 뿐만이 아니라 중요메일함으로 따로 이동시켜놓고 읽지 않은 것들을 재확인해야만 했다. 가령 협찬이라든가 합방, 또는 게스트 요청. 물론 전부 괜찮은 것들 뿐이었다. 일단 메일은 법무법인을 통해 한 번 걸러져서 오기 때문이었다.

        

        그 중에는 게임 광고도 한 두세 개 정도 있었다. 하나는 모바일 게임 광고였는데 그닥 하기 싫게 생겼길래 휴지통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두 번째는 다크 존보다는 하위 랭킹에 있지만 어쨌는 나름대로 팬층이 상당한…판타지 게임이라고 해야 하나, 이걸. 아무튼 유저들이 직접 냉병기를 들고 싸우는 게임이었다.

        

        타 스트리머들과는 다르게 내가 파트너 스트리머나 다크 존 앰버서더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메일로 들이밀어본 것 같다. 물론 바로 하기에는 좀 그랬고, 나중에 혼자서든 혹은 방송을 켜서든 한 번 해보도록 하자.

        

        

        그 외에는 합방 및 게스트로서 출연 광고가 상당히 여럿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음식 채널이 무진장 많았다. 음식 협찬은 예전에도 꽤 받아본 편이었고, 아마 그 때문에라도 이렇게 연락을 준 게 아닌가 싶었다. 심지어는 준비할 수 있는 음식 목록도 있었다.

        

        이런 건 나름 괜찮지 않을까. 일단 모든 분들의 요청을 들어줄 수는 없기에 잠시 보류. 이 즈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실 하모니 및 다이스와의 원칩 챌린지 합방, 그리고 로렌티나와 로건과의 시간 조율이었으니까.

        

        거기서 적당히 합의를 보지 않으면 아마 게스트 참여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물론 상대 역시도 그 즈음에 가면 다른 컨텐츠를 진행중일 수도 있으니 그 부분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걸로.

        

        

        

       ───기이잉!

        

        

        

        그럼 때마침 생각난 김에 연락을 해보도록 할까.

        

        이카루스 기어가 조용히 가동했다. 허공에 홀로그램이 떠오르며 자동으로 문자가 입력되었다. 로건과 로렌티나만이 있는 방을 새로이 만든 다음 언제부터 시간이 날 것 같냐는 내용을 무소음 메시지로 전송했다. 당연히 답장은 바로 오지 않는다. 미국은 현재 오전 1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드는 시간이었으니까.

        

        그렇다면 나는 추후 연락해올 두 명의 일을 좀 덜어주는 정도만을 하면 되겠지.

        

        

        

       “출국 전에 마지막으로 했던 미션이 뭐더라….”

        

        

        

        오퍼레이션 노스피어스, 블랙 디비전, 카두세우스, 아폴리온까진 했으니, 마지막으로 했던 건 로스트 아카이브 작전인가.

        

        이렇게 보니 미국의 미션 작명 센스는 실로 제멋대로라고밖엔 생각이 안 든다. 듣기만 해서는 내용 짐작이 하나도 안 될 정도였으니. 작전 이름이라기보다는 어느 적당한 판타지 소설을 열었을 때 볼 수 있는 한 단락의 시작 또는 주제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어떤 미션이 나올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시간적인 흐름을 보자면 아마 오퍼레이션 채리엇 혹은 블루필드일 것 같은데, 전자는 멕시코 접경지역에서 벌이는 청소 – 다르게 말하면 마주치는 적을 전부 갈아버리는 – 작전, 후자는 미 북동부에 잔존하는 모든 러시아의 영향력을 거세시키는 최종 작전이었다.

        

        그렇다면 둘 다를 가정하고, 지금부터라도 움직여볼까. 햄버거가 올 때까지는 아직 많이 남았으니 설렁설렁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채리엇 작전은…지금 생각해보면 이걸 어떻게 했더라?”

        

        

        

        수송기에 타 뉴욕에서부터 미 남부의 루이지애나에 있는 루이 암스트롱 뉴올리언스 국제 공항에 내린 뒤, 거기서 헬리콥터를 타고 휴스턴에 내려 현지 동향 정찰. 그 후부터는 끝도 없이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며, 멕시코에서 건너온 마약 카르텔을 몽땅 잡아 족치는 일밖에 없다.

        

        아마 내 기억 상으로는 이때 우리 대거 팀의 킬 카운트가 말 그대로 폭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름간 진행된 작전 동안 무려 9천 명 가량을 싸늘한 시체로 만들었었으니까. 당시 샌안토니오 및 휴스턴과 가까이 있는 골포 카르텔과 로스 세타스, 그리고 나머지 접경 지역을 거의 차지하는 시날로아 카르텔은 말 그대로 와해될 정도였으니.

        

        물론 그 중 ¼ 가량은 근접 사살이었다.

        

        아무튼 미국과 멕시코 간의 접경 지역을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며 샌디에이고까지 가는 게 바로 오퍼레이션 채리엇. 말 그대로 전차처럼 밀어버린다는 내용이었기에 그런 작전 이름이 붙은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블루필드 작전. 메인 주에 있는 쿠즈네초프급 항공모함 두 대랑 슈토름급 2대를 몽땅 바닷속에 수장시키는 작전이었다. 기억 상으로는 한 대로는 격침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적어도 두 팀으로 나누어 동시에 항공모함을 점령했어야만 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내부에 남겨져있던 천 명 가량의 승조원들은 전부 물고기 먹이로 만들어줬지만.

        

        아무튼 두 대를 전부 점령하고 나면, 이카루스 기어를 통해 네트워크를 개박살낸 다음 쿠즈네초프급 항공모함 두 대에 20발씩, 토탈 40발이 적재되어 있는 그라니트 중 30발 가량을 일제히 발사해 슈토름급 2대를 고철덩어리로 만들고, 각 항공모함에 남은 10발은 근방에 있는 러시아군 기지 및 사령부, 그리고 쿠즈네초프급을 향해 서로 발포해서 전부 다 날려버린다.

        

        당연하겠지만, 그 미션도 성공적으로 마쳤기에 내가 이 자리에 있었던 거고.

        

        

        

       “…근데 이번에는 쉽게 되려나 모르겠네.”

        

        

        

        열 명으로 이뤄진 대거 팀이 2개의 분대로 쪼개져서 각각 한 기씩 침투했으니 가능한 일이지, 아마 나와 로렌티나, 로건 및…글쎄다. 하모니도 하려나. 아무튼 항공모함 2기를 꼴랑 4명이서 반반씩 나뉘어 침투한다는 건 말 그대로 자살 행위였다.

        

        심지어는 일종의 시간제한까지 있었으므로 최소한 어느 정도 검증된 인력이 필요하다. 일단 다이스도 끼워넣는다고 치면 5명에…최소한 나만큼 숙련된 인력 한 명이 더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시참을 해서 10명을 꽉 채워야만 할 테니까.

        

        그러던 와중 갑자기 이어지는 문자.

        

        

        

       -[Laurentina : 그때 우리가 어디까지 했었죠?]

        

        

        

        이 사람 안 잤나?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일단 빠르고 성실하게 답변해줬다.

        

        

        

       -[Eugene : 오퍼레이션 로스트 아카이브까지 했었죠. 아마 다음 미션은 채리엇 혹은 블루필드일 거예요]

        

       -[Laurentina : 자다가 일어나서 무슨 미션인지 모르겠는데, 간단하게라도 알려줘요]

        

       -[Eugene : 채리엇은 후덥지근한 멕시코 돌아다니던 작전, 블루필드는 항공모함 전부 박살내고 다녔던 작전이요. 아마 후자를 더 먼저 하게 될 것 같은데….]

        

       -[Laurentina : 아아. 뭐가 문제죠?]

        

       -[Eugene : 인원수요]

        

        

        

        잠깐의 정적.

        

        그러다가 이어지는 말.

        

        

        

       -[Laurentina : 막내가 선임관한테 접속기라도 하나 사주면 모를까 ㅎㅎ]

        

       -[Laurentina : (대충 상어가 히히 웃는 이모티콘)]

        

        

        

        물론 나는 그럴 수 있는 여력이 충분했다.

        

        큭큭 웃으면서 엔그램에 덧붙였다.

        

        

        

       -[Eugene : 로건, 일어나면 선임관 앞으로 가는 우편번호 좀 알려주세요]

        

        

        

        기어코 선임관을 게임에 끼워야만 할 때가 온 듯했다.

        

        로렌티나는 이리 될 줄 알았다는 듯 채팅으로 킥킥 웃었고, 나 역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 짤막하게 웃은 다음 로렌티나가 재차 몇 마디 덧붙인다. 듣자하니 일주일 정도는 빡세게 이리저리 돌아다닐 것 같다나 뭐라나. 그 후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날 것 같다고 했다.

        

        로건은 신명나게 자고 있으니 답장이 없었지만, 그렇다면 최소한 1주에서 2주 정도는 스케줄을 대충 맞춰봐야겠지. 정 안 되면 현재 월 단위로 휴가를 보내는 서킨스에게 물어봐도 되겠고. 부분대장인만큼 실력은 확실하다 못해 정상급 이상일 것이다.

        

        그리하여 대강 그렇게 미션까지도 마무리했다.

        

        

        

       ───띵동!

        

        

        

       “네, 나가요.”

        

        

        

        그 와중 도착한 햄버거 배달.

        

        문을 열고 음식을 받아와 테이블 위에 놓은 와중, 미국에서부터 건너온 원칩 하나가 테이블 위에 올려진 광경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생각해보니 이걸 써먹을 때가 얼마 남지 않은 듯했다.

        

        적당히 신년 파티라는 명목으로 하모니와 다이스를 초대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그리 생각하면서 다시 자러 가보겠단 로렌티나에게 안부인사를 남기고는 하모니와 다이스에게 각각 문자를 보냈다.

        

        

        

       -[Eugene : 이번 주 주말 원칩챌린지 도전. 그때 합방 한 번 하죠]

        

        

        

        그렇게 단체 채팅방에 문자 메시지를 송신. 답장은 따로 보지 않았다.

        

        내 뒤늦은 행복 점심식사가 시작되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만….”

        

        

        

        비슷한 시간에 기상한 하모니가 휴대폰을 확인하고는 낮은 신음을 흘렸다.

        

        하지만 본인만 갈 수는 없는 법.

        

        그녀는 입가에 웃음을 띠며 덧붙였다.

        

        

        

       -[Harmony : 친한 애들도 데려가도 되죠? ㅎㅎㅎㅎㅎㅎㅎ]

        

        

        

        리밋, 김스톤, 그리고 호떡.

        

        원래 고통은 나눌수록 즐거워지는 법이다.

        

        유진에게 그리 메시지를 보낸 하모니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뿅망치형제단 단체 엔그램 채팅방이었다.

        

        

        

        

       

        

        

        

        

        

        

        

        

        

        

        

        

        

        

        

        

        

        

       -[Streamer ‘Harmony’ // ON AIR]

        

       -[다크존즐겜러 드디어 뉴욕복귀 어예~]

        

        

        

       <머리에서김나면열라면열나 님이 5,000원 후원!>

       -거 선생님 즐겜러 입구컷 기준 저 높이 올려놓지 마시고 방제좀 바꾸십쇼

        

       “머리에서김나면열라면열나 님, 후원 고맙습니다. 물론 방제는 바꾸지 않을 거구요, 저는 아직 마음만은 즐겜러기 때문에….”

        

       “니가?”

        

        

        

        왜…나에 대한 소문이 이렇게 퍼진 거지…?

        

        난 아직 게임 6개월도 안 한 파릇파릇한 다크 존 뉴비인데 말이야, 다들 허풍이 너무 심하다니까 – 물론 그런 말을 내뱉으려고 입을 연 순간 리밋, 호떡, 그리고 김스톤 전원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게 내 말에 끄덕인 게 아니라 도네이션의 의견에 끄덕인 것에 훨씬 더 가까웠지만.

        

        채팅창에 있는 십수만 명의 뇨속들은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줄 생각이 1도 없는 모양이었다. 내 눈 앞에 있는 세 명도 딱히 그럴 생각은 없어 보이긴 했지만.

        

        

        

       “아니, 내가 왜에. 아직 갈 길이 멀다구.”

        

       “그만 좀 가, 모니야….”

        

       “너 때문에 지금 올해 초에 있는 스트리머 친선전도 못 나가게 생겼어.”

        

       “으엑.”

        

        

        

        나도 기본적인 눈치는 있는 사람이었다. 저게 다 내가 실력이 너무 심각하게 높아진 탓이라는 걸 아예 모르지는 않았다. 내가 시청자들 앞에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한 점 없는 것과는 별개로 현실은 직시되어야만 했다.

        

        물론 그걸 직시한 결과가 메일함에 가득 찬 구단 입단 제의라는 것은 나로서도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프로게이머를 아예 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아두는 것도 한 번 정도는 생각해봐야만 할 문제였다. 세상 일은 언제나 모르는 법이었고, 내가 실력을 계속해서 유지하게 된다면 어차피 오퍼는 계속해서 들어올 테니까.

        

        아무튼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내가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미 여러 구단 쪽에서 1월을 맞아 거국적으로 신년 운영 계획을 밝혔고, 그 중에는 우수한 인재의 헤드헌팅이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이스보다도 먼저 유진 쌤에게 직접적으로 가르침을 받은 건 나였고.

        

        

        

       “그럼 내가 열심히 훈수 두면 되는 거지?

        

       “너는 훈수가 아니라 극기훈련을 시키잖아.”

        

       “그치만 그렇게 안 하면 어떻게 우승하려고.”

        

       “이게 하모니야, 아니면 유진 선생님 분신이야….”

        

        

        

        아, 맞다.

        

        유진 선생님 하니까 지난 번에 선물받은 아바타가 갑자기 생각났다.

        

        재빨리 아바타 조정 칸에 들어가 액세서리에 ‘그걸’ 장착. 치마 뒷편이 스르륵 들려올라가는 가운데 녹색의 꼬리가 갑자기 꿈틀댄다. 다들 눈이 화등잔하게 커지는 가운데, 나는 아주 자랑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 이런 아바타도 있다!”

        

       “푸웁-!”

        

       “머리에는 고양이 귀가 났는데 엉덩이에 난 게 뱀 꼬리라니, 말세다. 말세야.”

        

       “야! 징그러! 빨리 다시 넣어!”

        

       “흐잉….”

        

        

        

       -으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에 뱀꼬리? 오히려좋아

       -색깔까지 깔맞춤한거 어지럽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다이스고 하모니고 죄다 자기 퍼스널 컬러랑 꼬리 색 깔맞춤한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귀까지 없었으면 볼만했다 ㅋㅋ

        

        

        

        유진 선생님 엉덩이에 달린 꼬리는 엄청 잘 어울리고 예쁜데, 왜 나만.

        

        아무튼 다이스는 언젠가 유진 선생님이랑 방송하면서 깠던 걸로 기억하고, 이제 나 역시도 깠으니 셋은 꼬리로 맺어진 사이가 아닐까 –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어쩌면 이 아바타도 실력자를 의미하는 액세서리로 언젠가 유행을 타지 않을까 하고 추측을 해보았다.

        

        그렇게 간만에 뿅망치 크루와 함께 신나게 대화를 하고 있었을까,

        

        

        

       <우리집강아지가아몬드를처먹었어요 님이 10,000원 후원!>

       -눈나 유진쌤이 미국썰을 너무찔끔찔끔풀어줘요!!!!! 트로피수여식때 얘기 듣고싶은데 이제 JFK공항 도착한얘기해주고있어!!!!!!!!!!

        

       “하이구….”

        

        

        

        당연하겠지만 우리 선생님 고집은 아무도 못 말린다. 조금 더 채팅창을 유심히 보고 있자 본인이 직접 ‘3일 정도만 있으면 다들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질까지 해줬다더라.

        

        그럼 어쩔 수 있나, 3일 참아야지 뭐.

        

        물론 그 말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말했고, 나는 또다시 유진 MK.2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다행히 이제는 그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아무튼, 유진 선생님 이야기가 나온 끝에 주제도 그쪽으로 흘러간다.

        

        

        

       “그나저나 원칩 챌린지라니, 유진 씨는 갑자기 왜 그런 거에 꽂히셨대?”

        

       “미국에서 누가 선물로 줬거든. 버리기는 아깝고 하니 신년 파티 때 경품 걸고 하신다는데?”

        

       “그게 뭐라고 경품까지….”

        

       “지난 번 하드코어 모드로 게임 클리어해서 받은 보상인 레플리카 이카루스 손목시계 준다는데?”

        

       “헉.”

        

        

        

        그 순간 리밋과 호떡의 눈빛이 변했다.

        

        둘 다 갑자기 인터넷에 무언가를 검색하길래 힐끔 내용을 살펴보니-

        

        

        

       “매운 맛 내성 생기는 법…에라이.”

        

       “아니, 이걸 어떻게 참아!”

        

       “잘 들어, 모니야. 하드코어 모드 보상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으휴.”

        

        

        

        정말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뭐가 저리 좋을까.

        

        어처구니없단 듯 입을 열었다.

        

        

        

       “내가 파트너 스트리머 대항전 1등 상품으로 타온 박스터 걸면 좋아 죽으시겠어.”

        

       “…?”

        

        

        

       -아니 얘는 또 뭔소리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씌1부랄 원칩챌린지에 포르쉐를 거세요 무친련아!!!!!!!!!!

       -진지하게 시청자 참여시킬 생각 없음? 혀에 마취제 꽂고라도 간다 ㅋㅋㅋㅋ

       -미친련 위에 미친련 등판wwwwwww

       -와 갑자기 스케일 이만큼 커지는거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나갔나?

        

        나는 그날 인생을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상한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이 뭔지를 알게 되었다.

        

        이게 다 유진 씨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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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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