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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0

       – 코인충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난 절대 도박하지 말아야겠다.]

       

       “저도요. 절대 도박으로 돈 못 벌 것 같네요.”

       

       엔리는 완전히 질려버린 눈으로 아라와 딜러의 사기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사기를 치고 있다 공언한 후로 두 사람은 조절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아라도. 딜러도. 서로의 기술이 얼마나 완벽한 지를 선보이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무승부군요.”“다시 하지.”

       

       이번 게임을 기점으로 서로 컵 안에서 36이란 숫자가 튀어 나온 지 10번 째.

       

       한 사람의 운으로 36이란 숫자를 10번이나 만들어낼 수 있을 리가 없으니 저는 분명 무언가 기술이 들어간 것이었다.

       

       허나 엔리는 그 속에서 그 어떤 것도 발견해내지 못했다.

       

       두 사람이 기술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걸 온갖 각도에서 구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도 뭐가 뭔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엔리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현재 그녀의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의 숫자는 수천에 달하지만 그 중에 누구도 저기서 펼쳐지고 있는 트릭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 컵이랑 주사위가 특이한가?

       – 딜러면 몰라도 화령한테 그걸 주진 않지.

       – 컵 열 때 뭐 하는 건가?

       – 배속으로 돌려보고 있는데 아님. 암 것도 없음.

       – 그럼 뭔데!

       – 몰?루?

       

       수많은 논의가 오고 가며 트릭을 밝혀내고자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었지만 어느 하나 명확한 대답을 내놓는 이는 없었다.

       

       그렇게 아라와 딜러간의 13번째 승부에서 또 다시 무승부라는 글자가 피어올랐을 무렵에 아라가 입을 열었다.

       

       “무언가 꼼수가 있다 생각을 하니 찾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잔을 움직이는 순간에 이미 숫자가 결정되어 있는데 다른 데서 답을 찾아낼 이유가 어디 있느냐.”

       

       아라는 그리 이야기를 하며 컵을 흔들었고 그 후 14번째 대결도 똑같은 결과를 맞이했다.

       

       두 사람은 서로 숫자 36을 뽑아내는 것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잠시 쉬지. 내 다른 이들에게 보여 줄 것이 있어서 말이다.”

       “네. 그러시죠.”

       

       딜러에게 양해를 구한 아라는 엔리를 자신의 옆에 앉히고는 컵 안에 주사위를 던져 넣었다.

       

       “본인이건 저 자건 잔 안에 들어있는 주사위의 숫자를 손기술로 완벽히 조절할 수 있다.”

       “손기술로요? 그게 가능해요?”

       “물론이지.”

       

       그리고 나서 아라는 자신의 말을 입증해 보였다. 처음에는 1이 여섯 개가 나왔다.

       

       그 다음에는 2가 여섯 개가 나왔고.

       

       후에는 3이. 4가. 5가. 6이. 컵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을 증빙했다.

       

       – ?

       – ???

       – 미친ㅋㅋㅋ

       – 순수 손기술이라고?

       – 화령. 타짜였구나.

       – 존나 무섭닼ㅋㅋ 진짴ㅋㅋ

       

       “이외에 이런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나서 아라는 1.2.3.4.5.6이 나오는 것을 보여주었고 그 외에도 수많은 숫자 배열을 만들어 내보였다.

       

       그로써 분명해진 건 하나였다. 아라가 손기술로 컵 안에 들어있는 주사위의 숫자를 완벽히 조절할 수 있다는 거.

       

       원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아라의 자신감에는 명확한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대체 이런 걸 어디서 배우신 건가요?”

       “도박 기술을 배울 곳이 어디 흔하겠느냐.”

       “…화령 씨의 과거가 궁금해지네요.”

       

       엔리가 한숨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자 화령이 키득거리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무림의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하느니라.”

       “화령 씨는 현대인이잖아요!”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본인의 고향은 무림이다만?”

       

       – 겁나 뻔뻔해.

       – 극한의 컨셉충.

       – 근데 화령이라 설득력이 있지 않아?

       – ㄹㅇㅋㅋ

       

       오늘 아침에도 얼굴을 마주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뻔뻔히 이야기하는 아라의 모습에 엔리가 얼굴을 쓸어 내렸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여태까지 조용히 살았던 걸까.

       

       실력도 있고 광기도 있는 사람이니 어느 순간 유명해졌을 법도 한데 말이야.

       

       “근데요. 화령 씨. 저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

       “무어냐.”

       “이런 식으로 36만 나오면 승부가 나요?”

       “나지.”

       

       결국 이 주사위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인지라 언젠가 실수할 때가 다가오거든.

       

       *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실수를 만들어낸다고 해야 할까.

       

       여지까지 저 놈이 손을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마는 녀석이 실수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였다.

       

       주사위로 사기를 치는 것을 감추어야 할 때라면 모를까 서로가 대놓고 사기를 친다 이야기하고 최선을 다해 기술을 펼치는 이 상황에서 무언가 잘못을 저지를 리가 있나.

       

       그 횟수가 점차 늘어난다면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래 보이지도 않는다.

       

       사기를 칠 때 저 녀석의 손놀림은 본인이 보기에 무척이나 일정하거든.

       

       꼭 기계가 움직이는 것처럼. 개인적인 판단으로 저는 기술이라기보다는 이 게임의 시스템적인 무언가처럼 보이는 구나.

       

       만일 저 녀석의 순수한 기술이었다며는 지구전으로 들어가 실수를 할 때까지 놀아줄 생각도 있었다마는 그게 아니라면 굳이 놀아 줄 이유가 없지.

       

       이 정도면 나름 옛 기억도 떠올리며 재밌게 놀았으니 슬슬 결말을 내보자꾸나.

       

       “다시 하지.”

       “이번에도 올인이십니까?”

       “그래.”

       

       주사위를 잔 안에 넣고서 그를 뒤흔든다.

       

       본인의 잔을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관심을 주듯 주지 않든 본인이 내놓을 결과는 하나로 정해져 있으니까.

       

       그럼 어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바로 상대방의 잔이니라.

       

       이전에 바루가 이야기를 했던 것처럼 이 세상 모든 곳에는 도가 존재한다.

       

       당연히 저 잔 안에도 그렇지.

       

       보통 말이다. 이런류의 손기술은 자그마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자그마한 진동을 손으로 느끼며 그를 조정하는 것인지라 어쩔 수가 없지.

       

       그러니까 만약에 저 잔 안에 자그마한 바람이 분다면 많은 것이 뒤집히지 않겠느냐?

       

       “…어?”

       

       이번에도 본인의 숫자는 36이었지만 남자가 내놓은 숫자는 달랐다.

       

       그의 숫자는 21이었다.

       

       여태까지 36이란 숫자만을 내놓았던 그가 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실수.

       

       남자는 자신의 컵 안에서 나온 숫자를 보고 당혹스러워 하다가 고갤 들어 황망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대체 무엇을.”

       “그대가 실수를 저질러 놓고 왜 누명을 씌우려하는 지 모르겠군. 돈이나 내놓아라. 다음 게임을 시작해야 하니.”

       

       그 다음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본인은 잔 안에다 바람을 일으킴으로써 상대방의 실수를 만들어 냈다.

       

       이 쯤 되니 남자도 무언가를 눈치를 챈 듯 했으나 그렇다 한들 패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로써 본인의 금화는 이미 천 오백개를 넘어가게 됐다.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일 왜 함? 돈이 복사가 되는데!]

       

       – 첫 날에 금화 천 오백개가 말이 되나.

       – 돈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할 수 있겠네.

       – 역시 화령은 개사기야.

       

       “자아. 한 번 더 해보자꾸나.”

       

       – 여기서 한 번 더?

       – 또 올인한다고?!

       – 돈을 딸 수 있다는 확신.

       – 아 ㅋㅋ 그래서 딜러가 이길 수 있냐고.

       

       “죄송합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습…”

       “어허.”

       

       어디서 도주를 택하는가.

       

       어디서 감히 지레 겁을 먹고 승부를 포기하는가.

       

       사기를 먼저 시작한 것은 네 쪽이다. 그런 그대가 이 상황을 마무리 짓겟다고?

       

       본인이 그딴 것을 허락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여태까지 본인의 몸 안에 감추어두었던 살기를 주변에 퍼트렸다.

       

       한 숲을 지배했던 늑늑이조차도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던 그 살의를 집약해 남자의 어깨 위에 올려두니 남자의 얼굴이 창백해지고 그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잔 안에 주사위를 넣어라.”

       

       승부를 해라.

       

       혹시 아느냐? 본인의 손이 미끄러져 괴상한 숫자가 튀어 나올지?

       

       *

       

       금화 오천 개를 수중에 넣고 나니 남자가 무릎을 꿇었다.

       

       오늘은 이 이상 돈을 드릴 수 없으니 제발 돌아가달라는 녀석의 말에도 본인은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먼저 사기를 친 것도 녀석이고, 승부를 받아들인 것도 녀석이지 않은가.

       

       본인이 남자에게 자비를 베풀 이유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물러난 것은 옆에 있던 엔리가 이쯤 하면 충분하고도 남는다는 이야기를 한 탓이었다.

       

       “금화 오 천개면 스트리머 서버 끝날 때까지 쓰고도 남아요!”

       “그런 것이냐?”

       “네. 어차피 돈 쓸 곳은 한정 되어 있어서. 나중가면 남아돌거든요.”

       

       초반에 빠르게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야 되겠지만 며칠이 지나면 잉여재산이 될 것이라는 엔리의 말에 난 남자에게 자비를 베풀기로 했다.

       

       주사위도박장에서 빠져나온 우리들은 피피에게로 향했다.

       

       그녀는 강아지들이 활기차게 뛰어다니는 것을 넋놓고 구경하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는 눈썹을 떨었다.

       

       “오천개요?!”

       “그래.”

       

       녀석의 앞에 가방에 넣어 두었던 금화 더미를 보여 주었더니 피피는 그를 보고서 경악을 하다 그대로 혼절했다.

       

       거 반응이 좋은 녀석이구나. 돈을 벌어 온 보람이 있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깨어난 녀석은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금화더미를 구경하며 쉴 새 없이 무어라고 중얼거렸다.

       

       이 게임에 문외한인 본인이라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었지만 대충 앞으로의 설계라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었다.

       

       함께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 그를 알아봐주는 것은 좋다만 그 전에 할 일이 있지 않으냐?

       

       “피피. 돈을 벌어 왔으니 이제 약속했던 것을 지킬 차례이니라.”

       

       어서 빨리 늑늑이의 샴푸를 내놓도록 하라.

       

       “아! 물론이죠! 바로 만들어 드릴게요!”

       

       그 후 피피가 우리를 데려간 곳은 도박장 인근에 있는 허술한 건물이었다.

       

       언제 무너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집에는 기괴하고 퀘퀘한 냄새가 풍겼다.

       

       이런 곳에서 샴푸를 만들 수가 있다고?

       

       그런 의심이 절로 들었지만 엔리가 보증한 피피이니만큼 당장은 그녀의 말을 믿기로 했다.

       

       낡아빠진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로브를 입은 남자가 우리를 맞이했다.

       

       “애완용 샴푸? 만들어주는 거야 어렵지 않지. 재료와 보수가 있다면 말이야.”

       

       녀석에게 금화 더미 중 일부를 보여주자 로브 아래에 감추어져 있던 눈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좋아. 성의가 넘치는 것 같군. 그대가 키우는 애완동물의 종이 무엇이지?”

       “그게 중요한가?”

       “그에 따라서 재료가 달라지거든.”

       “늑대다.”

       “늑대라. 대중적이네. 그 정도라면…”

       “다만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늑대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특별하긴 하죠.

    다음화 보기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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