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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1

       크기가 너무도 커서 마굿간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 옆에 엎드린 채 대기중이었던 늑늑이를 마주한 연금술사는 말을 잃은 채 늑늑이를 지켜보다가 내 쪽으로 고갤 돌렸다.

       

       “아니지?”

       “맞다. 저 녀석이 본인의 애완동물인 늑늑이이니라.”

       “저건 늑대가 아니라 숲의 지배자잖아!”

       “그래서 말하지 않았느냐. 평범한 늑대가 아니라고.”

       

       내가 언제 거짓말을 했더냐?

       

       특별한 녀석이라는 본인의 이야기에 늑대가 특이해봐야 늑대라는 소리를 하던 건 그대이지 않은가.

       

       그대가 본인의 말을 농담으로 치부하기에 현실을 보여주었을 뿐이거늘 본인에게 성을 내면 어쩌잔 것이냐.

       

       어이없단 기분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얼굴에 드러냈더니 연금술사가 얼굴을 쓸어내렸다.

       

       “대체 저걸 어떻게 길들인 거야.”

       “잡소리는 되었고. 그래서 저 녀석의 털을 보슬보슬하게 만들 수 있겠느냐?”

       

       지금 본인이 알고 싶은 것은 그것뿐이다. 그대의 무례를 본인이 용서하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대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나 답하도록.

       

       연금술사는 얼빠진 눈으로 늑늑이를 쳐다보다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냈다.

       

       “모르겠는데.”

       “하?”

       

       모르겠다고? 방금 전까지 무엇이든 자기에게 맡기라며 자신만만해하던 녀석이 지금에 와서 내뱉는 말이 그딴 허술한 소리더냐?

       

       짜증이 새어나와 티를 내었더니 연금술사가 당황해서 손을 내저었다.

       

       “아니 그러니까 가능해. 가능하긴 한데 아무래도 저 녀석이 평범한 늑대는 아니잖아? 그렇다 보니 재료도 평범한 걸로는 안 된단 말이야.”

       

       본인은 마법에 관해 아는 바가 많지 않았기에 연금술사의 말을 모두 이해할 수 없었지만 대충 요약하자면 이러했다.

       

       우리 늑늑이는 숲의 주인으로써 영물이라 불려 마땅한 힘과 지성을 지닌 녀석이다.

       

       응당 마력에 저항하는 힘도 지니고 있지. 그 때문에 평범한 마도구를 사용한다 한들 늑늑이가 지닌 힘에 튕겨나 무용지물이 될 뿐.

       

       즉, 늑늑이의 털을 보송보송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평범과는 거리가 먼 마도구를 만들어내야 한단 소리였다.

       

       “재료가 있으면 만들 수 있기는 한데 이게 재료가 좀 구하기 힘든 것들이어서.”

       “재료가 있으면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것이냐?”

       

       멍청해 보이는 모습을 여럿 보이는 바람에 그대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 버렸다만.

       

       내가 의심을 표하자 연금술사가 빼액 소리를 쳤다.

       

       “내가 누구인데 그거 하나 못 만들까! 만들 수 있어! 내 목이라도 걸어 보이지!”

       “좋다. 그럼 구해 와야 하는 재료나 이야기 하거라.”

       

       그대가 연금술에 자신이 있듯 본인도 무력에 관해서는 자신이 있어서 말이다.

       

       *

       

       [화령은 여기서도 밸붕이네]

       

       이 사람은 그냥 살아숨쉬는 핵임.

       

       이런 사람이 왜 방송을 하고 있는 거야. 올림픽 나가서 국위선양하라고.

       

       – 또 뭔데.

       └ 쓰레드에서 양학 중.

       └ 스트리머 서버? 거기 화령도 있어? 좆 됐네.

       – 벌써 천마행동으로 털어먹고 다니는 중.

       

       [화령 활 저거 뭐임?]

       

       화살이 왜 제멋대로 꺾여서 날아감? 버그임?

       

       – 기술임.

       – 에픽 레전드 할 때 설명해줬었는데.

       └ 대충 바람의 흐름을 읽어서 날리면 된다는 듯?

       └ 그게 어케 되냐.

       └ 화령이잖아.

       – 화살 맞고 뒤진 스트리머 리플레이 돌려보다가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 흘리는데.

       └ 나 같아도 웃음밖에 안 나올 것 같음.

       

       [화령 이젠 디스펠까지 배웠냐.]

       

       아니 하다하다 천마디스펠은 뭔데! 장르 파괴잖아! 적당히 하라고!

       

       – 이 사람은 상식을 모릅니다.

       – 이젠 화령이 뭘 해도 그러려니 해.

       – 너무 기괴한 걸 많이 봤어.

       – 그래서 요즘에 다른 방송 봐도 감흥이 없더라.

       └ ㅇㄱㄹㅇ. 아무리 개쩌는 걸 봐도 만족이 안 돼.

       └ 화령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렷!

       – 맨 손으로 스켈레톤 3마리 때려잡은 거 아무도 지적 안하는 중.

       └ 그게 이상한 건가?

       

       [화령은 이게 맞아.]

       

       그치. 미궁에서 왜 머리 아프게 길을 찾음? 그냥 길을 박살내면 되는데.

       

       [화령한테 왜 기습을 검?]

       

       [아니 저 거대 늑대가 테이밍 가능한 거였어?!]

       

       [배민황 똑똑하네. 집 박살나는 것보다 자원 내놓는 게 낫지]

       

       [천마님 도박하러 가신다!]

       

       [내가 뭘 보는 거냐?]

       

       왜 컵 안에서 36만 나옴? 뭐임? 환각임?

       

       – 아니 저 인간은 왜 저런 것도 잘하냐.

       – 대체 화령이 못하는 건 뭘까.

       └ MZ한 건 잘 못하던데.

       – 와ㅋㅋㅋ 씹. 123456 차례대로 내놓는 거 봐.

       – 난 절대 도박하지 말아야지.

       └ ㄹㅇ. 도박보다 코인이 건전한 듯.

       └ 그건 아냐.

       

       [천마님 보스 연전 들어가신다]

       

       생방으로 볼거면 지금 ㄱㄱ.

       

       *

       

       쓰레드라는 게임을 시작하고서 꽤 긴 시간이 흘렀던지라 엔리와 피피는 잠시 쉬러 가겠다 이야기를 했으나 본인은 그럴 수 없었다.

       

       늑늑이의 털을 보송보송하게 만든다는 중요한 과제가 본인의 앞에 당면해 있었으니까.

       

       연금술사는 늑늑이의 털에 걸맞는 샴푸를 만들기 위해선 이 섬에 존재하는 여러 괴물들의 잔해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일단 거인의 피는 필수고. 마력 저항을 죽이기 위해서 리치의 뼛가루가 필요하고. 그리고…’

       

       이 게임에 관해 잘 아는 피피는 연금술사가 불러주는 재료를 들으면서 기겁을 했다.

       

       이 섬에 존재하는 보스라 불러야 할 여러 생명체를 사냥해야만 얻을 수 있는 물건이라면서.

       

       어느 하나 현 시점에서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고.

       

       물론 그것은 평범하게 게임을 하는 이들에게나 해당되는 사안이었고 본인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결국 때려 패면 죽는 녀석들 아니더냐.

       

       – 깡패화령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아는 건 없지만 플레이는 그 누구보다 고인물 같네.]

       

       – 압도적인 무력 앞에 모든 건 무의미하다.

       – 근데 고인물이면 이 시점에서 보스 레이드 가능함?

       – 그 고인물이 피피인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잖아.

       – 하지만 화령은 합니다!

       

       본인이 늑늑이를 타고서 처음에 도착한 곳은 섬 남부에 있는 어느 자그마한 돌산이었다.

       

       본인의 목표 중 하나인 거인은 그 돌산에 기대어서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확실히 크긴 크군.”

       

       본인이 타고 다니는 늑늑이도 평범한 생물의 규격을 한참 벗어난 거대한 생명체다면 저 거인은 격을 달리했다.

       

       늑늑이를 한 손으로 들어서 옮길 수 있을 듯한 녀석이라니.

       

       평범한 유저들이 저를 잡아 죽이는 게 가능한 일이더냐?

       

       아직은 이 게임이 시작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성장이 더딘 상태지만 시간이 지난다면 꽤 어마어마한 힘을 얻게 되는 모양이군.

       

       “늑늑아. 여기서 기다리고 있도록 하거라.”

       “왕!”

       

       저 거인과 다툼에서 그대가 휘말리면 곤란해지니 말이다. 그대는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거라.

       

       어차피 그대가 내 곁에 머무른다 한들 도움이 되기보다는 방해가 될 가능성이 더 높으니.

       

       내 말을 듣고서 꼬리를 흔들면서 해맑은 웃음을 짓는 늑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나는 그 옆에 침낭을 깔았다.

       

       이렇게 침대를 깔아 놓으면 후일 죽었을 때에 이 곳에서 다시 부활할 수 있다고 하더구나.

       

       저 녀석을 잡아 죽이려면 어쩔 수 없이 죽음을 경험해야 할 터인지라 이런 식으로 대비를 해두는 편이 나았다.

       

       거인을 죽이고 나서 보상을 집까지 가져가느라 죽어라 뛰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이번에도 어디 한 번 내기를 걸어 볼까. 본인이 저 녀석을 사냥하는 데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를 걸고서.”

       

       이번에는 그 어떤 제약도 걸지 않고 전력을 다할 테니 그를 염두해 두도록 하거라.

       

       그리 이야기를 했더니 지금 방송을 보고 있을 편집자가 내기 창을 열었다.

       

       그 중에서 맨 앞에 쓰여 있는 글자는 30초 이내였다.

       

       허어. 본인을 믿는 것은 좋으나 너무 과한 믿음을 보내는 것 아니더냐? 30초 안이라니.

       

       본인도 저 거인에 관해 이것저것을 알아보아야 할 터인데 그 안에 끝을 낼 리가.

       

       참으로 신기한 것은 30초 이내라는 글자를 보고서도 거기에 자신의 포인트를 투자하는 이가 넘쳐난다는 것이었다.

       

       으음. 과연 저것이 본인을 믿어서 저러는 것일까. 아니며는 저 곳에 투자를 하면 낮은 확률로 큰돈을 벌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일까.

       

       어느 쪽이건 저들의 행복과 불행이 본인에게 걸려있음은 확실해 보이는 구나.

       

       – ㅇㅇ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일격에 순살하면 10만원]

       

       – 아 저 새끼 쳐내 ㅡㅡ

       – 10만원 버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거 조작이자나아아아.

       – 사기도박 반대!

       – 꼬우면 아시죠?

       

       “허어. 포인트를 돈으로 사려 하는가.”

       

       허나 거절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돈이었다.

       

       10만원이라니. 저 거인 놈의 머리를 날리는 것에 대한 대가치고는 너무 크지 않나.

       

       본래는 저 거인과 적당히 놀아주면서 어느 정도의 강함을 지녔는지를 확인할 생각이었지만 이러면 이야기가 다르지.

       

       오늘은 사치스러운 식사를 즐겨도 괜찮겠군.

       

       혈도를 지긋이 눌러 내기를 폭주시킨 나는 발을 앞으로 내딛으면서 진기를 터트렸다.

       

       – 망했네.

       – 내 포인트가!

       – 도네 충전하러 간다.

       – 화령을 안 믿은 게 잘못이죠?

       – 그러게 누가 1번 걸지 말래?

       

       발에서 시작된 힘이 온 몸을 타고서 주먹 끝에 모였으니 이는 본인의 절기이자 하늘을 꿰뚫는 일권이었다.

       

       저 거인이 아무래 거대하다 하더라도 하늘보다 드높지는 못 할 지어니.

       

       아무런 방비도 하지 않은 채 수면을 즐기던 거인은 그대로 머리를 잃어 영원한 수면을 경험하게 되었다.

       

       – ㅇㅇ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키야아아아아. 이거지.]

       

       “후원에 감사하마. 덕분에 더 풍족한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되었어.”

       

       으음. 몸을 한계까지 몰아붙인 덕분에 빠르게 죽음이 찾아오고 있구나.

       

       거인의 전리품을 챙기는 것은 죽음에서 부활을 한 후에 늑늑이를 타고서 해도 괜찮겠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채팅창은 점점 더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었다.

       

       본인이 후원을 받고서 내기의 결과를 조정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허나 이는 본인에게도 명분이 있었다.

       

       “애초에 이 내기는 본인의 마음에 따라 결정이 되는 것이지 않더냐.”

       

       본인이 거인을 가지고서 놀 생각이었다면 길어졌을 터이고 귀찮으니 단번에 처리를 할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순살이 되었겠지.

       

       “이해가 되느냐? 이 내기는 본인이 저 괴물들을 얼마나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것이 아니다.”

       

       이는 그대들이 얼마나 본인의 마음을 잘 예측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것이니라.

       

       즉, 저 후원이 본인의 마음을 뒤흔들 것도 미리 예상을 했어야 한다는 소리다.

       

       요즘 그대들이 좋아하는 말로 설명을 해주자면.

       

       “꼬우면 그대들도 후원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

       

       – 수금박사

       – ㅁㅊㅋㅋㅋ

       – 화령도 엔리한테 물들어 버렸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꼬우면…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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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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