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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1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면 사람들은 이미 선동 당해 있다.’

         

         흔히들 어느 별로 위대하지 못한 독일의 괴 모씨가 남긴 명언이랍시고 인터넷을 떠돌던 그럴싸한 문장이지만… 사실 그가 그런 말을 했다는 공식적인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응…? 이미 그 정도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그럼 그걸 정말 듣고 궁금해서 스스로 조사해서 알아낸 건지, 아니면 그게 지어낸 말이라는 해설마저 어디서 주워듣고 알게 된 건지. 잠시나마 각자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이 따져보도록 하자.

         

         ……아마 대부분은 건너 건너 어디서 주워들은 경우라 생각한다.

         

         조심성은 조금 부족하지만 그렇게 엄청 나쁜 행동은 아니라 변호할 수도 있겠고.

         인간 뇌가 원래 그렇게 작동하게 되어먹었는데 우리가 어쩌겠나? 실수하지 않도록 가급적 주의하며 사는 것밖에 방법이 없지.

         

         어… 아닌가? 인공 두뇌학(Cybernetics)이 극도로 발달한 여기는 뭐 뇌수술을 통해서 조금씩 사고 구조를 개선할 수 있으려나? 뭐 아무튼.

         

         나는 이게 비록 그 과정에 악의나 적극적인 개입이 없더라도, 잘못된 정보가 한 번 잘못 퍼졌을 때 얼마나 멀리멀리 번지는지. 또 그걸 수습하려면 대대적인 노력과 수고가 필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좋은 사례라 본다. 음.

         

         하지만 말이다.

         그 잘못 퍼진 정보에 당신이 아는 사람이 끼어 있다면 어떤 행동을 취하겠나?

         

         아니, 뭔가 막 나서서 변호해주어야 할 것 같은 억울한 모함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귀가 솔깃해지고 눈썹이 움찔거리는 흥미로운 소문에 아는 얼굴이 엮였다면?

         

         아주 손쉽게 진위 여부와 내막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전화 한 통 걸어보는 걸로 재밌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면야 누구나 좀 더 적극적으로 알아보려 노력하지 않겠나?

         

         음, 그래. 그럴 줄 알았다. 거기에 대해서 불만은 없다.

         

         물론 나처럼 연락을 자주하는 편이 아닌 사람한테 안부 전화를 걸어주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지. 암, 그렇고 말고.

         

         어쨌거나 여럿에게 좋은 의도로 걱정 받는 건 조금 근질거리긴 해도, 나 같은 녀석을 신경 써주는 사람이 많다는 걸 새삼 다시 체감할 수 있어서 기쁜 측면도 분명 있는 것이다.

         

         …….

         

         시발, 그래서 함부로 남의 속을 태우면 혼난다는 걸 배웠으니까. 진짜 대놓고 방송을 타면 연구소를 폭파시키는 것보다 큰 난리가 난다는 건 진짜 잘 알았으니까! 사이버웨어 통신 관련 기능도 전부 비활성화했으니까 일단 나 좀 살려줘!!

         

         딱히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내가 왜 여기저기에다 해명을 하고 있어야 해?!

         

         “끄아아아악!! 나 진짜 쪽팔려 죽을 것 같아…! 세상이 밉다… 인간이 싫드아아아…!!”

         

         베개는 정면에 껴안고 이불은 몸 주변으로 돌돌.

         

         침대에 정리되어 있던 침구란 침구는 모조리 다 끌어당겨 외부와 내 개인 공간을 나누는 배리어를 치고도 여전히 느껴지는 치욕을 떨쳐내고자 매트리스를 주먹으로 팡팡! 두들겼지만 그렇게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괜스레 팔만 얼얼했지.

         

         벽에 걸린 TV는 실수로라도 다시 키지 않도록 아예 제로를 시켜 전원 코드를 뽑아 놓은지 오래.

         

         어두운 진실을 내 두 눈으로 확인하고자 아까 채널을 여기저기로 돌리다가 기어이 ‘미모는 곧 권력이다!’ 같은 메시지를 꾹꾹 눌러 담은, 기억에 전혀 없는 광고를 끝까지 시청하고 나서야 치른 대가였다.

         

         해당 광고주의 미용 서비스를 일절 받지 않은, 수혜를 입기는커녕 실물을 본적도 없는 모델들의 자체적 매력만을 강조해서 이용했다는 점은 좀 아이러니하지만.

         전하려는 메시지도 사실 그렇게 틀린 점은 없었고, 여타 노골적인 상품 광고에 비하면 색다른 맛이 강하니 그럭저럭 괜찮은 홍보 효과도 기대해 봄 직도 하다.

         

         …그 짓거리를 하기 위해 얼굴이 팔린 모델 중 하나가 저만 아니었으면요!

         

         이걸 칭찬 겸 인정받았다고 좋아해야 해? 아니면 내면의 실존적 위기를 얄팍한 방식으로 극복해보려다 기어이 월드 클래스 흑역사가 네오 헤이븐 역사 한 귀퉁이에 박제되었다고 절망해야 해?

         

         솔직히 존나 모르겠다.

         냉정한 상태라면 몰라도 지금 한창 뜨뜻한 내 머리와 펄펄 끓어오르는 이성으로는 견적이 잘 안 나온다.

         

         마음 같아서는 한 번 정색하고 본 적도 없는 계약서에 이런 게 다 동의 되어 있었냐며 방송국으로 달려가고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나머지 모델 하나가 에나마 이사인 시점에서, 이건 -광고의 정확한 제작 과정을 모르던 나 빼고- 전원이 동의한 작업 결과물이라는 부분까지 짐작이 가지 않나?

         

         그리고 애당초! 지금 와서 떠들어봐야 다 뒤늦은 소리지만, 분명 광고 촬영이라 했는데 실제로 한 일은 화보 촬영인 시점에서 재가공이 얼마나 심할지 진작 눈치챘어야 했다.

         

         나는 광고가 끝나고나서도 개인 정보가 악용되는 것만 잔뜩 경계해서 스튜디오 네트워크 쪽에 타임 밤을 묻었지.

         

         아예 시원하게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수준의 조작 영상, 청춘 애니메이션 오프닝 비슷한 괴작을 내보낼 줄 알았더라면, 거기서 그냥 안 참고 관계자 일동의 멱살을 잡아다 매다 꽂아버렸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농담없이.

         

         감성이 저어엉말 남다른 걸 보면 이게 그 버츄얼 매니아라던 기술 주임 씨의 작품인 모양인데.

         

         이래서 옛날부터 방송계와 엮이면 악마의 편집을 조심해라… 무슨 인터뷰라도 하게 되면 내뱉을 단어를 신중히 골라라… 이런 충고가 있던 걸까.

         

         미치고 팔짝 뛰겠네 진짜로!

         

         – 정 거슬리신다면… 제 기기 중 하나를 메모리얼 타임즈 건물 인근에 잠복시켰다가, 내부 단자에 접속할 기회를 얻자마자 방송국 네트워크에 명령을 내려 원본 데이터를 더 일찍 손상시키는 걸로 송출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

         

         “안 그래도 테러 때문에 근처가 시끌시끌할 텐데 괜한 짓 한답시고 얼쩡대다가 아까운 드로이드만 잃는 건 별로. ……그리고 내가 뭘 도와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너 혼자서 그걸 다 할 수 있다고? 뭐, 저번에 관리자 권한 있는 계정이라도 하나 빼돌렸어?”

         

         룸메이트의 기분이 저조하다면 같이 지내는 사람도 뒤따라 약간 안절부절 못하게 되는 건 당연.

         

         가만이 있기 뭐했는지 내 발버둥이 잦아진 틈을 타 제로가 또 약간 극단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길래, 괜찮다 극구 사양하며 농담을 돌려줬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묘하게 이쪽의 시선을 피하는듯한 대답이 돌아왔다.

         

         – …그때 내리셨던 명령과 당부에 크게 위배되는 사건은 없었다고 사료됩니다. 오차 범위 내에서 해결되게 조율하였습니다. –

         

         “너… 만약 사고 친 거 있으면 나중에 일 커지기 전에 알아서 자수해야 한다? 진짜로. 지금이 엄청 애매한 시기라고.”

         

         면피성이 다분한 문장 구성에, 한바탕 잔소리를 늘어놓으려다가… 그냥 그만두었다.

         

         왜냐고? 제로 얘가 아무래도 현실에서 다루는 범위는 물론이고, 근본적으로 전자 세계의 몸집이 커져서 자연스럽게 나 대신 떠안은 일이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이다.

         

         가사 전반은 기본, 내 사이버웨어로 오는 사적인 연락이 아니라 일과 관련된 공적인 컨택 모두, 외부에 만들고 있는 비밀 기지 겸 창고 관리, 안전 확보를 위한 환경 정비까지 다 전담해주고 있으니 어느 정도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건 필수이니까.

         

         괜히 꼬치꼬치 캐물었다가 하나하나 나한테 검사 맡는 방식으로 바꾸게 되면 일에 치여 죽는 건 결국 나다. 업무 분장에 이의 제기하기 전에 악화될 경우의 수까지 싹 고려하는 게 진짜 어른의 처세술이지. 흠흠.

         

         그러니까… 제로가 무심하게, 기계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이 쌓인 대민 업무는 마냥 현실 도피하면서 외면할 게 아니라 결국 내가 다 해결해야 한다는 소리가 되겠고.

         

         “으으으….”

         

         우선 이불 장벽은 반쯤 허물은 채 베개만을 껴안고 정자세로 몸을 고쳐 앉았다.

         

         그리곤 흡사 온라인 시험 성적표 개봉이나, 합격 불합격 여부를 조회하는 링크를 누르는 기분으로.

         

         바들바들 떨면서 꺼짐 상태로 돌려놓았던 사이버웨어 UI를 다시 활성화하고 음성 사서함은… 답변도 녹음해서 보내야 하니까, 스팸 메일 폭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미어터진 문자 메시지 목록을 쫙 펼쳤다.

         

         일단은 글로, 서면 입장 발표부터 먼저 하도록 하자.

         전화로 이제 사담을 나누는 건 화끈거리는 게 조금 내려간 다음에 하고.

         

         [ 그 에나마 도련님을 어지간히 홀려 놓으신 모양인데… 혹시 그 친구도 판에 본격적으로 끼우시는 겁니까? 그런 게 아니라면 저를 무시한 셈이니, 약간의 응징이 필요하다 보이는군요. ]

         

         “아잇?! 이 재미 연구가 놈이 그새를 못 참고 또…!”

         

         말해 뭐하리. 이건 아론 녀석이 친히 보낸 메시지다.

         

         다른 사람들처럼 뭔가 막 길게 안부 인사나 서론을 적은 것도 아니고, 그저 의도된 사항이 아니라면 누굴 푹 찔러버리겠다는 듯이 살벌한 용건만 툭 던져 놓은 것 좀 보라.

         

         간신히 단속한 쇼우를 이 인간이 또 들이박으면 일어날 화학 작용을 중간에 낀 나만 감당하는 건 사양이다.

         

         전혀 별일 아니니까… 어디… 아, 그래. 새로 나온 백신 소프트웨어나 기회 되면 사용해보고 소감을 들려달라며 관심을 돌려놓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장이라는 인간이 광고 하나 봤다고 이를 빡빡 가는 것도 웃기지만. 시야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다른 일 하는 동안 광고 방영 날짜가 지나가서 슬슬 안 보이게 되면 이런 자잘한 일에 신경도 덜 쓰겠지.

         

         산 하나 넘겼고. 어디 보자, 다음 발신자는….

         

         [ 자기 앞가림 정도는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지만…. 이렇게 공공연하게 활동해도 괜찮나 아가씨? 별 문제없다면, 나중에 신장개업할 때 초대 인사로 불러서 얼굴이나 한 번 봤으면 좋겠군. ]

         

         “어라라?”

         

         이건 내 임플란트 적합도 검사관 겸 헬레나의 긴급 주치의 역할을 해 주셨던 닥터다.

         

         잠깐 댁에서 신세를 졌던 만큼 서로의 개인 회선은 알아도, 네오 헤이븐으로 이사 온 이래 따로 막 연락을 주고받은 적은 없는데 이렇게 갑자기 안부 인사를 남겨 주신 걸 보면 손님 중에 한 명이 공중파 방송을 탄 게 어지간히 신기하셨던 모양이다.

         

         프랜차이즈에 속한 샵을 운영하시던 것도 아닌데 웬 새 가게 언급이라던가, 걱정하는 듯한 내용은… 정확히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길게 얘기할만한 경사로운 주제는 아니니 ‘나쁘지 않게 잘 지내고 있다. 일부러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하다.’는 식으로 답례 인사만 남겨야지.

         

         어디, 그 외에도 딸의 홈 스쿨링이 굉장히 힘들어지니 이런 식으로 미디어에 출연한다면 제발 미리 말이라도 해달라 부탁한 슈나이더 씨.

         

         …한창 활발할 또래인 메리의 활동력을 몸으로 겪었던 바, 이 부분에 대해선 가짜 뉴스에 휘둘리지 않는 계기로 삼아달라 부탁하였다.

         

         또 어디서부터가 조작이고 어디까지가 진짜냐며. 그래도 엄청 흥미롭게 봤으니, 만일 행사가 있다면 참석은 못하더라도 기꺼이 축의금은 내겠다는 레오나르 경… 아니, 결혼 사기로 거의 사경을 헤매 본 인간이 남한테 왜 그런 오싹한 농담을 던져대!?

         

         여기는 근무 시간에 마켓 네트워크 디도스 터지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말조심하라 압박하는 걸로 마무리.

         

         그렇게 정신머리는 좀 얼얼하고 지끈거려도 비교적 답변이 간단한 라인업이 지나간 다음, 여태 미루고 미룬 대망의 마지막 메시지를 확인했다.

         

         [ 저기 아샤. 혹시, 지금 네오 헤이븐에 와있어? ]

         

         “크으으어억…!!”

         

         가족끼리 구태여 허례허식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것처럼 간결하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알게 된 소식에 약간 상심한 느낌은 매우 생생한 문자였으니.

         

         나도 모르게 다 죽어가는… 사람 숨 넘어가는 해괴망측한 소리를 내며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 약간 지나치게 흥분하신 것 같아서. 여기, 물을 미리 준비해 놨습니다. –

         

         “아니야… 이건 냉수로도 안 돼. 탄산, 겁나 시원한 탄산 한 잔만 줘 봐….”

         

         ‘말하지 않는 건 결코 거짓말이 아니다.’라는 추잡한 변명 하에, 아직도 내가 네오 헤이븐으로 이사 왔다는 사실조차 의도적으로 숨겨온 결과물이 이거다.

         

         그놈의 에나마 협찬 딱지만 안 붙었어도, 촬영지나 원본 모델 자료 같은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공시되지는 않아서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 있었을 텐데!

         

         사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렇게까지 헬레나와의 만남을 꺼려할 이유는 없다. 다 내 욕심 때문이지.

         

         내가 그녀에게 그렇게 악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마음의 상처를 봉합하는… 일종의 치유 보조제 역할을 했다면 또 모를까.

         

         어디까지나 나라는 개인에게 한정된 태도일 수 있겠지만, 그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느낀 건대 지금의 헬레나는 맺고 끊음이 확실해진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물렁함이 남아있다.

         

         그 저열한 배신과 감정의 구렁텅이를 겪고 일어남으로써. 훨씬 더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고, 훨씬 더 배타적인 태도를 지니게 되었을 원래 네오 헤이븐의 ‘늑대’ 헬레나보다 나긋나긋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원작보다 한결 부드러워진 헬레나 발렌타인이 얼마나 큰 변수로 작용할지 알 수가 없던 나는 더 긴밀하게 지내는 걸 조금이라도 늦추고자 야금야금 겉돌았고.

         

         하지만 같은 성씨를 공유하는 가족 간에 차마 못할 짓을 하고 있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도 지쳤다.

         

         게임과 현실의 명백한 차이점이자 괴리가 존재하고. 나라는 극강의 변수가 있고, 다른 놈도 있는 마당에 모든 게 똑같이 돌아가리라 철석같이 믿는 건 슬슬 그만두기로 했다는 뜻이지.

         

         이젠 그만 솔직하게 털어놓자.

         

         제로처럼 나에게서 출력되는 정보를 곧이곧대로 전부 믿으리라 기대하는 건 아니니, 다소 허황된 부분은 빼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 등을 전부.

         

         약간 미래의 스토리가 삐걱거리는 것쯤이야 내가 달라붙어서 방향성을 뜯어고치면 어찌저찌 잘 풀리지 않겠나? 여차하면 힘으로 뜯어고칠 물리력도 적당히 꽤 보유했으니까, 나머지는 내 손에 달린 문제가 아니리라.

         

         [ 그… 늦게 말해서 미안. 이상한 조작 광고 때문에 많이 놀랐어? 나 하베스트 플래닛에서 계속 지내기 뭐해서, 네오 헤이븐으로 이사온지는 좀 됐어. 거기에 언니가 살아있는 걸 파라다이스 쪽에서 알아도 전혀 괜찮게 후속 조치도 얼추 끝내 놨고. ]

         

         살짝 고민하며 작성한 답장을 그대로 송신.

         

         파라다이스 건은 정확히 알고도 나랑 협업하기로 타협한 셈이지만… 뭐, 그런 자세한 얘기를 문자로 미주알고주알 떠들긴 좀 그러니까.

         

         세부적인 디테일이야 언제 둘 다 여유 시간이 나서 얼굴 보고 만날 수 있으면 그때 계속 하는 걸로.

         

         [ 주소 보내주면 지금 바로 갈게. 어디 살아? ]

         

         “어.”

         

         노 딜레이, 즉답.

         이쪽이 한 걸음 겨우 내디디니, 두 걸음 다가와서 거리를 비약적으로 좁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신속.

         

         어디서 사이버웨어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는지, 안심할 틈도 없이 곧장 돌아온 답장에 한줄기 식은땀이 흘러내리며 등골을 찌르르 울렸다.

         

         위장 근처가 찌릿찌릿한 게, 꼭 간신히 문자를 보내고 급하게 들이켠 콜라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맞다. 경찰 헬레나는 진작 서비스 종료했고 이제는 용병 헬레나가 최신 버전이니까 유연 근무제가 기본이라서 이 시간에 일하고 있는 게 확정은 아니었지 참.

         

         낮시간에는 나 혼자 활동하던가, 그게 아니면 같이 오토바이 타고 아침 일찍 출근하던 기억 때문에 순간적으로 착각했다.

         

         그렇다는 건, 어디… 어 음. 음음.

         

         …….

         

         씁. 나 지금, 이 나이 먹고 가정 방문 당하게 생겼네? 아하하…?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꺄아아아악 공습 경보!!

    절구떡 님의 5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재밌게 읽어주셨다는 뜻이라 믿겠습니다.

    다들 언제나 재밌게 읽어주시고, 바쁘신 와중에도 추천과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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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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