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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3

        

         “아… 그러니까 ‘얘들’이 아니라 큰 센터 같은 곳에서 쓰는 다재다능한 인공지능 하나이고, 이름이 제로라는 거네? 만나서 반가워, 제로.”

         

         – 아나스타샤님께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저야말로 이렇게 뵙게 되어 기쁩니다 미스 헬레나. 엘리시움 시설 종합 관제 인격 모델, 시프(S.C.P)의 창의적 사고 억제와 우선순위 통제 코드 변질 및 붕괴로부터 재정립된 전자 생명체 제로라고 합니다. –

         

         “……어째 태도가 좀 많이 능동적인 것 같기도 하고? 혹시 뭔가 위험한 생각을 품고 있는 건 아니지?”

         

         – 저는 아샤님을 명령과 안전을 모시는 게 최우선 목표이며, 외의 부가 가치들은 아직 학습하는 도중에 있습니다. 정해주신 선을 악의적으로 넘고자 하는 의지는 저에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

         

         그간 지은 죄가 있는 사람이 존나 큰 오해가 있다고 외치는 것에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굉장히 애매한 명제라고 생각했지만, 다행히 아직 내 신뢰도가 바닥을 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내가 정신이 나가버리거나 부끄러움으로 폭사하기 전에.

         인간 불신에 찌들어 기계 무덤을 만들어 놓고는 그 안에 파묻혀 사는 사회부적응자 딱지가 붙기 직전에 둘을 정식으로 소개시키는 건 일단 어찌저찌 성공했다.

         

         대표로 나온 0호기와 헬레나가 부드럽게 악수 나누는 걸 본 내 기분이야 뭔가 금단의 크로스오버나 콜라보를 목격한 느낌이라 싱숭생숭했지만… 그야 사이가 나쁜 것보다야 친한 게 낫지. 음, 그래.

         

         어차피 개인적 목표 때문에 나나 옆에 붙은 제로나 차후 시나리오 근처를 겉돌며 주요 변수로서 작용할 여지가 넘치는 건 매한가지.

         

         헬레나가 어디 가서 인맥을 자랑하거나 떠벌리는 타입도 아니니, 차라리 여기서 이렇게 통성명을 하는 편이 더 나비 효과를 적게 발생시키지 않을까…?

         

         ……에라이, 씨. 아님 말고!

         나도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는 도저히 모르겠다. 나중에 제로에게 가상 시뮬레이션이나 모의 사회 실험이라도 돌려보던가 하라고 부탁이라도 해야지 원.

         

         “그래도 헤매지 않고 빨리 와서 다행이네. 식사는 어떻게 할지 몰라서 우선 좋아하던 음료수만 채워 놨으니까, 자리에 앉아서 조금만 기다……려 주면…? 어라.”

         

         “응, 그래 그래.”

         

         덥썩, 곧이어 푹신!

         늘어진 수건 자락이 붙잡혀 당겨지고, 거기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휘청인 내 몸도 그녀의 품 안에 떨어진다.

         

         잠시만 기다려주면 어수선한 모습을 좀 정돈하고 오겠다 양해를 구하려 했는데, 남은 물기를 직접 털어주고 싶었는지 헬레나는 주저없이 나를 끌어안고선 소파에 안착해 물기를 털어내 주기 시작했다.

         

         나처럼 대충 정수리에 수건을 덮은 채로 마구 비비적거리는 게 아니라 결이 상하지 않도록 제대로 머리카락을 사이에 놓고 가볍게 수건으로 두드린다는 느낌으로다가.

         

         이것과 비슷한 과잉 돌봄 서비스를 몇 차례나 제공하려다 혼났던 제로들은 이 광경을 부럽다는 듯이 구경하다가 이내 각자 맡은 작업과 심부름을 하러 물러났고.

         

         맞다. 헬레나는 약간의 애정이 동반된 보살펴주는 행위에 만족감을 느끼곤 했었다.

         

         그게 일종의 보람으로부터 비롯된 건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뭔가… 핑크색 분위기가 감돌면 잡아 먹히기 전에 도망치는 것으로 이성과 일신의 안전을 보존하려는 내 반응이 재밌어서 더 그랬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여간 그녀가 먼저 네오 헤이븐으로 떠나 자리잡은 날짜를 고려하면 용병 생활에 적응은 했어도, 예전 안정되었던 자취 라이프에 대한 향수가 무럭무럭 자라났어도 이상할 건 없다.

         

         아마 이대로 쭉 미묘한 괴리감과 스트레스, 거슬리는 의뢰와 싹수없는 동종업계 종사자들의 합동 콤보로 절여져서. 누가 말만 걸어도 곧장 으르렁거리는 스탠스를 취하게 된다면 딱 원작 헬레나 맛이 살아나겠지만.

         

         그건 뭐… 일하러 가면 어련히 다시 겪을 가혹한 업무 환경이니 여기서는 조금이나마 마음 편히 있으라는 의미에서 나도 협조하는 게 괜찮지 않을까.

         

         또 내 대인 관계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인간들로부터 그녀의 존재를 영원히 숨길 수야 없어도, 괜한 소리가 새나가지 않도록 오늘은 마사나리도 외부를 순찰해달라는 명목으로 내보냈으니 밀린 이야기를 다 하기 좋은 기회….

         

         “그래서, 그 광고는 뭐야? 아직 취향을 잘 모르겠다더니 역시 남자 쪽으로 생각을 굳혔어?”

         “커흡, 겍. 쿨럭쿨럭…!!”

         

         아하, 그냥 시작부터 돌 직구를 던지려고 어디 못 가게 붙들어 놓으셨던 거군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그만.

         

         머리를 말려주면서도 틈틈이 두피와 목 뒤쪽을 눌러주던 손길에 마사지를 받는 것처럼 축 늘어졌던 몸이 다시 바짝 긴장했다.

         

         분명 고지식해서 답답한 면모가 강해도, 거친 일에 익숙해 털털한 매력이 부각되는 그녀가. 왜 하필 나랑 있을 땐 틈만 보면 이런 연애 얘기를 주제로 파고드는 걸까… 역시 내 과한 반응이 문제려나.

         

         맛깔 난 샌드백은 두들기는 걸 멈추기 어렵다는 그런 거?

         그렇지만 침착함을 유지하기엔 내 집인데도 절절하게 느껴지는 환경의 압박이 너무 거센데?

         

         구체적으로는 가까운 거리 탓에 맡을 수 있는 달콤한 체취라던가, 등에 맞닿는 흉부의 말랑한 촉감이라던가, 귓가에 나긋나긋하게 속삭이는 말투라던가.

         

         …뭐 이렇게 불리한 요소가 많다냐.

         

         “잘 안 보였겠지만. 그, 자세히 보면 수집한 데이터만 가지고 재구성해서 만든, 완전 조작한 영상이라는 알림 문구가 광고 끝에 새겨져 있거든? 못 믿겠으면 확인해 볼래?”

         

         “…지금 나한테 그 꼴을 한 번 더 보라고 하는 거야?”

         

         “아뇨, 죄송합니다! 제 개인의 선호와는 아무런 관계없이 나간 광고라는 걸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었습니다! 예!!”

         

         허리 근처에 둘러진 팔로부터 가해지는 물리적 압력이 거세진 걸 감지하고 즉각 말실수를 인정하자, 방긋 웃으면서도 어딘가 오싹한 기운을 감돌게 하던 헬레나의 얼굴이 다시 풀어졌다.

         

         아무래도 이 정도면 서투른 변명이나 돌려 말하기의 폐해를 충분히 체감한 게 아닐까 싶다.

         

         하, 이번 에나마 협찬 광고에 말려들어간 사정도 그렇고. 제로와 동거하게 된 연유도 그렇고.

         기왕 설명할 거리 천지니, 여태 대략적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갔던 내 개인사를 털어놓기에 지금만큼 좋은 타이밍이 또 오긴 쉽지 않을 것이다.

         

         일부 관련자의 명예와 엮인 민감한 내용이나 내 사견을 빼더라도, 가족끼리 그간 어떻게 지냈냐는 잡담을 나누는 건 이런 명절 모임 류 행사의 알파이자 오메가.

         

         기억을 공유한다는 감각으로 천천히 이야기를 진행시키면 큰 어색함이나 멋쩍은 기색 없이 무난하게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저기 언니.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은 건 알겠는데, 그럼 좀 얘기가 길어져도 괜찮아?”

         

         머리를 뒤로 슬쩍 기울여 헬레나와 시선을 맞춘다.

         뒤집어진 상에 얼굴이 맺혔으면 뭔가 어색하기라도 해야 하건만, 그녀의 미색은 빛이 바래기는커녕 쓰러진 주인공을 내려다보던 이벤트 장면을 연상시켜서 더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물론 꼭 미녀의 마성에 홀린 것만은 아니고. 장대한 서사시의 도입부는 못될지라도 이 하늘 아래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내 경우, 사실상 인생사를 털어놓는 고백과 비슷하기에 긴장한 탓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렴. 며칠은 아샤랑 같이 지내려고 출근할 일정도 없앴으니까, 얼마든지 얘기해도 돼.”

         

         “아, 그건 참 다행…. 저기, 잠깐만요. 며칠……?”

         

         굉장히 불온한 단어 선택에 뇌에 일시적으로 과부하가 왔지만 아무튼지 간에.

         

         왜 궁금하게, 기껏 서론을 꺼내 놓고 가만있냐 옆구리를 쿡쿡 찔러 재촉하는 헬레나. 거기에 때마침 모자란 부분을 보충해줄 조수도 왔기에 나는 슬금슬금 이야기를 개시할 수 있었으니.

         

         “어쨌거나 뭐. 크흠! 너도 옆에서 듣고 있다가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고.”

         

         – 알겠습니다. 녹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객관성을 보충하겠습니다. –

         

         그녀가 선호하는 사이다 맛 콜라라는 괴이 음료를 서빙해 온 제로 한 대를 근처에 둔 채로 재미없는 회상을 풀어낸다.

         

         

         연구소에서의 탈출 활극, 그녀의 고향 마을에서 하인리히 할아버지와 있던 일.

         용병 데뷔, 파라다이스와의 극적 담판, 졸지에 에나마로 복귀했다가 도망치듯 퇴직한 웃기는 사건.

         

         

         결과적으로 지금은 이제 대리인을 내세워 양지 사업체(?)와 암시장을 경유한 용병 짓거리를 겸직하며 투 잡(Two job) 비스무리한 걸 뛰고 있다는 현재 상황까지.

         

         이차원이나 ‘게임 네오 헤이븐’ 같은 상식 외의 키워드, 일부 민감한 정보는 숨겼으나 다른 부분에서는 제로와 같이 기억을 더듬어가며 최대한 진솔하고 깔끔하게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아니지, 적어도 이번이 최고의 기회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여긴다. 나로서는.

         

         어찌 보면 내가 일방적으로 너무 깊이 이해하던 캐릭터이자, 친애해 마지않는 히로인인 그녀에게 동일하게 모든 걸 내보인다는 솔직함.

         이제야 비로소 기울어졌던 저울이 얼추 수평을 이뤘다는 개운함을 만끽하며 혼잣말을 마무리하고 조용히 경청해준 헬레나의 가슴팍에 머리를 기댔다.

         

         마치… 법정에서 판사님의 판결을 기다리듯이 조마조마하게 숨죽인 채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역사와 육체, 정작 안에 들어있는 건 외형과 다른 인격, 기준선은 있어도 이득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태도.

         

         일단 마음의 경계선을 허락한 상대에게 대범한 헬레나 발렌타인이라 해도 생리적 거부감을 느끼거나, 복잡미묘한 감정을 품게 되었다 쳐도 이상할 게 전혀 없었다.

         

         상대가 누가되었든 떳떳한 자세로 마주하고자 용기를 낸 건 좋았지만… 결국 나를 평가하는 건 과거의 행실과 타인의 너그러움에 달린 셈이니까.

         

         내 손을 떠나간 문제가 어찌될지 바라보는 건 언제나 긴장되는 법.

         

         그리고 이 모든 걸 차분히 들어준 헬레나의 소감은, 놀랍게도 다음과 같았다.

         

         “아샤… 너, 그럼 지금 두 살이야…?”

         

         “잠깐 스탑, 그게 무슨…!? 내가 언니보다 연상이야! 자꾸 육체 나이로 후려치지 말라고! 애당초 정신 연령이 다르다니까!!”

         

         황당한 걸 넘어 골 때리기 그지없는 혼잣말에 나도 모르게 그녀의 기색을 확인하는 걸 망설이고 있던 걸 집어치운 채 상반신을 벌떡 일으켜 뒤로 돌았는데.

         

         “…….”

         “아.”

         

         부드러운 호선을 그린 두 눈, 살짝 앙다문 입술.

         충격 받은 말투는 날 놀리기 위한 농담이었다는 듯 은은한 미소를 띤 헬레나의 표정은 그대로였다. 얘기를 듣기 전과 똑같이 어떤 편견도 가지지 않은 것처럼.

         

         ………뭐야, 생각보다 별 것 아니었네.

         

         이 참에 내가 연상이라는 점을 한 번 확실히 재조명시키려고 했는데, 역으로 그녀의 포용력 넘치는 태도에 들이박고 침몰한 꼴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아나스타샤 발렌타인이라는 개인의 실재를 긍정 받았다는 기쁨이 더 커서 꼬치꼬치 따지고 들 마음은 생기지 않았고, 덧붙여서 내심 굉장히 안심했지만 어쨌거나…!

         

         “…밥은 먹었어? 오랜만에 같이 피자나 시켜서 나눠 먹을까? 여기 괜찮은 식당도 많은데.”

         

         “잘나가는 동생 덕을 본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어딨어? 맛있는 걸로 부탁할게~♪”

         

         딱히 할 말도 안 떠오르고, 어색한 분위기도 날려버릴 겸 순발력을 발휘해 한국인 특유의 주제로 말을 돌렸는데.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강도로 내 정신 방벽을 쿡쿡 찌르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거… 아무래도 놀려먹을 재료를 내 손으로 쥐어 주다 못해 가져다 바친 것 같은뎁쇼.

         

         아니, 흥에 겨운 목소리조차 정말 꾀꼬리(Nightingale)에 비견될 정도로 고우면서 왜 나를 놀릴 때만 저렇게 더 신나하는지 원.

         

         그래도 오늘 한시름 크게 덜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여러 고민거리를 해결하고나서 최근 가장 골치를 썩이던 걱정 중 하나가 어정쩡하게 유보했던 헬레나와의 관계였는데 이렇게 잘 풀렸으니까.

         

         자매…라는 생소한 연결고리에 대한 거리감은 한때 자취방에서 동거를 해봤어도 여전히 감을 잡기 어려웠지만 이것도 차차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콜로라도 마운틴 파이… 이름부터 파이인데 이것도 분류 상 피자야? 궁금한데 어디 한 번 이걸로 시켜봐? 언니는 임플란트 때문에 기초대사량이 좀 있으니까 한 세 판 정도.”

         

         “어머나? 나도 뛰어다닐 일이 없으니 한 판이면 충분한데. 안 본 사이에 그렇게 식사량이 늘었어? 운동 좀 열심히 했니?”

         

         “어, 그게…… 한 판은 옆집에 보내야 해서.”

         

         이제 정을 한층 돈독히 다진다고 할까, 간만에 느긋한 여가 시간을 공유한다고 할까.

         

         식사 메뉴를 정하는 과정에서 내가 옆집에 거주하는 음습한 메가코프 괴한에게 약점을 잡혔다는 둥 상당히 어처구니없는 오해가 일시적으로 불거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내 얘기는 끝났으니 헬레나의 근황은 과연 어땠나 전해 듣고.

         시시콜콜한 얘기도 나누며 용병 활동에 대한 이 선배님의 팁도 약간 전수해주고.  

         와중에 아직도 슈나이더 씨는 헬레나의 성을 모르고, 헬레나는 슈나이더 씨가 고향 마을에서 도시로 이사 온 거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에 새롭게 경악하고.

         

         이 피할 수 없던 숙명의 가정 방문에 있어서 더럽게 힘든 파트는 다 넘겼다 철썩 같이 믿은 난 틀림없이 방심하고 있었다.

         

         그러니 배달을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워 제로가 손수 픽업해 온 피자 조각을 각자 하나씩 집어 든 상태에서.

         심리적인 부분에서 명백히 존재하던 벽을 허물고 한걸음 더 가까워진 게 기뻤는지, 싱글벙글한 헬레나가 건넨 말에. 적절한 어휘를 구사해가며 사양하지 못한 건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이다.

         

         “아샤, 용병 일을 그만둘 마음이 없으면… 우리 팀 업 해서 같이 활동할까?”

         “에.”

         

         …네오 헤이븐 탑 티어 솔로 용병으로부터 이런 제안을 받는 건 전혀 예상 못했는데?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사장님이 친절하고 리액션이 맛있어요.

    그렇지만 또 예전처럼 같이 일하자고 할 건 못 내다봤더냐!

    항상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겨주신 추천, 댓글 모두 너무 큰 힘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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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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