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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3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

   그리고 베어도, 베어도 굴러 내려오는 거대 쇠구슬.

     

   이 두 가지가 혼합된 결계 미로는 혼돈 그 자체였다.

     

   미로 속, 흑염이 흩뿌려졌다.

     

   챙강!

     

   가속한 구슬에 거의 다 따라잡혔던 크라슈가 또 한 번 구슬을 박살 냈기 때문이었다.

     

   벌써 구슬을 박살 낸 것도 여덟 번째.

   크라슈는 어느새 바이오렌은 아슬란에게 맡겨 두었다.

     

   비행 마법과 무게를 줄이는 마법을 통해 둘은 쇠구슬에 최대한 따라 잡히지 않고, 내려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라슈의 이맛가에 땀방울이 살짝 맺혔다.

     

   쇠구슬을 베는 것은 별문제 없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아직도 결계를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생각 이상으로 심리적 압박감이 드는데.’

     

   크라슈는 생각을 돌릴 겸 가볍게 숨을 몰아쉬었다.

     

   쿵쿵쿵쿵쿵쿵!

     

   그 순간 위에서 또다시 쇠구슬이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

     

   “바이오렌, 결계 파훼는?”

     

   크라슈는 곧 다가올 구슬을 떠올리며 바이오렌을 불렀다.

   그러나 아슬란의 비행 마법에 따라 공중에 떠 있는 바이오렌의 얼굴은 편치 못했다.

     

   “……하고 있어. 하지만 계단을 이런 식으로 계속 내려가니까. 자꾸 도중에 끊겨 버려.”

     

   쇠구슬은 멈출 생각 없이 계속 가속하기만 한다.

   본래라면 일정 속도에 도달할 시 더 이상 가속이 늘어나지 못할 테지만 아무래도 쇠구슬에도 특별한 힘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 보니 크라슈를 포함해 아슬란과 바이오렌도 쉴 새 없이 계단을 내려가기만 해야 했다.

     

   쿵쿵쿵쿵!

     

   “크라슈, 온다.”

   “쯧.”

     

   혀를 찬 크라슈는 다시금 바이오렌과 아슬란을 데리고 아래로 가기 시작했다.

   아직은 쇠구슬에서 도망칠 수 있는 속도였기 때문이었다.

     

   “바이오렌,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있겠어?”

     

   마음 같아서는 결계째로 부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서는 결계가 어그러져 목표 지점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기에 크라슈가 지금 의지할 건 바이오렌의 결계술밖에 없었다.

     

   크라슈의 질문을 들은 바이오렌을 한차례 숨을 내쉬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없지는 않아. 단, 계단을 하나씩 확인해야 해.”

   “계단을 하나씩?”

   “결계가 걸린 건 지금 우리가 밟고 있는 계단이야. 어느 특정한 계단을 시점으로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되도록 가둬 놓은 거지. 그러니까 결계가 걸린 계단만 발견하면 파훼할 수 있어.”

     

   크라슈는 왜 지금까지 바이오렌이 결계를 파훼하지 못하는지 깨달았다.

     

   아무리 천재인 바이오렌이라도 이만한 속도로 계속해서 달리고 있으니.

   반복되는 계단의 지점을 찾을 수 있을 턱이 있나.

     

   “그렇다면 계단의 끝나는 지점을 찾으면 되는 거지?”

     

   그 순간 아슬란이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해왔다.

     

   “방법이 있는 거냐?”

   “계단은 2,534개야. 중간에 계단을 밟으면서 마법으로 꾸준히 체크 해뒀어. 마법을 써둔 지점을 밟으면 위치를 알 수 있으니까.”

     

   그런 건 대체 언제 한 거람.

     

   “혹시 도움 될까 싶어서. 단, 나도 갯수는 알지만, 시작점과 끝점을 모르는 게 문제야. 그러니.”

     

   아슬란은 위에서 내려오는 쇠구슬을 바라보았다.

     

   “쇠구슬이 시작되는 지점이 바로 계단의 시작점일 확률이 높아. 계단을 반복한 어느 시점부터 발동되는 트랩과 같은 구조니까. 처음은 무조건 머리 위에서 떨어트리기 위해서라도 가장 가속도가 붙기 좋은 맨 위겠지.”

     

   쇠구슬은 항상 크라슈 내의 머리 위에서 내려온 게 아니다.

   때로는 아래에서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었다.

     

   물론 얼마 안 가 다시 머리 위에서 소리가 들려오긴 했으나.

   어쨌든 쇠구슬에도 시작점이 있다는 건 사실이었다.

     

   아슬란이 바이오렌을 돌아보았다.

   그녀에게 이 의견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쇠구슬의 시작점에 도달한다면 확인할 수 있어.”

     

   쇠구슬의 위치가 시작점인지 아닌지.

   그걸 확인한다면 쇠구슬을 기점으로 2,534개의 계단을 내려갔을시 끝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해볼 가치는 충분하네.”

     

   크라슈가 즉시 달리던 계단을 멈춤과 동시에 우뢰성을 틀어쥐었다.

     

   “아슬란, 쇠구슬의 시작 위치 파악을 위해 마법을 써줘.”

   “알았어.”

     

   아슬란은 크라슈를 따라 발을 멈춤과 동시에 즉시 마나를 끌어 올렸다.

   그러고는 마나를 마법으로 구성 형태를 바꾸더니 이내 벽에다가 손을 휘둘렀다.

     

   쿵!

     

   벽에 박혀 들어간 아슬란의 마법과 함께 나타난 것은 빛줄기였다.

   빛줄기는 그대로 벽을 타고 내려와 계단에 닿더니 이내 계단의 외벽을 두르며 빠른 속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크라슈는 아슬란의 마법이 발동되는 것을 확인한 즉시 흑염을 불어 넣었다.

     

   쿵쿵쿵쿵쿵!

     

   그 순간 더더욱 가속한 쇠구슬이 코앞까지 왔다.

     

   처음과 같이.

   크라슈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흑염이 담긴 우뢰성을 내질렀다.

     

   쨍강!

     

   서슴없이 우뢰성에 잘려 나간 쇠구슬이 반으로 갈라지며 계단으로 굴러떨어졌다.

     

   그것을 확인한 크라슈가 즉시 아슬란을 돌아보았다.

   홀로 침묵하고 있던 아슬란이 얼마 후 고개를 번쩍 들었다.

     

   쿵!

     

   쇠구슬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다시 구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크라슈!”

   “그쪽으로 달린다.”

     

   크라슈는 곧바로 아슬란과 바이오렌을 데리고 계단을 달리기 시작했다.

     

   이미 지겹도록 달려본 계단이다.

     

   파훼법이 보이기 시작한 만큼 더더욱 빠른 속도로 뛴 순간 아슬란이 계단의 어느 지점에 우뚝 섰다.

   거기에서 아슬란이 발동한 빛줄기가 딱 멈춰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이오렌이 즉시 바닥에 내려와 계단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고개를 이쪽을 향해 치켜들었다.

     

   “맞아. 여기가 시작점이야!”

     

   크라슈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찾았다.

     

   쿵쿵쿵쿵쿵!

     

   그사이, 쇠구슬은 또다시 가속이 붙으며 크라슈네를 바짝 쫓아왔다.

   여기가 시작점이라면 바로 위가 끝 지점이나 쇠구슬이 당장 덮칠 상황이었다.

     

   “한 번 더 내려간 뒤에 결계를 파훼한다!”

   “세면서 달릴게.”

     

   아슬란은 또다시 빛줄기 마법을 조종했다.

   그러자 빛줄기 마법이 먼저 계단을 타고 계속해서 나아가기 시작했다.

     

   아슬란은 바이오렌에게 다시금 비행 마법을 검과 동시에 또다시 계단을 내려갔다.

     

   쿵쿵쿵쿵!

     

   그러는 순간 크라슈는 쇠구슬이 아까보다 더 빠르게 쫓아옴을 눈치챘다.

     

   ‘열 번째 쇠구슬부터 추가 조건이 붙었나.’

     

   아무래도 일정 갯수의 쇠구슬이 붕괴한다면 다음에 나오는 쇠구슬은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 같았다.

     

   이래서는 계단을 다 내려가기도 전에 따라 잡힐 판이었다.

     

   그리고 크라슈의 예상대로 얼마 안 가 쇠구슬이 보였다.

     

   “아슬란, 계속 가라!”

     

   크라슈는 먼저 아래에서 내려가고 있는 두 사람에게 외친 뒤 검을 틀어쥐었다.

   그러고는 즉시 쇠구슬을 향해 또 한 번 우뢰성을 내질렀다.

     

   쩌엉!

     

   그 순간 크라슈는 손에 되돌아오는 울림에 눈을 팍 찌푸렸다.

     

   ‘속도만 빨라진 게 아니었나!’

     

   쇠구슬은 아까보다도 무게와 강도가 훨씬 높아져 있었다.

     

   서걱!

     

   결국 힘을 더 불어넣어 쇠구슬을 갈라버린 크라슈가 숨을 내쉬었다.

     

   쿵쿵쿵!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쇠구슬은 이번에는 방금보다도 계단을 더 빠르게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쪽이 파훼법을 알아낸 것을 방해하기라도 하겠다는 듯.

   터무니없는 속도로 내려오는 쇠구슬은 이제 계단을 타지 않고, 계단의 외벽을 타고 굴러왔다.

     

   “옘병.”

     

   또다시 욕지거리를 내뱉은 크라슈가 쇠구슬이 도달하기 전에 엑셀을 발동시킴과 동시에 아래를 향해 뛰었다.

     

   그러자 얼마 안 가 아슬란과 바이오렌의 뒷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엑셀을 사용한 만큼 먼저 내려간 두 사람을 따라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2534!”

     

   그 순간 아슬란이 숫자를 외침과 동시에 멈춰 섰다.

   바이오렌은 아슬란이 내려줌과 함께 곧바로 계단에 양손을 올렸다.

     

   “파훼까지 얼마나 걸리겠냐.”

   “3분, 아니, 2분이면 돼!”

     

   바이오렌은 말하는 시간도 아깝다는 듯 바로 집중 상태에 들어갔다.

     

   그것을 본 크라슈는 우뢰성을 틀어쥐었다.

   또 한 번 쇠구슬을 갈라 버릴 작정이었다.

     

   쇄애애애애애액!

     

   쇠구슬이 계단 외벽을 타고 엄청난 속도로 내려오는 것이 들려왔다.

     

   크라슈가 틀어쥔 우뢰성을 내지를 준비를 마친 순간.

   그의 머릿속에 생각이 번뜩였다.

     

   쇠구슬이 나타나는 지점은 시작 지점이다.

     

   만약 아까처럼 쇠구슬을 갈라버려 새로운 쇠구슬이 나타나게 한다면.

   분명 아슬란과 바이오렌의 머리 위에서 쇠구슬이 떨어져 내릴 것이다.

     

   시작 지점과 끝 지점은 사실상 딱 붙어 있으니 말이다.

     

   떨어지는 쇠구슬에 아슬란과 바이오렌은 그대로 곤죽이 될 테지.

     

   ‘그렇다면 이번에는 가르면 안 된다.’

     

   쇠구슬을 갈라 내면 안 됨을 깨달은 크라슈는 우뢰성을 즉시 넣고, 몸에 엑셀을 부여했다.

     

   “바이오렌 계속해라! 난 위로 간다! 아슬란, 넌 바이오렌을 지켜!”

     

   바이오렌은 집중 상태다.

     

   이곳은 결계 속.

   바이오렌에게 무슨 위험이 닥칠지 모른다.

     

   그러니 크라슈는 아슬란을 붙여둠과 동시에 위를 향해 빠른 속도로 뛰어올랐다.

     

   쇄애애애액!

     

   그리고 얼마 안 가 공간을 가득 채운 쇠구슬이 건물 외벽을 타고 오는 것이 보였다.

   크라슈는 쇠구슬과 마주한 즉시 육체를 빠르게 달구었다.

     

   멸화침식에 의해 달구어진 육체를 따라 크라슈의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동시에 크라슈는 육체를 단련시키는 재룡락의 비기의 이치를 더하며 육체의 힘을 더더욱 끌어 올렸다.

     

   이윽고, 쇠구슬이 코앞까지 도달한 그 순간.

     

   크라슈는 망설임 없이 양손과 몸을 쇠구슬을 향해 부딪쳤다.

     

   콰앙! 카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크라슈가 쇠구슬에 부딪히며 흑염이 피어올랐다.

   동시에 크라슈가 입고 있던 라헬른 아카데미 교복이 쇠구슬의 고속 회전에 찢겨나가며 그의 몸을 두드렸다.

     

   크라슈는 이를 까득 부딪친 채 악착같이 쇠구슬의 속도와 무게를 견뎌냈다.

   그러면서 더더욱 멸화침식을 끌어 올리며 육체의 힘을 끌어 올렸다.

     

   쇠구슬의 회전 속도에 의해 피부가 일부 찢겨나가며 핏물이 튀었다.

   만약 용왕족의 육체가 아니었다면 피부가 찢김은 물론 근육과 뼈가 드러날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크라슈의 두 다리가 계단에 틀어박히듯 박혔다.

   완전한 구의 형태로 구르고 있는 쇠구슬이다 보니 더더욱 막는 게 버거웠다.

     

   이를 까드득 부딪친 크라슈가 손가락에 흑염을 불어 넣었다.

     

   “썩을, 멈춰라!”

     

   그러고는 그대로 회전하는 쇠구슬에 손가락을 박아 넣으며 팔근육에 모든 힘을 부여했다.

     

   꽈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득!

     

   팔에 오는 강렬한 충격과 부담감을 이겨내며 크라슈가 입술을 터지라 문 순간.

     

   치이이이이익-

     

   쇠구슬이 연기 소리를 내며 간신히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순간적으로 상당한 힘을 쏟아부은 크라슈가 입에서 숨을 반복적으로 내쉬었다.

     

   “죽을 맛이네.”

     

   침식종이나 세계 침식자도 아니고, 설마하니 쇠구슬을 상대로 이 고생을 하게 될 줄이야.

     

   만약, 결계사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한 소리 하겠다며 크라슈가 다짐한 순간이었다.

     

   [ 크라슈, 아직 안 끝났다. ]

     

   그 순간 크라슈의 귀에 크림슨가든의 목소리가 스쳐 지나갔다.

   크라슈가 서둘러 앞을 돌아본 순간 쇠구슬이 서서히 빛나기 시작했다.

     

   새어 나오기 시작한 빛은 누가 봐도 불안하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크라슈가 베어버렸기에 발동되지 않은 또 다른 트랩.

     

   “이거.”

   [ 폭발이다. ]

     

   그것도 계단 전체를 휘감아 버릴 위력의 폭발.

     

   오싹한 얼굴이 된 크라슈는 우뢰성을 뽑아 들었다.

   그러고는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쇠구슬을 향해 검을 내려그었다.

     

   서걱!

     

   쇠구슬이 잘려 나간 그 순간 빛은 사그라들었다.

     

   콰직!

     

   그리고 곧 크라슈는 계단을 으스러지라 밟음과 동시에 자기 육체에 지금껏 최대치로 엑셀을 담았다.

     

   콰아아앙!

     

   한발 늦게 뒤따른 광풍과 함께 크라슈가 유성처럼 아래를 향해 쏘아졌다.

   올라온 길을 순식간에 크라슈가 되돌아온 그 순간 아슬란과 바이오렌의 머리 위에 생성되는 쇠구슬이 보였다.

     

   그대로 달려 나간 크라슈가 생성되는 쇠구슬이 바닥에 닿기 직전 자기 팔을 뻗었다.

     

   콰드득!

     

   떨어진 무게 탓인지 팔이 순간 꺾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크라슈는 용왕족의 육체를 믿고 버텼다.

     

   “크라슈!”

     

   아슬란이 소리침과 동시에 즉시 쇠구슬에 마법을 발동시켰다.

   경량화 마법과 함께 불어닥친 바람이 크라슈가 받아낸 쇠구슬을 아래로 튕겨내 버렸다.

     

   덕분에 쇠구슬을 놓은 크라슈가 휘청거리는 몸과 함께 다시 위로 달릴 준비를 했다.

   다음에 오는 쇠구슬을 또다시 막아내기 위함이었다.

     

   “다 됐어!”

     

   그때 마침 바이오렌의 외침이 들려왔다.

   집중 상태에 빠지느라 자신이 무슨 상황에 놓였는지도 몰랐던 그녀는 즉시 결계술을 발동시켰다.

     

   그 순간 바이오렌의 손아래 있던 계단이 황금색으로 물들었다.

     

   “아래로 뛰어!”

     

   그녀의 외침을 듣자마자 크라슈는 바이오렌을 다시금 짐짝처럼 들었다.

   그러고는 아슬란과 함께 아래를 향해 나아간 순간 그들의 눈에 계단이 끝난 지점과 함께 문 하나가 보였다.

     

   크라슈는 그대로 문을 향해 다리를 내질렀다.

     

   콰앙!

     

   문과 함께 부숴 버린 크라슈가 바이오렌을 들고 안으로 거의 굴러떨어지다시피 들어왔다.

     

   뒤늦게 안으로 들어온 아슬란이 서둘러 문을 닫아낸 순간.

     

   쿠웅!

     

   얼마 안 가 문 앞에서 멈춘 쇠구슬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야야.”

     

   크라슈에게 잡혀 안으로 굴러 들어온 바이오렌이 자기 팔을 감싸며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을 감싸 안고 있는 크라슈를 보더니 이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야, 너, 너!”

     

   크라슈의 몸은 여기저기가 핏물투성이였다.

   그러나 크라슈는 바이오렌의 반응을 보더니 이내 그녀를 내려주며 일어났다.

     

   “좀 까진 거다.”

     

   팔이 좀 삐걱거리긴 하지만 상처 자체는 별거 아니었다.

     

   치이이익-

     

   게다가 용왕족의 육체답게 터무니없는 재생력을 갖추고 있었다.

   조금 숨을 돌리자마자 그의 피부가 회복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본 바이오렌이 황당한 얼굴을 했다.

     

   “괴물이냐.”

   “거의 그쯤에 들어섰지.”

     

   크라슈는 부정하지 않으면서 고개를 들었다.

     

   왜냐하면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밤의 달빛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들어올린 고개와 함께 비친 것은 거대한 갈대 나무였다.

     

   어디서 불어온 줄 모를 바람을 따라 천천히 흩날리는 갈대 나무는 천장에 붙은 월석을 따라 그 빛을 산산이 조각내어 흩날리고 있었다.

     

   “……여기야.”

     

   그리고 곧 바이오렌이 이곳을 보고 멍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바이오렌의 힘이 봉인된 장소.

   그곳에 드디어 도달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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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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