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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4

        

         ‘한 명은 전위이고, 한 명은 후위이니 우리 같이 활동하자!’

         

         받았던 안건에 대해 심사숙고한 내 대답을 공개하기 전에.

         잠깐 시간을 내서 내가 더듬었던 사고의 전개 과정을 좀 공유해보려 한다.

         

         그러니 나 또한 이 세계의 일원이 된 마당에, 자칫 함부로 그녀를 평가하는 투가 될라 미뤄두었던….

         여태 너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던 그녀에 관한 얘기를 짧게 해보도록 하자.

         

         헬레나, 업계인들이 뒤에서 소곤소곤 부르는 통칭은 늑대.

         다수의 해결사나 전문가가 고용되는 대규모 작전에 가끔 참여하기는 해도, 그런 식으로 만난 인간들에게 뒤를 맡기기보단 어디까지나 단독 행동을 고집하는 소규모 교전 스페셜리스트.

         

         굳이 수상쩍은 의심자가 아니더라도 깊이 다가오려는 사람이 있으면 밀어내고, 치근덕거리는 놈이 있으면 두들겨 패서 쫓아내 버리는 인간 불신 말기 용병.

         

         심지어 보통 자기 소개를 할 때 자연스럽게 딸려 나오는 성씨가 발렌타인이라는 것마저 좀 나중에 가서야 제대로 나오며, 그럭저럭 친하게 지내는 일부만 알고 있었다는 묘사 또한 살포시 얹어진다.

         

         뭐, 잔뜩 독기가 서린 거야 하루하루 총알이 스치는 걸 감수하며 목숨 걸고 일하는 일이 잦은 직장 특성상. 그리고 별의별 종류의 사람들이 흘러드는 폭넓은 업계 포용성을 따져보면 딱히 특별한 건 아니다.

         

         그러나 소년 만화와는 거리가 먼 삭막한 잿빛 세계관 속에서.

         

         모두가 혈안이 된 크레딧 벌이에 집중하기보다도 매사에 스스로 정한 선을 지키는데 더 집착하고, 구린내가 나는 일을 발견하면 본인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찾으려 하는 사람이라면 존재 자체로도 빛이 나는 법.

         

         ……물론 억 소리나는 미인에 로맨스 가능한 히로인이라는 게 막대한 가산점을 부여하긴 했겠지만, 사실 완전히 공정한 평가라는 건 없으니 그 부분은 살짝 제쳐 두고.

         

         한때 내가 미친듯이 파고들었던 네오 헤이븐의 온갖 설정들.

         

         머리속에 든 게임의 내용과 여지껏 알게 된 사실들, 감추어졌던 정보와 내가 관여한 변화들을 버무려 연결 고리를 만들어내면 원래 그녀가 더듬었을 삶의 궤적이 그린 윤곽이 어느 정도 보인다. 미약하지만 정말 옅게나마.

         

         아마 황무지 개척촌에서 내가 부린 오지랖이 아니었더라면, 슈나이더 씨네 가족들에게 일어날 뻔했던 참극처럼 하인리히 할아버지에게도… 불의의 사고가 일어났을 거라 생각된다.

         

         그 때문에 원작에서는 헬레나의 가족과 관련된 묘사가 아예 없었던 게 아닐까… 하는 가설이 현재 가장 유력한 추측.

         

         거기에 이제 유일한 가족의 부고로 상심한 그녀를 본 이상 성욕 미친년, 친구였던 앤이 위로는 못할 망정 좋다고 달려들어 마무리 일격을 찌른 탓에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식으로 마음의 문을 닫아걸었던 게 아닐까.

         

         냉미녀 캐릭터를 위한 단순한 배경설정이라 하면 끔찍하고.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 겪게 될 시련이라 해도 지나치게 가혹하다.

         

         하지만 주변에 달리 아는 얼굴 하나 남지 않은 안타까운 세계선을 헬레나가 알 리도 만무하기에, 굳이 솔로 생활을 고집하지 않고 친한 가족에게 같이 활동하자는 말을 꺼낸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옆자리를 허락해줄만큼 믿는다는 뜻이니 나로서는 영광이다.

         음, 엄청 두근두근하고 영광이기는 한데…… 처음부터 고정 파티원으로 내가 들어가는 건 시나리오 오차 범위가 너무 넓어지는 거 아니냐? 어??

         

         주인공이 꾸리는 팀에 약간 마지못해 들어가주는 객원 용병으로 들락날락해야 할 사람이 나랑 듀오를 덜컥 꾸려버리면 나중엔 어쩌려고요….

         

         막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을 더 영입하지도 않을 거 아니오 이 언니야. 하.

         

         엉…? 그렇다면 원래 주인공은 어떻게 헬레나 영입에 성공했느냐고?

         그야… 주인공이니까? 안 그러면 이야기가 성립이 안 되니까? 솔직히 그 부분은 나도 억지로 끼워 맞출 조각이 부족하다.

         

         사실 시니컬하고 날카로운 미인이 플레이어에게만 약간의 특별 대우를 해주는 것에 불만을 품고선 심각하게 따지고 드는 경우가 얼마나 있겠나? 그때는 게임이니 다 그러려니~ 하고 적당히 넘어갔지.

         

         아, 그래도 전처럼 동거하자는 말이 먼저 안 나온 건 천만다행으로 여겨야 할지도 모른다.

         만일 그 분위기에 치고 들어왔으면 난 곧 죽어도 그녀의 면전에 대고 거절이나 사양을 못 했을 테니까.

         

         …어쩌면 이번에는 내가 먼저 초대해 주길 내심 바라고 있던 거일 수도 있겠는데.

         

         진짜 미안, 또 그랬다가는 내 이성이 못 버텨.

         

         예전에야 이런 몸이 된 거에 괴리감을 느껴서 남자였던 나와 지금의 나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느낌으로 버텼는데 지금은… 좀 곤란합니다. 예.

         

         “슈나이더 오너가 할아버지의 지인이라는 것도 그렇고. 자택에서 신세 질 정도로 친한 사이일 줄은 몰랐네. 그럼 여기 가게에도 와본 적 있나?”

         

         “어… 종업원으로 일할 생각이 있냐는 말은 들었어도, 가게 자체는 처음일 걸?”

         

         – 저야 맥퀸 사모님의 부탁에 따라 몇 번 심부름을 오간 전적이 있습니다만. 아샤님은 미스터 슈나이더의 따님과 시간을 보내시느라 못 오셨습니다. –

         

         딸그랑—

         

         얼핏 얼음 부딪히는 소리처럼 들리는 청아한 소리.

         외부 출입 버튼을 누르면 밀리는 자동문임에도 굳이 작은 종을 달아 놓은 슬라이드 도어를 지나쳐가는 헬레나를 따라 나도 실내로 들어섰다.

         

         어허, 절대 거짓말은 아닙니다? 그런 떳떳하지 못한 건 그만두기로 다짐했다고.

         모니터 너머론 밥 먹듯이 드나들었던 페일 로드 술집이지만 직접 두 다리로 걸어서 와본 건 최초. 알싸하면서도 어딘가 그윽한 향기가 인상적인데.

         

         하여간 그래서 일단은 한 건만, 시험 삼아 적당한 의뢰 딱 한 건만 같이 수행해보기로 협의한 채로. 피자를 대충 해치우자마자 적당한 의뢰를 찾는다는 연락까지 따로 해가며 슈나이더 씨의 바에 찾아왔다.

         

         해보지도 않고 거절하는 건 응당 예의도 아닐뿐더러 기본적으로 말이 안 된다.

         사양할 명분도 딱히 없고,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마이너스인 점도 전혀 없다.

         

         마침 역할 분담도 완벽하고 신뢰하는 사람끼리 같이 뭉쳐서 다니자는데 이건 다짜고짜 싫어하는 게 진짜 이상한 나쁜 년이다.

         

         그러니까… 적어도 한 번은 정말 성실한 프로답게 의뢰를 완수하고…! ‘나는 역시 제로만 데리고 홀가분하게 지내는 편이 더 좋은 것 같아~’ 같은 식으로 말을 꺼내면, 헬레나는 약간 실망할지언정 내 결정을 존중해서 양해는 해주겠지.

         

         그 나중에는 귀찮게 쫓아오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졸졸 따라다닐 테니까, 이번만 어떻게 잘 좀 봐주세요. …제발.

         

         “아무튼 그래서, 내가 그 새끼 멱살을 쥐고 딱 잘라 말했지. 한 번만 더 내 돈 떼먹고 도망가면 임플란트라도 끄집어내겠……. 야, 저기 좀 봐라.”

         “왜 썰을 풀다 말고 갑자기 재미없게스리… 엥?”

         

         벌어진 입과 그와 유사하게 어벙한 얼굴이 웃기다.

         

         평범하게 술 마시러 온 손님도 간간이 섞여 있겠지만 대부분은 시간 죽이고 있는 용병, 혹은 고용할 사람을 찾고 있는 의뢰인이나 그 대리자.

         

         앞서가는 헬레나가 이미 그들 사이에서 소문난 유명인사인 모양인지, 찌든 알코올 냄새를 풀풀 풍기며 떠들던 인간들도 이쪽. 나와 헬레나에 번갈아가며 시선이 닿자 술기운이 날아갈 정도로 퍼뜩 놀란 표정을 한다.

         

         “쓰읍, 웬일로 동행도 있고. 기분이 썩 괜찮은 모양인데 오늘이야말로 인사라도 붙여볼까…?”

         “뭐, 시도해보는 건 나쁘지 않을지도……가 씨부랄 절대 아니고! 빨던 술이나 마저 들이키자고!”

         

         – 다수의 무장 세력 포착, 경계 모드로 이행합니다. –

         

         엉덩이를 제자리에 풀썩.

         

         그리곤 평소보다 훨씬 밝아 보이는 헬레나의 낯빛에 자기들끼리 뭐라 쑥덕거리고 기세 좋게 일어나려다…… 우리를 뒤따라 가게로 들어온 씨발 존나 큰 총(Big fucking gun)으로 중무장한 제로들을 보고선 바로 다시 얌전히 착석했으니.

         

         와우. 사냥감을 찾는 하이에나라든가, 거리의 음험한 해결사라 불리시는 용병치고는 다들 어쩜 이리 예의가 넘치시나 몰라.

         

         음, 숨겨질 만한 물건도 아니지만 숨겨서 뭐하리오. 참고로 저번의 전력 분배 미스를 교훈삼아 외출할 때 거느리는 제로의 숫자를 셋으로 늘린 상태이다.

         

         모든 시답잖은 문제에 대한 아아아아주 손쉬운 해결이 가능하도록 당연히 원거리 무장도 증강했고, 한 기를 가게 입구 근처에 세워놓고도 여전히 좌우를 커버해줄 두 기가 남았으니 숫자 3은 참 아름다운 숫자가 아닐까?

         

         이게 참, 시스템 상으로 병력 제한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겠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제로를 동시에 다 든든하게 끌고 다니고 싶긴 한데, 로봇 부대와 함께 거리를 활보하는 건 레드 등급 언저리 시민증을 가진 기업 고위 인사에게나 어울리는 작태이지 나는 거리가 멀다 본다.

         

         안 그래도 가는 곳마다 유별난 여자애라며 받는 시선과 관심이 부담되는데, 그런 식으로 요란하게 이목을 더 끄는 건 조금….

         

         재력 과시나 무력 시위를 통한 적당한 위압은 몰라도 격차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 인해 발생한 반감은 더 매섭지 않겠나?

         

         전 불필요한 마찰은 줄이고 되도록 둥글게, 절대 다수의 사람들과 가급적 원만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예.

         

         “오늘은 일 같은 거 더 안 받겠다던 아가씨가 곧장 반가운 손님을 데려오셨군. 아나스타샤 양, 굉장히 오랜만이야. 거기에… 왠지 드로이드가 늘어났구만?”

         

         “……댁으로 한 대 파견해 드릴까요? 요즘 집안에 먼지 한 톨 안 남아나던데.”

         

         “프하핫…!! 고맙지만 그건 사양하지. 인공지능치곤 너무 사람 같은 녀석이라 집에 놔두면 내가 자다가도 놀라서 깰 것 같거든.”

         

         저런 것도 보통 정장 스타일에 포함되던가?

         

         호쾌한 웃음과는 별개로 흰색 와이셔츠에 모던한 조끼 차림새의 바텐더 복장, ‘중개인 슈나이더’의 기본 스킨이라는.

         내게 어떤 의미에선 사복보다 더 익숙한 제복을 입으신 채로, 손수 잔을 닦고 계신 슈나이더 씨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며 헬레나와 함께 카운터 석에 앉았다.

         

         그리고 당사자는 존나 비싼 휴머노이드 형 로봇이란 게 열매를 맺는 식물도 아닐진대, 안 본 사이에 자연 증식한 것처럼 불어난 제로를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구경하고 계시다가….

         

         뭐, 좋은 게 좋은 거라는 훌륭한 결론에 도달하였는지 금세 우리에게 시선을 돌리셨고.

         

         “그래, 분명… 해커 포함이 필수 조건이라 못 받던 의뢰 중에서 괜찮은 걸 찾아달라 했지? 기다리는 동안 내가 사는 웰컴 드링크라도 한 잔씩 들고 있게. 어디 자네에게는, 윤활유라도 한 병 내줄까?”

         

         “보수는 적어도 되니까, 한두 시간 내로 후딱 끝나는 잔심부름으로 어떻게 안 될까요….”

         “아니지,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동생한테 간만에 멋진 모습이라도 좀 보여줄 수 있는 걸로 부탁해요, 슈나이더 오너.”

         

         – 장갑 손질용 기름이라면, 적셔도 괜찮은 천이나 헝겊 또한 같이 제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바이크와 비슷한 속력으로 도로를 달리니 아무래도 먼지가 심해서. –

         

         “…마지막 건 어디까지나 농담이었는데. 요구사항도 개성만큼이나 강한 손님들이시구만.”

         

         와르르 쏟아지는 주문에 기가 막혀 한 그가 카운터 하단 냉장고로부터 순식간에 약속한 음료수를 꺼내, 미끄러트리듯 건네주고는 의뢰인과 전화를 좀 해봐야 상황을 알겠다며 가게 안쪽으로 물러났다.

         

         헬레나의 앞에는 탄산이 톡톡 튀는 하이볼 같은 녀석이.

         제로에게는 스프레이 캔 형태의 유명한 금속 세척용제와 페이퍼타월 롤 하나를 통째로.

         

         …어째 내 앞에 놓인 것만 따로 말한 적도 없는데 논 알코올 칵테일인지를 엄청 추궁하고 싶었지만 이미 도망가셨네. 허허.

         

         그래도 그렇게 나쁜 기분은 들지 않았다.

         

         왜 굳이 짧게 끝나는 의뢰를 강조했냐며 옆에서 삐진 것처럼 볼을 쿡쿡 찔러오는 헬레나의 손길 때문만은 꼭 아니고.

         

         그냥 과거 네오 헤이븐을 플레이하면서 수도 없이 들렸던 장소에.

         그것도 자연스럽게, 그녀와 나란히 앉아서 기다리는 입장이 되었다는 건… 조금 뿌듯한데?

         

         이게 뭐라고 두근두근하지. 어머나, 신기해라.

         

         “…언니, 나 슬슬 뺨 아파.”

         

         “집밖에 나온 순간부터 얼굴에 ‘우리 언제 돌아가요~’ 하는 메모를 써 붙여 놓은 동생은 혼나야 해. 운동도 나름 열심히 했다더니 외출하는 건 왜 이렇게 싫어하는 거야?”

         

         “게이트로 출퇴근하던 그때가 진짜 특수한 거고, 난 원래 자택 근무가 기본으로 깔린 직종인데….”

         

         그렇게 몇 분이나 소곤소곤 떠들고 있었을까.

         

         내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꽤 필사적인 변명 뽑기를 통한 디펜스 게임이 한창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 눈에는 대체 어떤 식으로 보였는지 모르겠다.

         

         까칠하기로 이름 높은 근접전 전문가와 꽤 견고하게 입지를 다지는데 성공한 사이버 엔지니어의 작전 회의?

         그게 아니면… 친한 여자 둘이서 술 한 잔씩 나눠 마시며 심심하게 잡담을 나누는 평화로운 풍경?

         

         적어도 전자는 아니었으리라 믿는다.

         정말 그리 보였는데도 가볍게 헌팅을 하러 왔다면, 그건 진짜 신경줄이 밧줄보다 굵은 걸로도 모자라 간이 배밖으로 나온 것이었을 테니까.

         

         그래, 뜬금없이 끼어든 바로 이 남자처럼 말이다.

         

         “여어~ 헬레나…! 남자는커녕 여자랑도 합석 안 할 것처럼 굴더니 이게 어쩐 일이야?”

         

         “…아이씨.”

         “엥?”

         

         직전까지 날 보며 희미하게 웃고 있던 게 거짓말처럼, 그녀의 눈썹이 단번에 확 치켜 올라갔다. 테이블에 늘어져 있던 손은 어느새 칼자루라도 쥘 것처럼 빡 힘이 들어갔고.

         

         그 헬레나를 이렇게나 질색팔색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건 꽤 놀랍다. 네, 놀라운데 말이죠… 어….

         

         ….

         …….

         

         아니, 그런데. 진짜 누구시길래 그런 씨알도 안 먹힐 대사를 오프닝 멘트로 치면서 끼어드세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진상 손님 아닙니다. 정말 친한 사이에요.

    작업 도중에 인터넷 장애가 한 번 더 터졌는데, 이번엔 진짜 헛웃음만 나오더라고요. 허허.

    아무튼 오늘도 읽어주러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겨주시는 추천, 댓글 모두 부족한 저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며칠 뒤에 몇 없는 제 대인 관계의 원활한 유지 보수를 위해 하루 종일 외출하느라 휴재를 할 수도 있는데… 가급적 세이브 연재분이 나오도록 그 전까지 쥐어 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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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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