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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5

   멸천화룡(滅天火龍)

     

   자신이 가꾼 최대의 비기를 발동시킨 크라슈는 완전히 용왕족으로 탈바꿈된 모습이었다.

     

   인간이 용왕족으로 바뀐 기막힌 상황.

   그러한 상황을 어둠 속성 장귀종 흑조는 넋 놓고 보고 있었다.

     

   “……용왕족.”

     

   그녀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 눈은 마치, 홀려 버린 듯이 풀려 있었다.

     

   어둠 속성 장귀종, 흑조.

   그녀의 프라이드를 한없이 높인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자기 종족에 대한 자긍심이었다.

     

   장귀종은 그녀의 세계에서 귀족의 위치였다.

   특히, 어둠 속성이라는 특이 성향은 더더욱 그녀의 가치를 빛나게 했다.

     

   장귀종 중에서도 어둠 속성을 지닌 자는 열 명이 채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어둠 속성 장귀종의 특징인 검은 피부는 늘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니 그녀는 자기 피부와 귀를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그런 그녀에게 다른 종족들은 전부 노예나 다름없었다.

   자신을 위해 평생토록 봉사해야 하는 노예들.

     

   그러나 그것도 그녀의 세계가 멸망할 때까지의 이야기일 뿐.

   세계가 멸망하고, 다른 세계로 넘어온 그녀는 귀족이 아닌 침입자 취급받을 뿐이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익시온에 합류하는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이기도 했다.

     

   그녀야말로 가장 자기 세계를 되찾고 싶어 하는 이였으니까.

     

   하지만 그런 흑조조차 처음으로 자기 종족보다 더 우월한 존재를 마주했다.

     

   용왕족.

   크림슨가든 아우구스트.

     

   날 때부터 지닌 차원이 다른 힘과 오러, 영생을 추구하는 그들은 끊임없는 지식의 탐욕의 끝의 정상에 도달하여 절대자로 군림하고 있었다.

     

   그것은 흑조가 가장 바라는 이상적인 형태의 절대자였다.

     

   그들은 자기 세계를 넘어 다른 세계에 왔음에도 절대자로 군림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제국을 건설한 백룡왕이 그러하였다.

     

   모든 이들을 노예 취급하던 흑조에게 있어 이상향과 같은 존재.

   그저 존재하기만 해도 미천한 것들이 감히 고개를 수그리는 완성된 존재.

     

   흑조에게 있어 그것이 바로 용왕족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자기 종족보다 우위에 있는 종족이 있다니 그런 걸 인정 해서는 안 되었다.

     

   그러니 그녀는 겉보기로나마 용왕족을 매우 증오하는 척하였다.

     

   한때, 익시온 소속이었던 크림슨가든에게 내심 동경과 부러움을 품으면서도 날 선 태도를 보인 게 그녀다.

   그 뒤 크림슨가든이 익시온을 나간 뒤로도 흑조는 다른 세계 침식자들과 달리 크림슨가든을 집요하게 쫓았다.

     

   입으로는 그녀를 비난하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그녀의 눈은 항상 크림슨가든에게 꽂혀 있었다.

     

   그렇게 남모를 감정을 홀로 품고 있던 그녀의 눈앞에.

   용왕족이 된 크라슈가 나타났다.

     

   흑조의 눈은 크라슈에게 꽂힌 채로 움직일 줄을 몰랐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녀는 용왕족을 동경하고 있다.

     

   그런 지금 그녀가 용왕족이 된 크라슈와 마주하자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느껴졌다.

     

   인간인 그가 용왕족이 되었는데 자신이라고 못할 것이 있을까.

   어쩌면 자신도 용왕족이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러면 크림슨가든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러한 생각들이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며 끊임없이 샘솟았다.

     

   쾅!

     

   그 순간이었다.

     

   흑조의 귓가에 무언가 짓밟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가 시선을 옮기자 거기에는 크라슈의 발에 가슴이 짓밟힌 지옥선녀가 있었다.

     

   아까 전 첫 공격에 당한 뒤, 갈무리 할 틈도 없이 크라슈가 속공을 감행한 탓이었다.

   크라슈가 지옥선녀를 끝내기 위해 검을 들어 올렸다.

     

   흑조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딜!”

     

   그 순간 무희 두 자루가 크라슈를 향해 뻗어져 나갔다.

   크라슈는 무희가 날아오자 검을 휘두르는 대신 지옥선녀를 짓밟은 발에 힘을 콱하니 주었다.

     

   콰직!

     

   “캬흑!”

     

   지옥선녀가 피를 토하며 한순간에 무력화되었다.

   꼴을 보아하니 가슴뼈가 부서지며 내부를 찌른 것 같았다.

     

   크라슈는 그런 그녀를 짓밟고 올라 날아드는 무희 두 자루를 동시에 피해내었다.

     

   무희는 사방으로 회전하며 변칙적인 공격과 함께 크라슈를 괴롭혔지만.

   크라슈의 제 육감은 모조리 무희를 꿰뚫어 보며 공격을 피했다.

     

   흑조의 눈이 팍 일그러졌다.

   틈은 만들어내면 그만.

     

   무희 하나가 크라슈의 앞에서 대뜸 꺾이며 바닥으로 향했다.

   그 순간 바닥과 부딪친 무희가 회전함과 동시에 돌의 파편을 크라슈에게 튀어 올랐다.

     

   크라슈의 몸에서 흘러나온 백룡의 기세가 즉시 돌파편을 받아쳤다.

   그러나 크라슈는 곧 자기 머리 위가 어두워짐을 깨달았다.

     

   크라슈의 시선이 위로 올라간 순간 그의 머리 위에 거대한 버드나무가 쓰러지고 있었다.

   흑조가 버드나무를 무희로 잘라낸 것이었다.

     

   크라슈가 버드나무를 피하고자 몸을 틀려던 순간.

     

   키이이이이이잉!

     

   크라슈의 양쪽에서 무희가 동시에 날아왔다.

   그가 빠져나갈 통로를 봉쇄한 것이었다.

     

   크라슈는 양쪽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 그의 다리가 바닥을 찍었다.

     

   찍은 발과 함께 크라슈가 나아간 곳은 다름 아닌 정면이었다.

   포탄과 같이 쏘아나간 크라슈의 앞에 버드나무가 쓰러져왔다.

     

   크라슈는 우뢰성을 들어 올림과 함께 그대로 백염을 화려히 불태웠다.

     

   멸화침식(滅火浸蝕)

   이식(二式)

   멸화천검(滅火天劍)

     

   나무를 전부 갈라 버리며 크라슈가 나아간 그 순간.

   갈라진 나무의 틈 사이로 흑조의 비릿한 웃음이 보였다.

     

   “용왕족이 되었다 해서 뭐가 달라질 거 같아?”

     

   그와 동시에 흑조의 앞에 제자리에서 거세게 회전하고 있던 무희가 보였다.

   푸른색의 빛을 거세게 토해내고 있는 무희의 주위에 고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고리는 이내 점점 더 거세게 빛나기 시작하더니 고열을 쏟아내었다.

     

   장이윤보(長耳輪寶)

   오식(五式)

   무희전변(婺凞轉變)

     

   타앙!

     

   쏘아지는 소리와 함께 고리를 지닌 무희가 주변을 초토화하며 크라슈를 향해 쇄도해왔다.

     

   정면에는 무희전변.

   등 뒤에서는 두 개의 무희가 쫓아오는 상황,

     

   그 순간 크라슈가 휘두르던 검의 궤도를 틀었다.

     

   “흐읍!”

     

   크라슈가 거칠게 숨을 당기는 소리와 함께 그의 양팔이 부풀어 올랐다.

   내려치는 자세에서 휘두르는 자세로 바꾼 그의 검에서 폭발적인 백염이 피어올랐다.

     

   크라슈의 검과 육체 전체에 엑셀이 서렸다.

   일순간 크라슈는 시간이 정지한 기분을 느꼈다.

     

   흘러가는 시간보다도 더 빠르게 고속으로 움직인 크라슈가 검을 등 뒤를 향해 휘둘렀다.

     

   파각!

     

   크라슈의 검과 부딪친 무희가 채 튕겨 나가기도 전.

   크라슈는 몸에 담은 회전과 함께 검 위에 뇌기의 검집을 서렸다.

     

   아주 짧은 단시간.

   뇌기의 검집 속에서 백염이 폭발적으로 피어오름과 동시에.

     

   파직!

     

   뇌기의 검집이 박살이 났다.

     

   그것은 흑조의 무희전변이 크라슈에게 채 닿기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멸화침식(滅火浸蝕)

   삼식(三式)

   멸화천뢰(滅火天雷)

     

   뇌기와 백염이 동시에 피어오르며 크라슈의 우뢰성이 무희전변과 맞부딪쳤다.

     

   콰직, 쾅!

     

   튕겨 나간 무희가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흑조의 귀에 울려 퍼졌다.

   소리를 들었을 때 그녀의 눈에 비친 것은 뇌기와 백염에 둘러싸인 크라슈였다.

     

   한순간이었다.

   그녀 정도 되는 실력자조차 따라가기 버거웠을 정도로 크라슈가 비기를 발동하는 시간은 빨랐다.

     

   그러나 흑조의 두 눈은 부릅떠질지언정 패배를 직감한 눈이 아니었다.

   

   오히려 무희전변을 발동시킨 그녀의 차크람, 무희가 더더욱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무희가 지닌 고유 특성은 별의 힘이 아닌 이상 모든 종류의 힘을 무력화 시키는 것.

   크라슈가 다루고 있는 우뢰성은 아우라를 쌓아 만들어 올린 검날이다.

     

   자신이 지닌 힘의 여하에 따라 무한히 강해질 수 있는 특출난 특성이 있는 검이라고는 하나.

   모든 힘을 무력화 시키는 무희는 그런 우뢰성의 카운터였다.

     

   회전하기 시작한 무희가 크라슈의 우뢰성의 검날과 거세게 맞부딪쳤다.

   흑조 또한 당연히 우뢰성이 갈려서 없어질 거로 생각했다.

     

   “뭣?”

     

   그러나 그것이 오산임을 깨닫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크라슈의 우뢰성은 무희에 의해 갈려 나가고 있음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흑조의 두 눈에 당황이 서렸다.

   순간 크라슈가 별의 힘을 다루는 건가 싶었지만 그녀는 곧 다른 것임을 깨달았다.

     

   ‘무력화되는 출력보다 유지되는 출력이 더 많다고?’

     

   크라슈는 지금 우뢰성의 검날이 지워져 나가는 만큼 힘을 퍼부어 우뢰성을 유지 시키고 있었다.

   이러면 엄청난 양의 힘이 소비될 텐데도 크라슈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힘이 무한하게 솟아 나기라도 하는 듯.

   크라슈는 무희를 상대로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무슨 이딴 무식한 방법으로!”

   “지닌 힘이 있는데 안 쓸 이유가 없잖아.”

     

   무희 너머 크라슈의 입에 살벌한 미소가 그려졌다.

     

   “그리고 그렇게 넋 놓고 있을 틈은 없을 텐데?”

     

   다음 말이 이어진 그 순간 크라슈에게서 흘러나오던 힘이 더 거세졌다.

     

   크라슈의 눈에 붉은 기운이 서리기 시작했다.

   천살성의 힘이 그의 힘을 증폭시킨 것이다.

     

   쩌적!

     

   그 순간 그녀의 무희에서 무언가 갈라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흑조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크라슈의 우뢰성에서 들린 소리는 아니었다.

   그 소리는 분명 무희에게서 들린 소리였다.

     

   무희가 크라슈의 우뢰성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서져 가고 있었다.

     

   흑조가 경악했다.

     

   “이게!”

     

   그녀는 서둘러 크라슈가 튕겨 내었던 무희를 불러들였다.

   흑조의 무희전변을 깨부술 작정이었던 크라슈에게 두 개의 무희가 양쪽에서 조여왔다.

     

   크라슈를 순식간에 양도해버릴 듯이 무희가 조여든 그 순간.

     

   카가가가가가강!

     

   회전하는 무희가 크라슈의 양측에서 거세게 부딪치며 허공에서 회전하기 시작했다.

     

   크라슈의 백룡의 기세였다.

   문제는 이번에도 힘을 무력화를 해야 할 무희가 백룡의 기세를 완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다는 거였다.

     

   우뢰성과 똑같이 백룡의 기세도 무희가 무력화를 시키는 것 이상으로 계속해서 복구되고 있었다.

     

   “이 미친!”

     

   평소 천박한 욕설을 담지 않는 그녀가 욕설을 내뱉었다.

     

   카가가가가가가가가강!

     

   사방에서 무희가 회전하는 소리가 거세게 울려 퍼졌다.

     

   쩌적!

     

   동시에 크라슈가 누르고 있는 무희전변에서 점점 더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흑조의 눈이 촉박해졌다.

   이대로 무희전변을 취소하고 물리는 순간 크라슈는 그대로 밀고 들어와 그녀를 베어 가를 것이다.

     

   흑조가 다시금 갈무리할 틈을 줄 리가 없었다.

     

   카가가가가가강!

     

   그리고 정면의 상황과는 별개로 크라슈를 조이고 있는 무희가 백룡의 기세를 조금씩 밀어내고 있었다.

     

   아무리 크라슈라도 세 개의 무희를 완벽하게 밀어낼 만큼의 출력을 낼 수는 없었다.

     

   그의 출력은 지금 우뢰성에게 가장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니 백룡의 기세만으로는 아무래도 무희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완전한 힘 싸움 구도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흑조의 무희가 크라슈의 백룡의 기세를 가르고, 크라슈를 베어 가르는 것이 먼저인가.

   크라슈가 무희전변을 깨부수고, 흑조를 베어 가르는 것이 먼저인가.

     

   흑조의 이가 바드득 갈렸다.

   아무리 용왕족으로 탈바꿈되었다고 한들 크라슈와 힘 싸움하고 있다는 것이 그녀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정면 승부를 멈추지 않았다.

     

   카가가가가가가강!

     

   그녀의 무희들이 더 거센 별빛을 뿌리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크라슈가 무희를 밀어내던 속도보다 더 빠르게 크라슈를 조이기 시작했다.

     

   승리를 짐작한 흑조가 식은땀과 함께 미소를 그렸다.

     

   그러나 왜인지 무희가 조여 오고 있는 상황에서 크라슈는 조용히 침묵하고 있었다.

     

   포기라도 한 걸까?

     

   흑조가 그런 의문을 품은 그 순간.

     

   쿵-

     

   흑조는 어째선가 크라슈의 심장 소리가 자신에게도 들린 듯한 감각을 받았다.

     

   크라슈를 중심으로 무언가 이상한 흐름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공간이 조금씩 크라슈를 향해 기울기 시작했다.

     

   스스스스-

     

   일대의 부는 바람들이 크라슈를 중심으로 흘렀다.

   쓰러졌던 버드나무가 그러한 바람을 따라 조용히 흩날렸다.

     

   흑조의 얼굴에 서서히 식은땀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오싹한 감각이 뱃속부터 끌어 올라와 머리까지 도달했다.

     

   위험하다.

   그것을 직감한 그 순간 흑조의 양손이 거세게 앞으로 뻗어졌다.

     

   키이이이이이이이이잉!

     

   흑조가 순간 정신이 아찔할 만큼 강렬한 힘을 무희에게 쏟아부었다.

   지금 크라슈를 죽이지 못한다면 죽는 건 자신이다.

     

   무희전변이의 고리 색이 짙어지고, 크기가 커지며 크라슈를 거세게 압박했다.

   당장이라도 크라슈의 우뢰성을 갈라 버리고, 그를 죽여야만 했다.

     

   그러나 흑조는 어째선가 무희가 조금도 크라슈를 밀어내지 못함을 깨달았다.

     

   오히려 크라슈의 힘에 잡아 먹히기라도 하는 듯.

   무희전변은 점점 더 이쪽으로 밀려오고 있었다.

     

   흑조가 무심코 뒷걸음질을 쳤다.

   죽음의 공포에서 무심코 내지른 걸음이었다.

     

   그리고 곧 그녀는 자신이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는 것에 수치심을 느꼈다.

     

   번쩍!

     

   흑조의 긴 귀에 걸려 있던 귀걸이가 거세게 빛나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곤두섬과 함께 아까보다 더한 출력이 전신에서 쏟아나왔다.

     

   기억 포식자.

     

   멸망한 흑조의 세계에서 가져온 마구(魔具).

   기억을 일부 바치는 대가로 출력을 늘리는 도구.

     

   “아아아아아!”

     

   그녀의 코에서 터져 나온 핏물과 함께 회전하던 무희의 색깔이 모두 빛조차 투과될 수 없는 흑색이 되었다.

     

   장이윤보(長耳輪寶)

   오의(奧義)

   제행무상(諸行無常)

     

   무희를 중심으로 공간이 우득하고 일그러졌다.

   세계 침식의 힘을 한계치까지 집어삼킨 것이었다.

     

   무희의 회전을 따라 버드나무는 물론 결계조차 어그러지며 박살이 나기 시작했다.

   결계의 파편들이 제멋대로 휘날리며 주변 공간을 초토화시켜 놓았다.

     

   일순간 무희는 크라슈를 잡아 먹은 것처럼 보였다.

   무희 너머에 있는 크라슈의 모습이 그녀의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러한 비기 너머.

     

   까득-

     

   크라슈의 입 안에서 무언가 씹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하늘 위로 무언가 치솟기 시작했다.

   흑조는 그 광경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부서져 가는 결계의 하늘 위.

   백룡 한 마리가 하늘을 향해 승천하고 있었다.

     

   그 광경은 무척이나 아름답기 그지없어 아득한 기분을 느끼게 하였다.

     

   휘날리는 은발 사이로 흑조의 두 눈동자에 백룡이 서서히 낙하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것을 보고 깨달았다.

     

   이 광경이 자신의 생전의 마지막 광경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녀의 눈에 새하얀 섬광과 함께 백룡이 그 입을 벌렸다.

     

   멸화침식(滅火浸蝕)

   칠식(七植)

   멸천백룡(滅天白龍)

   

   

   

   

     

   백룡이 장귀종을 집어삼킨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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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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