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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6

    <296 – 엘리전이 안 통해>

     

    기능능력치의 진가는 위기상황에서 발휘된다.

    하루에 하나라도 더 많은 일일퀘스트를 깨고 수집요소를 수집하기 위해 부지런히 단련한 [달리기].

     

    [달리기기능의 경험치가 200을 넘었습니다.]

    [특성전문화가 발동합니다.]

    [특성전문화 기회를 포기하고 상위기능개방을 선택합니다.]

    [상위기능 <전력질주>가 개방됩니다.]

     

    달리기 속도를 일순간 폭발적으로 상승시키는 전력질주의 효과로 막타를 놓친다는 위기상황에서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몸을 가누기도 힘든 전력질주 도중에 투척을 발동합니다.]

    [명중보정에 필요한 투척기능 요구치 – 250]

     

    (×0.1 보정리스트)

    [상황파악(133) 기능에 의한 순간판단보너스 13.3%]

    [사고력(102) 기능에 의한 전투지능보너스 10.2%]

    [집중력(75) 기능에 의한 자세제어보너스 7.5%]

    [던지기(80) 기능에 의한 투척보너스 8%]

     

    (×0.2 보정리스트)

    [곡예(92) 기능에 의한 어려운동작보너스 18.4%]

    [이동사격(66) 기능에 의한 이동투척보너스 13.2%]

    [신속기동(40) 기능에 의한 신속기동보너스 8%]

     

    [총 요구치 경감 보너스 78.4%]

    [요구 투척능력치 54]

     

    [투척 기능이 54 이상입니다.]

    [단검이 레이브 교수의 급소에 적중합니다.]

     

    투척기능 수치는 본래 목표값에 비해 현저히 부족했지만 이에 연계 발동하는 보정기능의 보정치 덕분에 행동이 성공했다.

    플레이어 본인이 성공하고 싶어도 능력부족으로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 행동판정이 ‘운 좋게 성공할 때’에 기능경험치가 진가를 발휘한다.

    일상의 부단한 노력이 제때 막타를 친다는 행운을 불러온 셈이지.

    히히.

    부지런한 나, 매우 칭찬해!

     

    [당신은 아카데미 교수를 죽이는데 공헌했습니다.]

    [막타보너스로 습득 기능치가 증가합니다.(×5)]

    [원수보너스로 습득 기능치가 증가합니다.(×2)]

    [1000만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대담함+30]

    [마나부스터+20]

    […]

    […]

    [강적특화+10]

    [마법사의천적+5]

    [초집중+1]

     

    주 교전에서 사용한 기능이 없어서 기존에 지닌 기능 중에는 대담함을 제외하면 크게 재미를 본 기능은 없지만 새로운 기능이 잔뜩 생겼다.

    마나를 이용해 급가속과 급정지, 방향전환 등에 사용하는 마나부스터와 강적을 해치울 때에 일정확률로 상승하는 강적특화, 마법사를 상대로 큰 보정치를 제공하는 마법사의천적.

    덕분에 보통의 회차라면 같은 시간에 꿈도 못 꿀 이벤트도 앞당겨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강해진 기분이 들어.”

     

    즈앙이 단검을 쥔 손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부르르 몸을 가볍게 떨었다.

    기능경험치를 얻어서 굉장히 기쁜가보다!

    도적계통 직업은 직접교전에 약한 만큼 이런 막타 보너스나 암살보너스를 쌓아서 습득기능치를 올려둬야 성장하기 쉽다.

    막타는 나한테 뺏겼지만 그래도 급소가격으로 기여도를 얻었으니 기쁠 수밖에 없겠지.

    하지만 진짜 날먹은 이 뒤에 있다.

    경매는 뒤로 갈수록 더 가치 있는 상품이 나오는걸!

     

    “무인도 경매 여섯 번째 상품을 공개하겠습니다. 오늘의 상품은 <용사파티의 후견세력>입니다.”

     

     

    * *

     

     

    재단이 용사파티의 후견세력을 경매상품으로 올렸다.

    유피는 혼란에 빠졌다.

    이건 뭘 암시하는 거지?

    우리에게 나타날 후원세력을 재단의 힘으로 떨어져나가게 만들겠다는 건가?

    반대로 재단이 후견세력이 되어주겠다는 건가?

    어느 쪽이든 하나는 확실했다.

    재단은 이 기회에 용사파티에 목줄을 채울 생각이다.

     

    “이슈타르. 경매에 참여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래야겠지.”

     

    조나는 두 사람의 시선을 피하지 않으며 경매시작을 선언하였다.

     

    “경매 시작가는 10만 포인트. 시가는 10만씩 올리겠습니다. 입찰에 참여하실 분 있습니까?”

     

    오크노디가 당당하게 손을 들어 선수를 쳤다.

     

    “오크노디. 10만 포인트.”

    “이슈타르. 20만 포인트.”

    “즈앙. 30만 포인트.”

    “유피. 40만 포인트.”

     

    순식간에 경매최고가를 기록하는 입찰가.

    오크노디가 싱글생글 웃으며 물었다.

     

    “봐줄까요?”

    “여기서 많은 포인트를 쓰면 너희도 남길 포인트는 없어. 미친 척 하고 발 빼면 남은 상품은 우리가 전부 다 가질 거야.”

    “그럼 해보세요!”

    “오크노디. 50만 포인트.”

     

    유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미안해요, 이슈타르. 제 포인트는 여기까지예요.”

    “괜찮아. 여기까지 버틴 것으로도 충분해.”

     

    이슈타르는 망설임 없이 손을 들었다.

     

    “이슈타르. 60만 포인트.”

    “즈앙. 70만 포인트.”

     

    이슈타르가 즈앙을 노려보았다.

     

    “너. 언제까지 끼어들 생각이야?”

    “나한텐 오늘이 마지막이야.”

    “뭐?”

    “블루메탈쥐가 바닥은 다 갉아먹었고 대마법이 몇 번이나 몰아쳤어. 지금도 시시각각 파도가 섬의 균열에 스며들면서 물이 차오르고 있고.”

     

    즈앙의 작은 발이 찰팍찰팍 발치에 차오른 바닷물을 소리 내어 밟았다.

     

    “어차피 다음날의 경매에 참여할 수 없다면 가진 걸 다 쏟아 붓고 하나라도 당첨되는 편이 이득이잖아?”

     

    분하게도 맞는 말이다.

    이미 이 무인도는 한계를 맞이했다.

    당장은 빙결과 강철화로 발 디딜 자리가 남아있지만 이조차도 시간이 지나 마력이 흩어지면 물거품처럼 모두 사라진다.

    그렇다면 이번 여섯 번째 경매에서 포인트가 많은 사람이 경매 상품을 얻은 채로 경매가 종료된다.

     

    “이슈타르. 100만 포인트.”

     

    이래도 따라올 수 있겠어?

    이슈타르의 도발적인 시선 앞에서 즈앙이 작게 인상을 쓰며 혀를 찼다.

     

    “오크노디. 110만 포인트.”

    “이슈타르. 120만 포인트.”

     

    이제 남은 것은 오크노디와 이슈타르.

    두 사람뿐이었다.

     

     

    * *

     

     

    즈앙은 끝도 없이 높아지는 입찰가에 기가 질렸다.

     

    ‘두 사람은 대체 어디서 저 많은 포인트를 얻었지?’

     

    즈앙이 6일차까지 버틸 포인트를 얻은 것은 순전히 운에 가까웠다.

    누구도 모르게 은밀하게 숨어 다니며 정보를 얻던 도중, 즈앙은 승선포인트에 대한 정보를 승무원들이 주고받는 것을 엿들었다.

     

    -승선포인트만 모으면 우리도 휴가를 즐길 수 있지?

    -멍청아. 휴가가 대수야? 영약이라도 하나 먹으면 훨씬 강해질 수 있잖아.

    -강해져서 뭐하게? 차라리 은퇴권을 구매해야지. 돈이야 원 없이 벌더라도 재단의 품을 떠나 평화롭게 말년을 누릴 기회는 흔치 않아.

     

    포인트만 있으면 뭐든지 구할 수 있다.

    힘도 자유도 평화도.

    아카데미의 포인트가 그러하듯이.

     

    ‘무섭네. 재단의 포인트는.’

     

    아카데미의 포인트는 자신의 학업, 노력, 성취에 의해 제공받는 일종의 포상에 가깝다.

    재단의 포인트는 달랐다.

    모두가 꿈을 지니고 있다.

    얼마나 가볍든, 얼마나 절실하든.

    얼마나 크든, 얼마나 작고 하찮든.

    누군가의 꿈과 소망과 관련된 무언가였다.

    얻을 수 있는 포인트는 한정적이고 모두가 얼마 안 되는 포인트를 하나라도 더 찾아내고자 노력한다.

     

    -우리가 가진 것도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마. 재단의 규칙을 어기면 내일부터 네 근무지는 지하감옥이 될 거라고.

     

    학생들은 그런 승무원들의 꿈을 빼앗는다.

    알뜰살뜰 장롱 속에 모은 포인트를 근무중에 털어가고, 근무지에 감추어둔 포인트를 빼앗는다.

    승무원끼리는 알면서도 건드릴 수 없는 타인의 포인트를 마음껏 자신의 것으로 취한다.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특별메뉴 완식에 도전해보시겠습니까?

    -사격대결 내기에 도전하시겠습니까? 이기면 이만큼의 포인트를 얻고, 지면 이만큼의 포인트를 지불하는 내기입니다.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승무원들이 포인트를 모을 수 있는 방법은 성실한 노동.

    그리고 가뭄에 콩 나듯 찾아오는 손님에게 ‘내기’를 통해 합법적으로 받는 포인트뿐이다.

     

    -아앗!! 내 속옷에 숨겨둔 포인트가 갑자기 사라졌어!!!

    -어떡해. 공용금고가 털렸어! 엉엉엉!

     

    그렇게 열심히 알뜰살뜰 모은 포인트를 즈앙은 가차없이 약탈했다.

    그것이 이 크루즈선이라는 무대 위에서 재단이 허락한 포인트 습득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른 학생과의 내기에 이겨서 큰 포인트를 얻은 승무원도, 원래부터 성실한 노동으로 주변인의 이목을 산 승무원도 전부 즈앙의 눈길을 사버렸다.

    냉혹한 암살자는 그들의 바지주머니에 넣은 카드도, 가슴주머니에 감춘 포인트카드도, 공용금고에 감춘 포인트카드도 전부 예외 없이 훔쳤다.

    그렇게 모은 포인트가 100만 포인트.

    그런데도 이길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얘들은 어디서 이렇게나 많은 포인트를 벌어온 거야?’

     

    정당한 노동의 대가라는 것을 모르는 즈앙의 눈에는 그저 오크노디와 이슈타르의 입이 포인트가 끝없이 나오는 보물단지처럼 보였다.

     

    “오크노디. 330만 포인트.”

     

    이슈타르가 정색하고 오크노디를 노려봤다.

     

    “난 앞으로 한 번만 더 입찰가를 높일 거야.”

    “헤에. 자금이 벌써 말랐구나. 그런 거 알려줘도 괜찮아요?”

    “여기서 입찰에 실패하면 무조건 이 악물고 버틸 거니까. 어떻게든 24시간을 버텨서 7일차의 경매를 맞이할 거야. 그러면 경매장에 남은 참가자의 약점이 경매상품으로 나오겠지.”

     

    오크노디가 흔치 않게도 깜짝 놀랐다.

    용사가 어떻게 이렇게 똑똑할 수 있지? 당신 용사 맞아? 라는 시선이 쏘아졌다.

    즈앙은 생각했다.

    아무리 바보라도 궁지에 몰리면 살기 위해서 머리가 조금은 똑똑해지기도 한다고.

    암살자는 직업관계상 종종 목격하게 되는 현상이었다.

    조금 똑똑해진 이슈타르는 당차게 제시했다.

     

    “선택해. 우리 약점을 우리가 가지도록 허락할지, 우리 약점을 가지고 네 약점을 빼앗길 각오를 할지.”

    “근데 내 약점이 뭔데요?”

    “…응?”

    “경매에 나오려면 약점이 있어야 하잖아요. 나한테 약점이 있나? 완전무적 개사기 고인물인데 팔 약점도 없지 않나?”

     

    그 말에 즈앙은 깨달았다.

    오크노디의 약점은 이미 너무나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바보는 먹을 것에 약하다.

    그 정보를 얻는 것쯤은 경매까지 갈 필요도 없다.

    아카데미 학생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으니까.

    처음 보는 음식이면 홀라당 낚을 수 있다.

    처음 보는 돌멩이도 마찬가지겠지.

    처음 보는 미녀도 은근 먹힐지도.

    아침마다 오크노디가 돌핀팬츠 언니들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이유를 즈앙은 진즉에 꿰뚫어봤다.

    찾아보면 이렇게나 약점이 많은 아이다.

    딜교에 의미가 없다.

    진짜 다른 약점이 경매에 나오는 것이 아니고서야 비싼 돈 주고 약점을 맞교환할 정도로 가치 있지도 않으니 엘리전이 성립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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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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