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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7

        

         “어흐. 크흐흠…!! 그, 그래. 어떻게 마실 거라도 좀 들겠나? 와인이나 위스키라도 한 잔??”

         

         “…술을 그쪽에서 먼저 권하는 게 맞아?”

         “저희는 사양하죠. …확실히, 의뢰인께서는 한 잔 하셔서 진정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

         

         나이도 꽤 있어 보이시는데 심장에 무리라도 갈라, 저승사자라도 마주했다는 듯이 알프레드 씨가 발작하던 소요 사태는 일단 살짝 가라앉았다.

         

         아, 모든 오해가 풀렸다는 게 아니라 각자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만 평정을 되찾았다는 얘기다. 적어도 못 볼 사람이라도 본 것처럼 책상 뒤에 어떻게든 숨으려던 건 그만두셨으니까.

         

         꼴꼴꼴…… 그리고 뒤이어 꿀꺽!

         

         방금 사고에서 용케도 살아남은 크리스탈 디캔터로부터 이름 모를 술을 한 잔 따라낸 후, 약이라도 삼키는 것 마냥 확 털어 넘기는 걸로 도핑을 한 그가 얘기를 이어갔다.

         

         “어디, 용병이시라고…? 혹시 그런 컨셉으로 즐기고 계신 건가 아가씨?”

         

         “푸흡!?”

         

         전혀 틀려먹은 해석을 가지고 엉뚱한 방향으로 전속 전진하고 있다는 게 문제였지만!

         

         심지어 우리 둘 중에 대표로 나서서 얘기를 이끌어가려는 헬레나도 아니고 굳이, 굳이 자꾸 나한테 시선을 맞춰가며 대화를 시도하는 걸 보면 영락없이 내가 일행의 상급자라 단정했다는 건데.

         

         난 그냥 이 언니가 같이 오붓하게 호흡(Teamwork)이나 맞춰보자고 해서 쫄래쫄래 따라온 덤 같은 느낌이라니까요?

         

         “얼토당토않은 착각을 하고 계신 것 같은데. 전 딱히 파라다이스에서 뭐 직책을 맡고 있는 것도 아니고, 오늘은 같은 손님은커녕 요청한 일을 해드리러 온 처지니까. 그렇게 놀라시면 오히려 제가 더 불편한데요….”

         

         “…’같은 손님’이라면, 역시 도박장 같은 곳에 갔었구나.”

         

         바로 옆에서 실시간으로 중얼거리며, 이따가 할 얘기가 마구 늘어나고 있다는 식의 헬레나의 표정 변화가 무섭지만 우선은 해명이 먼저다.

         

         순전히 나를 곤란하게 만들기보단 본인의 궁금증을 좀 풀고 싶으시다는 건 잘 알겠는데 말이죠.

         

         괜히 더 이상한 말을 얹어서. 내가 한때 생계형 포커 플레이어로서 벌였던 일탈 도중에 한 번 마주친 걸 가지고 지나치게 부풀려, 마치 자주 봤던 것처럼 말씀하시면 나만 나중에 학부모 면담 당한다니까?

         

         “그런 것치고는 라구스 지부장님과 낯익은 수준을 넘어 꽤 친해 보였는데 말이야. 사적으로 연락하는 사이 같은 게 아닌감?”

         

         “딱히? 제가 막 먼저 연락하거나 그러진 않는데요. 뭘 부탁드려 본 적도 없고.”

         

         난 어디까지나 부담 가질 것 없이 안심해달라는 의미에서 말한 것이거늘.

         

         확실히 끊어서, 딱 잘라 그런 게 아니라 단언하자 알프레드 씨의 얼굴이 한층 더 무시무시하게 심각해지더니 ‘안부 인사를 보내는 게 아니라 받는 쪽이다…. 설마, 따로 말하지 않아도 그가 알아서 배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같은 무지막지한 징검다리 확장 추론을 중얼거리셨다.

         

         

         어허…!! 대체 다른 사람의 생업을 왜 자기 기준대로 주관적 의미를 부여해서 자꾸 해석하려고 하시나!

         

         흡사 나는 용병이라는 직책을 구실삼아 그냥 놀러 나온 거고, 뒤에 아론의 첨병 노릇을 하는 라구스를 비롯한 파라다이스 해커 팀이 대기하는 중이라 착각하신 모양인데. 세상 사람들이 다 어르신처럼 독특한 취미를 가진 건 절대 아니랍니다. 예.

         

         힐끔. 지진 난 눈동자를 몰래 굴려 두 사람의 기색을 살폈다.

         

         아니면 그는 자기 주관대로 생각하고 있겠다. 정 안 되겠으면 별 용무도 없이 파라다이스랑 직접적으로 엮이는 걸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니까….

         

         ‘…내키진 않지만. 방향을 돌려서 클레임 넣는단 느낌으로 이쪽 지부에 전화를 해버리면.’

         “당사자가 그렇다는데, 집요하게 캐묻듯이 왈가왈부하는 게 올바른 신사의 도리는 결코 아니지! 암!! 일 얘기, 얼른 설명부터 해드려야지!”

         

         안 그래도 같이 험한 경험을 하고도 내가 너무 기업 친화적인 경력 위주로만 쌓고 있는 걸 헬레나가 굉장히 걱정하고 있어서 눈치가 보이는데 날 심적 궁지로 몰다니.

         

         호랑이조차 아니고, 여우의 권세를 빌리는 흉내를 내는 건 별로 내키지 않지만.

         

         어차피 믿고 싶은 걸 믿겠다면 진짜 걱정하는 걸 실현해버릴까… 하는 특급 보복성 카드를 속으로 만지작거리자, 불길한 낌새는 또 귀신같이 파악한 알프레드 씨가 쾌활하게 웃으면서 후다닥 탈선한 이야기를 되돌리셨다.

         

         불순하다고 해야 하나, 의뭉스럽던 시선 처리도 얼른 헬레나에게 다시 고정되었고.

         

         ……이런 걸 티 내는 게 실례인 건 아는데, 결국 넘어가실 거 진작 순순히 납득해 주셨다면 서로가 훨씬 편하지 않았을까요? 어허허허, 이것 참.

         

         “그럼 역시, 자문 요청은 형식상의 포장이었고. 실은 저희에게 좀 더 확실한 무력 행사와 협박 위협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기대하신다 봐도 괜찮겠습니까…?”

         

         “막상 만나봤을 때 생각보다 못 미더운 인간들이었다면 모를까, 이리 귀하신 분들이 늙은이의 의뢰에 응해주셨는데 무슨 사양이 필요하겠는가! 안 그래도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일정이 빡빡하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방금 전의 묘한 사담에 대해선 나중에 날 추궁하면 된다는 것처럼, 딱딱한 말투로 고용주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 노력하는 건 아무래도 헬레나.

         

         거기에 반해 짐짓 쾌활한 어조로 무지막지하게 당황하느라 바닥 친 권위를 끌어올리면서도, 기왕 내 신상 명세에 관한 관심을 끄기로 마음먹은 거 아주 확실하게 할 모양인지.

         내가 짜게 식은 눈초리로 옆에서 힘껏 노려보거나 말거나, 마찬가지로 원래 주제인 경호에서 일절 벗어나지 않는 알프레드 씨까지.

         

         비록 서로 다른 이유로 촉발된 태도이지만 나에 대한 추궁을 유보했다는 점은 둘 다 완전 똑같으니 보기 좋습니다. 네….

         

         그럼 전 그냥 멍 때리면서 사무실 구경이나 하고 있을 테니까, 얘기가 끝나면 결정된 계약서 사본이랑 요약본만 따로 제로를 통해 전달해 주시겠어요? 예에, 감사합니다~

         

         …….

         …잠깐만, 이동 시간을 고려해? 일정이 빡빡해?? 안전을 정말 중요시한다면 험지에 베이스캠프를 차리듯 차근차근 이곳의 방비를 굳혀도 모자랄 판에 이런 뜬금없는 얘기가 왜 나오는 걸까.

         

         아니, 그야 일상 어느 부분에서 갑작스레 위협이 나타날지 모르니 경호 대상인 알프레드 씨가 이동한다면 우리도 따라붙는 게 맞지만… 부하 직원만 수십 명에 달하는 고리대금업 사장님이 직접 수금을 다닐 리도 없을뿐더러.

         

         골동품이 출품되는 경매 일정도 아직 넉넉하게 일주일쯤 남았다 들었는데, 굳이 우리를 고용한 거에 맞춰 오늘 급하게 밖에 돌아다닐 일이 뭐가 있지?

         

         이런 분야에 문외한인 나조차 ‘엥?’하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결정.

         아니나다를까, 헬레나도 조심스럽게 짓궂은 악동 마냥 어딘가 들떠 보이는 노인을 진정시키려 했는데.

         

         “저…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으나. 어지간히 미루기 힘든 중요한 용무가 아니라면, 전수 조사까지는 불가능하더라도 주변을 둘러볼 경황 정도는 주셔야 저희도 책임지고 도와드릴 수 있….”

         

         “으하핫! 그 부분은 걱정하지 말게. 누가 작정하고 내 모가지를 따러 온다 하면 요즘 같은 세상에 어찌 사람 한둘을 단기 고용하는 걸로 막겠나? 그게 걱정이었다면 훨씬 장기적인 대책을 짰겠지. 이번 일의 본질은 내가 협박장에 시달린 부분이 전혀 아닐세!”

         

         “그렇, 습니까…?”

         

         뒤지면 죽는 거지! 라는 황당한 마음가짐을 강조하며.

         

         헬레나의 조언을 중간에 끊기까지 해가며 손바닥으로 무릎을 팡팡! 그리고 우리가 착각한 사실 자체가 기껍다는 것처럼 다른 손에 든 지팡이도 허공에 휘리릭 돌린 그가 끄트머리로 바닥을 찍어가며 떠들었다.

         

         “요 네오 헤이븐에서! 사채로 벌어먹고 산다는 나 같은 인간군상이 살해 협박을 뭐 한두 번 받아보겠나? 게다가, 나처럼 버젓이 대로변에 간판 걸고 복층 영업장까지 운영하는 인간의 소재를 몰라서 여태 손 놓고 있다가 이제야 무슨 복수를 한다고? 그것도 우리 가게보다 족히 열 배는 무장 병력이 더 많을 경매사에서??”

         

         그런 머저리 병신이 범인이었다면 진작 자기 직원들이 찾아내서 두들겨 팬 다음 경찰에 넘겼을 거라고 비웃은 알프레드 씨가 한차례 숨을 고르며, 겸사겸사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잠시나마 식혔다.

         

         “내 자랑은 아니지만. 사업하면서 진짜 절박한 사람을 속여먹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네. 이율도 언제나 파라다이스에서 제시한 민간 금리 상한선을 준수해서 그 밑으로 책정했고, 현금 지불 능력이 부족한 친구들의 임플란트 같은 걸 압류할 때조차 본인의 동의 하에만 진행한 건 물론이고 사고를 대비해 공식 샵에서만 수술을 진행했지.”

         

         “”…….””

         

         얘기가 흘러가는 방향이 당최 짐작도 가지 않아 그 흔한 맞장구조차 치지도 못한 채로, 우리는 그저 묵묵히 의뢰인의 독백을 경청하는 자세를 유지했다.

         

         그래, 뭐. 여기까지만 잘라 들으면 어느 깐깐한 사채업자가 자기는 원망 받을 구석이 없다고 구질구질하게 스스로를 변호하는 것처럼 들렸겠지만.

         

         “내가 여지껏 크레딧을 빌려줬던 손님들의 인명부는 모조리 단일 데이터 파일로 정리해서 이식형 칩으로 뇌간에 박아 놨는데 말이야. 짐작가는 인물이 아예 없어! 그렇다는 건 무슨 뜻이냐, 나한테 유감이 있어서 지랄한 게 아니라 곁다리. 이번에 내놓은 골동품에 관심이 있는 웬 놈팽이의 소행이란 뜻이고….”

         

         ‘어우야.’

         

         거기서 알프레드 씨가 화를 참을 수 없다는 것처럼, 그렇지만 세상이 다 알게 너무 크게 떠들고 싶지는 않다는 듯이 우리 쪽으로 상반신을 약간 숙였다.

         희번덕거린 눈동자와 함께 곧바로 덧붙인 뒷말로부터 자기가 몸담은 생업에 대한, 광기에 가까운 노인의 고집과 미학이 살짝이나마 엿보였다.

         

         “…어느 개씹새끼가 날 정말 좆으로 본게지. 이런 식으로 같잖은 협박장이라도 찌르면, 경매에 참석하는 걸 미루던가 할 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허면… 내가 반대로 갑자기 빠르게 움직이면 아쉬운 입장인 그 치가 어쩔 수 없이 따라 나와야 하지 않겠나? 그러니 지금 바로 창고에 들렀다 오후 경매에 나갈 예정이네.”

         

         “그렇다면… 당장 24시간 내외로 결판이 나는 단기 임무가 되겠군요. 미상의 상대와 마찰이 발생하던가, 누군가 정당하게 물건을 낙찰 받고 끝나던가.”

         

         “하아… 빨리 끝나더라도 딱히 금전적인 부분까지 속인 게 아니라면, 뭐 허위 의뢰인 것도 아니니까 나도 불만은 없긴 한데.”

         

         “좋아, 잘 부탁하네! 잘 해결만 되면, 특약금도 잔뜩 얹어주도록 하지!”

         

         헬레나는 개요를 정리해서 납득을. 나는 마지못한 수긍을 돌려주는 걸로 우리는 겨우 고용 계약을 확정 지었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 단순히 특이하고 조심성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가학적인 취미만큼이나 꽤 악질이다.

         

         아, 절대 욕하는 게 아니라 칭찬입니다? 과연 눈 뜨고도 코 베이는 일이 비일비재한 이 동네에서 장수하신 이유가 명확한 노익장이라는 뜻이에요?

         

         결국 여차하면 가상의 경쟁자에게 밀리지 않을 실력도 좀 있고, 힘 좀 쓴다는 사람들에게 통할만한 이름값을 가진 용병을 조건으로 내걸어 구하려 했던 거고.

         

         또한 부랴부랴 고용한 외부 인력으로 감히 자신에게 수작질을 부린 자의 끄나풀이 올 가능성도 미리 염두에 두고 최초 조건에는 시간이 넉넉하게 남은 것처럼 속였다는 것이다.

         

         감춰진 덫을 보고 가짜 미끼를 던질 정도로 교활하고, 상대를 능숙히 기만하더라도 다른 구멍을 준비해두는 솜씨 좀 보라.

         

         그냥 잔뼈 굵은 금융업자도 이렇게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수싸움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는데, 혹시라도 실수해서 정말 날고 기는 기업 중추 인력급 괴물들의 눈에 띄면 얼마나 피곤해질까? 새삼 피부가 오싹했다.

         

         ……나, 아론이나 카이쥰 같은 놈들을 마주하고도 어떻게 무사히 넘겨서 여기까지 온 거지.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 아니, 농담없이 진짜로.

         

         하여간 또 어쩌다 보니, 해커 주제에 일선에서 찬바람 맞으며 작전 뛰는 사나운 팔자가 되었으나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이번 일의 주연은 어떻게 봐도 내가 될 확률이 안 보였고, 또 적어도 옆구리가 시릴 염려도 없었으니까. …오히려 제로와 헬레나랑 밀착한 탓에 긴장이 안 돼서 실수를 한다면 모를까.

         

         그나저나 몸은 헬레나와 알프레드 씨 옆에 있더라도 경매장을 다 커버하려면 드론이라도 좀 미리 호출해야 하려나.

         애당초 어느 경매라는 건 어느 건물을 쓰는 거지. 강당 같은 걸 대여하지는 않을 테니 역시 경매사 소유의 전용 회장인가.

         

         아무래도 자리를 옮기는 분위기인지라 알프레드 씨에게 이것저것 더 묻기가 뭐해서 혼자 몰래 사이버웨어로 궁금한 점들을 검색하려 했는데.

         

         거기에 신경 쓰느라 이제 알아채는 게 약간 늦었다.

         정정하셔도 너무 정정하신 이 스타일리시한 할아버지의 호위직에는 암묵적 조건이 하나 더 있었음을.

         

         “본의 아니게, 이 나이에 양손의 꽃을 끼게 된 건 다시없을 영광이지만. 숙녀분들의 드레스코드가 좀… 경매사 내부에서는 안 맞을 것 같은데. 잠깐만 기다려 보시게, 이거 출장 재단사라도 불러야겠구먼!”

         

         “네…? 드레스코드요??”

         

         어떻게 머리로 제지해볼 틈도 없이 야무지지 못하고 멍한 되물음이 입에서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솔직히 존나 불길한 단어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저걸 들었을 때, 선택의 여지없이 무조건 입어야 했던 하늘하늘한 복장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리고 마침 이 자리에는 내 옷 입는 전반적인 형식에 대해 아주 지대한 관심을 가진 분이 한 분 계셨으니.

       

        

         “…….”

         “…언니, 우리 이제 일하는 중이야. 절대 안 돼.”

       

        

         뜬금없이 찾아온 모종의 기회(?)에, 아무 말없이 날 보며 활짝 웃는 헬레나에게 나는 최선의 변론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특약 조건, 피고용인의 장비 파손 시 고용주가 수리비를 부담하여야 함)

    햐얌 님의 50코인 후원!!
    Glacia샤샤 님의 10코인 후원! 모두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제가 저번에 공백 후원이 제일 무서운 것 같다고 한 것과, 두 분의 후원 모두 메시지가 공백인 건 굉장한 우연…의 일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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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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