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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9

   변태 사도와의 한숨 나오는 대화 끝에 난 녀석에게서 던전의 보상으로 사용할 장신구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대신에 그 대가로 녀석이 만들어낸 장신구를 하나 받아서 착용하기로 했지.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난 예술 교단에서 만들어낸 장신구 두 개를 손에 넣게 된 것이다.

   

   희귀하고 비싼 장신구를 받는 게 어떻게 대가가 되냐고?

   

   나도 이해가 안 되는 건 마찬가지니까 나한테 물어보지 마.

   

   저 녀석이 먼저 ‘제 장신구를 받아 주신다면 다른 이에게 건네 줄 장신구도 같이 내어드리겠습니다!’ 라고 소리쳤단 말이야.

   

   장신구의 제작자 본인이 그걸로 납득을 하겠다는 데 내가 굳이 말릴 이유도 없잖아?

   

   그렇게 당초의 목표 중 하나를 달성한 후. 난 바로 옷을 갈아입고서 변태 사도와 얼빠 여우의 앞에 섰다.

   

   “이 무슨 파괴력이란 말인가!”

   

   변태 사도는 이번에도 코피를 쏟으면서 휘청거렸지만 처음 그랬던 것처럼 정신을 잃진 않았다.

   

   대신 꾹 다문 입가에서 피가 줄줄 새던 걸 보면 혀를 깨물어서 간신히 버틴 것이 아닐까.

   

   …이상하다. 바니걸 차림은 단순히 매력을 많이 올려주는 장비일 뿐인데 왜 변태 사도한테만 치명상을 주는 걸까.

   

   숨 쉬는 것조차 아까운 변태 새끼에겐 매력 수치만큼 데미지를 줍니다 같은 기능이 숨겨져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

   

   나도 모르는 히든 특성이라니. 와아~ 현실 대단해~

   

   현실의 풍경을 보고 있으면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아서 공상으로 도피하던 중 어느 샌가 변태 사도가 그림을 그리기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영애! 이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뭘 하면 되나요?’

   “뭘 해주길 원해? 그 역겨운 입으로 네 변태적인 욕망에 대해서 지껄여봐. 변태 쓰레기 사도.”

   

   “그..으럼 몇 가지 자세를 취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런 초상화를 그리는 일이 몇 번이나 있었던 것일까. 변태사도는 내가 물음을 던지기 무섭게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의 시범을 보였다.

   

   “영애 특유의 자신감이 묻어날 수 있도록…”

   

   ‘그러니까 대충 이런 느낌인가요?’

   “흐응. 우리 변태 사도는 이렇게 깔봐지는 게 좋다는 거지? 역겨운 변태 새끼 같으니.”

   

   “예! 너무 좋습니다! 이대로!… 어. 음. 몇 가지 포즈를 더 취해주시겠습니까?”

   

   뭐야. 이 포즈 한 개만 보는 걸로는 아쉽단 거냐?

   

   예술을 핑계로 이런저런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거지!? 그치?!

   

   변태 사도의 말을 들은 순간 이러한 의심이 절로 생겨났지만 그 의혹은 빠르게 가라앉았다.

   

   자그마한 흥분의 기미도 없이 진중함만을 담은 그 눈은 분명 예술가의 것이었으니까.

   

   그렇게 변태 사도를 따라 몇 개의 포즈를 취했을 무렵. 쉬지 않고 이런저런 말을 중얼거리던 녀석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 포즈가 좋겠다고 하시… 크흡! 좋을 것 같습니다.”

   

   방금 전에 얘 ‘좋겠다고 하시네요.’라고 말하려던 거 맞지?

   

   누구한테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입 밖으로 낸 거잖아.

   

   이상하네. 이 안에 우리 셋 말고는 아무도 없는데.

   

   난 아무런 말 안 했고. 방구석에서 침을 흘리며 내 모습을 감상하고 있는 얼빠여우가 변태사도한테 말을 걸었을 것 같지도 않고.

   

   …설마 지금 미와 예술의 여신이 자기 사도한테 계시로 훈수 두고 있는 거야?

   

   자기 교단을 돌보기도 바쁠 여신이란 작자가 다른 걸 다 내팽개친 채 여자애 초상화 그리는 데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고?!

   

   에이. 이건 좀 너무 갔다.

   

   그 민폐 까마귀가 아무리 폐급이어도 이건 아니지. 응.

   

   그냥 변태 사도 저 녀석이 정신이 나가서 헛소리를 한 걸 거야.

   

   ‘그럼 이대로 있으면 되는 거죠?’

   “이런 걸 좋아하는 구나. 하루 빨리 죽어버리는 게 세상에 도움이 될 성범죄자 다운 취향이네. 역겨워. 토 나와.”

   

   “…그. 아닙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화지 위를 누비는 프레테의 손은 평범한 인간 수준을 아득히 초월한 내 눈으로도 따라잡기 버거울 정도로 빨랐다.

   

   거기에 더해 한 획 한 획을 긋는 붓에는 이것이 정답이라는 명확한 확신이 담겨 있어서 그림을 그리는 풍경 그 자체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켰다.

   

   기회만 된다면 뚝배기를 깨주고 싶은 변태 새끼이기 이전에 예술 교단의 사도라는 건가. 여신의 간택을 받은 데에는 그만한 능력이 있단 거구나.

   

   변태 사도의 존재가 껄끄럽단 것조차 잊고 가만 그가 붓을 움직이는 걸 구경하던 중 녀석이 갑자기 펜을 멈추고 그림을 유심히 바라봤다.

   

   그리곤 마음 깊은 곳에서 새어 나온 탄성과 함께 두 손을 쥐고서 기도를 올리더니 다시금 붓을 붙잡았다.

   

   …설마 싶었는데 진짜 계시로 훈수 두고 있었던 거냐. 민폐 까마귀 여신아.

   

   진짜 넌 게임에서고 현실에서고 구제불능이구나.

   

   게임 속에선 존재감이 없다시피하던 예술 교단이 이 세계에선 꽤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기에 여신도 게임하고 다르지 않을까 싶었는데.

   

   하아. 너한테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여신의 존재를 알아챘단 걸 들키고 싶지 않아 새나오려는 한숨을 억지로 틀어막았다.

   

   까마귀의 성향상 무언가 접점이 생기면 귀찮을 정도로 달라붙으니까.

   

   내 옆에 바짝 달라 붙어있는 변태는 얼빠여우 하나로 족해.

   

   이 녀석도 주에 두 번 정도는 내다 버리고 싶단 생각을 하는데 그 이상을 품고 싶진 않다고.

   

   “영애! 완성됐습니다!”

   

   ‘벌써요?’

   “벌써?”

   

   “예술 교단의 사도니까요. 이 정도도 못 해선 곤란하죠.”

   

   자신감 넘치는 웃음에 호기심이 생긴 나는 종종걸음으로 캔버스에 다가섰다.

   

   어떤 그림이 그려졌으려나?

   

   변태적인 시선에 의해 왜곡된 그림?

   

   신념 넘치는 예술가 특유의 비틀린 그림?

   

   반전으로 하찮은 그림이 그려져 있어도 재밌을 것 같은데.

   

   ‘…와아.’

   “와아~ 역겨운 변태 새끼의 눈으로 본 나는 이렇구나?”

   

   화지 위에 그려진 그림은 섬세하고도 사실적이었지만 그렇다 하여 사진과 같다고는 하기 어려웠다.

   

   붓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화가의 감정이 그림에 생동감을 더해 한 폭의 그림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다.

   

   …바니걸 의상이라는 게 야하다 말고 다른 감상도 품을 수 있는 의상이었구나.

   

   “마음에 드십니까?”

   

   보면 볼수록 안 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에 멍하니 그림을 바라보던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엄청 대단해요!’

   “마음에 드냐고? 푸흐흫. 응~ 꼭 집으로 들고 가서 싶어~ 바보 아버님한테 보여주면 이 그림을 그린 놈이 누구냐면서 잡아 죽이려 들 것 같거든~”

   

   “…이 그림이 유작이 되겠군요. 길지 않은 삶이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베네딕을 언급하자마자 삶을 체념하는 건 너무 하지 않아?

   

   이래서야 베네딕이 마음에 안 드는 놈을 다 잡아 족치는 마피아라도 된 것 같잖아.

   

   그 아저씨가 딸을 소중히 여기는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성질 급한 사람은 아니라고.

   

   헛웃음과 함께 베네딕을 변호해 보았지만 변태 사도는 내 말에 귀 기울이는 대신 종이 하나를 꺼내선 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하아. 무슨 말을 해도 안 들을 것 같으니까 신경 쓰지 말자.

   

   “허억… 허어억…”

   

   거친 숨소리를 따라 고갤 돌리니 충혈된 눈으로 그림을 바라보는 얼빠여우가 있었다.

   

   그녀는 무언가에 홀린 듯 캔버스를 노려보다 이내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한 치 망설임 없이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루시. 아니 루시님! 부디 제가 이 그림을 나누어 받을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를 위해선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뭐든이요?’

   “뭐든?”

   

   “그렇습니다!”

   

   흐응. 뭐든이란 말이지. 재밌는 생각이 떠오른 나는 쭈그려 앉아 얼빠여우와 시선을 맞췄다.

   

   “짐승 모습으로 변해 봐♡”

   

   얼빠 여우는 내 명령에 충실했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얀 털을 지닌 여우의 모습으로 변한 것이다.

   

   확실히 사람 모습일 때보다 여우 모습일 때가 좋다니까.

   

   “앉아♡”

   “…저어. 이것은?”

   “뭐든 한다며?♡ 치매라도 왔어?♡ 방금 전에 자기가 한 말도 기억 못 해?♡”

   

   자기가 먼저 달라붙는 건 괜찮아도 내 쪽에서 먼저 다가가는 건 허락하지 않는 까탈스러운 동물이 바로 얼빠여우다.

   

   그 때문에 난 이 녀석의 털을 마음대로 쓰다듬지도 못했고 무언가를 제대로 시키지도 못했지.

   

   하지만 지금은 이 녀석이 자기 입으로 뭐든 한다 그랬잖아?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지.

   

   “언제는 개 취급 해달라더니 이제는 싫은가 봐?♡”

   “그…그것은 인간의 형상일 때에 이야기입니다! 본래의 형상을 지녔을 때는 그. 이게. 그러니까아.”

   “흐응♡ 그래?♡ 어쩔 수 없지 뭐~♡ 별로 간절하지 않은 것 같으니 저 그림은♡…”

   

   털썩. 내가 그림 쪽으로 시선을 옮기기 무섭게 얼빠여우의 엉덩이가 바닥에 닿았다.

   

   “욕망 앞에선 자존심이고 나발이고 없단 거구나?♡ 역겨운 짐승새끼답네~♡ 자~♡ 손♡”

   “여..여기 있습니다.”

   “어라?♡ 왜 개가 사람 말을 하지?♡ 잘못 들었나?♡”

   “…왕!”

   “푸하하핳♡ 잘했어♡ 애완견은 이래야지♡”

   

   얼빠여우의 머리를 쓰담쓰담해주자 녀석의 발이 꼼지락거리는 게 보였다.

   

   도망치고 싶은 가보네. 하긴 평상시엔 이럴 기회조차 안 주던 녀석이니까.

   

   그치만 안 돼. 내가 평소에 당한 게 있는 데 이 정도에서 그만둘 리가 없잖아.

   

   꼬리가 축 쳐진 얼빠여우를 보며 진득한 웃음을 짓던 나는 과거 애완동물을 키우면 교육시키고 싶었던 여러 가지 장기를 시켜 보았다.

   

   앉아. 손. 엎드려부터 시작해서 손가락 사이에 코 집어 넣기. 빵!이라고 외치면 죽은 척 하기 같은 것까지 말이다.

   

   배를 까뒤집은 채로 헥헥 대는 얼빠여우를 보며 미소 짓던 나는 녀석의 육구를 만지작거리면서 장난기 어린 목소리를 냈다.

   

   “숲의 짐승들이 이 모습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숲을 지켜야 할 존재가 인간에게 애교 부리는 모습을 보면 어떤 눈빛을 지으려나~♡ 참 궁금하네~♡”

   “…끼잉.”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다버린 모습을 보아 하니 어떻게든 이 그림이 가지고 싶은 것 같긴 해.

   

   흐응. 이걸로 내 욕망도 채웠고 얼마나 간절한지는 확인이 끝났고.

   

   지금 얼빠 여우한테 받아낼 게 있나?

   

   없어. 이 녀석한테 받을 수 있는 건 다 받은 지 오래니까.

   

   그럼 이 간절함을 어디에 써먹으면 좋으려나.

   

   …아!

   

   흐흫. 프흐흫.

   

   좋은 생각이 났어.

   

   “우리 변태 여우가 무척 간절하단 걸 알겠어♡ 그러니까 특별히 선택의 기회를 줄게♡”

   “왕?”

   “목줄 산책이랑 저 그림 중에 하나 골라♡”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여우의 형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얼굴에 새겨진 고뇌는 너무도 선명했다.

   

   “응♡ 딱 하나만♡”

   “그런?!”

   

   얼빠여우의 비명어린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푸하핳. 아. 역시 난 천재라니까.

   

   그 짧은 시간에 간절히 바라는 두 선택지를 내밀어서 얼빠여우를 괴롭히잔 발상을 떠올리다니!

   

   자. 얼빠여우. 이게 업보라는 거다.

   

   평소에 만날 네가 나를 괴롭혔으니 나도 널 좀 괴롭혀야 하지 않겠어?

   

   “그림을 택. 아니. 아냐. 물건으로 남을 뿐 몸에 새겨지지 않은 것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역시 산책을. 아니. 그치만 일순의 행복을 위해 언제까지고 남을 행복을 포기할 수는!”

   

   자신의 육구로 머리를 쥐어싸매는 얼빠여우의 모습을 흐뭇하게 보던 중 옆에서 털썩하는 소리가 들렸다.

   

   슬며시 고갤 돌리니 피로 범벅이 된 채 변태 사도의 얼굴이 보였다.

   

   행복에 겨운 미소가 그려져 있는 걸 보면 호상이네.

   

   저런 더러운 거에 손대기 싫으니까 내버려 두자.

   

   그리 결론을 내리고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향했다.

   

   무슨 결론이 나오더라도 오래 걸릴 게 분명하니 그 때까지 수련이나 하고 있을 요량이었다만.

   

   옷을 갈아입기 직전에 한 가지 재미난 생각이 떠올랐다.

   

   민폐 까마귀를 비롯한 여러 변태 선신들의 중심이 되는 페도 변태 로리콘 성범죄자 주신이라면 바니걸 의상을 입은 채 기도 했을 때 평소보다 더 많은 걸 챙겨주지 않을까?

   

   아르마디가 진짜 답도 없는 변태새끼인지 확인할 겸 두 손을 가슴 켠에 끌어모은 나는 최근에 매일 하던 것처럼 위대한 주신을 향한 기도를 올렸다.

   

   – 띠링.

   

   그리고 일과가 된 기도가 끝났을 무렵. 여느 때처럼 알림음이 들렸다.

   

   [당신의 진심어린 기도에 아르마디가 감동합니다!]

   [힘이 소폭 상승합니다. 매력이 상승합니다. 신성이…]

   

   저기요. 아르마디님.

   

   왜 눈에 띌 정도로 보상이 늘어난 겁니까?

   

   함정 수사라고 말하고 기도를 올렸는데 왜 변화가 존재하는 거냐고요!

   

   이럴 때는 좀 자신의 변태성을 숨기셔야 하지 않을까요!?

   

   …진짜 타락 마렵네.

   

   생각해보면 거기에선 내 마음대로 던전을 만들 수 있지 않나?

   

   확 악신 쪽으로 전향해버려?

   

   – 띠링.

   

   뭡니까. 아르마디님.

   

   이제와서 얼버무리려해도 늦었어요.

   

   방금 그걸로 당신을 향한 신앙이 짜게 식었다 이겁니다.

   

   여러 선신의 가운데에 계시는 분이면 좀 기품을 지키셔야죠.

   

   당신이 이러니까 민폐 까마귀 같은 녀석이 생겨나는 거잖아요.

   

   일단 메시지를 보내셨으니까 확인은 해보겠습니다만서도.

   

   [새로운 퀘스트 발생!]

   [당신의 자존심]

   [당신이 아카데미에서 제작한 던전이 1학년 뿐만 아니라 전 학년의 시험 장소가 되었습니다! 그 누구도 던전을 공략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1학년 따위가 만든 던전이라 중얼거리는 자들에게 스스로를 증명하십시오!]

   

   …어.

   

   네?

   

   뭐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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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ugaki Tank Enters The Academy

Mesugaki Tank Enters The Academy

Messagaki Tank Enters the Academy, Messaggi tanks are not properly educated., Mesugaki tanks are not properly educated., 메스가키 탱커는 참교육 당하지 않는다.
Score 9.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You sloppy orc~ You can’t take down a girl?” He became the Mesugaki character in the Academy game. But the taunt works too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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