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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넥스트 룬 홀더>는 성장형 헌터물이다.

       

       당연히 주인공인 박진우는 초반에 약하다.

       속력은 나름 높은 편이지만, 근력과 마력은 처참하다.

       룬 레벨 역시 다른 주연들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

       그래서 극 초반엔 주변에서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그런 그가 반전을 만들어낸 계기는 단 하나.

       

       ‘구도자의 땀방울….’

       

       [구도자의 땀방울].

       홀더의 성장을 극대화 시켜주는 에픽룬.

       

       룬 레벨 성장 속도가 3배 빨라지고, 훈련 시간에 비례해 능력치가 소폭 증가한다.

       

       노력한 만큼 성과를 돌려주는 정직한 룬.

       훈련에 미친 열혈 홀더, 박진우에겐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룬이었다.

       

       강주연이 재능의 영역에서 천재라면.

       박진우는 노력의 천재라고 볼 수 있었다.

       

       “재현아, 여기.”

       

       대련 시험장엔 김채은이 먼저 와 있었다.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드는 김채은.

       

       나는 그녀의 옆에 다가가 앉았다.

       

       “시험 잘 봤어?”

       “아니. 하급반 나왔어.”

       “…아쉽다. 재현이는 훈련도 많이 해서 중급반 나올 줄 알았는데.”

       “훈련만으로 되는 분야는 아니잖아. 어쩔 수 없지.”

       

       잠깐 앉아 김채은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시험장은 지원자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중앙엔 아까 본 무뚝뚝한 감독관이 마이크를 잡았다.

       

       “지원자 여러분, 서울 홀더 아카데미에 합격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제 곧 본 입학시험의 마지막 테스트인 실전 대련이 있을 예정입니다. 실전 대련은 여러분이 임시로 선정 받은 반별로 치르게 되며, 반 승급과 아카데미 입학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험이기에 신중하게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실전 대련은 입학성적을 가르기 위한 테스트다.

       

       각 분야의 교수들과 감독관들이 대련을 지켜보고, 기존 능력치와 실전 능력으로 종합적인 평가를 한다.

       

       아주 가끔 이를 통해 반 승급이 이뤄지기도 한다.

       측정한 능력치보다 실전 능력이 월등히 뛰어날 때, 잠재력보다 현재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승급한다.

       

       게다가 수석이나 차석의 위치, 성적 장학금 등의 다양한 명예와 혜택이 걸려 있는 중요한 시험이기도 했다.

       

       “그런데 왜 꼭 대련으로 하는 거야? 괴수를 잡아도 되잖아.”

       

       김채은이 옆에서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얘 앞에서 아는 척을 너무 많이 했나?

       뭔가 조금만 모르는 게 생겨도 내게 묻는 느낌이다.

       

       나는 살짝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예전엔 괴수로 시험 봤었어.”

       “어? 진짜?”

       “어. 그런데 입학시험에서 다루기엔 너무 위험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너무 약한 괴수는 상급반 쪽에서 변별력이 사라지니까 결국 폐지된 거야. 어차피 교수들은 대련할 때 움직임만 봐도 대충 수준 파악이 되니까.”

       

       홀더들의 본격적인 업무이자 목표, 괴수.

       

       다양한 등급을 지닌 그들은 테스트 대상으론 애매하다.

       도시에 출몰하는 괴수들은 바로 소탕되고, 던전에 가기엔 과정과 절차가 복잡하다.

       

       인위적으로 괴수들을 잡아 와 입학시험을 위해 가져오는 건 더욱 복잡하다.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이 상당히 떨어지고, 그런 괴수들은 대개 수준이 너무 낮아 상위권의 변별력이 떨어졌다.

       

       그런 저런 이유로 ‘괴수 테스트’는 잠깐 시행됐다가 금세 폐지된 역사가 있었다.

       

       “먼저 임시 상급반의 실전 대련 시험을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강주연 홀더.”

       “네.”

       

       강주연이 짧게 대답하며 앞으로 나왔다.

       

       붉은색이 살짝 감도는 검은 머리카락.

       그리고 주변에 넘실거리는 불의 기운.

       

       멀리서 보는데도 단숨에 그녀를 알아볼 수 있었다.

       

       [꺼지지 않는 불꽃]의 소유자.

       천재적인 재능의 룬 홀더, 강주연이라는 걸.

       

       ‘와. 진짜 강주연이네….’

       

       속으로 몇 번이나 감탄했다.

       

       텍스트로만 보던 인물.

       끽해야 일러스트로만 상상할 수 있었던 여주인공.

       

       강주연이 정말 나와 같은 공간에 있었다.

       

       그녀가 아카데미 학생 간 부조리를 타파할 때도.

       압도적인 실력으로 갑자기 출현한 괴수를 잡을 때도.

       주인공 박진우와 함께 던전 탐험을 갔을 때도.

       

       머릿속에 그 장면들을 생생하게 그리며, 모든 순간을 함께 지켜봐 왔었다.

       

       그런 강주연이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워낙 시험장이 커서 잘 안 보이지만, 분명 박진우도 근처에 있을 것이다.

       

       <넥스트 룬 홀더>에 가장 열광했던 한 독자로서, 신기하면서 벅차오르는 감정을 쉽게 감출 수 없었다.

       

       “대련을 치를 상대를 지목해주십시오. 지목 대상이 없을 시, 무작위로 대상이 선정됩니다.”

       

       입학시험의 실전 대련은 지목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반인원의 이름과 측정 능력치는 비공개가 아니다.

       그래서 신중하게 지원자들을 살펴보고 지목할 수 있다.

       

       약한 지원자를 고른다고 성적이 항상 좋은 것도 아니었다.

       승리에 가산점이 있긴 해도 그 과정이 더 중요했다.

       

       수준 차이가 극심한 지원자를 압도적으로 제압하면, 오히려 교수들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지원자를 탐색하고 그와 겨루며,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을 끌어내 최선의 성적을 내는 것.

       그게 이 실전 대련이 요구하는 평가 항목이었다.

       

       “없습니다.”

       

       하지만 강주연은 단호하게 답했다.

       

       상대로 누가 와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태도.

       

       뭐랄까…

       참 그녀다운 대답이다.

       

       그리고 그 별 것 없는 말에, 주변의 지원자들은 더욱 열광했다.

       

       “역시 강주연이다.”

       “이거 그거지? 상급반엔 내 적수가 없다는 느낌….”

       “괜히 최대 기대주겠냐? 교수들도 강주연만 보고 있을걸?”

       “수석은 볼 것도 없이 강주연일 것 같다.”

       “진짜 부럽다… 저거 유전이겠지? 아빠가 S급인데.”

       

       강주연은 입학 전부터 유명인사였다.

       

       한국에 다섯 명밖에 없다고 알려진 S급 홀더.

       강우현의 외동딸이자, 에픽룬의 소유자.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 룬인 [꺼지지 않는 불꽃]은 이미 기사에도 몇 번 실리며, 홀더들 사이에서 최고의 룬으로 평가받는 재능이었다.

       

       강우현이 이끄는 거대 클랜, <불의 심판>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는 홀더.

       그게 바로 강주연이었다.

       

       “그럼 랜덤 매칭으로 대련을 시작하겠습니다. 강주연 홀더의 상대 지원자는 서진아 홀더입니다.”

       “아….”

       

       감독관의 호명에 구석에 있던 한 여자가 반응했다.

       

       몸만큼 기다란 창을 가지고 있는 걸 보니, 아마 [창] 종류의 룬을 소유한 홀더 같았다.

       

       ‘불쌍하네.’

       

       시작부터 강주연과의 실전 대련이라니.

       

       그녀의 불운에 괜히 안쓰러움이 들었다.

       그녀 또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처참하게 깨지는 자신의 미래를 예측한 거겠지….

       

       감독관의 사인을 통해 입학시험의 첫 번째 실전 대련이 곧장 시작을 알렸다.

       

       깡-

       화르륵-

       

       “대련 종료. 강주연 홀더의 승리입니다.”

       

       그리고 길게 볼 게 없었다.

       

       대련은 3분도 안 돼서 강주연의 승리로 끝났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같은 상급반이라고 보기 힘든 압도적인 차이였다.

       

       “말도 안 돼… 이렇게 빨리 끝난다고?”

       “저게 진짜 우리랑 같은 홀더가 맞는 건가.”

       “처음 공격은 어떻게 피한 거야. 마법사인데 속력 수치가 저렇게 높다고…?”

       

       유명 인사의 첫 대련에 주변이 시끌벅적해졌다.

       

       나 역시 멍한 얼굴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

       

       너무 빨리 끝나 버려서 순간 사고회로가 멈췄다.

       

       ‘마력 방어막인가?’

       

       원래 마법사 계열과 전사 계열이 서로 맞붙으면, 전자가 더 불리하다.

       마법을 사용하기도 전에 공격을 허용하니까.

       

       하지만 강주연은 그 상성 차이를 쉽게 이겨냈다.

       

       첫 번째 서진아의 찌르기를 직접 회피하며 받아냈고.

       두 번째 곧바로 이어진 휘두르기를 스킬로 막아냈다.

       

       붉은 마력으로 구성된 반투명한 방어막.

       아무리 봐도 마법사의 대표 방어 스킬 중 하나인 [마력 방어막]이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재능이네….’

       

       [마력 방어막]은 [마력 제어] 룬에서 파생된 스킬이다.

       

       룬에서 스킬을 파생시키려면, 해당 룬을 상당한 수준의 레벨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즉, 강주연은 이미 [마력 제어] 룬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해당 룬의 레벨도 높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재능.

       그녀의 대련 한 번에 주변이 이리 시끄러워지는 것도 나름 이해가 갔다.

       

       “다음 실전 대련입니다.”

       

       강주연의 파란과 같던 대련이 끝난 후.

       상급반의 대련이 차곡차곡 이어졌다.

       

       처음엔 관심 있게 지켜봤지만, 계속 보다 보니 마땅히 눈길을 끄는 인재가 많지는 않았다.

       

       기껏해야 작중 주요 인물인 이태준이나 문가은 정도?

       그마저도 아직은 미완의 단계.

       

       워낙 초반에 자기 힘을 숨기는 홀더도 많고, 실력 차가 조금만 나면 금세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많아 볼거리가 부족했다.

       

       “재현아, 나 갔다 올게!”

       

       밝은 목소리로 인사하며 일어서는 김채은.

       

       어느새 중급반의 실전 대련까지 테스트가 진행된 상태였다.

       

       김채은은 실전 대련에서 가볍게 승리했다.

       

       그녀의 상대는 [물] 계열 룬을 사용하는 홀더.

       [빙결]을 사용하는 김채은에겐 완벽한 상성이었다.

       

       약간은 허무하게 끝난 매치였지만, 김채은은 이기기만 하면 크게 상관없는 모양이다.

       

       신난 얼굴로 브이를 하며 내게 다가오는데, 그 모습이 왠지 칭찬을 바라는 강아지 같았다.

       

       “중급반 실전 대련이 모두 끝났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급반 실전 대련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도재현 홀더.”

       “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상급반과 중급반이 모두 끝난 후, 하급반의 실전 대련 차례.

       

       지목하는 기회는 랜덤인 모양이다.

       난 이름도 1순위가 아니고, 하급반에서 높은 능력치가 아님에도 첫 순위로 꼽혔다.

       

       지목 상대를 정해뒀던 내 입장에선 기분 좋은 일이었다.

       

       “대련을 치를 상대를 지목해주십시오. 지목 대상이 없을 시, 무작위로 대상이 선정됩니다.”

       “저는…”

       

       감독관의 말에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각기 자신의 무리를 만들어 다른 곳에 앉아있는 하급반 홀더들.

       

       그리고…

       한쪽 구석에서 벽에 검을 둔 채.

       혼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중인 남자. 

       

       <넥스트 룬 홀더>의 주인공.

       박진우였다.

       

       “저는 박진우 홀더를 지목하겠습니다.”

       

       그리고 내게 지금 가장 필요한 룬.

       [구도자의 땀방울]의 소유자.

       

       내 첫 번째 룬 사냥의 상대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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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Academy Scam Rune Got the Academy Scam Rune チートルーンを手に入れたモブの成り上がり ~主役たちのルーンを奪える俺、世界最強になります~ (JP) 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KR)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Possessed an extra with a single rune.

After obtaining 7 runes directly according to the original Hidden Piece…

A fraudulent rune called [Rune Hunter] was cre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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