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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잠시 라이너스를 보던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이냐? 나더러 애들을 가르치라고?”

       

       그러나 라이너스는 웃지 않았다.

       

       “농담이 아니다, 디안.”

       

       사실 나도 라이너스가 농담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저놈은 농담 같은 실없는 짓은 하지 않는다.

       

       정말로 나에게 그 아카데미 교장 자리를 제안하기 위해 제국 수도에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만약 단순히 나를 보고 싶다는 이유였다면 굳이 제국 소속의 전함에 근위대 기사들까지 달고 오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거절한다. 

       

       “미안한데, 아무래도 그건 어려울 것 같다.”

       “겸손할 필요 없다, 디안. 너는 교장이 될 능력을 충분히 갖췄어.”

       “아니, 겸손떠는 거 아니라 정말로. 그건 내가 못 도와줘.”

       

       라이너스는 다소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유를 물어도 되겠나?”

       “너도 알잖아. 나는 자리 잡고 앉아서 펜대 굴리는 거는 못해. 하물며 그런 막중한 책임이 있는 곳은 너무 부담스럽다.”

       “너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여러 유능한 교수들과 행정직원들이 너를 보좌할 거야. 너는 그저 우리 옛시절의 경험과 요령을 적절히 전수해 주면 된다.”

       “그래도 그게 아니지. 다른 것도 아니고 ‘교장’이잖아. 권한과 책임이 따르고 내 결정에 따라 모든 게 좌지우지되는데 나는 그런 거 하고 싶지 않아.”

       

       거듭 거절하자 라이너스가 옅은 한숨을 쉬었다.

       

       “지금 초대 교장은 황성에 미운털이 제대로 박힌 상황이야. 황성에서는 어떻게든 후임자를 구해서 현 교장을 내쫓으려 하고 있고. 그러나 지금껏 수많은 후보자들을 검증했지만 모두 우리가 원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오직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그래도 역시 안 돼. 내가 작위와 영지마저 거부하고 돈만 챙겨서 이 먼 중립항구까지 온 이유가 뭔데. 머리 복잡한 일 없이 마음 편하게 조용히 살고 싶어서 그런 것 아니었나.

       

       차라리 마왕이 다시 부활해서 그놈을 죽여 달라는 부탁이라면 아무 거리낌 없이 들어 주겠지만 교장이라니. 이건 거절하는 게 맞아.

       

       “미안하다, 라이너스.”

       

       잠시 침묵하던 라이너스가 입을 열었다.

       

       “사실은… 황성에서는 나를 교장으로 앉히려고 했다.”

       “뭐? 이 자식이, 설마 나한테 짬 때리는 거야?”

       “그게 아니라 조만간 퇴직할 생각이라서…. 황성에서는 그럴 거면 적임자를 찾아오라고 하는 상황이고.”

       “퇴직이라니? 너도 어디 한적한 곳에 정착하려고?”

       “그랬으면 좋겠군. 사실 다음 달에 애가 태어나. 육아에 전념할 생각이거든.”

       “뭐…? 애? 육아…?”

       

       생각도 못한 말에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멍청하게 되물었다.

       

       “너… 결혼했냐?”

       “그래. 셀린느랑 결혼했어.”

       “뭐, 뭐라고!? 정말이야?!”

       

       셀린느는 용사파티 소속의 사냥꾼으로 여정 내내 라이너스와 미묘한 분위기를 형성했었다.

       

       마왕과의 전투를 앞둔 시점에서 라이너스는 자신이 죽으면 셀린느를 무사히 고향까지 데려다 달라 유언까지 남길 정도였고.

       

       둘 다 워낙 쑥맥이라 대체 언제 고백해서 사귀나 답답했었는데, 결국은 결혼했군. 이거 정말 반가운 소식인데?

       

       “축하한다, 자식아! 드디어 결혼했구나!”

       

       어깨를 퍽퍽 때리자 라이너스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걸렸다.

       

       “누가 먼저 고백한 거야? 응? 아마 셀린느였겠지? 너보다는 걔가 더 적극적이었으니까. 아들이야, 딸이야? 아니… 잠깐만….”

       

       기뻐서 말을 쏟아내던 나는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라 말끝을 흐렸다.

       

       “다음달에 애가 나온다고…?”

       

       셀린느는 마왕과의 전투에서 왼쪽 다리를 잃었다. 그런 몸으로는 혼자서 아기를 돌볼 수가 없다.

       

       “그래, 디안. 그래서 그런 거다. 왜 내가 그만두려는 건지 이해할 수 있겠지?”

       “그런 거라면 보모를 들인다거나 하면 되지 않아?”

       “황성에서의 일이 상당히 바빠. 새벽에 나갔다 새벽에 들어오는 일이 허다하다, 디안….”

       

       라이너스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까지는 대륙을 위한 거라 생각하며 즐겁게 해왔지만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니 조금은 마음이 달라져서 말이지…. 네 말대로 보모를 들이거나 이런저런 방법으로 셀린느 대신 아이를 볼 수는 있어. 하지만 그렇게 가정을 꾸리고 싶지는 않아. 가족들의 자는 모습을 보고 나가서 자는 모습을 보며 들어온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착해 빠져서는 희생정신이 가득차서 살아오다가 진짜로 희생해야 할 존재가 나타나자 혼란이 온 것이로군.

       

       현생에서의 일이 생각난다. 군대에 있을 때 어느 높으신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지.

       휴가 나가면 애가 걷고 있고 휴가 나가면 애가 말을 하고 휴가 나가면 애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더라고. 처음에는 아빠를 보면 울었고 나중에는 한 달에 한번 집에 오는 아저씨라고 하다가 이제서야 아빠라 부른다고.

       

       가족을 위해 일하지만 정작 가족과는 점점 멀어진다. 라이너스의 말대로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특히나 라이너스의 경우는 당장 일을 그만두더라도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으니 더더욱 가족에게 충실하고 싶겠지. 지금까지 저놈이 황성에 봉사한 건 마왕을 죽인 후의 시대에 평화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함이었지 생계유지가 진짜 목적이 아니었으니까.

       

       “네 사정은 충분히 알았다. 보모 같은 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네. 이해했어.”

       “미안하다, 디안. 10년만에 찾아와서는 이런 곤란한 부탁을 해서.”

       “아니, 일단은 네가 셀린느랑 결혼했다는 희소식을 듣고 어느 정도 상쇄는 됐어. 내일 새벽에 떠난다고? 그럼 고민해 보고 답을 줄게.”

       “알았다, 디안. 다시 한번 미안하다.”

       

       

       # # # # #

       

       

       라이너스와 기사들이 배로 돌아간 후 나는 테라스 선베드에 누워 상황을 정리했다.

       

       나의 절친한 친구 둘이 결국 결혼했고 다음 달에 애가 나온단다.

       

       셀린느의 몸이 성치 않아 라이너스가 퇴직해 육아에 전념하려고 하지만 황성에서는 라이너스에게 교장을 하든지 적임자를 찾아놓고 떠나라 하고 있고.

       

       이런 곤란한 상황에 때마침 내가 일전에 페렌치노와 한바탕한 것을 계기로 라이너스가 내 행방을 알아내 여기 온 것이다.

       

       그냥 보모를 쓰면 되겠지만 라이너스는 보모가 애를 키우고 자신은 계속 황성에 매여 있는 건 가정을 꾸리는 의미가 없다 생각. 거기에 대해서는 백번천번 동의한다.

       

       그러면 두 가지를 놓고 저울질을 해볼까?

       

       원작 스토리를 깨고 돈만 챙겨 항구도시에 은둔하며 탱탱 노는 삶 vs 나와 생사고락을 함께 한 친구 부부를 위해 아카데미로 가서 일하는 것

       

       당연히 후자다. 내 소중한 친구인 라이너스와 셀린느가 어려움에 처해 있고 그것을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은둔한 주제에 민망하게도, 10년 동안 놀고 먹기만 했더니 몸이 좀 근질거리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 친구를 돕는 목적의 장거리 외출이라. 나쁘지 않아.

       

       하지만 역시 교장은 너무 높은 직책이야. 그런 부담스러운 자리에는 앉고 싶지 않아.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디안 님. 뭐하세요?”

       “너 여기 좀 앉아 봐.”

       

       마침 올리시아가 테라스로 나오자 옆 선베드에 앉혀 놓고 지금 당면한 선택지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올리시아는 똘똘하니 뭔가 좋은 방법을 떠올릴 것이다.

       

       내 이야기를 들은 올리시아는 곰곰이 생각하며 턱을 매만지다 손가락을 튕겼다.

       

       “아주 좋은 방법이 생각났어요! 디안 님께서 큰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도 친구분 부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요. 물론 이건 제국의 높으신 분들께서 허락을 하셔야겠지만요.”

       

       올리시아가 내 귀에 대고 자신이 떠올린 것을 속닥거렸다. 오, 이거 괜찮은데?

       

       

       # # # # #

       

       

       서서히 동이 트는 새벽.

       

       라이너스는 안개가 짙게 깔린 갑판 난간에 기대고 서서 부둣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과연 디안은 올 것인가. 아마 올 것이다. 디안은 라이너스가 가장 신뢰하는 친구니까.

       

       10년만에 만나서 꺼낸 게 이런 어려운 부탁이라 염치없지만 라이너스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황성을 떠나고 대체 어떻게 지내는지, 혹시 어디서 죽어버린 건 아닌지 걱정했지만 찾을 방도가 없었다. 디안은 그날 이후 완벽히 잠적했고 종종 편지가 오기는 했지만 그 발신지를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예전부터 종종 디안은 라이너스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나라며, 전후 평화시대에 자신이 낄 자리는 없다고.

       

       그게 아마 지난 10년간의 잠적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디안은 도와줄 것이다.

       

       군단의 말단병사 시절부터 마왕을 죽일 때까지 계속 라이너스를 도와줬고 10년 전에도 분명 언제라도 도와주겠노라 약속했다.

       

       ‘너도 신병이야? 반갑다. 잘 지내보자’.

       

       라이너스가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됐을 때 마침 그와 비슷한 시기에 입대한 디안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정돈되지 않은 갈색 머리칼에 쾌활한 눈을 가진 디안은 라이너스와는 다소 결이 다른 자였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직한 라이너스와 달리 디안은 뭐랄까. 불량했다.

       

       지휘관의 눈치를 보며 적당히 숨어 쉬고 이런저런 꼼수로 배식을 더 타온다거나 혹은 몰래 창고에 가서 새 보급품을 훔쳐 오곤 했다.

       

       라이너스는 그런 부류의 인간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쉽게 하려고만 하고 부도덕함에 대한 수치가 없는 자들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디안을 피해 다녔지만 서른 명 남짓한 소대에서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라이너스는 의도치 않게 계속 디안과 엮이게 되었다.

       

       ‘야, 라이너스. 이리 와. 이거 같이 먹자’.

       ‘그건 어디서 난 거지? 또 보급창고에서 빼돌린 것이냐?’.

       ‘잔소리 그만. 이거 소대장 새끼가 자기 천막 안에 따로 꽁쳐둔 거야. 원래 병사들한테 줬어야 하는 거라고’.

       ‘그래도 이건 곤란한데…’.

       

       ‘야, 라이너스. 우리 귀찮으니까 천막 치지 말고 저기 덤불에서 자자. 보니까 푹신하고 좋더라’.

       ‘주둔지 이탈은 안 된다, 디안. 그리고 오늘 점호는 어떻게 빠져나갈 생각이지?’

       ‘부소대장이 당직이래. 그놈 점호 대충하고 밤새 쳐자잖아. 얼른 가자고’.

       ‘정말로 괜찮은 거냐…’.

       

       시골 천민 출신에 융통성 없는 성격으로 친한 전우가 없는 라이너스를 디안은 늘 챙겼다. 그리고 막상 친해지자 의외로 디안은 괜찮은 구석이 있었다.

       

       게다가 놀랍게도 디안은 전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서 몇 번이나 라이너스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야, 라이너스.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우리는 이쪽으로 기동하자.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소대장의 명령은 돌격이다. 그건 항명이야. 항명은 사형이다’.

       ‘멍청아. 지금 상황에 돌격하면 개죽음이야. 네 뜻을 이루기도 전에 바보 같은 명령으로 죽기를 바라는 건 아니겠지?’

       ‘그건 그렇지…’.

       

       ‘야, 라이너스. 저거 우리가 잡자’.

       ‘말도 안 되는 소리! 저놈은 오거야! 지원을 기다려!’

       ‘내 말만 들으면 우리 둘이서도 충분해. 저 새끼 모가지 따서 훈장 한번 받아 보자고’.

       ‘디안! 디안! 돌아와라! 젠장할! 같이 가자!’

       

       그렇게 라이너스는 디안의 도움을 받아 수없이 많은 사선을 넘었고 결국 공을 인정받아 디안과 함께 나란히 장교로 진급했다.

       

       마왕성에 투입될 특임대에 차출되었을 때에도 디안은 늘 그와 함께였다. 심지어 마왕과의 전투에서는….

       

       “야, 라이너스.”

       

       부둣가의 안개를 뚫고 디안과 그의 하녀 올리시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둘 다 손에는 커다란 여행가방을 든 채였다.

       

       “디안! 와주었구나!”

       

       라이너스는 그대로 난간을 뛰어 넘어 디안 앞에 착지했다.

       

       “역시 올 줄 알았다! 마음을 정한 것이냐!”

       “교장은 하지 않기로 했어.”

       

       예상외의 대답에 라이너스는 얼굴을 굳혔다. 분명 제안을 받아들여서 여기 온 것이 아니었나? 그럼 대체 저 여행가방은 왜?

       당황하는 라이너스를 보며 디안이 계속 말했다.

       

       “교장은 하지 않아. 다만 아카데미의 교수 정도라면 충분히 의향이 있다.”

       “교수라고?”

       “교장 자리에 오르면 골치아픈 일들에 책임을 져야 하잖아. 하지만 교수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그리고 어차피 황성이 바라는 건 내 노하우로 아카데미 애들 교육시켜주는 거 아니야? 관리가 아니라. 너도 알다시피 나는 교장 같은 일을 할 만큼 성실하지 못해.”

       “그건 사실이지.”

       

       라이너스는 디안의 새로운 제안에 대해 곰곰히 생각했다. 결론은, 나쁘지 않다.

       

       황성에서는 라이너스를 점찍어 두고 그가 추천하는 여러 후보들을 모두 거절했지만 디안이라면 다를 것이다.

       

       디안은 전투에 탁월한 재능을 지녔고 수많은 실전경험이 있다. 교장은 아니더라도 교수 자리는 좋은 타협안이 되겠군.

       

       “네가, 네가 그렇게 해준다면….”

       

       말을 하려고 입을 열던 라이너스는 갑자기 눈물이 차올라 이를 악물어야만 했다.

       

       행방을 몰라 그 동안 안부편지 한 통 보낼 수 없었다. 그렇게 10년만에 만나 다짜고짜 무리한 부탁을 했는데도 디안은….

       

       셀린느. 이번에도 우리는 디안의 도움을 받게 되었어. 역시 디안은 내가 가장 신뢰하는 친구이자 조력자로구나. 

       

       

       # # # # #

       

       

       “네가… 네가 그렇게 해준다면….”

       

       라이너스가 눈물을 글썽이자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흘렸다.

       

       “좋아. 그럼 결정했으니 바로 가자고. 얘도 데려갈 건데 괜찮지? 혼자 두기 좀 뭐해서.”

       “당연하다마다. 어서 타라.”

       

       라이너스가 앞장서서 우리를 배로 안내했다.

       

       “그나저나 친구분께서도 디안 님 껄렁대는 건 잘 아시는 모양이네요.”

       “조용히 해라, 올리시아. 여유라고 하는 거다.”

       

       배로 이어지는 널판지를 건너며 올리시아의 농담에 핀잔을 주었다.

       

       “출항한다! 모두 위치로!”

       

       함장의 외침과 함께 선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돛을 펴고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

       

       서서히 움직이는 배의 선수에 서서 바다를 보며 생각했다.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따위 분탕짓은 하고 싶지 않아 라이너스에게 조력했고 엔딩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제 정말로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10년만에 또다시 주인공이 내게 도움을 청해 왔다.

       

       어쩔 수 있나. 해주는 수밖에. 10년 전에 도와주겠노라 약속한 것도 있고 라이너스, 그리고 셀린느는 내게는 정말로 소중한 친구들.

       

       이제부터 내 최신목표는 아카데미 교수가 되어 원작의 주인공 라이너스 부부의 육아활동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아카데미 교수란 말이지…. 까짓것 해주면 되지. 뭐 어려운 일이라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고구마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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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tired Supporting Character Wants To Live A Quiet Life

The Retired Supporting Character Wants To Live A Quiet Life

The Retired Supporting Character Wants to Live Quietly 은퇴한 조력캐는 조용히 살고 싶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causing chaos with my knowledge of the original work, I assisted the protagonist.

I successfully completed the story and now planned to retire and live peacefully.

However, it seems the protagonist still needs my help.

An academy professor? That’s nothing much.

But why is the state of the academy so st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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