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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

       *** ***

         

       통이문의 문주 전후담은 사천성에서만 십 년 넘게 일해온 나름 잔뼈가 굵은 정보상이었다.

         

       전후담은 통이문이 그래도 이 사천성 내부에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정보조직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정보조직의 특성상 그 정체가 쉬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무려 십 년이 넘게 이 판에서 살았으니 경쟁업체들의 윤곽을 더듬을 정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니까.

         

       황금가에서 들어온 의뢰는 그런 통이문에게도 큰 건이었다.

         

       [호천안이라는 사천낭인의 정보를 가져와라!]

         

       황금가에 황금이 넘친다는 것을 모르는 정보상이 있을 수 있을까. 그만큼 보상도 후하기 그지 없었으니 문주고 뭐고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흐음.”

         

       우선 전후담은 사건의 전후부터 되짚어 보기로 했다.

         

       우선은 당도경과 여일예가 낭인객잔에 들렸다가 돌아가는 정보는 별 영양가 없는 이야기였다. 당도경이든 여일예든 야바위를 한 낭인과 볼일이 있었으니 낭인객잔에 방문했겠지.

         

       ‘이건 넘기고 다음은…’

         

       황금가의 고부린이 중개인으로 일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였다. 정보상이라면 황금가의 앞에서 벌어진 사술 공연도 모르려고 해도 모를 수가 없는 일이었고.

         

       그러니 전후담은 황금가에서 의뢰한 호천안이라는 낭인이 바로 그 사술 공연을 벌였다는 낭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지 않으면 황금가에서 호천안이라는 낭인을 콕 집어 정보를 요구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 호천안이라는 자의 행적을 쫒은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요새 들어 여자 사천낭인과 함께 움직였으니까.

         

       전후담은 호천안의 행보를 역순으로 짚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거 돈벌이에 비해 꽤 쉬운 일이군. 아랫놈들한테 줄 걸 그랬나?’

         

       사천낭인의 일은 대부분 소란을 몰고 다니는지라 사천낭인의 행보는 대부분 기록되어 있었다. 적당히 서류를 뒤지다보면 호천안의 행보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일이었다.

         

       액수가 액수인지라 직접 정보를 취합하고는 있었지만 액수만 보고 기합을 다진 각오에 비하면 영 맥이 빠지는 지루한 일.

         

       물밑접촉이라고는 하나 구파일방 오대세가라는 거대한 세력들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는 문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사천성이었다. 그런데 그 사천성이 만만할 리가 있겠는가.

         

       이 사천성에서 무림문파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수였다. 바깥에서 보이는 흐름과 물 내부가 이토록 이면적인 지역이 있을 수 있을까. 세력이 커져서 조금이라도 물에 발을 담근 문파들은 둘 중 하나로 나뉜다.

         

       물 내부에서 흐르는 어처구니 없는 암류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물 내부에서 흐르는 와류를 감지하고 대책을 마련하려 하거나.

         

       후자의 문파들은 일단 정보상의 문을 두들기게 되어 있었다.

         

       그런 문파들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은 바로 사천낭인에 대한 정보였다. 그야 다른 지방과는 전혀 다른 무림문파의 생태. 그 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것은 바로 사천낭인일 테니까.

         

       후자의 신생 문파들을 털어 먹는 것이야말로 이 사천 업계에서 정보상을 하는 참맛이었다.

         

       사천성의 생태가 이토록 기형적이고 뒤틀려 있으니. 낭인들의 정보를 손에 넣으면 어떻게든 활용해 패권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품은 신생 문파들이 눈이 뒤집혀 황금을 내밀고는 하니까.

         

       그리고 정보업체들은 열심히 그 낭인들의 정보를 팔아먹는다. 예를 들어 반월도 정삼이라는 자가 사천낭인으로 들어갔다. 반월도 정삼은 하남의 낭인업계에서 무슨 일을 했고 반월도법이라는 도법을 구사하는 낭인이다. 등등의 신상정보들.

         

       그렇게 야심에 불타 낭인들의 개인정보를 수입하던 문파들은 사천에서 살아가며 짬이 차오르다보면 결국 깨닫는다. 낭인들의 정체가 공개되면 본인들만 손해라는 것을. 사천낭인을 몰아내거나 이용해서 이 사천성의 패자가 된다고 한들.

         

       그 다음에는 진짜 피를 피로 씻는 항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을 깨달아버리는 것이다.

         

       ‘선을 넘는 망둥이들은 제거하면 그만이고.’

         

       그럼에도 가끔 진짜 욕심에 눈이 멀어 이 사천성을 뒤집어버리겠다는 야망을 가지는 문파들이 있긴 있었다. 그럼 이제 정보상들은 그 정보를 유사연에게 팔아먹는다.

         

       그럼 유사연은 비무첩을 발행해 그 문파를 와해시켜버리고.

         

       사천의 정보상들은 다시 평화로워진 사천에서 태어나는 신생 문파들을 호구 삼는다.

         

       자신감에 차 사천성의 문을 두드린 자. 그 이면을 간파하지 못하면 죽고 그 이면을 간파한 자는 숨 죽이며 살아가기에 급급하다.

         

       “쯧쯧. 거 사천성이 우습게 보였나보구만.”

         

       태경문은 물의 흐름을 눈치채지도 못하고 물에 몸을 던진 자들이었다.

         

       전후담은 경수시장 사건보고서를 읽어 보며 혀를 끌끌 찼다.

         

       “뭐 아예 믿는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운남의 호족인가? 경수가? 고작해야 시골 산장 정도의 자본력을 가지고 사천성에 자리 잡는다는게 말이나 되나.”

         

       있는 것이라고는 무공서 한 권, 맨몸뚱이밖에 없던 태경문주에게 큰돈이 투자금이랍시고 들어 왔으니 야심에 불이 붙을 법도 했지만 마음은 마음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우물 안 개구리가 사천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불었다. 기본도 안된 자들이 낭인을 고용했으니 탈이 날 수밖에. 고부린이 태경문을 손절했으니 태경문은 이제 이 사천에서 말라 죽는 일만 남았다.

         

       “흐음…이거 여일예가 낭인객잔으로 찾아간 게 마음에 걸리는군.”

         

       낭인분쇄기 여일예가 낭인객잔에 들어갔다가 어떤 상해사건도 일으키지 않은 채 나온 것은 정보상들에게 꽤 화제가 된 이야기였다. 그 뒤로 초절정의 무위를 드러내며 사천무림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었으니 그 파란의 시발점인 낭인 객잔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정보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으니까.

         

       ‘낭인이 여일예에게 깨달음을 주었다는 소리도 있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건에서 여일예가 호천안에게 은원패를 준 것이 맞았다. 황금가 앞의 야바위판에서 호천안은 여일예의 은원패를 걸었고 그 은원패를 건네받을 기회라고는 여일예가 낭인객잔에 처들어 왔을 때 정도였으니까.

         

       “하 하필 낭인객잔 안에서 만나고 난리야 난리를…”

         

       낭인객잔 내부 정보는 아무리 정보상인 전후담이라도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다.

         

       애초에 낭인객잔에 드나드는 이들은 중개인이든 낭인이든 기본적으로 고수익 직종이다. 그 폐쇄된 작은 공간에서 정보가 새어나가면 순식간에 누가 정보를 흘렸는지 특정되어버리니 어지간한 돈으로는 입을 열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낭인객잔에서 일하는 점소이나 숙수들은 유사연이 고르고 고른 자들이며 상시 낭인객잔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접촉도 어렵다.

         

       여일예와 호천안이 속 시원하게 연결되면 일이 쉬워질 텐데 추측에만 의존해야 하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호천안, 호천안이라…”

         

       일단 호천안이라는 낭인이 모든 사건의 중심인 것은 맞다.

         

       ‘쓰읍, 수상한데.’

         

       이성적인 영역에서는 도저히 인과관계를 끼워 맞출 수 없지만.

         

       정보를 접하는 순간 순간 본능적인 영역 혹은 무의식적인 영역에서 무언가 연결되는 순간이 있다.

         

       어째 야바위라는 정보를 접하는 순간 전후담은 개화루의 도박판이 떠올랐다.

         

       금자 100냥이 넘어가는 엄청난 판에서 대 역전극이 일어나서 도박판이 시끌시끌했던 적이 있었다.

         

       그 덕에 도귀라는 자는 사천제일의 도박사로 이름이 알려졌다. 그리고 그 상대는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졌다고.

         

       ‘초절정고수를 속일 수 있을 정도의 도박 고수…호천안 이 자인가?’

         

       호천안과 영상루의 도박사와의 연결고리는 흐릿했다. 한쪽은 야바위의 고수고 한쪽은 주사위의 고수였다. 일반적으로 도박사라는 자들은 주종목이 있기 마련인데 초절정고수를 속일 수 있을 수준의 야바위꾼이 대항사위를 그렇게 잘 한다는 것도 미심쩍었다.

         

       ‘개화루에서 사간 정보가…어디보자…’

         

       개화루주 역시 황금을 뿌려 정보를 샀던 바 그 액수가 적지 않았다. 분류된 의뢰 기록을 살피던 전후담은 호천안이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개화루주 사천 낭인 정보 요청 건]

       [중요도:상-긴급하며 보상액이 높음]

       [의뢰인 제공 정보: 수 년간 매일같이 도박장을 출입하며 도박을 했다는 정보와 용모파기.]

       [이름이 알려진 도박사들과 용모 파기가 일치하는 건이 없음. 미행 결과 사천낭인으로 파악됨. [낭인 정보 – 132]를 참조, [호천안이라는 낭인은 매일 밤 도박장을 찾아 나선다]는 정보를 발견. 동일인임을 확정할 정확한 근거는 없었지만 무려 수 년간 도박장을 찾아 나선다는 점을 들어 9할 이상을 확신. 지급 의뢰이기에 정보를 전달함.]

         

       “이거 운이 따랐군..”

         

       사천낭인들도 사람이다보니 바깥에서 단편적으로 낭인객잔 내부의 정보를 흘리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식으로 주워 들은 조각 정보중에 호천안에 대한 정보가 있었던 모양.

         

       “유의미한 정보는 아니지만 이 정도라면 사전 조사로써는 충분하지.”

         

       “흐응. 진짜로 도박 잘 하는구나.”

         

       전후담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야말로 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매혹적인 목소리였다.

         

       그러나 아무런 기척을 느끼지 못했는데 그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린다면 그 누구라도 등골이 서늘해 질 수밖에 없을 터였다.

         

       그것도 정보조직의 비처 중의 비처인, 의뢰정보를 모아 놓은 공람각 내부라면 더더욱.

         

       ‘어떻게?’

         

       그제야 무어라 정의 할 수 없는 향기로운 냄새도 콧속으로 은은하게 스며 들었지만 전후담은 황홀하다기보다는 식은땀을 흘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오늘을 정시연재시각을 너무 크게 어겨버렸네요.

    흑묘에 대한 구상을 생각하다보니 하루가 다 가버렸습니다.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게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22/5/14 피드백 관련 작가후기 내용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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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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