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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

       “으흠~~”

       

        거의 콧노래를 부르며 감자튀김을 먹고 있는 이수아.

       

        “저. 혹시 저한테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가요?”

        “어. 아니요?”

        “그럼 원래 이렇게 다른 팀원들이랑 자주 식사를 하세요?”

        “네넵! 자주 먹어요.”

       

        순 뻥인 것 같은데.

        분명 과장님이 그랬었다.

       

        ‘수아 씨? 수아 씨 맨날 혼자 먹어. 괜히 여기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랑 밥 먹다가 사진 찍히는 거 싫다고 그랬거든. 그리고 자기가 상사라서 괜히 식사 시간 끼면 불편할 거라고 본인이 피해줬어~’

        ‘수아 씨가 말이야. 점심시간은 쉬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거든. 쉴 땐 쉬어야지, 괜히 업무의 연장선인 것처럼 상사랑 같이 밥먹다가는 체한다고 오히려 우리를 걱정해줬어.’

       

        아까 지나가는 말로 물었던 것이 생각났다.

       

        ‘흠. 진짜로 나를 좋아하는 거 아냐? 근데 마땅히 이유는 없는데. 상태이상 치료해줬다고 해서. 아니 근데 그걸 깨달은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따라다니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지?’

       

        물론 길드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원래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마땅히 뭐라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이거 맛있죵? 그쵸?”

        “네넵…”

       

        나는 살짝 눈치를 보면서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100평은 되는 넓은 가게였기에 아주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그 수많은 사람들이 죄다 우리 테이블을 바라보며 수군대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밥이 넘어갈 리가.

       

        ***

       

        ‘하… 뭐랄까… 이상해…’

       

        이수아는 아주 정신이 없었다.

        감자튀김을 야금야금 줏어먹으며, 아주 미칠 것 같은 생각에 다른 사람은 전혀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왜 기분이 좋지? 이상해. 지훈 씨 근처에만 오면 기분이 좋단 말이야? 어째서…?’

        ‘지금 기분이 최고로 좋아. 내가 살면서 이렇게 짜릿했던 적은 첨이라고. 이상해. 이상해. 여기 감자 튀김이 맛있나?’

       

        그녀는 이따금씩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한다고 해서 해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와. 이수아다. 앞에 남자는 누구야? 남자 친구야?”

        “야. 미쳤냐? 이수아가 남자친구랑 이런 벌건 대낮에 이런 가게에 온다고?”

        “아 하긴 그건 그렇네. 갑자기 정신이 나간 거 아닌이상 그럴리는 없겠구나.”

        “그냥 자기네 길드원이겠지 뭐.”

        “근데 왜 꼭 저 한 사람만 데리고 나왔어? 쟤네 길드 엄청 크잖아?”

        “모르지. 썸이라도 타나보지 뭐.”

       

        자신을 향해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하아아아… 기분이 너무 좋아… 몸이 녹아 내릴 것 같아…’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었지만 이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

       

        ‘뭐야…’

       

        이수아는 점점 표정이 헤벌쭉해지는 것 같았다.

       

        ‘여기 가게, 감자튀김에 마약이라도 넣었나…?’

       

        괜시리 감자튀김을 집어들었다가 내려놓게 되었다.

       

        지금 내가 느끼기엔 이수아는 완전히 양면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다.

       

        ‘양극성 장애 딱지가 그래서 붙어있었나?’

       

        상태창이 떠올랐다.

       

        분명 완전히 철두철미하고, 차갑고, 냉철한 프로페셔널한 도시의 여성.

        그리고 또 다른 한 쪽면으로는 다정다감하고 애교 넘치고 남자에게 매달리는 것 같은 여성.

       

        좀 혼란스러웠다.

       

        ‘이상하네. 왜 저래 자꾸?’

       

        점점 표정이 야릇해져가는 것 같기도 했다.

       

        ‘상태가 또 맛이 갔나…?’

       

        괜히 상태창을 열어서 확인을 해보았다.

        하지만 별 이상 없었다.

        분명 오늘 아침에 다 처리를 해줬으니까.

       

        “어?”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서 말을 해버렸다.

       

        “엥? 무슨 일이에요?”

       

        덩달아 이수아도 깜짝 놀래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허허. 여기 맛있죠. 어? 소리가 나올 정도로 맛있네요. 하하…”

       

        나는 대충 말을 둘러댔다.

        그리고는 상태창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예전에는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문구가 박혀있었다.

        워낙 구석에 있는 터라 내가 발견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 포인트 회수를 진행하면 상대방의 특성의 일부를 획득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뭐지?’

       

        머리 속을 완전히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문구였다.

        그러니까 문장 자체로 따져보면 채수현에게 포인트를 줬다가 회수를 하면 채수현의 특성을 나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소리 같았다.

       

        ‘응? 채수현의 특성? 서큐버스?’

       

        채수현의 특성 자체는 정확히 뭔 지는 모른다.

        나도 방금 전에 형석이에게 들어서 겨우 알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상태창의 정보로는 그 채수현의 특성을 나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것.

       

        ‘어…’

       

        나는 당연히 벙찐 상태로 상태창을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

       

        ‘흐흐흐.. 맛있당…’

       

        이수아는 백지훈을 부드럽게 바라보며 정신없이 먹어치우고 있었다.

        거의 다 먹어가는 바람에 조금씩 야금 야금 먹기 시작하는 중이었다.

        빨리 끝내고 싶지 않았으니까.

        다 먹고 나면 바로 복귀를 해야하니까.

       

        왠지 모르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상했다.

        계속해서 이 시간이 지속이 되기만을 바랬다.

       

        ‘수아야. 너 아까 백지훈 헌터랑 길드 얘기 한다며.’

        ‘아 조용히 좀 해봐.’

       

        이수아는 자신의 머리 속에서 들려오는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와 싸우는 데에 정신이 없었다.

       

        그러던 도중 백지훈이 갑자기 소리를 낸 것이었다.

       

        “어?”

       

        ‘뭐야? 왜?’

       

        분명 상태창을 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뭔가 문제라도 있다는 듯한 표정.

        상당히 어리둥절하다는 듯한 표정.

       

        “엥? 무슨 일이에요?”

       

        자기도 모르게 바로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분명 아무 것도 아니라고는 했지만 계속해서 상태창을 바라보며 멍때리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뭐지? 근데 그러고 보니 백지훈 헌터의 특성을 안 물어봤네.’

       

        살짝 아차 싶었다.

       

        ***

       

        ‘아니 그러니까. 그러면 나는 인큐버스가 되는 거야?’

       

        이 설명대로라면 나는 인큐버스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게 도대체 뭔 일이야.’

       

        “저 백지훈 헌터님.”

       

        부드러운 이수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넵.”

       

        정신없이 상태창을 바라보며 멍하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신이 퍼특 들었다.

       

        “저 혹시 백지훈 헌터님 특성은 뭐예요? 제가 제대로 물어본 적이 없네요. 저희 같은 길드, 같은 팀원이잖아요. 제가 백지훈 헌터님에 대해서 좀 정확히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말이에요. 호호.”

       

        그녀는 빙그레 웃는 중이었다.

       

        “앗. 저는 인큐버스.. 아니. 저는…”

       

        나도 모르게 헛소리를 꺼내버렸다.

        그리고 다시 말을 정정했다.

       

        “제 특성은 타인의 상태창을 볼 수 있고, 타인에게 투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깔끔하게 말했다.

        어차피 이제는 이렇게 말을 해도 믿지 않는 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거침이 없었다.

        게다가 딱히 숨길 일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네? 호호호호호. 농담도 잘하시네요.”

       

        역시나 이수아는 살짝 얼굴이 빨개져서는 당황하더니 내가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한참을 웃더니 웃음을 멈추고는 말을 이어나가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백지훈 헌터님 특성이 인큐버스라고요?”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아뇨. 시발. 그건 말이 헛나온 거라고요.’

       

        나는 당연히 상당히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건 절대로 아니고요. 제가 뭐 좀 구경하다가 말이 헛나왔어요. 오해 마세요. 전혀 아닙니다. 전혀 전혀 전혀 아닙니다.”

       

        나는 아주 당황해서는 손짓 발짓을 써가며 의사를 표현했다.

        물론 이수아는 좀처럼 듣지 않는 것 같았다.

       

        내가 뒤에 말한 내 진짜 특성에 대해서는 아예 들리지도 않은 것 같았다.

        그녀에게는 인큐버스라고 말했던 앞부분만 기억이 남은 것 같았다.

       

        “저 오해 하지 마시고요. 저 인큐버스 아닙니다. 그런 사람 아닙니다. 절대 아니에요. 진짜로요.”

       

        ‘아 씨. 진짜 채수현. 도움이 하나도 안되네. 괜히 서큐버스년 한테 홀려가지고는 이게 뭐람.’

       

        괜히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

       

        ‘인큐버스…’

       

        이수아는 방금 전에 백지훈의 입에서 나온 말을 듣고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백지훈 헌터 인큐버스라고? 응? 뭐지…? 농담으로 한 건가? 아니면 진심이야? 뭐야?’

       

        자신이 얼마 전에 백지훈의 입사 파일을 읽었던 것을 떠올렸다.

        분명 특성 란은 공란으로 되어있었다.

       

        보통 특성이 별로 자랑할만한 것이 아니거나 혹은 숨기고 싶은 사람들이 공란으로 두는 편이었다.

        당연히 자랑할만한 것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숨기고 싶었던 건가? 정말 특성이 인큐버스야?’

        ‘근데 막 그렇게 생기지는 않았는데…?’

       

        자신이 생각하기에 백지훈은 인큐버스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모습이었다.

        뭔가 여자를 홀려대거나 꼬시고 다닐 것 같은 그러한 느낌은 아니었으니까.

       

        ‘뭔데…? 그냥 농담인거겠지? 에이. 설마. 백지훈 헌터가 인큐버스면 말이 안돼.’

       

        수상함과 이상함이 혼재되어있었다.

        얼굴이 빨개져서는 완전히 당황한 표정으로 손을 흔드는 모습.

       

        ‘수상하다 수상해…’

       

        이수아는 눈을 예리하게 떴다.

       

        ***

       

        “음. 저희, 여기서 따로 들어가는 것이 어떨까요?”

       

        어찌어찌 수습을 하고는 복귀하는 중이었다.

        이수아는 좀 천천히 먹고가자는 말도 안되는 말을 했지만.

       

        ‘점심시간 끝나고 조금이라도 늦으면 뭐라고 화낸다며? 분명 과장님이 그랬는데.’

        ‘본인한테는 적용안하는 거야 뭐야? 이중적 잣대야?’

       

        “왜요? 왜 굳이 따로 들어가야 해요?”

       

        ‘하. 그야 우리 둘이 이렇게 같이 올라가면 팀원들이 어떻게 볼 지 아니까…’

       

        이미 길드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른 직원들의 눈빛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들 우리 둘을 바라보며 표정이 달라졌으니까.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러다가 진짜 오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이수아 씨. 먼저 올라가세요. 저는 좀 있다가 가겠습니다.”

       

        시간이 거의 다 되었지만 먼저 이수아를 올려보내기로 했다.

       

        “아이. 싫어요. 그냥 같이 가요. 뭐하러 따로 가요.”

       

        ‘아오. 진짜. 어쩔 수 없나.’

       

        이수아는 아주 단호했기 때문에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뭐라고 핑계대지. 하…’

       

        머리 속이 복잡해진 채로 엘레베이터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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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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