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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

       【악어왕도마뱀 LV11】

        HP: 398/398

        MP: 100/100

        【칭호】

        「거미에게 사랑받는 자」

        「은룡굴의 주인」

         

        레벨이 순식간에 6이나 올랐다.

         

        그렇게 달성한 레벨은 다름 아닌 11.

         

        10레벨을 넘었다는 건, 최대 레벨이 올랐다는 거다.

         

        카이만이나 티타노보아 같은 경우도 10레벨을 훌쩍 넘긴 후에야 진화가 가능한 상태가 됐다. 나도 꽤 많은 성장을 했으니 그들처럼 필요한 레벨이 늘어난 거다.

         

        긍정적인 신호일 거다.

         

        빠른 진화는 힘들겠지만 그만큼 내가 강해진 거니까.

         

        이제 목에 힘을 주고 다닐 정도는 됐다.

         

        게다가 내 눈에 보이는 이 매력적인 메시지.

         

        [「늪지대(하부)의 주인」을 획득합니다.]

       

       「늪지대(하부)의 주인」

       늪지대 하부를 정복했습니다. 물가에 있을 시 속도에 보정을 받고 체력을 천천히 회복합니다.

       

       오.

       

       효과는 꽤 쓸만했다.

       

       물에 몸을 담구면 체력을 회복한다는 거 아닌가.

       

       이 정도면 좋은 능력이지.

       

       은룡굴의 주인이 된 지 얼마나 됐다고 바로 새집을 구입해버렸다.

         

        그런데 하부는 뭐야.

         

        [「늪지대의 주인」을 획득합니다.]

       

       가리라는 말은 아니었는데.

         

        하부라. 이 늪지대 전체의 주인이 아니라 일정 부분만 인정한다는 건가.

         

        그 말은 위로 가면 다른 주인이 있는 거고?

         

        카이만이 이곳에 있는 걸 보면 그 주인은 카이만보다 강한 거고?

         

        씁. 그건 안 좋은 이야긴데.

         

        인사라도 드리러 가야 하나.

         

        아냐. 그래도 하부에서만 살면 마주칠 일은 없겠지.

         

        내가 뭐 한다고 다른 지역으로 가겠어.

         

        여기서 물고기나 잡아먹고 날 괴롭힌 두꺼비랑 거북이를 괴롭히며 소소한 행복을 찾을 거다.

         

        “겍겍겍….”

         

        좋아. 이제 승자의 전리품, 악어 고기를… 먹기 전에.

         

        반가운 얼굴들 좀 보자.

         

        【안트라코마르투스 LV3】

        【상태】

        「숭배」「배고픔」

         

        【아터코푸스 LV4】

        【상태】

        「숭배」「환희」

         

        “키에에엥…!”

        “키이이익!”

         

        그래. 잘 지냈니?

         

        “키에에에엑!”

         

        나를 향해 달려드는 투스와 푸스.

         

        복실복실한 몸을 내게 마구 비벼댄다.

         

        이렇게 보니까 꼭 강아지 같네.

         

        자세히 보면 거미라는 티가 나지만, 대충 보면 털 달린 짐승 같다.

         

        너흰 대충 봐야 이뻐.

         

        [【안트라코마르투스】의 신앙심이 매우 크게 오릅니다.]

         

        [【아터코푸스】의 신앙심이 매우 크게 오릅니다.]

         

        맞다, 이런 것도 있었지.

         

        이 녀석들은 나를 숭배하는 중이었다.

         

        물방개나 피라냐를 손쉽게 잡는 이 멋진 도마뱀을 보고 숭배하지 않을 거미는 없으리라.

         

        게다가 그 도마뱀이 한층 더 강해진 후, 숙적 카이만을 처리했다.

         

        쟤들이 글을 쓸 줄 안다면 지금쯤 책 한 권 냈을 거다.

         

        [당신의 신성이 미약하게 꿈틀거립니다.]

         

        …응?

         

        지난번엔 미약한 신성이 몸에 깃든다고 하지 않았어?

         

        이번엔 꿈틀거린다고?

         

        신성이 대체 뭔데.

         

        그리고 왜 이번에도 미약한데.

         

        아무런 정보도 뜨지 않았다.

         

        하긴 거미 두 마리가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마는.

         

        그나저나, 너희.

         

        그만 좀 비빌래?

         

        “컹!”

         

        거미치곤 귀엽긴 한데, 그래도 좀 그래.

         

        “케에에에엥!”

         

        녀석들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뒤로 살짝 물러났다.

         

        손을 살짝 뻗어 내 꼬리를 잡고 있는데, 내가 모를 거라 생각하는 거 같다.

         

        그 정도쯤이야. 아량 넓은 내가 봐줄게.

         

        자,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간이다.

         

        승자의 권리.

         

        악어 고기 먹방이다.

         

        발톱으로 악어의 가죽을 벗겼다.

         

        바닥 깔개로 쓸 수 있게 최대한 모양을 보존하면서.

         

        가죽을 벗기자마자 조그마한 고깃덩이를 떼어냈다.

         

        내가 공격한 곳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부분이다.

         

        이 카이만은 독에 당해 죽은 것이다.

         

        당연히 고기에도 독이 있을 거다.

         

        물론 나는 독이 있어도 괜찮지만, 이 작은 거미들은 아니다.

         

        이 녀석들도 먹을 수 있게 제일 안전한 부분을 따로 뺐다.

         

        “컹!”

         

        너흰 덩치가 작아서 부럽다.

         

        이 정도로도 배를 채울 수 있을 테니.

         

        녀석들은 허겁지겁 악어 고기를 받아 갔다.

         

        형님 잘 만난 줄 알아라.

         

        어떤 거미가 악어 고기를 먹겠어.

         

        이제 내 차례다.

         

        먹음직스러운 악어 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잘랐다.

         

        이럴 때 여유롭게 먹어야지.

         

        계속 짐승처럼 지낼 순 없다.

         

        품위도 생각해야지.

         

        터업.

         

        우적.

         

        꿀꺽.

         

        …어라.

         

        기껏 썰어놓은 고기가 단 한 번에 사라지고 말았다.

         

        내가 그런 거야?

         

        아냐.

         

        다음번엔 천천히 먹자.

         

        아직 남은 악어 고기는 많으니까.

         

        터업.

         

        꿀꺽.

         

        맛있다!

         

        그것도 매우 맛있다.

         

        근육량이 많은 고기지만, 혀에 닿는 순간 사르르 녹아 사라진다.

         

        내 독이 절묘하게 연육시킨 거 같다.

         

        그동안 은룡굴에서 먹었던 그 벌레들과 비교하기 미안할 정도로 맛있다.

         

        평생을 산에서 수련하던 스님이 속세로 나와 고기를 먹는다면 이런 기분을 느낄까.

         

        텁.

         

        꿀꺽.

         

        이 녀석. 대체 뭘 먹고 자랐길래 이렇게 맛있는 거야.

         

        좋아. 앞으로 카이만은 보는 족족 사냥해야겠다.

         

        너무 원망 마라. 너의 원죄다.

         

        순식간에 악어 정식 하나를 끝내버렸다.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이제 고기는 다 먹었으니 메인 메뉴를 먹을 차례다.

         

        메인 메뉴의 정체는 바로 내단이다.

         

        내가 삼킨 상급 내단의 조각. 그것의 원류.

         

        녹색을 띠는 검은색 구체.

         

        꿀꺽.

         

        곧바로 삼켰다.

         

        배 안에서 무언가 뜨거운 게 느껴졌다.

         

        내단이 잘 받는 체질인가?

         

        꿀떡꿀떡 잘 넘어가네.

         

        당장 내공이 증진되는 느낌은 없었다.

         

        뭔가 이 내단을 다르게 활용해야 할 거 같긴 한데….

         

        배 속에 넣어두면 어떻게든 쓸 수 있겠지 뭐.

         

        늪지대의 주인도 됐겠다, 배도 채웠겠다.

         

        우리 거북이랑 두꺼비들 좀 만나러 갈까?

         

        시간 좀 남으면 운기조식도 좀 하고.

         

        “그르르.”

         

        투스 푸스.

         

        너희는 여기서 쉬고 있어.

         

        “키에엥!”

         

        투스와 푸스가 내 쪽으로 살살 기어 왔다.

         

        내 옆이 가장 안전하다는 걸 아는 걸까.

         

        내 덩치가 많이 커졌으니 이 녀석들에게 비늘 하나 정돈 내어줘도 괜찮을 거다.

         

        “히옹!”

         

        귀여운 소리를 내면 앞발을 흔들어댄다.

         

        그래, 그리도 좋니.

         

        그러면서도 몸을 자꾸 비비는 거미 두 마리.

         

        투스는 그렇다 치자. 그래도 얘는 만난 게 반가워서 내게 다가오는 거 같으니까.

         

        그런데 푸스는 뭔가 좀 다르다.

         

        뭐라고 해야 하나, 적극적이라고 해야 하나?

         

        에이, 설마 거미가 왜 그런 짓을 하겠어.

         

        내 착각이겠지.

         

        내가 모르는 거미들의 문화가 있는 거겠지.

         

        …그런데 푸스야.

         

        왜 엉덩이를 내 쪽으로 내미는 거니?

         

        “키오옹….”

         

        그 부끄러워하는 목소리는 또 뭐야.

         

        “키이이….”

         

        투스야.

         

        넌 왜 내 꼬리를 보고 입맛을 다시는 거야.

         

        너희 왜 그래.

         

        난 거미한테 관심 없다고!

         

        적어도 인간으로 변한 다음에 다시 와주렴.

         

        “키에엥!”

        “키이익!”

         

        [「거미에게 사랑받는 자」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돌겠네.

         

         

        *

         

         

        백운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몇 날 며칠 동안 이 악산을 올랐기 때문일까.

         

        아니, 일류 무인인 그가 고작 이 정도로 힘들어할 리가 없었다.

         

        그가 땀을 흘린 이유는 그들 앞에 나타난 사내 때문이었다.

         

        검은색 머리카락.

         

        발걸음이 보이지 않는 신묘한 보법.

         

        마치 그림자가 움직이는듯한 움직임.

         

        음영검귀, 우진운.

         

        저 사내 혼자면 어떻게든 해볼 만 했을 거다.

         

        그러나 사내는 혼자가 아니었다.

         

        흐르는 물과 같이 부드럽지만, 강한 해일과도 같은 기세가 느껴진다.

         

        푸른 머리카락에 고고한 눈을 가진 사내는 도 하나를 들고 있었다.

         

        벽해일도, 단청호.

         

        천마신교의 좌호법과 우호법이었다.

         

        “나, 남궁 형. 어떻게….”

        “…텄군.”

       

       그리고 그 둘이 이곳에 있다는 건 단 한 가지를 의미했다.

       

       그녀가 온다.

         

        좌호법과 우호법이 동시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장엄한 수묵화의 폭포처럼 펼쳐진 검은 머리카락은 세상 어떤 풍경보다 아름다웠다. 거기에 상반되는 새하얀 피부는 평생 햇빛 한 번 받아본 적 없다는 듯 깨끗했다.

         

        그러나 그 미모에 넋을 놓을 순 없었다.

         

        “좌호법, 우진운이 천마신교의 교주님을 뵙습니다!”

        “우호법, 단청호가 천마신교의 교주님을 뵙습니다!”

         

        그녀는 천마신교의 교주였으니까.

         

        10대 고수, 그중에서도 상석에 위치한 고수.

         

        절정 따위는 한참이나 넘어선 천하제일의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본녀의 정원엔 어인 이유로 방문하였느냐?”

         

        백연영은 차가운 눈으로 남궁연의 원정대를 바라봤다.

         

        감정이라는 것 하나 없는 그 표정에 모두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본교에 입교하고 싶어서 찾아온 것이라면 길을 잘못 찾았다고 말해주고 싶구나.”

        “그, 그렇습니까? 저, 저희가 길을 잘못….”

         

        거기까지 말하던 사내는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했다.

         

        백연영의 눈이 가늘어진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저 여자가 손 하나 까딱하면. 아니, 아예 움직이지 않고도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도 본교의 영물이 탐이 나더냐.”

         

        백운은 땀을 뻘뻘 흘렸다.

         

        자신이 어찌 해볼 상대가 아니었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걸까.

         

        이제 겨우 십만대산의 초입에 들었는데, 마교의 교주가 직접 행차하다니.

         

        백연영은 좌중을 한 번 둘러보았다.

         

        뱀과 같은 시선이었다.

         

        삼류는 13명, 이류 8명, 일류 4명.

         

        힘을 숨기고 있는 녀석이 하나.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녀석이 하나.

         

        “이상한 놈이 섞여 있구나.”

         

        백연영의 시선이 바퀴가 달린 우리에 갇힌 딜로포사우루스에게 닿았을 때였다.

         

        백운의 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셋을 셀 테니, 눈을 감고 귀를 막게나!]

         

        전음이었다.

         

        누가 보낸 건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그들이 동시에 눈을 감은 순간, 하얀 섬광이 일어났다.

         

        쿠콰쾅!

         

        벽력탄.

         

        폭발의 위력을 줄이는 대신 엄청난 양의 섬광과 연기가 발생하도록 개조한 물건이었다.

         

        [지금이네. 어서 도망가게나!]

         

        백운은 전음을 보낸 자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남궁연이었다.

         

        그자는 벽력탄을 던지자마자 반대 방향을 향해 누구보다 빠르게 뛰어갔다.

         

        이 혼란이라면 도망갈 수 있다.

         

        백운.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산개했다.

         

        연기가 걷어지고, 백연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속으로 숫자를 세고 있었다.

         

        이윽고,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고 판단한 그녀의 입이 열렸다.

         

        “좌호법, 그리고 우호법.”

         

        당연한 소리지만, 백연영은 고작 섬광과 연기 때문에 그들을 놓칠 리가 없는 고수였다.

         

        “놈들을 몰아라.”

         

        그럼에도 그들을 바로 추격하지 않았다는 건, 다른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백연영은 추가적인 조건을 달았다.

         

        삼류 무인을 제일 먼저.

         

        이류 무인은 깊은 곳에 몰아둔 후, 알아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일류는 부상을 입히거나, 더 깊은 곳에 빠트리고 모종의 조치를 해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더 걸리게.

         

        “존명!”

         

        좌호법과 우호법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도약했다.

         

        고작 두 명이 스무 명이 넘는 적을 상대한다는 것. 그것도 죽이는 게 아니라 의도대로 특정 구역에 몰아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천마신교의 좌호법과 우호법이다.

         

        그들에게 이런 일은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십만대산에는 자연스레 그들을 고립시킬 수 있는 강대한 영물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백연영은 고개를 돌렸다.

         

        은룡굴이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오른손을 살며시 들어 올린 그녀의 시선은 손끝을 향하고 있었다.

         

        작은 도마뱀이 손가락을 잘근잘근 깨물던 기억을 상기한 그녀는 어느샌가 살짝 미소 짓고 있었다.

       


           


I Became an Evolving Lizard in a Martial Arts Novel

I Became an Evolving Lizard in a Martial Arts Novel

무협지 속 진화하는 도마뱀이 되었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as a lizard in a martial arts world. “Roar!” “He’s using the lion’s roar!” “To deflect the Ten-Star Power Plum Blossom Sword Technique! Truly indestructible as they say!” “This is… the Heavenly Demon Overlord Technique! It’s a Heavenly Demon, the Heavenly Demon has appeared!” It seems they’re mistaking me for something e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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