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30

       일단 한 가지 확실하게 마음을 정한 것이 있다.

        

       나는 이 컨셉을 될 수 있는 한 끝까지 밀고 갈 생각이다.

        

       내가 캐릭터로서 주연 사이에 녹아들고 싶은 마음도 있긴 하지만, 그거랑 별개로 이미 내 본성—씹덕—을 드러내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이 시대 배경에 씹덕같은 취향 드러낸다고 사람들이 그 개념을 이해할 수나 있나 싶기는 한데.

        

       아니지, 음.

        

       생각해보니 이 세계에는 꽤 유명한 캐릭터들이 몇 개 있다. 그러니까 이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 말고. 배경 설정으로 존재하는 ‘캐릭터’.

        

       21세기 지구에서 통하는 옛날 캐릭터들은 사실 20세기 초중반에 나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인쇄술과 영상기술이 발달하며 등장한 짧은 애니메이션, 주간, 일간 연재 만화를 바탕으로 인기를 얻은 캐릭터들의 수명이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져 지금까지 내려온 경우가 많았다.

        

       물론 이 시대의 배경은 1901년이므로 그런 캐릭터들이 등장하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실 이전에도 ‘옐로 키드’같이 선풍적인 인기를 가진 캐릭터는 있었다. 특히 이 옐로 키드라는 캐릭터는 ‘황색 언론’의 어원이 되었을 정도로 유명했는데, 이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만화가 연재되었던 것이 1890년대였다.

        

       ……라는 이야기를, 제작진이 인터뷰에서 게임의 설정을 옹호하기 위해서 했었다.

        

       그 설정이라는 건, 이 세계관에서 나름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캐릭터에 관한 설정이다. 그러니까 이 게임 내에서도 ‘캐릭터’ 취급을 받는 마스코트 캐릭터였다.

        

       ‘디거’라는 이름의 이 강아지 캐릭터는 ‘디거 더 독’이라는 극중극의 캐릭터다.

        

       땅 파는 것을 좋아하는 디거라는 개가 땅을 팔 때마다 벌어지는 이야기를 짧은 컷의 만화로 만든 것인데, 이 만화가 지금 신문사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옐로 키드’가 동양인 차별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이런 식으로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든 듯한데, 그래도 나름대로 20세기 캐릭터다운 굵은 펜 선으로 그려진 그 시절 디●니 풍 캐릭터였다.

        

       작년에 영화용 필름과 카메라가 처음 등장한 이후 영화 시장은 이제 막 형성되고 있었고, 슬슬 3~5분 수준의 짧은 무성 애니메이션도 만들어지는 참이었다. 아직 애니메이션이고 영화고 죄다 흑백이긴 했지만.

        

       그러니까, 내가 이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설정은 어떨까?

        

       “…….”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나는 원래도 만화 보는 걸 좋아했으니까. 디●니 만화도 막 광적으로 좋아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유명한 건 거의 다 보기도 했고.

        

       마침 조악한 품질이나마 봉제 인형도 나오고 있으니, 나중에 몇 개 사두기로 할까.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니다. 한참 뒤, 그러니까 1년에서 2년 정도 뒤에 그렇게 하는 것으로 하자.

        

       왜냐하면, 지금 막 깨버리면 너무나 쪽팔릴 테니까.

        

       시간을 돌리고도 그렇게 쪽팔렸는데 실시간으로 쪽팔림을 참아가며 그런 일을 벌일 자신은 없었다. 아무리 내가 여자의 몸으로 10년을 살았다지만 그전에 남자로 살았던 30년이 있으니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었더니, 앨리스가 그렇게 물어왔다.

        

       시선을 들어 앨리스를 보자,

        

       “책을 보고 있는데 눈이 전혀 움직이지 않잖아.”

        

       그런 소리를 들었다.

        

       확실히 집중을 못 하고 있긴 했지. 따로 집중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지만.

        

       “아침에 있었던 대련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대련? 아.”

        

       앨리스는 내 말을 듣고 혼자 어떤 판단을 내린 모양이었다.

        

       “혹시, 같은 반 애들 움직임에 대해 평가하고 있던 거야?”

        

       ……그런 적은 없지만 그랬던 것으로 하자. 그쪽이 이 캐릭터에 더 알맞기도 했고.

        

       “예, 그렇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는 그렇게 대답했다.

        

       솔직히 아카데미를 다니는 편이 황성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이렇게 내 캐릭터를 유지하는 게 생각보다 엄청 힘들었다. 이제 막 첫날 수업이 다 끝났을 뿐인데.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는 생각을 몸으로 표현하겠다는 듯, 앨리스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오늘 받은 수업에 대해 정리하기 시작해서, 나도 그 앞에 앉아 책을 읽기로 했다.

        

       ……수업 내용 정리 같은 건 굳이 열심히 하지 않기로 했다. 하더라도 몇 번이고 새로 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테니까. 차라리 시험 기간이 되면 그때 벼락치기를 하는 편이 낫다. 남들에게는 벼락치기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을 테니까.

        

       “어땠어?”

        

       필기하던 펜을 내려놓으며 앨리스가 물었다. 내 평가를 기대하고 있는 모양이다.

        

       나는 앨리스가 싸우는 장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앨리스가 원하는 건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가 아닐 것이다.

        

       “대부분은 평범했습니다.”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본편에 주연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라도 설정상 싸움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캐릭터도 꽤 있었다. 아카데미가 사관학교를 겸하고 있긴 해도, 아카데미를 졸업한 학생이 모두 장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내 눈으로 봐도— 아니, 별다른 수련을 해본 적 없는 일반인의 눈으로 봐도 어색한 몸놀림을 가진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특출난 애들이 몇 명 있었지.”

        

       앨리스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던 모양인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앨리스와 샤를로트의 대련에서 승자는 앨리스였다. 다만, 앨리스는 자기가 간발의 차이로 이겼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샤를로트의 검 놀림을 짧게나마 본 내 생각에도 그랬다. 검기를 날리지는 않았지만, 그 정제된 검술 자체만으로 고평가를 할 만 했다.

        

       클레어 그레이스는 일단 내가 직접 겨뤄봤으니 패스하고.

        

       레오 그레이스도 상대가 제니퍼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 선방했다. 제니퍼가 총기를 쓰지 않았기에 그렇게 버틸 수 있었던 것 같긴 했지만, 적어도 몸놀림만 봤을 때는 클레어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주인공이니까 당연한가?

        

       그리고…… 크로우필드.

        

       A반에는 내가 죽인 크로우필드 백작의 딸, 미아 크로우필드도 있었다.

        

       나처럼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고, 앞머리가 길어서 눈이 거의 가렸을 정도로 음침한 분위기의 캐릭터.

        

       자기에게 그렇게 잘해주던 자상한 아버지가 끔찍하게 살해되었으니 그럴 만 하기도 했다. 찾은 시체 조각 중 가장 큰 부분이 손가락이라고 했던가. 나머지는 뼛조각이나 살점들이었다. 옷가지와 들러붙어 있는 걸로 백작의 잔해라고 판단했다는 모양이다.

        

       그 시신을 직접 보지는 않았겠지만, 이야기를 듣기는 했을 거다. 그리고, 그 백작의 암살을 사주한 존재가 황제라는 소문도 들었을 거고. 원작과 같은 상황이었다는 가정에서.

        

       미아 크로우필드가 들고 있던 지팡이는 실전에서 사용할 수 없는 더미 지팡이였다. 가벼운 마법 정도는 쓸 수 있지만, 사람을 죽일 정도의 마법은 쓰지 못한다.

        

       그리고 그 마법 지팡이에는 ‘사용하려는 마법의 마력치’가 한눈에 보이도록 온도계같이 생긴 마력 측정 창이 하나 있었다.

        

       미아 크로우필드가 더미 지팡이로 마법을 사용하려고 하자, 그 측정기가 그대로 박살 나버렸다.

        

       당연히 제니퍼는 그 자리에서 미아 크로우필드의 승리를 선언했고. 아주 흡족하다는 표정으로.

        

       ……원작에서는 커다란 고드름을 날려 적한테 꽂아버리는 마법을 사용했었지.

        

       나와 눈 한 번 마주치지 않은 애였지만, 만약 내가 그 애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면 어떻게 반응할까. 지금도 내가 황녀라는 이유로 말 한마디 걸지 않는 애인데, 아마 정말로 죽이려 들지 않을까? 원작에서도 클레어의 행적이 드러났을 때 그랬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섬뜩했다. 그 그래픽으로 봐서 상처도 생기지 않고 그냥 이펙트로 끝난 거지, 실제로 맞으면 몸에 커다란 구멍이 뚫릴거다. 하긴, 게임에서는 검에 베이고 총에 맞아도 그냥 HP만 깎이고 멀쩡하게 서 있는 인간들이 대부분이었다. 게임적 허용이었고, 플레이어들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것에 신경 쓰는 인간들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받곤 했다. FPS에서는 총 맞고 몇 초 쉬고 있으면 다시 멀쩡해지는 걸 지적하는 사람도 있었고.

        

       아마 친해지는 것은 무리일 거라고 본다.

        

       그리고 나와 그렇게 친하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을 거다. 크로우필드 가의 스토리는 그거랑은 별개로 따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굳이 내가 도와줄 필요도 없겠지. 레오가 있으니까.

        

       “뭐, 그래도 완전히 어중이떠중이들만 있는 건 아니라서 다행이야. 확실히 배울 게 있는 곳이긴 해.”

        

       앨리스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다시 펜을 들었다.

        

       그리고 나는 앨리스가 웃는 이유가, 그저 배울 것이 있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마,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는 것에 기분 좋은 거겠지. 샤를로트라든지.

        

       기왕이면 저 미소가 끊어질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렇게 만들어야지.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냐?”

        

       남동생……이라고 생각하지만, 본인은 클레어의 오빠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 형제, 레오가 클레어에게 그렇게 물었다.

        

       둘은 노상 카페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4월 중순, 겨울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증거로 따사로운 햇볕이 쏟아지고 있었다. 클레어는 이 햇빛을 그냥 놓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아카데미 근처에는 돌아가는 보일러도 최대한 최신식을 쓰는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굴뚝에서 피어나는 연기는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이 근처에서 쏟아지는 그 연기는 검은색이 아니라 흰색이었다. 독한 매연이 아닌 그저 수증기.

        

       제국에는 검은 매연을 현대화의 상징이라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클레어는 그 말에는 별로 동의하지 않았다. 이렇게 아카데미에 와서 보니 세상이 달라 보일 정도였다. 대체 그런 인간들은 그 검은 연기가 뭐가 좋다는 건지. 그러면 굴뚝 청소는 자기 손으로 해보던가.

        

       하긴, 그렇게 세상이 달라 보이는 이유도, 사실 하늘이 푸르고 맑아서 뿐만은 아니었다.

        

       “비밀.”

        

       하지만, 그 이유를 상대에게 말해줄 수는 없었다.

        

       소중한 가족이라고 생각하긴 했다. 사실 함께 지낸 기간을 따지면 레오는 실비아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클레어와 알고 지낸 사이였다. 하지만 그런데도, 클레어는 실비아에게 훨씬 더 친밀함을 느꼈다.

        

       어쩌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본 ‘보호자’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른도 아니면서 주변에 있던 모든 어른보다 어른스러웠던 아이.

        

       어린 시절에 친부모와 떨어졌다고 친부모와의 정도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는 몇 년이고 친부모를 기억하고 있다가,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반가움으로 눈물을 흘린다.

        

       뭐, 실비아가 부모라고 할 정도로 나이가 많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을 보면 확실하게 동갑인 것 같기도 하고.

        

       사실은, 아까 아침에 이런 곳에 함께 나와 차라도 마시고 싶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실비아도 실비아 나름대로 사연이 있는 거겠지.

        

       자칫 뒷골목 창관에서 이름 없이 죽을 뻔한 고아가, 황가에서 황녀로 지내고 있었다.

        

       “…….”

        

       어릴 때는 그렇게 잘 웃던 사람이었는데.

        

       소리 내서 박장대소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향해 조용히 미소를 지어 보이며 이런저런 먹을 것을 나누어주고, 옛날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이지만 클레어는 절대로 잊을 수 없었다. 그 기억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져본 ‘추억’이었으니까.

        

       그런 사람이, 같은 나이의 아이들에게 딱딱하게 존댓말을 쓰고, 비밀투성이인 사람이 되었다.

        

       황실에서 지내며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적어도, 그냥 웃어넘길 수 있는 추억은 아닐 거다.

        

       “……아니, 그러니까…… 하아, 아니다. 왠지 더 알았다가는 큰일 날 것 같으니까 물어보지는 않을게.”

        

       혼자 웃다가, 갑자기 표정이 심각해진 클레어를 보고 레오가 뭔가 물어보려다가 그냥 입을 다물었다.

        

       실비아가 말하지 말아 달라고 했으니 말해달라고 해도 말해주지는 못했겠지만.

        

       뭐, 괜찮다.

        

       어차피 앞으로도 계속 얼굴을 보게 될 테니까.

        

       몇 번이나 기대하고 실망하기를 반복하던 지난 10년이라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실비아 얼굴에 웃음을 찾아줄 기회는 널려 있었다.

        

       “이번에는 또 웃네.”

        

       레오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리는 소리를 한 귀로 흘려보내면서, 클레어는 설탕과 우유가 잔뜩 들어간 밀크티를 한 모금 마셨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Brightwing 님,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읽은 글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 여러분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선작 그래프가 팍 솓구치는 것을 보고 며칠정도 지나면 그냥 아래로 다시 팍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계속해서 하루에 수백 분께서 꾸준히 작품을 선작 하고 읽어 주시고 계십니다. 일단 쓰기 시작 한 끝을 보긴 했겠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기분이 좋지도, 힘든 것을 잊어버릴 정도도 아니었겠죠. 제 눈에는 아직도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습니다. 하루에 조회수가 수천씩 찍히는 것을 보고 있으니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네요.

    요즘들어 항상 드는 생각이, 글 쓰기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독자 여러분 덕분에 매일매일이 즐겁습니다. 댓글도 모두 잘 읽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제 글을 시간내어 읽어주셨으니, 저도 그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열심히 쓰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여러분께서 제 글을 읽는데 쓰신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도록 꾸준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후원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

    프라시아 님,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저의 글을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다시 생각해보니 연중성녀 완결로부터 아직 10개월밖에 되지 않았네요. 시간이라는 것이 참 빠른 듯 하면서도 마냥 화살 날아가듯 흘러가지만은 않는 모양입니다. 어느 순간에는 시간이 무척 빠르다고 느끼면서도, 또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그것 밖에 흐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연중성녀 연재 시작점을 기준으로 하면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하고 놀라지만, 연중성녀 완결 시점을 두고 생각하면 ‘시간이 이것밖에 안 흘렀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제가 그만큼 연중성녀를 연재하는데 시간을 쏟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년 중순부터 말까지 썼으니, 적어도 반 년 이상은 계속 연중성녀만 썼었으니까요. 생각해보면, 올해도 내내 글을 쓸 수 있었네요. 아마 제가 평생동안 써온 글을 다 더해도 올 한 해 쓴 글보다 적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글을 쓰고 난 뒤에는 꼭 손가락과 손목이 무척 아프고 뻐근했는데, 저도 글을 쓰며 요령이 생긴 것인지, 아니면 손가락 근육이 단련된건지, 요즘에는 딱히 아프다는 감각은 없네요. 다행입니다. 덕분에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쭉 글을 쓸 수 있을 테니까요.

    사실 올 한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아직 두 달 정도 이르기는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두 달 뒤에도, 그 뒤에도 저는 계속 글을 쓰고 있겠죠. 아직 글을 쓰기 시작한지 1년 조금 넘었지만, 그 기간이 10년이고 20년이고 흘러도 계속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여러분을 위해 글을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대장암뿡뿡이 님,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을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어린 시절부터 글 쓰는 것만 좋아했었지, 막상 글로 칭찬을 받아본 기억은 없었습니다. 친구들에게 글을 보여주어도 시큰둥할 뿐이고, 끝까지 읽어주는 친구도 없었고, 이렇게 유료결제까지 해가며 읽어주는 친구는 없었죠. 가족도 제가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알아도, 판타지 소설을 써보고 싶다고 하면 그다지 좋은 반응이 돌아오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글을 쓰지 않았던 것을, 제대로 완성시켜본 적이 없었던 데 대한 탓을 그런 환경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쓰지 않은 사람은 저였고, 공모전에 글을 낼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도 저니까요. 예전에, 아직 판타지 소설이나 라이트노벨을 종이책으로 출판해주는 공모전이 상시 열려있는 출판사가 몇 개 있었는데 정작 저는 글을 써서 보내본 적이 없습니다. 한 번도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러니, 이렇게 여러분께서 저를 도와주시는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저는 작가라는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앞으로도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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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otagonist and Their Party Are Overly Diligent

The Protagonist and Their Party Are Overly Diligent

Status: Completed Author:
I got transported into a steampunk-themed JRPG developed by a Japanese game company. Somehow, I ended up becoming an executive in the villain faction. However, the protagonist and their party are excessively dilig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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