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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0

       메테오 스트라이크.

       

       쓰레드의 세상에 존재하는 대 공성용 결전병기이자 수많은 레이드 보스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혔던 필살의 마법이다.

       

       하늘이 갈라지며 저 위에서 운석이 떨어지는 모습이 장난 아니게 멋있어서 쓰레드 뉴비들에게 이를 보여주면 절로 감탄사가 새나오게 만들 수 있는 녀석이기도 하다.

       

       지금 모인 스트리머들 중에서도 메테오 스트라이크를 보며 탄성을 지르는 이들이 많았다.

       

       “진짜 쩌네요.”

       

       당장 배민황의 옆에 서 있는 이만 해도 눈을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저거 하나 만들려면 하룻밤을 새야하는 데 당연히 개쩔어야지.”

       

       들어가는 재료도 많은데다가 제작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마법 스크롤이다. 그만한 위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곤란했다.

       

       “근데 오빠. 저거 한 사람한테 써먹기는 너무 과하지 않아요?”

       

       눈에 보이는 것만 따지면 일대를 초토화시킬 것 같은 대마법이다.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 사용한 마법치고는 과하지 않은가.

       

       배민황의 동료 스트리머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견을 제시했으나 배민황은 고개를 저었다.

       

       “저 정도로는 안 죽으실 걸?”

       

       이는 믿음이었다. 상대가 지닌 경외로운 강함에 대한 믿음.

       

       화령이 쉽게 쓰러진다면 배민황의 입장에서도 곤란하다.

       

       방송각 한 번 제대로 잡아보겠다고 백에 가까운 사람을 모았는데 화령이 별 것도 보이지 못하고 쓰러져봐라.

       

       엔딩이 너무 허무해서 마이튜브에 올리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민황이 처음부터 전력을 다한 것은 화령이 이 정도로 쓰러지지 않으리라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화령은 배민황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그는 보았다.

       

       아래를 향해 떨어지던 운석이 갑작스레 반으로 잘리는 것을.

       

       그리고 그 궤적의 끝에 있던 태양이 베어나가 낮이 끝나고 밤이 찾아드는 것을.

       

       그를 멍하니 바라보던 배민황은 자기도 모르게 이마를 짚었다.

       

       운석으로는 쓰러트릴 수 없을 거라 생각하긴 했는데 이건 좀 너무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최소한 피해는 입힐 거라고 생각을 했다고요!

       

       수많은 보호마법으로 무장한 성을 반파시키고, 여러 레이드 보스들도 막아내는 데 실패해서 치명상을 내어주어야 하는 필살의 마법을 이렇게 쉽게 파훼하시다뇨!

       

       거기다 지금 이건 도대체 뭡니까?!

       

       왜 갑자기 시간이 바뀌어서 낮이 밤으로 바뀌는 거죠?!

       

       이건 또 무슨 마법입니까.

       

       쓰레드에 저희가 찾아내지 못한 숨겨진 마법이라도 있었던 겁니까?!

       

       단순히 시간이 바뀐 것도 아니잖아요!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밤이 찾아오는 바람에 달도 뜨지 못했고 별빛도 하나도 없다고요!

       

       눈앞에서 펼쳐진 상식에서 저만치 떨어진 현상에 배민황은 이성을 붙잡을 수가 없었다.

       

       적당히 말이 안돼야 뇌에서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지.

       

       영화에서 나오더라도 저건 좀 너무 하지 않아? 라는 말이 나올듯한 장면을 눈앞에서 보면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는 다른 스트리머들이라 해서 다르지 않았다.

       

       이 곳에 자리한 이들은 모두 어느 정도 규모를 지닌 방송인이다.

       

       최소한 백 명 정도의 시청자는 끌어 모을 수 있는 이들이란 말이다.

       

       그러니만큼 방송에서 소리가 비는 것에 극도로 민감한 이들이 많으니 스트리머들이 모인 자리에 침묵이 맴돌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허나 지금은 달랐다. 모두들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눈앞에서 펼쳐진 현상에 경악해 입을 헤 벌리고 있을 뿐 그를 묘사하지도 판단하지도 재단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얼마를 그러고 있었을까.

       

       방향을 잃어버린 운석이 바다 위에 떨어지며 굉음을 일으켰을 무렵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걸로 끝이더냐?”

       

       소리를 지른 것은 아니었다.

       

       벌판에 울리는 여성의 목소리는 찢어지지도 않았고 높지도 않았으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잔잔했다. 잔잔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커서 벌판에 모인 스트리머 중 그 누구라도 그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무슨 마법이라도 부린 것처럼.

       

       “겨우 이것으로 본인을 쓰러트리려 한 것인가?”

       

       겨우. 쓰레드에 존재하는 마법 중 가장 거대한 위력을 지닌 필살의 마법이 겨우.

       

       배민황은 그 단언에 헛웃음을 흘렸다.

       

       저 인간은 아무리 생각해도 장르를 잘못 골라서 태어난 게 분명해.

       

       왜 현대에 있냐고 당신. 어디 판타지나 무림이나 그런 곳으로 가라고.

       

       거기가서도 깽판은 치겠지만 그래도 장르에 어긋나지는 않을 거 아냐.

       

       “그렇다면 그대들에게 남은 것은 죽음 뿐일터다만?”

       “전원!!!!!”

       

       간신히 정신을 되찾은 배민황은 길게 숨을 들이켰다가 목소리를 드높였다.

       

       오랜 세월 방송 생활을 하며 다져진 그의 목청은 벌판에 있는 모든 스트리머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정도로 거대했다.

       

       “포격 준비!!!”

       

       배민황이 소리를 치고 나서야 사람들이 하나 둘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직 레이드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겨우 시작했을 뿐이었다.

       

       상대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강대하다는 변수가 생기긴 했지만 그렇다 해서 그들이 준비한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1차 포격! 쏴라아아아!”

       

       *

       

       본인을 쓰러트리기 위해 모여들었다던 이들의 전략은 명확해 보였다.

       

       본인이 근접하게 되면 저들을 뭉개버릴 것은 명확.

       

       그러니 본인이 다가가기 전에 화력으로 뭉개버리겠다는 것.

       

       실제로 저들은 자신의 전략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두었다.

       

       우선은 화력.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불덩이. 번개. 폭탄 등은 분명 본인의 몸을 증발시킬만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본인이 접근하는 것을 가로막기 위한 여러 장치들.

       

       땅을 무르게 만들어 밟기 힘들게 하는 것. 여러 넝쿨들을 엮어 걸리게 만드는 것. 바람이 강하게 불어 접근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 등.

       

       본인을 가두어 놓고는 짓밟아버리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구나.

       

       허나 본인이 그에 대해서 본인이 할 말은 여전히 하나겠구나.

       

       겨우 이 정도로 본인을 쓰러트리겠다고?

       

       웃기는 소리를.

       

       본인이 이 따위 공세에 쓰러질 사람이었다며는 본인이란 사람은 현대에 도달하기도 전에 무림에 묻혔을 것이야.

       

       하늘에서 쏟아지는 포격에는 자그마한 빈틈조차 보이지 않는다.

       

       본인이 피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 저리 선을 형성해 둔 것이리라. 허나 그것이 문제였다.

       

       포화망이 촘촘하며는 무얼 하느냐. 본인은 그를 단번에 지워버릴 수 있는데.

       

       세상을 도화지 삼아서 그림을 그린다.

       

       그것은 본인이 천마신교에 갔을 적에 배웠던 녀석.

       

       아마도 본인이라는 사람의 근간과 관계가 있을 도술. 세상의 모든 것을 지워버리는 물건.

       

       주변의 모든 것들이 일순 침묵하며 세상이 공으로 물든다.

       

       그에 따라 철저한 계산 하에 만들어졌던 마법들 또한 지워졌다.

       

       자아. 이로써 본인을 가로막을 것은 존재하지 않는구나.

       

       저 멀리에 서 있는 이들을 살핀다.

       

       거리가 그리 머지않군.

       

       대지를 부술 듯 짓밟으며 빠르게 거리를 줄인 순간 저 앞에 벽이 솟아올랐다.

       

       본인의 접근을 늦추기 위한 수작이리라. 허나 그 벽은 그리 견고하지 못했다.

       

       아해야. 방금 전에 태양을 베어가른 이에게 이 정도 벽이 장애가 될 리가 있느냐?

       

       가뿐히 벽을 반으로 가르고 한 걸음을 더 내딛자 이번에는 또 다시 포화가 쏟아졌다.

       

       두 번째 포화는 그리 촘촘하지 않았다.

       

       대신에 연속적이었다.

       

       처음 포화가 사라진 것은 한 번에 쏟아 부었기 때문이라 판단한 것일까?

       

       이렇게 빠르게 전략을 바꾼 것도, 그를 즉각적으로 실행하는 것도. 어느 쪽이건 대단하긴 하구나.

       

       본인에게 위협적이지는 않았지만.

       

       바란다면 저를 모두 지워버리는 것도 가능하고, 저것들을 모두 되돌려 보내는 것도 가능하지마는.

       

       으음. 그래서야 너무 절망적이지 않으냐. 저들에게도 희망이라는 것을 주어야지.

       

       이를 준비하기 위해 오래토록 노력했을 터이니.

       

       느슨하나 연속적인 포화 사이사이에는 틈이 존재한다.

       

       발을 한 번 잘못 내딛으면 그대로 포화 속에 지워질 터이다마는 본인이 그런 실수를 할 사람은 아니지.

       

       앞으로.

       

       또 다시 앞으로.

       

       본인이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그를 멈추기 위해 수많은 방해공작들이 날아든다.

       

       본인의 발목을 걸려는 나무뿌리를 피하고.

       

       갑작스레 꺼진 땅을 허공을 밟아 뛰어 넘고.

       

       냉병기와 함께 몰아치는 바람을 베어내 없애버리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에 저들의 앞에 내가 도달하게 되었다.

       

       “이 정도면 많이 배려를 해주었다 생각한다.”

       

       최소한 그대들이 준비한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지는 않았잖느냐.

       

       최선을 다할 기회를 주었으니 이는 분명 본인의 자비다.

       

       “그러니 이제는 내 멋대로 하겠다.”

       

       당혹에 빠진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이의 목을 날리기 무섭게 저 뒤 모여 있던 이들이 고함을 내지르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도 전위와 후위가 나뉘어져 있구나.

       

       이 상황까지 미리 대비해 두었나 보구나.

       

       준비가 철저한 것은 마음에 들어

       

       허나 그게 그리 유용해 보이지는 않아.

       

       대체 왜 본인이 전위를 먼저 상대해 주리라 생각하는 것일까.

       

       본인은 개인이고 그대들은 군대일 지언데.

       

       맨 앞에서 달려드는 이의 머리를 짓밟으며 뒤 쪽으로 향한다.

       

       본인이 뛰어오는 것을 본 이들이 당황해서 발을 멈추지만 그런다 한들 뒤에 있는 자들의 돌진까지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나는 다른 이들의 머리를 발판 삼아 후열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그 때부터는 그저 난전을 즐겼다. 후열에 서 있는 녀석들은 다들 품 안에 스크롤을 몇 개 씩 들고 있더구나.

       

       그래서 그것들을 빼앗아 가며 마구잡이로 마법을 퍼부어대며 저들을 상대해주었지.

       

       본인은 마법에 관해 아는 바가 없으나 끊이지 않는 스크롤이 있다며는 대마법사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렇게 난전을 즐기다 보니 어느 새에 주변에 서 있는 자들이 사라지다시피 했다.

       

       기껏해야 백이 될까말까 했던 이들이다. 오래도록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지.

       

       힘없이 널부러진 시체와 그 위에 정성스레 놓인 가방으로 가득한 벌판 위에 마지막까지 서 있는 자는 이전에 지겹도록 보았던 자였다.

       

       배민황. 본인의 아래에서 조언을 구했던 자. 아마 지금은 본인을 습격하는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어있을 자.

       

       녀석은 내 얼굴을 마주하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그러게 더 철저히 준비를 했어야지.”

       “…여기서 더요?”

       “그래.”

       

       모든 것을 다해 전략을 준비했으나 실패했다는 소리는 그 전략이건 준비건 뭐건 간에 모자랐다는 이야기.

       

       더 철저했어야지.

       

       “나름 열심히 한 건데 말이죠.”

       “그럼 무얼 하느냐. 본인은 이 곳에 멀쩡히 서 있는데.”

       “그렇게 말하시면 저도 할 말이 없기는 한데요.”

       “되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놀아주지 않았느냐. 이로써 끝을 내자꾸나.”

       

       본인에게는 늑늑이의 보드라운 털을 쓰다듬는다는 숙명이 남아 있어서 말이다.

       

       이 이상 시간을 끌고 싶진 않구나.

       

       내가 그리 말을 하며 검을 치켜들자 배민황이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300화!
    독자님들께서 꾸준히 봐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쓸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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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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