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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0

        

         “왜 사람들은 선의로 건네는 제안을 이렇게 무시하는 걸까? 이게 다 세상에 악성 종자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게 분명해. 괜히 나 같이 멀쩡한 ‘소프트웨어 전문가’까지 같은 틀에 애꿎게 싸잡혀서 폄하 당하는 거지.”

         

         거기까지 떠든 나는 버릇처럼 신발로 지면을 긁듯이 걷어차려다가… 지금은 부츠가 아니라 구두에 가까운 신발을 신고 있다는 걸 자각하고 간신히 참았다.

         

         …절대 스스로 생각해봐도 문장 구성이라던가, 기반 논리의 근본적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고 자제한 게 아니다. 멋부리는 용도 말고는 장점이 없다 해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 옷인데 조금은 아껴야 한다는 합리적 사고의 결과물이지.

         

         “공익을 위해, 시간과 재능을 한껏 불사르는 화이트 해커가 도우러 온 걸 수도 있는 거 아니야?”

         

         – 생활 전반적으로 사용되는 수리 통계학의 맹점처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대에 대해 그들이 올바른 처신을 하길 기대하는 건 어렵겠습니다만. 그들도 아샤님이 베풀어 주신 기회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몸으로 체험한다면 생각을 고쳐먹지 않을까요? –

         

         미련이 남아서 덧붙인 한마디에 또 무한 긍정을 펼치는 제로가 글러먹은 보충 의견서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얘는 참 적절한 다른 의견(Second Opinion)을 제시할 때도 많아서 좋은데, 이따금 ‘내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랑 ‘색다른 시각의 합리적 대안을 드려야 한다.’가 충돌하는지 기발한 방식으로 폭주한단 말이야.

         

         “뭐, 이 참에 아예 그냥 들이박아서 엎으라고?”

         

         – 협조하는 걸로 피할 수 있는 재해라는 예시를 남기면 추후에 동일한 신원으로 활동하실 때 이점이 남지 않겠습니까? –

         

         …그럼 내가 진짜 나쁜 놈이 되는 거 아니야? 얘가 지금 훈육 차원에서 저지르는 폭력은 어디까지나 범죄가 아니라 ‘사랑의 매’이므로 괜찮다고 주장하는 건가.

         

         결국 한 대 후려치던, 무슨 짓이 가능한지 직접 보여주던 해서 물리적으로 굴복시키라는 거 아니야!

         

         그래, 숨겨서 뭐하리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찾아간 사무실과 보안실 양쪽 모두에게서 시원하게 까였다.

         

         본의 아니게 미인계를 쓴 것처럼 만나서 인사를 나눴을 때는 보안 요원이던 직원이던 다들 친절하게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셨는데.

         

         ‘손님 명단을 좀 공유 받을 수 있을까요~’, ‘오늘 저녁 경매 타임 동안에만 잠깐 감시 카메라 화면을 따가도 될까요~’라고 요청하니까 아주 기겁을 하시더라고.

         

         처음에 정중하게 물었을 때는 내가 하도 당당했던 탓인지, 상부에서 보낸 사람이 무슨 농담하는 건 줄 알고 하하~ 웃으시다가. 진짜 어렵냐고 다시 물어보니까 정색하면서 거절당했다. 응.

         

         알프레드 씨 이름을 대봐도 요지부동. 일반 손님 한 명의 요청으로는 씨알도 안 먹혔다.

         어디 기업이나 도시 운영 조직, 공무원 소속도 아니신 분이 이러시면 존나 곤란하다고 하더라.

         

         ‘해커 용병 아나스타샤’로 활동하는 도중이라 당당하게 쓸만한 빽이 없는 서러움이란 게 이런 걸까. 애당초 성공할 가능성도 원체 희박하긴 했다마는.

         장렬히, 흔적도 안 남게 산화한 보안실 정면 돌파 작전의 보이스 레코드 일부를 살짝 발췌하자면….

         

         

         “아니… 저희 고용주께서 안전염려증이 있으셔서. 진짜 딱 경매하는 동안에만 쓸 임시 허가면 된다니까요?”

         “신원이 확실하더라도 잠깐이고 나발이고. 세상에 어느 보안 책임자가 일개 사설 경호원에게 따로 접근 라인을 열어준답니까? 절대! 안 됩니다.”

         

         “그, 우리가 딱히 적대할 관계 같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잘 찾아보면 어딘가에선 약간의 융통성이 발휘될 여지가 남아있지 않을까요!?”

         “지켜야 하는 범위와 자산 규모가 엄연히 다르니 그런 식으로 편의를 봐 드리긴 어렵습니다. 피차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이만 들어가시죠?”

         

         “답답하네 정말로! 내가 아무 방법이 없어서 이렇게 부탁하는 게 아니라. 나중에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부드럽게 양해를 구하러 온 건데….”

         “하, 저희 크라이테리아 경매장은 중계매매 업계 최고 수준의 도난 방지 대책을 갖추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다 한들, 저희 쪽에서 알아서 해결할 수 있으니 그냥 자리로 돌아가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지 간에 뭐, 대충 이랬다고.

         

         그래도 어떻게 말로 비벼볼 여지가 있을까 싶어서 자꾸 알짱거리며 눈치를 보았더니, 나중에 가서는 생긴 건 멀쩡하게 예쁘장한 아가씨가 성격은 왜 이리 미련하냐며 욕까지 얻어먹었다.

         

         …대체 외모로 플러스 점수를 먹고 들어간 게 아니었으면 무슨 괴상한 막말을 더 들었을까.

         

         내가 상식적으로 무리가 있는 부탁을 한 건 맞다.

         그동안 보이지 않는 권력자들의 위세를 암암리에 업고 득을 봐서, 단순히 부탁하기만 해도 상대가 알아서 납득하지 않을까… 안일하게 생각한 측면도 분명 있고.

         

         쓰읍, 하지만 그렇다고 다짜고짜 머리가 이상한 여자 취급을 받다니!

         보통은 나나 제로가 접속한 사용자 로그 같은 게 일절 안 남게 뒷정리까지 확실하게 하는 편이지만, 어디 오늘은 잘 놀다 갑니다~ 같은 메시지라도 확 서버에 남겨놓을까 보다. 이따 뒤늦게 침입 사실을 확인하고 한바탕 난리가 나라는 의미에서.

         

         그러니까 안 되면 안 되는 거지 왜 사람한테 모멸감을 주고 그래요. 팍, 씨.

         

         “외부 접속 포트가 여기 어디쯤…. 아, 찾았다.”

         

         – 액세스 포인트 발견. 사이버웨어와 경매장 네트워크를 잇는 암호화 중계 라우터 모듈을 작동하겠습니다. 신호 변조 준비가 끝날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 주시길. –

         

         아, 물론 발품 판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상황실에 라이브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전담 직원이 많다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위이이잉—….

         

         남들 모르게 저지르면 합법, 책임자에게 관측되지 않은 불법은 요령이라는 훌륭한 격언도 있지 않나?

         

         하여간 그래서 제로 2호기인가… 아니면 3호기였던가. 손 쪽에 전동 드라이버를 비롯한 휴대용 공구 세트가 내장된 모델을 이용해 외부 배전반을 뜯기 위해서 건물 밖으로 나왔다.

         

         왜냐, 내가 어디 실내에서 능력을 쓸만한 장소를 찾아서 슬쩍 샛길을 만들어 이어 붙이는 게 더 편한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럴 경우, 실시간으로 작업하는 도중에… 시스템 로그나 저쪽이 얻는 정보를 덧씌우기 전에 눈알이 빠져라 모니터만 보고 있던 사람한테 물리적으로 걸려서 보안 요원이라도 우르르 튀어나오게 되면 핑계를 대기 어려워지니까. 전문가답게 안전히 우회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특별히 뽐내려는 건 아닌데, 이리 조심하는 내 노고를 좀 알아달라고요.

         

         여기 경매장 건물 지은 건설사랑 시공사부터 찾아내서 전기 설계도면 끄집어내고, 제로 스캐너 앞세워서 벽면 전선 따라 건물 한 바퀴 돌고, 들키지 않게 행인들의 시선까지 피해가며 잠긴 회로 뚜껑을 따고 있네.

         

         그냥 저쪽에서 화면이랑 리스트만 웃으며 공유해줬어도 간단했을 일이, 졸지에 밑작업만 봐도 무슨 미션 임파서블 같은 첩보 작전이 됐다니까?

         

         집에서 해킹하는 거였으면 중간에 가짜 신호 경유지만 20곳쯤 돌려버리는 걸로 설정하면 간단하게 해결됐을 텐데. 쯧.

         

         얼굴을 드러내고 다니는 게 손해밖에 없는 느낌이다.

         

         응? 명색이 전문 해커인데 그 정도 노력은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아아아주 지당하고 날카로운 지적이지만, 이건 편한 길 내버려두고 헛고생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영….

         

         쉽고 빠르고 강한 능력을 가졌다면 그걸 최대로 활용할 여건을 갖춰야지, 이건 타인의 상식에 맞춰서 출력을 제한하는 식으로 나를 끼워 맞추는 셈이니 손해가 클 수밖에 없지.

         

         이번만. 딱 이번만 헬레나랑 파티 플레이를 체험한다는 생각으로 참는다 내가.

         

         그녀는 내가 무슨 혼자 내비두면 철없이 집에서 로봇더미나 조립하면서 뒹굴고, 심심하면 도박이나 하러 다니는 사회부적응자가 아닐까 걱정하는 모양이니, 적어도 내 전문 분야에서는 든든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

         

         근데 잘 생각해보면 특약으로 드로이드 파손 보험 조건을 걸었다 해도…. 나 한 명 고용하면 사실상 로봇 병력 수십억 어치가 따라오는 건데 이거 완전 내가 밑지는 장사 아니야?

         

         추가금을 못 받으면 왠지 억울할 것 같은데 이거.

         

         – …굳이 세간의 기준대로 분류를 나눈다고 가정했을 때, 저는 아샤님의 일부로 포함되는 편이 더 영광이기에 기쁘다고 생각합니다만. –

         

         “어허! 물건 사면 따라오는 사은품 취급당하는 걸 변태처럼 좋아하지 말고! 암호화 준비 끝났으면 바로 접속한다?”

         

         – 직접 연결 안정화(Direct connection stabilized). 크라이테리아 네트워크의 역탐지 프로토콜 작동까지 최단 소요 시간은 7.2초로 예상됩니다. 5초 이내로 의식을 회복하시지 못할 경우 방해 공작으로 자동 이행하겠습니다. –

         

         옛날엔 무식하게 회로무더기에 주먹질을 해서 합선을 일으켰다면, 지금은 굉장히 엘레강트하게 분리된 손가락에서 꺼낸 와이어와 단자로 건물 회로에 자신을 연결한 제로가 몸을 낮췄다.

         

         발을 딛고 올라서거나 목마를 타라는 건 아니고, 아무래도 어깨 쪽에 내 전용 ‘손잡이’를 달아 놔서 그렇다 하면… 말이 좀 이상하려나.

         

         철컹! 하고. 사람으로 치면 견갑골 한 쪽이 열리면서 정말 뜬금없이 합금 막대기가 튀어나왔다.

         

         기다랗기만 하지 특별할 것 하나 없는 평범한 합금 막대기다.

         음… 굳이 특필할 점을 짚으라면 무려 구리와 전기 전도도, 도전율이 비슷하다는 게 장점일까? 흐흠.

         

         …….

         

         무슨 특별한 기능이 숨겨져 있는지 그만 간 보고 실토하라고 재촉한들 정말 더 나은 표현이 없대도? 전기가 존나게 잘 통하는 내 전용 막대기, 하루종일 들여다봐도 정말 이게 끝이다.

         

         자, 화내기 전에 잠깐만 생각해보라.

         

         나는, 적당한 전도체와 접속할 수단이나 경로만 있으면 얼마든지 해킹을 시도할 수 있는 불합리한 초능력자다. 심지어 임플란트를 검사해봤자 아무런 증거도 안 나온다.

         

         그렇다면 제로가 노획 당하거나, 누군가에게 이런 모습이 목격될 만약의 사태를 고려하면. 제대로 된 컴퓨터나 키보드, 터치 패널을 달아놓는 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세상에 나만 쓸 수 있는 입력 도구(?)를 설치해 놓는 걸로 완벽한 발뺌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현행범으로 잡아도 나는 그냥 막대기를 쥐고 운동이라도 하고 있었다 하면 땡이다. 하하.

         

         물론 그건… 그것대로 그림이 더럽게 이상할 것 같으니까 되도록이면 평생 안 들키는 게 최선이겠지만.

         

         “5초면… 조금 깊게 들어가서 가속해야겠네. 후으… 흡!!”

         

         예의 푸른 스파크가 튀는 현상은 일절 보이지도,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이미 눈을 감음과 동시에 어둠 속으로 뛰어든 내 의식은, 잘나신 경매 회사의 방화벽에 작은 구멍을 내며 네트워크 바다에 풍덩 빠졌으니까.

         

         찰팍!

         

         무저갱 심해로 뛰어드는데 왜 의식이 정차하는 밑바닥 근처엔 항상 발목 언저리에서 찰랑거리는 수면이 존재하는 걸까. 이것도 내 심상이 그린 가상 세계의 영향이려나.

         

         어쨌거나 여유롭게, 시간에 쫓겨서 부랴부랴 움직이다가 실수하는 건 꼴불견이니 일단 못해도 체감 시간이 500배 내외로 가속될 정도로 깊은 공간에 도달한 뒤에 다이브를 멈췄다.

         

         이럼 이제 도둑질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 쓸 수 있는 가용 시간은 대강 5초의 500배인 40분 정도.

         일반적인 VR 시스템의 적정 가속 배율이 3배 근처였나? 접속이 끝난 순간의 정신적 피로감만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시간 복사도 정말 허황된 꿈이 아닐지 모르겠네.

         

         “어디 그럼… 두고두고 써먹을 구멍을 좀 파볼까.”

         

         배전반을 통해 회사 네트워크에 무단으로 들어왔으니 여기는 가변형 전력관리 분배시스템 내부일까?

         

         최신 스마트 시스템은 이게 참 좋다. 관리 인력의 편의성과 중앙에서 모든 걸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념이 합쳐져서, 어디를 뚫어도 계속 건너 건너 넘어가다 보면 목적지가 나오거든.

         

         꽉. 허공을 떠도는 데이터 줄기를 쥐고, 내 정장 소매에 그 끄트머리를 기워 붙이듯 윤기나는 검은색 염료를 흘려 넣어 천천히 물들여 나간다.

         

         마치 내 옷자락이 무한대로 늘어나는 것처럼, 소용돌이치는 문자 빛무리에 어두운 커튼이 올올이 내려앉는다.

         

         헬레나는 여차하면 카메라만 슬쩍 훔쳐보고 이용할 수 있게 준비하자는 의미에서 나한테 눈치를 보냈을 거라 여겨지지만, 이미 밑작업에만 그보다 더한 수고를 들여 짜증이 난 나는 고작 거기서 멈출 의향이 없었다.

         

         이왕 시작한 거 끝장을 볼 때까지. 왜 일본에는 기왕 독을 먹으려면 접시 바닥까지 핥으라는 좋은 속담이 있지 않은가.

         

         보안 카메라, 음성 데이터를 수집 가능한 마이크 류, 동작 감지기, 그 외에도 각양 각종 온갖 센서들 전부. 지하층이고 지상층이고 가리지 않고 남김없이 추가로 자료를 보내는 라인을 개설한다.

         

         통제권은 나에게, 분당 몇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파일들은… 미안하지만 일차적으로 거름망 역할을 해줄 제로에게.

         

         경매가 길어지면 세네 시간은 우습게 걸린다고 하니, 밖으로 나온 김에 확실하게 길을 닦아놓고 돌아가는 게 무조건 맞다. …사실 맞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더 효율적이긴 할 것이다 아마도.

         

         “……아으, 씹. 머리 아파.”

         

         넉넉히 30분쯤 투자했을까, 지끈거리는 감각과 동시에 신경이 이어졌다.

         

         인간의 신경이 건물과 동화되었다 하면 참으로 괴상한 문장이겠지만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이것 좀 보라.

         

         눈을 감았다가 금세 새로 얻은 ‘’을 뜨니, 마치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전지전능한 플레이어가 모니터 안의 모형 정원을 구경하는 것처럼 수백 명의 인간(Piece)들이 돌아다니는 게 훤히 들여다보인다.

         

         생각보다 감정이 빨리 끝났는지 악수를 나누는 알프레드 씨와 매니저.

         그 옆에서 제로 안에 있는 내 반응이 궁금한지 손가락을 귀엽게 까딱이는 헬레나.

         아까 내 뒷담화를 했던 보안 요원이 화장실에 들어간 모습도…. 댁은 갑자기 변기 물이 역류하면 자기 주둥아리를 원망하십쇼.

         

         음, 전체적으로 썩 만족스러운 완성품이 탄생했다.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놓치지 않겠다는 내 각오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조금 오버한 감이 없지 않아 있긴 해도 부족한 것보다는 넘치는 게 옳다는 건 고금불변의 진리이니까.

         

         그래도 이제 어려운 부분은 슬슬 다 무사히 넘어갔겠다.

         한 시간내로 있을 저녁 경매의 참석자 명단만 입수해서 훑어보고 나머지 둘에게도 알려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사무실 문서 폴더들을 쫙 정렬해놓고 알프레드 씨의 성함을 키워드 삼아 검색했는데.

         

         “엥, 어럽쇼…?”

         

         거기엔 이제 사소한 문제가 있었으니.

         

         아, 해당되는 문서 파일이 안 나와서 확인이 불가능하다거나 그런 게 아니다.

         오히려 문서는 물론이고 관련 메시지도 너무 많이 나와서… 그리고 내가 검색하는 지금도 뭐가 그렇게 바쁜지 계속 갱신되고 있어서 나를 당황시켰다는 얘기지.

         

         [ 07/12 금일 저녁 타임 경매(Evening Auction) 참석자 명단(Attendees list). 마지막 수정 일자: 1시간 전. ]

         

         [ 07/12 금일 저녁 타임 경매 VIP 참석자 명단_긴급요청처리중. 마지막 수정 일자: 48분 전. ]

         

         [ 현재 공용 폴더에서 추가 작성 중인 참석자 명단은 외부반출불가 입니다. 담당자는 열람 등급 조정해주시고, 실수로 내용을 본 직원은 혹시나 타인에게 발설하지 않게 조심하세요. ]

         

         [ 07/12 금일 저녁 타임 경매 번외 VIP 참석자 명단_갱신중_열람금지. 마지막 수정 일자: 31분 전. ]

         

         [ 정문에 망할 바퀴 자국난 것 좀 얼른 닦으시고. 미스터 알프레드 씨가 괜히 더 변덕을 부리시지 않도록 담당 직원들은 극진히 모시세요. 누구한테도 나쁜 일은 아니니 괜히 서비스 제공하는 우리 쪽 실수로 문제 크게 만들 필요 없습니다. ]

         

         ….

         …….

         

         [ 07/12 금일 저녁 타임 경매 번외 VIP 참석자 명단_수정완료_최종. 마지막 수정 일자: 2분 전. ]

         

         …시발, 니들 지금 안에서 무슨 난리가 난 거냐 대체?

         그리고 우리 고용주 할아버지께서는 어디에서 얻은 뭘 파시길래 몰래 찾아오는 손님이 이렇게 많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카메라 좀 엿보랬더니 혼자 비겁하게 갓 모드를 키는 사람.

    교통 정체가 발생한 것처럼 시간이 밀리고 밀려 오늘도 늦었습니다.

    글이라는 창작 수단이 아무래도 시각적 자극을 온전히 읽어주시는 분들의 상상에 맡겨야 하는 만큼, 그 부분이 SF나 사이버펑크 장르 소설에 있어서 치명적 약점이 된다 여겨 제가 좀 욕심을 내 가내수공업 삽화나 묘사 파트에 분량을 많이 할애하는 감이 큰 것 같습니다.

    더 많은 분량과 연참으로 읽으시는데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쭉쭉 밀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일단 못난 제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만 부디 참작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흑흑.

    항상 재밌게 읽어주시고 추천 눌러주셔서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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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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