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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3

        

         

       녹림이라는 이름은 저 옛날 호북성 녹림산에서 일어난 민란에서 유래한 것이다.

         

       때는 신나라, 신나라는 딱 십오 년 만에 망하는 바람에 너무 짧아서 한 개 왕조로 인정받지 못한다.

       서역의 가장 위대한 성인(애비 없음)이 아홉 살 꼬맹이일 때에 세워져 스물 네 살 한참 새끼 목수로 활동하던 때에 망했다.

       청의 고향 기준으로도 교육 과정 초등 육 년, 중등 삼 년, 고등 삼 년에 대학 사 년 하면 십육 년이다.

       십오 년이라고 하니 길어보이지만, 실은 이렇게도 짧은 시간인 것이다.

         

       어쨌거나 이 신나라의 처음이자 마지막 천자였던 왕망은 혁신적인 시도 이외에는 어떤 좋은 평가도 받지 못하는 희대의 병신으로도 유명하다.

       역적, 혹은 폭군, 혹은 개새끼, 혹은 짐승새끼 등등 온갖 안 좋은 뜻으로 쓰는 망탁조의라는 단어의 첫 글자, 망이 바로 왕망의 이름인 것이다.

       왕망, 동탁, 조조, 사마의. 망탁조의.

         

       다만 혁신적인 시도만은 이천년 좀 안 되는 세월을 뛰어넘었다.

       사유 재산 금지 및 집단 농장이라는 무척이나 붉고 붉었던 사상을 인류 최초로 국가 단위로 시행했던 인물이었으니까.

       그 결과, 이 신나라 때가 바로 중화 역사사상 가장 망한 시기로 꼽힌다.

       그냥 망한 것도 아니라 완전 개망했다.

         

       칼 대협께서 중화의 역사를 공부했다면 아 이게 좆망하는 지름길이구나 하고 붉은 사상을 진작에 접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 아편 빨다가 처망한 병신새끼들의 역사 따위는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았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어쨌거나 이천년 가까이 시대를 앞당긴 기립하시오 열풍으로 중원은 아주 제대로 붉게 붉게 피로 조져졌다.

       그리하여 중원 최초의 민란이 일어났으니 이것이 바로 녹림의 난, 황건적의 선배님들 되시는 녹림병의 등장이었다.

         

       그 이전에도 봉기가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부 호족 혹은 군대가 칼을 거꾸로 쥐었던 것이고, 순수하게 백성들이 우리 이러다 다 죽겠다, 죽을 바에야 죽이겠다 하고 농기구 대신 죽창을 든 최초의 사례가 바로 이 녹림병의 발호인 것이다.

         

       그 결과야 무어, 도적 새끼들이 저네들을 녹림도라도 자칭하는 꼴을 보면 알 수 있지 않겠는가.

         

       어쨌거나 녹림병 또한 역적 집단이기는 해서, 녹림산의 이름은 지워지고 대홍산이라는 이름으로 갈음하였다.

         

       그러나 녹림산의 이름은 지워졌지만, 그 녹림의 푸르른 마음만은 녹림도들의 마음 속에 남았다.

       녹림산은 이제 중원에 실재하는 산이 아니라, 녹림의 정신을 계승하는 녹림도들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호남 천자산에 녹림 제일채, 녹림의 본거지가 위치한 이유다.

       녹림은 이미 존재하지 않기에, 대홍산(구 녹림산)에 본거지를 차릴 필요가 없다고.

         

       결코 도망친 것이 아니다.

       이웃으로 무당파와 소림사, 남궁세가가 있고, 심지어 관부의 군사 거점인 주마점이 관도로 이어져서 황궁의 토벌령이면 겨우 닷새만에 화포 수천 문이 집결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녹림산은 마음에 있으니까.

         

       한편 천자산이라 하면, 청의 뿌리인 한민족들이 가장 사랑하는 산이기도 했다.

       한민족 중년 이상 인구의 거의 전부가 살면서 한 번 이상 방문하는 한민족의 성지인 것이다.

       그야말로 한민족 민족의 영산이자 마음의 고향이라고 하겠다.

         

       다만, 천자산이라는 이름은 모른다.

       대신 한민족들이 이 천자산을 일러 부르기를 바로 장가계라고 했다.

         

       그리하여 장가계! 천자산! 녹림재일채!

         

       그리고 일만녹림채(중원인에게 일만이라는 숫자는 ‘모든’ 혹은 ‘전부’ 라는 뜻이다) 총채주이자 일만녹림채 총순찰자, 별호는 인녹림, 녹림 그 자체라 하는 사내가 있다.

         

       인녹림 왕철군.

         

       그 ‘녹림 그 자체’ 왕철군은 현재 아들의 시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중이었다.

         

       염습을 마친 아들의 시체는 깨끗하다.

       시신을 닦고 상처를 꿰메고 정갈한 수의를 입혀놓았으니, 핏기가 없이 창백하기는 해도 당장이라도 눈을 뜰 것만 같다.

       그러나 죽은 이가 눈을 뜰 일은 없다.

         

       아들의 시체를 내려다보는 아비의 마음이 어떠한지는, 자식을 잃어보지 않은 자가 감히 입에 올릴만한 것이 못 된다.

         

       물론, 청이 보았다면 피식 비웃음이나 흘리고 말았을 터다.

       누군가의 아들딸, 혹은 누군가의 애비애미 죽이기를 직업으로 삼은 강도단 두목 주제에 꼴에 지 자식 죽은 건 슬프냐면서.

         

       그러나 본래 남의 자식 죽은 마음보다 제 손톱에 가시 하나가 더 아픈 법이 아닌가.

       그러니 왕철군의 분노가 정당지는 않을 지언정 분노의 수준은 적당했다고 하겠다.

         

       “귀선이의 꼴이 어쨌다고 했지?”

         

       “총채주.”

         

       “어쨌느냐고 묻잖아.”

         

       재일채 부채주 부혈철귀 소방전이 어쩔 줄 몰라 입술만 달싹거렸다.

         

       양 어깨뼈와 다리 장골은 가루가 되어 바라지고 손가락은 뜯겨나갔으며 정강이 뼈 하나는 아예 밖으로 나왔다.

       그 와중에서도 죽지 않았으니, 사지가 으스러져 끔찍한 고통 속에서 바르작거리며 물웅덩이에 처박혔다.

       몸통조차 돌리지 못하는 상태에서, 결국 수위가 올라오는 흙탕물에 코를 처박고 익사하고 말았으니, 발견된 때에는 이미 진창 속에 처박힌 상태였다.

         

       총채주가 이를 부드득 갈았다.

         

       “웃긴 년이 아니냐. 백정처럼 사람을 썰고 금은을 강탈해 제 것인 양 써대며 구휼 사업으로 칭송까지 받고. 사람 썰어서 금은을 강탈할 것 같으면 우리나 그년이나 대체 다를 것이 뭐야.”

         

       역시 청이 들으면 비웃을 소리였다.

       하지만 왕철군은 진지했다.

         

       “서문청이라 했지. 모든 산채에 알려라. 그년을 잡아 오면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겠다고. 녹림의 주인 자리를 원한다고 해도 주겠다. 살려서 잡아 올 필요도 없다. 세상 가장 끔찍한 방법으로 고문해서 죽여. 그리고 그 시체를 내게 가져와. 아니, 가져 올 필요도 없다. 내가 가도록 하지.”

         

       “예. 총채주.”

         

       “모든 순찰대, 전투대는 서문청의 추살에 전력을 다해. 만약 그년이 지나가는데도 몸을 사리고 나서지 않는 산채가 있다면, 내 손수 방문해서 다져놓겠다고 전하고.”

         

       자식 잃은 아비의 분노가 냉랭하게 얼어붙는다.

         

       사실, 이성을 잃은 것 같지만 대단히 또 냉철한 상태이기도 했다.

         

       굳이 신녀문이나 옆에서 하는 일 없이 처맞고 있었다는 북해의 계집에게까지 복수를 뻗지 않았으니, 그렇게 전쟁을 선포해봐야 털리는 이는 녹림이라서.

         

       그러니 서문청 개인에게 집중한다는 말은 내규로 조용히 처리하라는 말과 같았다.

         

       녹림의 주인 자리를 원한다고 해도 주겠다는 말도 그뿐이지, 사실 실력도 없으면서 총채주 자리를 맡아봐야 금방 도전을 받아 개죽음이나 당할 뿐이다.

         

       어쨌거나 중원에 이름을 날리는 한 집단의 수괴다.

       그렇게 만만한 인물이지는 못한 것이다.

         

         

       —-

         

         

       누군가 이를 부득부득 갈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에, 청은 한참 서안 나들이에 심취한 상태였다.

         

       서안은 동서남북으로 볼거리가 있다.

       동쪽에는 양귀비가 사랑했다고 하는 온천이, 서쪽에는 천 년이 넘어가는 오래된 사찰에다 진짜 석가의 뼈를 모셔둔 법문사와 또 측천무후의 무덤이 자리를 잡았다.

       북쪽에는 비단길의 시작지점을 겸하는 시장 거리인 종루와 고루가, 남쪽엔 세상에서 두 번째로 유명한 스님인 삼장 법사의 사리를 모신 흥교사도 있고.

       참고로 유명 순위 첫 번째는 석가, 세 번째는 달마다.

         

       물론, 서안은 넓다.

       그냥 넓은 것이 아니라 아주아주 넓다.

       그러니 서안 밖의 볼거리까지 구경다니며 부지런을 떨지는 못하고, 그냥 중원 최고의 번화가들 돌아다니며 간식 사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또 먹으며 치수 공사의 핵심 기술자들을 찾아나선 것이다.

         

       그런데.

         

       “주인 나리께서 마차에 치였다지 뭐요.”

         

       한 집은 영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슬쩍 드나드는 하인에게 물어보니 마차에 치여 죽어버렸단다.

         

       “그이의 행방을 아시나요? 술 먹으러 간다 하시더니 돌아오시지를 않아서……”

         

       한 집은 술 먹으러 나갔다가 행방불명.

         

       “아이고, 아이고오……”

         

       한 집은 아예 초상을 치르는 중이었다.

         

       누구는 비오는 날에 산행을 나갔다가 목 부러진 시체로 돌아오고.

         

       누구는 도박장에서 수작을 부리다가 상대에게 끌려 나간 것을 마지막으로 본 자가 없다고 하고.

         

       누구는 또 음식을 잘못 먹었는지 앓다가 죽고, 누구는 갑자기 죽고, 누구는 나가서 안 돌아오고……

         

       하늘이 관계자들에게 단체로 천벌을 내리지 않고서야 이렇게 줄초상과 행방 불명이 이어질 수는 없다.

         

       반대로 말하자면, 사람은 할 수 있었다.

         

       “아씨. 좀 일찍 올 걸. 다 죽었겠네.”

         

       수해 복구에 힘쓰다 보니 한 달이고, 또 서안으로 오는 데에 열흘이 넘게 걸렸으니 벌써 한 달 하고도 한참이 지난 이후다.

         

       물론, 죽은 놈이 괜히 죽었겠나.

       다 죽을 짓 해서 죽었을 테니 죽을 놈이 죽은 데에는 뭐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런데 이러면 장흥상방이 공사를 날림으로 했는지, 아니면 작정하고 조졌는지 알 수 있는 방도가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청이 따각따각따각 속도를 높여 서둘러 돌아다녔다.

         

       명단에 이름을 하나씩 하나씩 지우다가 보니 해가 저물고 나서는 남는 이름이 단 하나도 없다.

         

       음. 어떻게 하지.

       이거 보면 장흥상방이 확실히 구린 데가 있으니까 살인멸구를 하지 않았을까.

         

       물론, 청이 딱히 아쉽지는 않았다.

         

       그냥 일단 방문해서 상방주랑 그 외 악업 높은 놈들을 기억해 뒀다가 밤에 방문해서 진솔한 상담 과정을 거치면 되는 일이다.

         

       다만, 방문했을 때 딱히 악업이 막 높고 그런 놈이 없으면 사건이 미궁에 빠져버리니까.

       그 전에 증거 수집이나 좀 할까 했더니.

         

       다만, 이런 일에 있어서는 상담하기 가장 좋은 상대가 바로 주변에 있지 않던가.

       바로 습격 암살 납치 방화 등등 밤 습격에 대해서는 중원 최고 전문가인 설가놈이 있잖아?

         

       설가놈이 들었다면 아주 어이가 없을 생각이었다.

       애초에 본인을 똑똑한 사람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설가놈이다.

       심지어 책략이니 책사니 애초에 관심도 없고 할 생각도 없는 설가놈인 것이다.

         

       그냥 청이 지멋대로 동네 최고의 지성으로 꼽아 상담을 했을 뿐이니까.

         

       어쨌거나, 설가놈, 가명 설가련이 밤중에 찾은 청을 반겼다.

         

       “이렇게 밤중에 찾아오니 예전 생각도 나고 하는군. 왜, 또 그때처럼 잡아 죽일 놈을 알려달라고 왔나?”

         

       “와. 어떻게 알았어요? 역시 설가놈.”

         

       그에 설가놈이 인상을 팍 찌푸렸다.

         

       “밤중에 사람 죽이고 다니는 게 마교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자네 취미였나?”

         

       “아니. 그게 아니라요. 실은……”

         

       청이 오늘 탐문 결과를 일러바쳤다.

       그에 설가놈이 흠, 하고 갸름해진 턱을 쓰다듬었다.

         

       그런데 뭐야, 수염 자국도 다 사라졌네?

       물론, 청은 궁금하면 참지 않는다.

         

       “부작용일세.”

         

       “대체 부작용 범위가 어디까지 가요? 막 나중에 고추 떨어지고 그러는 거 아녜요?”

         

       “다행히도 내 좆은 멀쩡할 예정이라네. 요즘엔 아침마다 빨닥빨딱 잘 서니 아주 살 맛이 나지. 왜. 한 번 확인해 볼 텐가?”

         

       “그 얼굴로 희롱하니 좀 깨네요. 그리고 목소리도 좀.”

         

       “목소리야 뭐. 이렇게.”

         

       “오우.”

         

       청이 간만에 감탄을 토했다.

       ‘이렇게’ 부분에서 여인 치고는 굵기는 해도 확실히 여인이라고 할 만한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냥 잡기술이네. 도망자로 살다 보면 뭐 이리 저리 익히게 되지.”

         

       “오. 나도 배울 수 있어요?”

         

       “사내가 여인 목소리 내는 거야 요령만 익히면 쉽다마는, 반대는 그쪽을 전문으로 하는 무공을 찾아야 할 걸세. 여인의 목청이 좁아서 내공으로 흉내를 내는 것이다만, 본래 좁은 것을 넓히기는 쉽지 않지. 흐음. 그래, 쑤시면 넓어지지 않겠나?”

         

       “아. 그런 식이에요.”

         

       “그래도 쑤시면 넓어지지 않겠나?”

         

       “안 통하는 희롱을 굳이 반복하는 건 조금 추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제 감각도 다 돌아온 것 같은데 굳이 그렇게 희롱으로 성욕을 대신 때울 필요 있어요?”

         

       “자네 얼굴 붉히는 꼴이나 한 번 보려고 했다마는. 자네는 어째 그리 재미가 없나?”

         

       “그야 나도 음담패설 좋아하니까? 왜요. 야한 이야기 해주려구요? 그럼 환영인데.”

         

       설가놈이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다.

         

       “계집이 수줍은 맛이 있어야 품지, 외려 저가 벗고서 달려들면 선 좆도 다시 죽지 않겠나.”

         

       “오오. 그리구요?”

         

       “그러니까 그런 태도가 문제라니까. 흠. 어쨌거나, 장흥상방이 손을 쓴 모양인데, 명단 이리 주게. 내 알아보도록 하겠네.”

         

       “그냥 장흥상방에서 수상한 놈을 하나씩 납치해다가 물어보면 되지 않아요? 그래서 수상한 놈 알려달라고 온 건데.”

       

       청은 마교 때처럼 잡아다 족칠 놈 알려달라고 왔다.

       그에 설가놈이 고개를 저었다.

       

       “수상한 놈의 기준이 애매하지 않나. 척 봐서 나쁜 놈이다 아는 것도 아닌데. 게다가 나도 서안에 온지 보름이 안 된 참이네만.”

         

       “음.”

         

       나는 아는데.

       청이 뒷말을 삼켰다.

         

       설가놈이 명단을 대충 훑고는 흠, 턱을 긁으며 말하는 것이다.

         

       “대충 몇 놈은 살았겠군. 사람 풀어서 찾아볼 터이니 얌전히 기다리고 있게.”

         

       “오잉. 보자마자 알아요?”

         

       “여기 일가가 행방불명인 놈이 몇 있지 않나. 자식하고 같이 뜬 놈도 있고.”

         

       핵심 기술자들이란 사실 저들끼리 대부분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왜냐하면 같이 일하는 사업이 많으니까.

         

       그러니 줄초상 나는 걸 보고 도망친 놈이 있을 것이다.

       일단 일가족 챙기거나 자식과 함께 사라진 놈들은 무조건 야반도주다.

       물론, 혼자 튀어도 살까말까 하니 같이 튄 놈들은 몽땅 죽지 않겠나.

       그러나 여기 행방불명 중에 저 한 몸만 살겠다고, 혹은 가족 휘말리지 않게 하려고 혼자 도망쳤든지.

       개새끼거나 위대한 가장이거나 둘 중 하나로 도망친 놈 중 서넛 정도는 아직도 살아있을 확률이 높다고.

         

       설가놈의 설명에 청이 손뼉을 짝 쳤다.

         

       역시 동네 최고의 지성!

       이제 동네도 그냥 동네가 아니다.

       중원에서 손꼽히는 대도시인 서안 최고의 지성이 되지 않았던가.

         

       이래서 성현들께서 지자를 곁에 두어야 하는 법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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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tch

I Am This Murim’s Crazy B*tch

이 무림의 미친년은 나야
Score 4.3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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