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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4

       *** ***

         

       오래간만에 사천성에 도착했다.

         

       수많은 사람이 오가고 장사하는 이들은 목청을 높여서 장사하는 광경은 그대로였다.

         

       “평화로워 보이는군요.”

         

       “아직은 큰일이 나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여일예와 혁기린은 비천마차의 창문 바깥으로 보이는 사천성의 풍경을 보며 한 마디씩 했다.

         

       사천성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은 이들은 바깥의 풍경을 보고 안심했지만.

         

       오랜 기간 사천성에서 살아온 나에게는 사천성을 둘러싼 공기가 달라졌음을 느끼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과 장사의 소란스러움 사이에 묻혀 있는 불온함이랄까.

         

       “음.”

         

       사천성의 공기야 지금부터 느껴 보면 될 일이고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도착했습니다.”

         

       낭인객잔에 도착했다.

         

       철컥!

         

       “으으음…”

         

       비천마차의 안전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신음성을 내뱉었다. 흑묘와 여일예는 웃으며 내 등을 떠밀었다.

         

       “이야, 오래간만에 낭인분들 만날 생각하니 기쁘네요.”

         

       “뭘 그리 망설이십니까? 다들 열렬하게 환영해 주실 겁니다.”

         

       내가 낭인객잔을 떠난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무슨 대접을 받았는지 낭인놈들과 한통속이 되어버린 흑묘와 여일예.

         

       마차의 문틀을 잡고 버텨 보았지만 두 사람이 작정하고 등을 밀어버리니 딸려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 기세에 힘입어 각기 내 어깨를 한쪽씩 잡은 흑묘와 여일예가 나를 낭인객잔으로 밀어 넣었다.

         

       콰당탕!

         

       거친 문 여는 소리와 함께 낭인 객잔 안으로 밀어넣어진 나. 당연히 요란스럽게 등장한 나를 향해 낭인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모두가 눈을 끔뻑거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나는 넘어지지 않게 낮추었던 자세를 바로하며 헛기침을 했다.

         

       “헛흠, 다들 오래간만이로군.”

         

       나를 멍하니 바라보던 정삼이 중얼거렸다.

         

       “..잡아…”

         

       나는 정삼의 중얼거림을 이 악물고 모른 척 하면서 다시 말을 걸었다.

         

       “잘들 지냈나?”

         

       “저 새끼, 붙잡아!!”

         

       이런 시발.

         

       *** ***

         

       유사연은 내 모습을 보고 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꼴이 보기 좋네.”

         

       이몸 호천안이 누구? 초절정 고수.

         

       낭인객잔의 낭인들이 날 잡아 족치겠다고 덤벼들었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 진정한 초절정 무인으로 재탄생한 이몸 호천안을 잡으려 하다니 십만 년은 이른 소리였다.

         

       “하하하하하하!! 느리구나! 잡으려는 것조차!”

         

       “저저, 또 지랄하네 저거!”

         

       “저 새끼 저거 바깥에서 뭘 처먹고 온거야!”

         

       “포위섬멸진을 펼쳐라!”

         

       “그거 뭐 어떻게 하는 건데?”

         

       “아무튼 펼쳐라!”

         

       그럼 그렇지. 제깟 놈들이 달려들어봐야 뭘 어쩌겠는가.

         

       하여간 거의 일 년을 자리를 비웠지만 바뀐 게 하나도 없어요. 바깥에서는 정철이 저 난리를 피우고 있는데 이래가지고 살아 남을 수가 있겠냐?

         

       역시 니들은 나 없으면 안돼.

         

       언제나와 같은 오합지졸들을 보며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는데.

         

       쩌적!

         

       갑자기 발이 얼어붙었다.

         

       “…어?”

         

       뒤돌아보니 흑묘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선배, 나도 사천낭인이었다는 걸 잊은 건 아니겠죠?”

         

       “이런 미친.”

         

       얼어붙은 발을 황급히 떼려 했지만 늦었다. 정삼의 날아차기는 막아냈지만 그 뒤로 덮쳐오는 낭인들의 분노를 피할 길이 없었으니.

         

       옴팡지게 밟히고 전신이 멍투성이가 되었다. 유사연은 그런 내 멍투성이 얼굴을 보고 깔깔 웃고 있었고 말이야.

         

       나는 한숨을 내쉬며 주제를 환기하기 위한 질문을 던졌다.

         

       “…요새 사천은 어때?”

         

       “뭐…언제나와 같다고 말하고 싶지만, 많이 바뀌었지.”

         

       유사연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개인비무전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지?”

         

       “음…그럭저럭 운영은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말이 많지. 개인비무전의 취지상 사파 무인이라고 차별할 수는 없는데 그런 점을 문제삼는 사천성 내부 문파들도 있고, 사파 무인들의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판국이니 비무전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것도 있고, 여러 가지로 복잡해.”

         

       유사연은 잔을 홀짝이며 말했다.

         

       “뭐 실제로 묻고 싶은 건 그게 아니잖아?”

         

       “음…”

         

       뭐 사실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요새 낭인들의 근황이었다. 정철의 행보로 난리가 난 이 사천성에서 사천낭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진법에서 나오자마자 비천마차를 타고 사천성까지 쭉 달려왔으니 소문조차 듣지 못했으니 그현 낭인들의 상황에 대해서는 아예 들은 바가 없었다.

         

       낭인들 근황이야 여기에 와서 들으면 된다고 생각했으니 굳이 알아보지도 않았고.

         

       유사연은 히죽 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솔직히 놀랐지? 완전 죽쓰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다들 멀쩡하게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 말이야.”

         

       유사연의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잔을 들었다.

         

       사실 낭인들이 꽤 궁지에 몰려 있으리라고 예상했다. 바깥에서 정철이 저 난리를 치고 있는데 사천 한복판인 사천성에서 살아가는 사천낭인들은 아무래도 핍박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낭인들은 흑묘 귀환 환영회를 연다면서 시끌벅적하게 소란을 피울 수 있을 정도로 기운찬 상태였다.

         

       황소월이라는 또 다른 가명을 만든 여자상태 혁기린과 당도연, 당소열, 여일예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녀석들의 얼굴에서는 딱히 그늘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개인비무전은 지금 좀 어렵다면서? 그럼 지금 낭인들 수입도 팍팍해야 정상일 텐데. 바깥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을 테고.”

         

       유사연은 순순히 내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대신 그저 날 놀리듯이 웃었다.

         

       “직접 확인해 보라고.”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나는 그 이유를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호천안! 자네 복귀한 거 맞지?”

         

       “흑묘 소저! 의뢰 한 건만 합시다! 내 수수료도 5푼만 떼고 다 드리리다!”

         

       중개인들이 나와 흑묘를 둘러쌌다. 마치 사천비무대회 이전으로 돌아간 것과 같은 모습에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중개인들이 내미는 의뢰지를 받아들었다.

         

       [옥가네 포목점 보호]

       [점주 및 물건 보호]

       [물건 파손 시 배상 특약 있음!]

         

       [닭머리파 퇴치 의뢰]

       [소영로 일대에 나타난 사파 집단]

       [약 10인으로 일류 고수 5인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

         

       [사영가 여식 호위 의뢰]

       [여식과 시비 포함 3인 길거리 호위]

       [여성 고수 혹은 유부남 무인 희망]

         

       “이건….”

         

       아니 이건 그냥 평범한 낭인 의뢰잖아?

         

       나와 흑묘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의뢰지에 멍을 때리자 바쁜 중개인들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는지 의뢰지만 한 웅큼 쥐여주고는 의뢰를 처리할 마음이 있으면 찾아오라 말했다.

         

       “음…”

         

       낭인 시절의 습관으로 일단 의뢰지 뭉텅이를 품에 쑤셔넣고 창밖을 살폈다.

         

       낭인객잔 앞에는 긴 줄이 늘어져 있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은 모로 봐도 낭인들에게 의뢰를 맡기고 싶어하는 의뢰인들이었다.

         

       나는 눈을 비비고 다시 바깥을 바라보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바깥의 인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어때? 놀랍지?”

         

       나는 내 볼을 쿡쿡 찌르는 유사연을 보면서 되물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사천낭인들은 어디까지나 연출된 가짜 악인이다.

         

       그리고 지금 사천성에서는 진짜라고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는 사파놈들이 설치고 있는 상황이고.

         

       사천성의 사람들이 낭인들의 연기에 속아넘어간 것은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진짜 악당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사천인들은 진짜 사파놈들을 경험하고 있을 테니 사천낭인들이 가짜 악인이라는 것 정도는 눈치챘겠지.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쌓인 원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천낭인들은 심한 악행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연출을 위해서 양아치 짓 정도는 거리낌없이 저지르고 다녔고 그런 사천낭인들을 향해 사천인들은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

         

       사천인과 사천낭인에 쌓인 원한의 골은 무척이나 깊다.

         

       그런데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뭘까.

         

       그런 골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양 사천인들은 사천낭인을 고용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여진상이 내 어깨를 탁 치며 말했다.

         

       “어떻게 가능하긴 이 녀석아! 이렇게 가능하지!”

         

       여진상의 말에 여러 낭인들이 큭큭거리며 웃었다. 나는 웃는 낭인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거 내가 오만에 너무 취해서 이 녀석들의 역량을 너무 낮게 잡았나?

         

       솔직히 말해서 이 녀석들이 사천인들과 쌓은 원한을 다 해소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지만 눈 앞에 현실로 펼쳐졌으니 믿지 않을 수도 없고.

         

       아니 불명 어르신을 만나면서 오만을 깨달은 것까지는 좋은데, 그 과정에서 받았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모양이다.

         

       요새 아주 정신을 못 차리겠네.

         

       내가 믿고 있던 전제가 흔들리니 어떤 일에 확신을 가지기가 힘들었다. 나는 과연 어디까지 오만했을까. 그 기준점을 확실히 할 때까지 계속 이런 혼란을 겪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그냥 수 년 같은 6개월을 보내며 현실감각이 없어진 것일까.

         

       “영 정신을 못 차리네. 뭔가 생각이 많은 것 같은데 의뢰라도 한 건 해결하고 오지 그래?”

         

       유사연의 웃음 섞인 말에 나는 잠시 고민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사천낭인들 때문에 사천성에 돌아왔으니 현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러니 의뢰 한 두 건 해치우면서 사천성의 공기를 직접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이거.

         

       사천낭인 호천안의 귀환이로군.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리얼 낭인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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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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