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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6

        – ?

        – ??

        – ????

        – ??

        – ?

        – 에?

        – ????

        – 뭐임?

       

        채팅창이 ‘???’으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시청자들도 놀란 모양이었다.

       

        “그렇게 놀라운 일이더냐?”

       

        – 어찌 보면 클리셰긴 한데요

        – 쩝

        – 놀랍긴 함

        – 당연히 놀라죠

        – ㅋㅋㅋㅋㅋㅋ

        – ㅋㅋㅋ

        – ㅋㅋㅋ

        – 아닠ㅋㅋㅋ

        – 아, ㄹㅇㅋㅋ만 치라곸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의 반응을 바라보며 나는 음료수를 마셨다.

        음료수가 달구나.

       

        그렇게 시청자들이 진정하기를 기다리며…….

       

        ‘……어제와 오늘, 시청자들이 너무 흥분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이번 이야기가 재미있나?

        아니면 오랜만에 진행하는 옛날이야기라서 그런가?

        갑자기 드는 의문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쨌든 내가 의문을 느끼는 사이 시청자들은 진정했고, 나는 다시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            *            *

       

       

        “그게 무슨 소리요?”

       

        대부분의 인간들이 경악한 사이, 벤즈 위헌이 위프에게 물었다.

        그러자 위프는 미소를 지으며 그 질문에 대답했다.

       

        “그 말 그대로입니다. 돌아가신 가주님은 애초부터 유언장 따위는 남기지 않았습니다.”

       

        “거, 거짓말이에요!”

       

        위프의 말에 헤이즈 부인이 버럭 소리 질렀다.

        평소 단정하게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그녀는 어딘가 어수선한 모습으로 소리치고 있었다.

        ……딱히 신경 쓰지 않아서 눈치채는 것이 늦었지만, 이제 보니 수면이 부족한 것 같았다.

       

        ‘밤에 잠을 못 잤던 것인가?’

       

        다크써클이라고 하던가?

        화장으로 가렸으나, 눈 밑이 검게 물들어 있었다.

       

        어쨌든 헤이즈 부인의 비명과 함께, 다른 인간들도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헤이즈 부인은 다른 인간들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남편이 저에게 말했단 말이에요! 금고에 유언장이 들어 있다고! 열쇠를 저에게 맡긴다고! 그랬단 말이에요!”

       

        “부인.”

       

        위프가 헤이즈 부인을 부른다.

       

        “혹시, 금고 열쇠를 받은 후 금고 내부를 확인해 보셨습니까?”

       

        “물론이에요! 분명 금고 속에 유언장이 있는 것을 제가 똑똑히…… 확인했다고요!”

       

        “그렇습니까? 그거 이상한 일이군요.”

       

        위프가 다시 금고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는 열려 있는 금고의 안쪽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더니, 손가락 끝에 묻은 먼지를 매만지며 말을 이었다.

       

        “부인. 이 금고 열쇠, 지금 가지고 계십니까?”

       

        “아, 아니오. 유언장이 사라진 것을 안 이후론, 금고를 열어둔 채 두었어요. 열쇠는 한스 집사에게 맡겨두었고요.”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인 위프가 다시 몸을 돌린다.

        그러고는 미소와 함께 말을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 금고는 두 가지의 잠금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열쇠, 그리고 다이얼이죠.”

       

        “요즘 금고들은 전부 그렇게 나오더군.”

       

        “그렇습니다 벤즈 위헌님.”

       

        벤즈 위헌에게 고개를 숙인 위프가 말을 이어 나갔다.

       

        “부인. 유언장을 확인한 것은, 언제였죠?”

       

        “……남편에게 열쇠를 받은 바로 그날요.”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위프가 금고 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다이얼을 재빨리 돌려 잡은 후, 그것을 헤이즈 부인에게 보여 주었다.

       

        “이 금고를 여는 다이얼 번호는 몇 번이죠?”

       

        “…….”

       

        헤이즈 부인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야 그럴 수밖에.

        왜냐하면…….

       

        “부인. 가주님께 열쇠를 받았으나, 금고 비밀번호는 듣지 못하셨지요?”

       

        “……하지만! 하지만 분명 남편은 말했다고요! 유언장은 금고에 넣어 두었다고! 재산은 저에게 준다고요!”

       

        헤이즈 부인이 분노를 터뜨리기 시작한다.

        믿었던 남편에게 배신을 당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일까?

       

        나에게는 그녀가 분노할 만한 여러 이유가 보였지만, 그녀가 어떤 이유로 분노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위프가 하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예. 결국, 그 누구도 돌아가신 가주님이 금고에 유언장을 집어넣는 것을 본 사람은 없군요.”

       

        달깍달깍!

       

        철컥!

       

        위프는 능숙하게 다이얼을 돌리더니, 금고를 다시 열었다.

        모두가 그 광경을 두 눈 휘둥그레 뜨고 바라보자, 위프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참고로, 이 금고의 비밀번호는 1127이더군요.”

       

        “오! 미스터 케이지. 그걸 어떻게 알았소?”

       

        “간단합니다. 에스테빈 회사에서 생산되는 모든 금고는, 초기 비밀번호가 1127이거든요.”

       

        ‘회사 창립일입니다.’라고 덧붙인 위프가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그리고 그런 위프의 모습에, 벤즈 위헌이 매우 즐겁다는 듯 손뼉을 쳤다.

        다른 인간들은 얼굴을 찌푸릴 뿐이었지만 말이다.

       

        결국 아돌프가 위프에게 소리쳤다.

       

        “그래서, 유언장이 애초에 없었다는 것은 무슨 소리요?”

       

        “네. 이제야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겠군요.”

       

        잘 지적했다는 듯, 위프가 아돌프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모두에게 미소를 지은 위프가 증기 파이프를 다시 입에 물었다.

        그러고는 박하향이 나는 수증기를 들이마시고, 후우~ 내뱉으며 말을 이었다.

       

        “제가 저택에서 탐문 수사를 시작했을 때, 저는 한 가지 특이한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헤이즈 부인과 따님의 방에서 대량의 드레스가 빨랫거리로 튀어나온다는 소리였죠.”

       

        “?!”

       

        “??”

       

        위프의 말에 인간들의 반응이 갈렸다.

        헤이즈 부인과 딸의 얼굴은 미미하게 창백해졌고, 아돌프는 눈썹을 찌푸리며 의문을 표한다.

        그리고 벤즈 위헌은 입술을 모으며 위프를 바라본다.

       

        “그, 그게 유언장과 무슨 상관이죠?!”

       

        지금까지 묵묵히 침묵하고 있던 헤이즈 부인의 셋째 딸이 버럭 소리 질렀다.

       

        “옷 따위야! 좀 자주 갈아입어도 상관없잖아요!”

       

        “호오. 그런 것치고는, 자주 외출하시는 것 같지는 않으시던데요?”

       

        “방에서 계속 갈아입었을 뿐이에요! 전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니까요!”

       

        “…….”

       

        셋째 딸의 모습을 바라보는 위프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진다.

        다만 그 미소의 내부엔, 상대를 깔보는 종류의 감정이 들어 있었다.

        인간들도 그것을 느낀 듯, 셋째 딸의 얼굴 위로 분노의 감정이 어리기 시작했다.

       

        붉게 달아오른 셋째 딸을 향해 손을 내저은 위프가 품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러고는 회중시계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 두곤, 천천히 말을 이어 나갔다.

       

        “물론 옷은 자주 갈아입을 수 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이상해 보이더라도, 그것이 취향이라면야…… 네.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뭐, 어떻습니까? 남들에게 딱히 피해를 주는 취미도 아니고, 옷을 자주 갈아입는 것 정도는 문제가 안 되죠. 그럼요. 네.”

       

        인간들 사이를 걸어 다니며 양팔을 휙휙 휘젓는 위프.

        하지만 그가 창문 앞에서 몸을 돌렸을 때, 그의 얼굴은 변해 있었다.

        인간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라고 해야 할까?

       

        “전 부인과 따님의 취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그 결과에 관심이 있을 뿐이죠.”

       

        “결과 말입니까?”

       

        “네. 벤즈 위헌님.”

       

        위프가 손가락 하나를 세웠다.

       

        “다들 아시겠지만, 여성분들의 방 내부에는 ‘드레스룸’이라는 방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와 제 조수가 머무는 손님방도 마찬가지고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큰 저택이라면, 당연히 드레스룸의 크기도 크겠지요?”

       

        “호오?”

       

        벤즈 위헌이 두 눈을 크게 뜬다.

        아무래도 그는 위프가 하려는 이야기의 뜻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매일 많은 양의 드레스가 빨랫감으로 나간다. 즉…….”

       

        “그렇습니다.”

       

        위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빨랫감이 되어 나간 만큼, 드레스룸엔 공간이 남게 되겠죠.”

       

        “?!”

       

        “!!”

       

        헤이즈 부인과 그녀의 셋째 딸이 크게 반응했다.

        같은 인간들이 봐도 이상해 보일 정도로 큰 반응이었다.

       

        아돌프가 얼굴을 구겼다.

        그는 헤이즈 부인과 자기 조카를 바라보며 말했다.

       

        “미스터 케이지. 그게 유언장과 무슨 상관이 있는 겁니까?”

       

        “아, 당장 이 부분은 유언장과 상관이 없습니다.”

       

        “??”

       

        위프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다시 위프에게 향한다.

        그들의 매서운 눈빛을 받으며, 위프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 밝힐 진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미리 꺼낸 말이니,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위헌님! 저, 저 미치광이를 쫓아내 주십시오!”

       

        그 순간 헤이즈 부인이 버럭 소리 질렀다.

        그녀는 위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미치광이’라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아니, 저는 좀 더 들어 보고 싶군요.”

       

        하지만 벤즈 위헌은 헤이즈 부인의 말을 거절했다.

        그는 위프에게 계속 말하라고 했고, 위프는 벤즈 위헌에게 고개를 숙인 후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러면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유산 상속법에 대해 짚고 넘어가 봅시다.”

       

        이 나라의 상속법은 기본적으로 ‘남성에게 상속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인간 남성인 자식이 있다면, 그 자식이 상속 1순위가 된다.

        그리고 남성 자식이 없다면 죽은 이의 남자 형제에게, 남자 형제도 없다면 아버지에게.

        그렇게 하나하나 짚어나가다, 남성이 아예 없을 경우에야 부인과 결혼하지 않은 딸에게 상속권이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유산의 주인이 원할 경우, 그 상속 순위를 건너뛰고 바로 부인이나 딸에게 유산을 상속하는 것이 가능하지요. 맞습니까?”

       

        “그러네.”

       

        벤즈 위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위프는 벤즈 위헌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벤즈 위헌님. 하나만 더 묻겠습니다.”

       

        “무엇을?”

       

        의문을 표하는 벤즈 위헌.

        그의 앞으로 걸어간 위프가,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만약…… 사망자의 남자 형제와 ‘외손자’가 있을 때, 유언장 없이 외손자가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

       

        “뭣?!”

       

        “헉?!”

       

        위프의 말에 인간들이 일제히 숨을 들이켰다.

       

       

        *            *            *

       

       

        “그때 나는, 왜 다들 그렇게 놀라는지 이해되지 않았단다.”

       

        – 아닠ㅋㅋㅋㅋ

        – 와앀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

        – 그러니까 뭐야. 손자가 있다는 거야?

        – ㅋㅋㅋㅋㅋ

        – 뭐가 어떻게 된 거얔ㅋㅋㅋ

        – 팝콘 더 가져와!

        – 갸아아악!!

       

        “음?”

       

        나는 그때 인간들처럼 화들짝 놀라는 시청자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희들은 또 왜 놀라는 것이냐?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위프의 설명이 뭔가 두서 없는 느낌이 있으실 텐데, 그 이유는 뒤에 나옵니다.

    다음화부터 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Dragon’s Internet Broad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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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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